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로 마음의 아픔을 줄일 수 있다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심리학자 네이든 드왈은 심적 고통을 겪는 62명을 대상으로 21일간 실험을 했다. 한 그룹에게는 매일 타이레놀을 2알씩 복용하도록 했고, 또 한 그룹에게는 아무 약효가 없는 약을 처방했다(물론 양쪽의 약 성분은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타이레놀 그룹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아픔을 느끼는 정도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우리나라의 성형 열풍은 해외 관광객에까지 알려진 모양이다. 작년 성형외과 진료를 위해 2만 5천 명 가까운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4년 만에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성형외과가 모인 강남거리에는 이들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여러 개의 호텔이 신축 중이다. 이제 한국인은 다 했으니 성형업계가 중국인으로 돌아섰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일수록 외모에 더 큰 가치를 둔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인은 하루 세끼조차 먹지 못하는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돈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 여러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에 매달리고 명품 옷과 가방을 걸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인의 행복감은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행복은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같다. 반드시 녹는다. 행복은 돈도 명예도 자산도 아니고, 결국 사람이 자산이다.” 

- 서은국 교수의 저서, 「행복의 기원」 중에서



왜 행복해지려고 하는가


오랫동안 행복의 심리에 대해 연구한 서은국 교수가 펴낸 「행복의 기원(21세기북스, 2014)」을 보면 왜 이런 딜레마가 생기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인간은 왜 행복해지려고 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왜 행복해지려고 하는지를 알게 되면 뜻밖에 손쉬운 방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 사진 출처 : http://www.imagazinekorea.com/


1977년에 발생한 비극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프리카 북부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령 캐너리 군도에서 역사상 최악의 항공사고가 일어났다. 미국의 팬암과 네덜란드의 KLM 항공사의 747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충돌해 583명이 사망했다. 조종사들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충돌이 일어났지만 이렇게까지 대형사고가 발생할 상황은 아니었다. 사고는 활주로에서 일어났고 충돌 후 수십 분 후에 기체가 폭발했다. 비행기에서 탈출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승객들은 그 기회를 놓쳤다.


왜 그랬을까? 승객들은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 안에서 탈출구를 찾아 뛰어 나가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언다’고 표현한다. 포식자 앞에서 일시적으로 얼어버리는 것이 동물의 본능 중 하나다. 오랜 세월 생존에 도움이 되었던 이 습성 때문에 이날은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뇌는 원시인의 뇌다. 인간과 침팬지가 진화의 여정에서 갈라선 것이 약 600만 년 전이고,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며 문명을 가진 것이 6천 년 전부터다. 비교를 위해 600만 년을 1년으로 압축한다면, 인간이 문명생활을 한 기간은 365일 중 고작 2시간 정도다. 우리는 1년 중 2시간에 불과한 이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있지만 우리의 뇌는 그렇지 않다. 식량문제가 해결됐지만 아직도 우리 몸은 지방이나 달콤한 음식에 정신을 못 차린다. 식량이 부족했던 때 우리에게 긴요했던 생존장치가 이제 약보다 병이 된 것은 우리 뇌가 문명의 변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뇌가 행복을 느끼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행복은 뇌가 쾌락이나 즐거움 같은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고, 불행은 고통이나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는 것이다. 쾌와 불쾌의 감정은 행동할 때와 물러설 때를 알려주는 신호다. 음식, 짝짓기 등 생존에 유익한 활동에 매진하라고 알려주는 것이 행복감이고, 뱀, 절벽, 썩은 음식 등 치명적인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 불쾌감이다. 그래서 아픔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오래 살 수 없다. 반대로 골골팔십(골골한 사람이 80세까지 장수)이다.



ⓒ KBS1 [TV, 책을 보다 - 행복의 기원 편]



행복의 원천은 사람!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행복과 불행의 감정은 모두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사랑할 때, 친구들과 어울릴 때, 칭찬받고 인정받을 때, 사람들은 가장 행복해하고, 죽음, 이별, 짝사랑에 직면할 때나 버림받을 때, 욕먹거나 비난받을 때,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한다. 즉, 사람은 행복감을 통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이게 잘 안될 때는 불행한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를 생각해내려면 다시 원시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들은 함께 있을 때 생존확률이 높아진다.


