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역사와 미래를 담다
Semiconductors: History and Future
트랜지스터, 즉, 반도체 소자는 우리 일상생활을 가장 많이 바꾸어 놓은 과학기술의 발명품이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집적회로의 상용화로 이어져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가져왔다. 지금의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술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반도체 기술의 결정체로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소자 집적화 기술의 발전을 여실히 보여준다. 컴퓨터, 통신, 가전, 자동차 등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어, 이제는 반도체를 뺀 현대사회는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1948 세계 반도체의 시작
The Beginning of Semiconductors
진공관 Vacuum Tube
반도체의 시초는 진공관이다. 진공 속에서 금속이 가열될 때 전자가 방출되는 열전자방출 현상(에디슨 효과)을 활용하여 1904년 영국의 플레밍이 최초의 진공관을 발명했다. 진공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 장비와 항공기 등에 다수 탑재되었고, 라디오부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전자회로라 불리는 것에는 모두 사용되었다. 그러나 부피가 크고 발열이 심하며 충격에 취약한 점 등 단점이 많았다.
트랜지스터 Transfer + Resistor = Transistor
전자혁명의 시초가 된 트랜지스터는 증폭작용과 스위칭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로, 1948년 미국 벨 연구소의 월터 브래튼,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에 의해 탄생했다. 진공관의 1/220 크기였던 트랜지스터의 출현으로 진공관은 점차 트랜지스터로 교체되었고, 더 작고 값싼 라디오, 계산기, 컴퓨터 등이 개발되어 전자기기의 소형화,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1959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의 잭 킬비와 페어차일드사의 로버트 노이스가 집적회로(IC)를 개발하면서 세계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궤도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불같이 일어난 반도체 산업으로 이 지역은 ‘실리콘 밸리’로 명명되었고, 반도체 대기업들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전자산업을 주도할 ‘산업의 쌀’, 미래사회를 바꿀 ‘마법의 돌’이라 불리며 반도체 산업이 본격 성장하였다.
1960’s 한국기업 최초로 반도체 사업에 착수하다
Korea Enters the Semiconductor Business
1957년과 1967년, 두 차례의 해외산업시찰로 견문을 넓힌 김향수 명예회장과 김주진 회장은, 반도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1968년에 한국기업 최초로 반도체 사업에 착수했다. 김향수 명예회장은 서울 화양동 공장에 다이본더 2대, 와이어본더 3대로 반도체 공장 가동 준비를 마쳤으나, 세계에서 한국의 반도체 회사와 비즈니스를 하려는 곳이 없어, 2년 넘게 수주를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처음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전문가들조차 ‘Crazy Business’라며 말리던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
아남의 창업과 같은 해, 미국에서는 김주진 회장이 빌라노바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직을 내려놓고 앰코일렉트로닉스를 설립하였다. 이로써 한국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아남, 미국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앰코의 동반자 관계가 시작되었다. 창업 동지인 김주진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쳐, 극적으로 샘플 수주를 받아내게 되었다.
1970’s 한국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다
Fostering the Semiconductor Industry in Korea
1970년 3월, 미국으로부터 앰코에 첫 주문이 성사되고 샘플 제작 결과가 엑설런트 판정을 받으며, 같은 해 12월 종업원 7명으로 미국 SSS사에 TO-5라는 메탈 캔 형태의 SCL 5411CT 디바이스를 수출했다. 이때 달성한 21만 달러의 수출은 아남의 첫 수출이자 한국 반도체의 첫 수출이었다.
1960년대 중반에 들면서 한국정부는 비로소 국가 차원에서 전자공업에 대한 정책들을 입안하기 시작했다. 1969년 전자공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에 기반을 두어 <전자공업 진흥 8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반도체 제품개발, 수출진흥, 소요자금 조성 등 반도체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다양한 조치들이 포함돼 있었다.
