
12월이다. 12월이면 왠지 어딘가에는 기부를 해야 할 것 같고, 평소에 하지 않던 착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주머니 속 1,000원과 2,000원짜리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평소 자주 방문하는 카페 사이트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보통 때 같으면 새 글이 올라와 있는지 찾아보고 읽어보고 댓글을 읽어보는 정도가 다였지만, 연말 분위기에 취해서였을까. 나도 글 하나는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최근 정보의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새 글을 올리고 클릭했더니 오른쪽 상단에 100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상황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글을 올리면 100원 정도 페이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100원 표시를 클릭했더니 기부를 할 수 있는 여러 곳이 보였다. 100원을 가지고 뭐하나 싶었는데, 십시일반 모여서 꽤 많은 누적금액을 나타내는 곳도 있었다.
사연들을 읽어보니다 정말 전부 도와줘야 할 것만 같았다. 위아래로 스크롤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비록 적은 돈이지만 기부할 곳을 찾아보았다. 가장 적은 금액의 사연을 선택했다.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만 같았다. 큰 금액이 아니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선뜻 내놓은 것도 아니라서 좀 머쓱했지만, 작은 기부라도 했다는 그 행동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울렸다. ‘이래서 기부들을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며칠이 지나고, 새 글 몇 개를 사이트에 다시 올렸다. 500원이라는 금액이 금방 쌓였다. 바로 기부할 곳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좀 더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사연들을 읽어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곳에 기부를 했다. 겨울이 왔는데 난방비가 없어 추위에 떨고 있다는 한 아이의 사연에 마음이 갔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넘어서고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고 있다는데, 어딘가에서는 어린 아이가 겨울철 한기를 온몸으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10여 일 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2,000원이 모여 다시 기부를 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기부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금액일 수는 있지만, 누적된 기부액이 올라가는 것과 더불어 수혜를 받는 이들의 금액도 올라가는 것을 보니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돈 하나하나가 쌓여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올해도 변함없이 행복복지센터 앞에 라면 수십 박스를 놓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사람의 미덕을 소개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렇게 꾸준히 지속하기에도 어려울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번 돕기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은근히 중독성이 생길 것만 같았다.
길거리에 나서면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린다. 빨간 통 안으로 작은 정성들이 하나둘 모이는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참 감동이다. 지갑에 남아 있는 몇 푼이라도 오늘은 기부를 해야겠다. 부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요긴하게 쓰여졌으면 좋겠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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