한 진화생물학자(Trivers)에 따르면, 매가 혼자 있는 비둘기를 습격할 때 사냥에 성공할 확률은 80%다. 하지만 비둘기가 다른 친구 10마리와 함께 있을 때는 60%, 50마리와 함께 있을 때는 10% 이하로 사냥 성공률이 떨어진다. 동시에 동료의 존재는 식량 확보에도 유리하다. 우리의 뇌는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 설계되었고, 그런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쾌감과 불쾌감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바로 사람의 성격, 그중에서도 사람을 좋아하고 잘 사귀는 외향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이해가 간다. 또 뇌가 사회적 고통이나 신체적 고통을 구별하지 않고 같은 부분에서 인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와 관련해 몸의 통증을 치료하는 진통제가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것이 입증됐다. 신체적 통증이나 사회적 고통 모두 생존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끼리 뭉치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행복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뭘까?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가 경제수준보다 행복도가 특히 낮다. 행복지수를 국제 비교한 결과를 보면 개인주의 문화가 행복감이 크고 집단주의 문화에서 행복감이 작다. 그것은 사람이 행복의 원천인 동시에 스트레스의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내 마음대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회식이나 체육대회 등 억지로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다. 사람으로 인해 행복해하는 것보다 사람에게서 고통받는 것이 더 크다.


게다가 집단주의가 강한 국가에서는 집단, 즉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본다. 삶의 가치기준이 내가 아니라 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복의 기준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여기는 것, 즉 돈, 명예, 권력, 외모 등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가지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나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첫째, 불행에서 벗어나는 것과 행복해지는 것은 다르다. 절대 빈곤은 고통스럽고 불행하다. 하지만 돈이 늘어난다고 해서 계속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노벨상을 받은 카네만 교수의 연구를 따르면 가계소득이 7.5만 달러를 넘으면 소득과 행복의 관계는 사라진다고 한다. 한국의 GDP나 물가지수를 고려하면 연 소득 4,000~5,000만 원 정도가 넘으면 돈이 행복에 이바지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둘째, 목표를 성취하는 것과 목표 성취 후의 삶은 다르다. 백설공주가 왕자님과 결혼해도 평생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목표를 성취할 때는 짜릿함과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 이후의 삶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행복감은 곧 사라진다. 여러 심리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복권 당첨, 입학, 승진 시 느낀 행복감은 3개월 이상 지속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은 강도(강하게 느끼는 것)가 아니라 빈도(자주 느끼는 것)다. 물질적 목적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어리석은 이유다.


이런 사유를 거쳐, 저자는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주 식사하며 놀러 다니는 것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뇌과학을 몰랐던 파스칼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말을 한 걸 보면 말이다.




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저 : 서은국

출판사 : 21세기북스(북이십일)



행복의 기원

저자
서은국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5-2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KBS 'TV 책을 보다' 화제의 도서!당신이 알고 있던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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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vsBbM1J3j58)


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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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리란 1등 하는 것, 좋은 점수를 받는 것,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승리란 자기 자신이 만족할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성공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는 자기만족의 직접적 결과인 마음의 평안이기 때문이다. 존 우든 감독이 만든 ‘성공 피라미드’를 쌓는 방법이 아주 자세하게 실려 있다. 그가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지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지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7대 1, 3ㆍ4위 결정전에서 네덜란드에 3대 0으로 무너졌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였다. 주전 공격수 네이마르의 부상을 고려하더라도, 축구의 명가 브라질이 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브라질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철저히 대비한 다른 팀의 역습에, 주전 공격수의 부상에, 선수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홈 어드밴티지는 홈경기 부담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대표팀은 전설적인 농구코치 존 우든(John Wooden)의 조언을 들었어야 했다.


