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miconductor/스마트 Tip

[역사 속 엔지니어] 닐스 구스타프 달렌의 등대처럼 빛나는 도전정신

by 앰코인스토리 - 2017. 7. 19.


등대처럼 빛나는 도전정신,

닐스 구스타프 달렌


스웨덴 스카라보르그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닐스 구스타프 달렌은 아세틸렌가스 저장에 적합한 아가(Aga)라는 다공성 물질을 개발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당시 깜깜한 밤에 배가 항구를 드나들 때 안전의 지표가 되어 주었던 부표와 등대의 기능을 탁월하게 개선한 계기가 되었는데요, 해양교통이 증가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어느 나라나 배의 안전한 출입과 이에 따른 등불 시스템, 효과적인 관리 비용 등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huKcN5


탄화수소 가스의 일종으로 태우면 밝은 빛을 내는 아세틸렌은 1895년경 최초로 탄화칼륨에서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아세틸렌을 등대의 연료로 사용해보려고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는데요, 그러나 사용되었던 석유가스가 컨테이너에 압축 보관이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아세틸렌은 1기압 이상의 압력과 미세한 충격으로도 쉽게 폭발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했습니다.


탄화칼슘을 등부표에 저장하여 물과 반응시켜 아세틸렌을 얻어 사용해보려고 해보았지만, 추운 날씨에는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가 힘들어 신뢰성이 떨어지는 시도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1896년에 프랑스 화학자 클로드와 헤스 두 사람에 의하여 아세톤에 대량의 아세틸렌 성분이 존재한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용액은 폭발하지는 않지만 아세틸렌의 안전한 저장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았지요. 가스의 사용에 따라 혹은 온도가 낮아지면 용액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공간에 폭발성 아세틸렌이 가득 찰 수밖에 없는 현상 때문이었습니다. 아세틸렌을 위한 다른 안전한 저장 공간이 필요해졌고, 그것이 바로 다공성 물질이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jhEFHq


이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하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중, 마침내 구스타프 달렌(Nils Gustaf Dalén, 1869~1937)이 아세틸렌 저장에 적합한 ‘아가’라는 이름의 다공성 물질을 개발하였습니다. 컨테이너 안의 다공성 물질인 ‘아가’를 이용해 안전하게 등대나 등부표에 불을 밝히는데 필요한 충분한 양의 아세틸렌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로도 그의 연구는 계속되었습니다. 가스파이프 개폐 방법을 새롭게 개선하여 기존의 1리터의 가스로 50회 이상의 섬광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을 수천 번의 빠르고 정확한 섬광을 만드는 것이 이 새로운 조절기로 가능해졌습니다.


1907년에는 태양 빛에 닫히고 밤이 되면 열리는 ‘태양밸브’를 개발하였습니다. 민감한 빛에도 작동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낮이라고 해도 안개나 구름이 많아 태양 빛을 가리게 되면 즉시 등불이 작동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가’ 등불로 인해 무인도나 위험한 암초의 바다처럼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 등대나 등부표 설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전보다 한두 개의 가스 저장기로도 잦은 고장이나 점검 없이 유도 불빛을 밝힐 수 있었기 때문에, 유지 비용도 크게 절약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대부분 해양국가에서 이 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항해 안전 표준이 마련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JZLRJs


이런 그의 공로가 인정되어 1912년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는데요, 그러나 그는 수상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고, 그의 동생이 가서 대신 수상을 했습니다. 실험 중에 폭발로 인해 두 눈이 실명되는 큰 사고를 당하여 치료하고 있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회사보다는 치료와 회복을 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던 그는 자신을 병간호하느라 애쓰는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아내가 음식을 하기 위해 화로의 불 유지와 조절에 몹시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밤에는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하여 잠도 설치게 되는 아내를 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내를 도울 수는 없을까?’


사진출처 : http://imgur.com/1XIB0


달렌이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발명된 것이 바로 ‘아가 쿠커(Aga Cooker)’입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이름의 주방 조리기구이지만 스웨덴, 핀란드 등과 같이 북유럽 추운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당시 획기적인 발명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기기는 주철에 열을 가하면 에너지가 가둬져 열기가 고르게 오랫동안 유지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열원, 당시에는 주로 장작을 이용하였는데 이것을 다시 더 집어넣지 않아도 다섯 시간 정도는 열기가 꾸준히 유지되는 주방기기였지요. 요리도 하고 실내 난방효과에도 탁월한 일거양득의 기기였던 셈이지요.


음식 각각의 위치에 따라 열의 세기도 다양하여 베이킹이나 로스트를 할 수 있는 부분, 소스를 은근히 조릴 수 있는 낮은 온도의 철판 부분, 뜨거운 온도를 유지하는 부분 등 요리 종류에 따라 최적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복사열에 의해 음식 맛이 깊어지고 다양한 음식을 동시에 해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 획기적인 주방기기를 발명하고 아내에게 더욱 사랑받는 남편 구스타프 달렌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까지도 이 주방기기는 높은 가격으로 유럽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Si2BFh


사실, 그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후세에 논란의 잡음이 있었습니다. ‘몇 가지 발명했다고 다 노벨물리학상을 주나’, ‘과연 인류역사와 정신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정도의 발명이었나’ 등등 누군가는 역대 워스트(worst) 노벨상 중의 하나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닐스 구스타프 달렌이 젊은 시절부터 사고로 눈이 멀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때까지도 발명가로서의 삶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 노벨상을 타기 위함이었을까요? 그저 묵묵히,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캄캄한 밤바다를 지키는 등대의 불빛처럼, 그렇게 자신의 할 일을 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 속 다른 엔지니어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사진출처 : https://goo.gl/n5eV6v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