아남과 금성사가 반도체 패키징을 시작하자, 한국의 다른 기업들도 반도체 산업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전자제품은 1970년에 생산 10억 달러 규모, 수출 비중 6.6%에 불과했으나, 1979년에는 생산 33억 달러, 수출 비중 12%를 차지했다. 1974년과 1978년 두 차례 걸쳐 발발한 세계적인 석유파동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경영난을 겪을 때 아남은 미래에 대비하여 오히려 공장을 증축하고 시설자동화를 단행, 수출액을 억 달러 이상으로 크게 끌어 올렸다.
1980’s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나아가다
Becoming a Global Semiconductor Business
1979년 순수 반도체 제품만으로 1억 달러 수출 고지를 달성한 아남과 앰코는 1980년대 들어가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패키징 업체의 명성을 높여갔으며, 설비 자동화 및 생산설비 확장에 과감히 투자하여, 1984년에는 수출 실적이 5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44.1%를 점유,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했다.
1980년대 한국의 대기업들은 전자산업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반도체에 주목하였고, 정부도 <반도체 산업 육성 장기계획(1982∼1986)>을 수립하였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 과감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감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부터. 1982년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팔 부분에 아남에서 생산한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게 되어, 아남은 패키징 및 품질의 우수성을 한층 더 인정받게 되었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만 전념하던 아남과 앰코는 1987년에 주문형 ASIC 반도체 설계 사업에 진출하여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였고, 1989년에는 반도체 수출 10억 달러를 달성하고 필리핀에 AAPI를 설립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1990’s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다
Overcoming Worldwide Economic Depression
1996년 아남과 앰코는 미국 TI사와의 기술 제휴로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FAB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광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등 지속성장을 이어갔으며, 대한민국 30대 그룹에 진입했다. Power Quad2 패키지로 반도체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기술을 역수출한 바 있는 아남은 Super Ball Grid Array 패키지, Wafer Mapping Die Bonder, Wafer Level Package 개발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장영실상을 받았다. 또, 리드프레임 및 반도체 장비, 포토마스크 사업에도 진출하여 반도체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였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아남이 어려움에 처하자, 김주진 회장은 1998년 5월 앰코테크놀로지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를 통해 27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 한국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한 후 아남의 반도체 패키징 사업부를 모두 인수하여 아남/앰코 반도체 역사의 맥을 이어갔다.
2000’s 한국인의 열정과 기술을 믿다
Korean Technology and Passion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반도체 기술이 더욱 빠르게 발전하였다. 자사에서 반도체 조립을 해오던 IDM(종합 반도체 회사)들이 투자가 많이 수반되는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를 전문기업에 위탁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분야의 중요성이 증대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기업인 앰코는 50년 넘게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나갔다.
김주진 회장은 ‘반도체도 자동차처럼 조립의 예술’이라며, “반도체 패키징은 모든 전자제품을 최적화해주는 핵심공정”이고 “첨단기술 없이는 절대 세계 1위가 될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2010’s 첨단 미래로 도약하다
Leaping into the High-Tech Future
앰코테크놀로지는 2013년 인천자유구역 송도에서 글로벌 R&D센터 및 K5사업장 건립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하고, 2017년에는 웨이퍼 레벨 팬아웃(WLFO)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분야 세계적인 기업인 나니움(NANIUM)을 인수했다. 현재 앰코는 전 세계 12개국에 전략적 요충지에 생산기지와 영업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3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면서 반도체가 탑재되는 첨단 하이 엔드 스마트폰, IoT, AI, 자율주행차 등을 포함한 전자 및 IT 기기가 더욱 빠르게 고도화되고 경박단소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하나의 반도체 패키지에 다수의 칩과 기능을 집적하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앰코테크놀로지는 웨이퍼 레벨 패키징(Wafer Level Packaging)과 첨단 시스템 인 패키지(System in Package)와 같은 패키징 기술을 통해 미래의 전자기기를 접목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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