▲ 사진 출처 : espn.go.com


1967년 UCLA는 NCAA(미국대학경기협회) 농구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데이턴 대학과 경기를 위해 코트에 나가기 전 우든 감독은 탈의실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우든 감독은 칠판 쪽으로 걸어가서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졸업해, 선발 선수 중 네 명이 신입생이었다. 큰 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이번 결승전에서 활용할 비장의 전술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든 감독은 국가가 흘러나올 때 선수단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또 경기가 끝난 후에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일러줬다. 결승전에서 싸울 상대 팀에 대한 정보나 상황에 따른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NCAA 챔피언십을 3회 차지한 린 섀클포드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감독님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르치실 건 이미 다 가르쳤다고 생각하셨죠.”


우든 감독은 연장전 승률이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장전은 짧은 승부로 상대의 예상을 뒤집는 전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든 감독은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늘 이렇게 이야기했다.


“점수판 보지 말고,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라. 너희가 가진 걸 모두 쏟아 부어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자신감과 평정심을 갖게 된 선수들은 긴장된 경기에서 대부분 이겼고, 미국 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도 그랬어야 했다.


▲ 사진 출처 : espn.go.com


성공은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이다.


1948년부터 1975년까지 27년간 UCLA 농구팀을 맡았던 우든 감독은 그저 그런 팀을 최고 명문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UCLA가 명문이 된 것은 우든 이후였다. 우든은 UCLA에게 NCAA 7년 연속 우승을 비롯해 총 10회의 우승을 안겼고, 시즌 내내 무패의 퍼펙트 시즌을 네 차례나 일궈냈다. 그의 임기 동안 UCLA는 620승 147패로 승률이 8할이 넘었다. 올해의 감독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받았고,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130년 역사의 권위지인 스포팅뉴스는 존 우든을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뽑았다.



리더십과 성공에 대한 자기 생각을 서술한 「88연승의 비밀(클라우드나인, 2014)」에서 우든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했다.


“성공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과 그로 인한 마음의 평화다.”


1959-60년 시즌, 우든 감독은 UCLA에서 27년간 재임할 동안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가까스로 이겨 14승 12패로 5할 승률을 겨우 넘기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든이 팀을 맡은 후 성적이 꾸준히 향상됐었기에 팬들은 형편없는 성과에 대해 불평했고, 지역 언론은 조롱과 비난을 담은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그러나 우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시즌이 자신의 부임 기간에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바로 전년도 주전 선수 가운데 네 명이 졸업했다. 게다가 UCLA 미식축구팀이 NCAA 규정을 어기는 바람에 UCLA의 모든 스포츠팀이 다른 지역의 우승팀들과 맞붙는 전국대회인 포스트시즌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 때문에 뛰어난 유망주가 다른 학교로 발길을 돌렸다. 1959-60년 시즌은 경험 부족, 실력 있는 선수 부족, 포스트시즌 경기자격 박탈 등 여러 어려움이 겹친 해였다. 그런 장애 속에서도 14승 12패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 해의 선수들은 NCA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정도의 기량을 가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시 선수들은 30승 무패로 퍼펙트 시즌을 만들었던 선수들만큼이나 기량을 100% 발휘했다.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고 최선을 다했다. 우든은 그 시즌이 감독 인생에서 최고의 가르침을 펼친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4년 후인 1963-64년 시즌에 UCLA는 30연승을 거뒀고 팀 역사상 처음으로 NCA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언론은 우든 감독이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든은 4년 전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최종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때와 비교해 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가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챔피언십 우승 여부가 아니라 잠재력을 얼마나 최대한으로 발휘했느냐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 nbcnews.com


우리는 성공을 강요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학교에서부터 1등을 하는 것이 공부의 목표가 돼 버렸다.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이런 풍토가 그대로 이어져, 인생의 목표가 승진을 해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돈을 많이 벌고 커다란 성취를 하는 것이 되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목표를 성과 목표(performance goal)라고 한다. 성과 목표는 남들보다 뛰어난 결과를 내는 것이다. 성과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항상 남들과 결과를 비교하고 성공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본다. 이들은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남들보다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항상 전전긍긍한다. 반면, 학습 목표(learning goal)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좀 다른 성향을 보인다.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게 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어떤 일의 과정을 통해 뭔가를 배우고 그로 인해 실력이 늘었는지에 관심이 있다.


두 가지 상반된 목표를 둔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성과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 자신의 능력이 모자란다고 판단해서 쉽게 포기하고, 학습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고 생각해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 물론 성과 목표가 효과적일 때도 있다. 사람들에게 커다란 의지와 동기를 부여해서 어떤 일에 착수할 추진력을 준다. 그러나 자발성이 줄어들고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며 실패를 피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 사진 출처 : getsportiq.com


우든 감독은 전형적으로 학습 목표를 중시했다. 승리는 최선을 다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고 생각했다. 한번은 언론사에서 우든 감독이 연습 시간에 팀원들에게 건넨 칭찬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비교적 덜 중요한 선수들이 슈퍼스타들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은 게 드러났다. 몇몇 사람들이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들의 기여도를 무시했다고 우든 감독을 비난했다. 그러나 그건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 우든 감독은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개선하는 선수들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슈퍼스타들도 그것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88연승의 비밀


저 : 존 우든, 스티브 제이미슨

역 : 장치혁

출판사 : 클라우드나인



88연승의 비밀

저자
존 우든, 스티브 제이미슨 지음
출판사
클라우드나인 | 2014-02-24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인생의 수많은 승부에서 지지 않고 연승하는 비결! 누구나 한번은...
가격비교


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4MDf1BkUOUo)



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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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은 우리나라 해전사를 다시 썼다. 그것을 그린 영화 <명량>은 우리나라 영화사를 다시 썼다. 1천5백만 명의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관객 동원 1위에 오른 후에도 인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평론가들은 <명량>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가, 우리 시대에 이순신 같은 참다운 리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든다. 우리 시대에 이순신 같은 위대한 리더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리더는 이제 우리 시대에 통하지 않게 되었다.


첫째, 대중이 똑똑해졌다. 고등교육의 확대와 정보화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지식과 정보 격차가 사라졌다. 과거에는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이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신망과 존경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지식과 정보의 우위에서 나오는 힘은 사라졌다. 대중이 똑똑해지자 카리스마 리더가 힘을 잃었다. 정보화로 거짓이 통하지 않게 되자 권모술수를 쓰는 마키아벨리식 리더가 더는 공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둘째, 개인주의화로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이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국가나 사회를 위해 자신을 스스로 희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공동체보다 나를 우선시하는 풍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리더 계층의 희생정신을 볼 수 없게 되자 그들에 대한 믿음도 줄어들었다. 더불어 민주화로 인해 권위적인 리더의 목소리가 힘을 잃었다.


셋째, 자본주의 가치관의 영향으로 물질적 이익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었다. 과거에는 경제적 이익보다 이념이나 명분 등 숭고한 가치를 중요시했다. 이러한 풍토에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큰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상가적 리더도 줄어들었으며, 돈이 되지 않기에 이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다.



리더십의 핵심은 신뢰



이것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리더십의 대가인 워렌 베니스(Warren Bennis)는 그의 책 「워렌 베니스의 리더(김영사, 2008)」에서 미국에서 위대한 리더가 사라져 가고 있음을 개탄한다. 그러면서 변화된 시대에 리더가 되는 방법을 차곡차곡 설명한다. 베니스는 여러 분야에서 존경받는 리더 수십 명을 만나 인터뷰하고 이 책을 썼다.



재미있는 것은, 책의 4분의 3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라는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 세상의 다양한 면을 담을 수 있는 넓은 그릇이 되도록 연마하라, 논리를 넘어 직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사고하여 자신과 세계를 보라, 참된 자아를 드러내고 표현하라, 역경을 극복하고 경험하면서 배워라.” 등등.


‘리더십’ 하면 떠오르는 비전, 열정, 성실, 신념, 도전, 긍정적 사고, 장기적 관점 등 리더십 스킬은 마지막 장에 간단히 서술하고 있다. 리더십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서 마지못해 넣은 것 같다. 왜 그럴까? 베니스가 직접 경험한, 실패한 리더 ‘애드(가명)’의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뉴욕 브루클린의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아들로 태어난 애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면서 야간대학을 다녔다. 회계학 학위를 취득해 생산직에서 관리직으로 옮겼고 승진을 거듭해 결국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성실했고 적극적이었으며 일벌레였다. 회사의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고, 쓸모없는 직원은 가차 없이 해고했다.


회사의 CEO는 애드와 나이가 비슷한 50대 초반이었고 그 자리에 만족해하고 있었다. 야망이 큰 애드는 결국 같은 업종에 있는 회사로 옮겼다. 그 회사 창업자의 손자인 CEO가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2~3년 일하는 것을 지켜본 후 애드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애드는 회사를 옮긴 후 더 강경해져서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에게 훨씬 가혹하게 대했다.


▲ <사진> 워렌 베니스

출처 : www.news.usc.edu


1년쯤 지나 애드는 COO로 승진했다. CEO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애드가 자신을 대신할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이사회에 그의 결심을 알렸다. 그러자 이사진 중 몇 사람이 애드는 너무 강압적이고 동료 임원과 직원들을 너무 거칠게 대한다며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딜레마에 빠진 CEO는 저자에게 연락했고, 애드가 대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베니스는 며칠 동안 애드를 관찰했고 애드와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 애드도 노력했다. 그는 거친 태도를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그러나 애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은 여전히 그를 경계하고 어려워했다. ‘새로운’ 애드를 전혀 신뢰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실하지 않다며 더 불편해했다. 이사들은 애드가 추진력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비전과 성품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성품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베니스는 애드에게 그를 CEO로 추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이사회에 그런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애드는 결국 동료와 이사진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는 진심으로 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동료들은 50대에 성품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애드의 변화된 행동을 위선으로 보았다. 신뢰를 얻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다.


리더십의 위기는 결국 신뢰의 위기다. 사람들이 똑똑해져서 리더의 능력을 믿지 않게 되었고 희생정신이 없는 리더를 신뢰하지 않게 된 것이다. 저자는 신뢰가 생기는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일관성, 언행일치, 약속 등이다.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시종일관 같은 태도로 행동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며, 자기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리더는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애드는 일관되지 못했다.


베니스가 책의 4분의 3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다음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리더가 되려거든 남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라.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라.”



리더십 스킬은 중요하지 않다. 리더가 되기 위해 자기표현과 학습이 필수적인 이유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불확실하다. 변화에 대응하려면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계획과 행동을 적절히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변화의 중심에 변하지 않는 참된 자아가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일관성을 느낄 것이다. 즉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학습을 통해 늘 변화를 추구하지만, 자기 자신이라는 불변의 것을 드러내야 일관성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리더란 직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리더는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남이 시켜서 일하지 않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따라 일하는 사람이 리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누구에게나 가르침을 준다.


<명량>의 인기 못지 않게 ‘의리’ 열풍이 불고 있다. 의리를 입에 달고 살던 배우 김보성은 일이 늘어나 그동안 못 갚았던 빚을 다 청산했다고 한다. 의리 열풍 역시 신뢰에 대한 갈증이 커져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리더를 찾고 있다.



워렌 베니스의 리더

저자
#{for:author::2}, 워렌 베니스의 리더#{/for:author}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8-04-28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 주옥같은 통찰과 지성, 심오한 철학이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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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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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실리콘 밸리의 관심은 대체 누가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될 것인가에 쏠렸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두가 압도적으로 한 사람을 지목한 것이다. 그가 바로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비즈니스맨 ‘엘론 머스크(Elon Musk, 1971~)’다.

 

월간 경제지 <포춘>은 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 세계 경영인 중 ‘최고의 CEO’로 엘론 머스크를 선정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인물’을 선정하면서 엘론 머스크를 커버스토리로 내세웠다. 2014년 <CNBC>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미국 최고의 혁신상인 ‘에디슨 어워드’를 수상하며 창조와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람, 엘론 머스크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 국내 최초의 책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이 나왔다.

 

엘론 머스크는 2만 대가 넘게 팔린 전기자동차 ‘모델 S’를 만드는 테슬라 모터스의 창업자 겸 CEO로 널리 알려졌다. 또한 그는 민간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에 성공한 우주 로켓을 쏘아 올린 스페이스X의 대표이고, 태양광 발전 기업인 솔라시티의 회장이기도 하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저 : 다케우치 가즈마사
역 : 이수형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지난 6월 13일,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테슬라 자동차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테슬라의 전기 배터리, 충전, 모터 설계 등 모든 기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언론에서는 머스크에게 통 큰 기업가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달아줬다.

 

이처럼 그는 업계의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마치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신제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처럼, 전기자동차 시장을 키우려는 의도다. 전기자동차 회사 이외에도 우주사업을 하는 스페이스X와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를 소유한 머스크, 그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미국인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경영자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며 괴짜인 그의 혁신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얼마 전 나온 신간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비즈니스북스, 2014)」이 꽤 팔린 걸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머스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화성에서 죽고 싶은 남자


2012년 5월 22일, 플로리다의 한 공군기지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호가 거대한 굉음과 함께 하늘로 솟아올랐다. 팰컨 9호에서 분리된 우주선 드래곤은 예정대로 지구 주변을 돌다가 우주정거장의 로봇 팔에 연결돼 우주정거장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드래곤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사용한 의복과 실험자료 등 총 500kg 이상의 물자를 탑재한 뒤, 5월 31일 대기권에 재진입한 후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안전하게 착수했다. 사상 최초로 민간기업 우주선이 우주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머스크가 우주사업에 뛰어든 지 1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 <사진1> 엘론 머스크

출처 : www.theafricom.com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유학 온 머스크는, 1995년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이틀 만에 그만두고 당시 인터넷 열풍에 따라 인터넷 지도 및 주소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인 ‘집2(Zip2)’를 창업했다. 4년 만에 이 회사를 컴팩에 팔고, 2000년 인터넷 전자상거래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하던 회사와 합병해 페이팔을 설립했다. 온라인 쇼핑의 급증으로 회사는 급성장했고, 결국 2002년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가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매입하면서 머스크는 1억 7천만 달러라는 돈을 손에 쥐었다.

 

어려서부터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화성에 갈 것으로 생각했던 머스크는 우주산업에서도 도전할 만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몇 개월 뒤 그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로켓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데 있었다. 그는 화성에서 죽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바 있다.

 

그는 우주산업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주산업을 들여다보니, 비용보다는 로켓 발사 성공을 무엇보다 중요시했다. 그래서 정부는 로켓 개발 업체와 실비정산법으로 계약을 맺고, 개발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정부가 확실히 내줬다. 게다가 기밀 유지를 위해 보잉이나 록히드마틴 같은 한 업체의 장기간 독점 체제를 밀어줬다. 그러다 보니 우주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가능한 모든 비용을 올리기 일쑤였다.

 

이에 머스크는 처음부터 로켓을 대량생산해서 비용을 낮췄다. 우주선의 각 부분을 모듈화해서 똑같은 기체를 대량생산해 비용을 떨어뜨렸다. 실제로 NASA는 팰컨 9호 프로젝트의 개발비를 40억 달러 정도로 예측했는데, 스페이스X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들인 돈은 3억 달러였다. 비용을 10분의 1 이하로 떨어뜨린 것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우주선과 분리되어 바다에 떨어지는 1단 로켓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날아오른 로켓이 발사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실험을 성공하게 했다. 로켓 제작 비용 중 4분의 3이 1단 로켓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을 재사용하면 비용을 어마어마하게 줄일 수 있다. 즉, 화성으로 이주하려면 로켓을 더 자주 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재사용 로켓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정말로 화성에서 죽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가 우주산업을 혁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르셰를 이긴 최고급 전기자동차


2008년 테슬라 자동차의 첫 전기자동차 ‘로드스터’가 출시됐을 때 사람들은 유선형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에 깜짝 놀랐다. 최고 시속이 201km고,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7초였다. 400m까지 달리는 데는 12.6초로 매우 빨랐다. 그러자 신형 포르셰와 로드스터 중 어느 쪽이 더 빠른지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결국, 자동차 미디어인 <스피드>가 ‘로드스터 대 포르셰’라는 꿈의 대결을 성사시켜 그 상황을 인터넷에 중계했다. 400m까지는 로드스터의 완승이었다. 전기자동차는 액셀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출발부터 전력 질주가 가능했다. 로드스터의 성공으로 테슬라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력히 각인되었다.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한창 바빴던 2004년, 미래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벤처기업인 테슬라 모터스에 출자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자동차 개발이 지지부진하자 스스로 CEO가 되어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여기에서도 머스크는 자동차 업계의 상식과 다르게 사업에 접근했다. 대다수 자동차회사는 전기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소형 차종을 개발한다. 또 신생 자동차업체는 대부분 값싼 소형차부터 개발하기 시작해서 고급 제품으로 옮겨가는 법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모두가 꿈꾸는 고급 스포츠카를 만들어 소비자가 신생 기업인 테슬라 자동차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했다.

 

2012년 출시한 대형 세단인 모델S는 1년 만에 2만 대가 넘게 팔리며 전기자동차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제 테슬라는 미국 전역에 태양광으로 가동하는 배터리 충전소를 지어 나갈 계획이다. 테슬라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은 이 충전소에서 공짜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2013년에는 잠깐이지만 분기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고집이 거대기업인 기존 자동차회사들도 할 수 없었던 일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테슬라는 2010년 6월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이로써 1956년 포드자동차 이래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주식 상장에 성공한 자동차회사가 되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30조 원 정도로, 자동차를 300~500배나 많이 생산하는 포드나 GM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시장가치다.

 

머스크가 보통의 몽상가와 다른 점은, 상상이나 몽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상상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어릴 때 꿈인 우주사업에 개인 돈 1억 달러를 들였다. 몽상가는 몸이 굼뜨기 마련이고, 행동가는 머리보다는 몸만 앞세우기 마련이다. 머스크는 이 둘을 모두 지닌 행운아다. 그는 관심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서 결국 혁신적인 방안을 찾아내 실행한다. 혁신은 상상력과 실행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실행력이 없으면 용두사미로 말만 무성하다가 끝나기 쉽고, 상상력이 없으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머스크는 진정한 혁신가다. 우리는 머지않아 정말 머스크가 화성에 가는 것을 볼지도 모르겠다.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저자
다케우치 가즈마사 지음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 2014-04-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 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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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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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끊임없는 정보교환과 상호의존이 불가피해진 시대를 맞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재능있는 사람도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기는 어렵다. 지난날 리더에게 요구됐던 카리스마적인 권위의 중요성은 점점 엷어지는 반면, 협력과 협조의 미덕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정치가든 기업가든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 공통의 가치와 포부를 가지고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해 나갈 협력자들이 절실히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저자는 책을 통해 5년여에 걸쳐 이인자들이 리더를 위해 어떻게 이바지하고 어떤 인간관계를 맺어왔으며 협력자가 됨으로써 얻은 대가와 혜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위대한 이인자들

  저자 : 워런 베니스
  역자 : 최경규
  출판사 : 좋은책만들기

 

지난 2월 4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기 CEO로 인도 출신의 나델라(Satya Nadella)를 승진 임명했다. 작년 8월, 당시 CEO였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가 혁신이 사라지고 회사가 정체되고 있다는 비판에 사임 의사를 밝힌 지 5개월이 지난 후였다. 한때 세계 최대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던 MS의 이사회에서 발머를 대신할 인물을 고르는 데 어지간히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발머가 MS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그동안 빌 게이츠(Bill Gates)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게이츠는 발머와 짝을 이뤄야 힘을 낼 수 있었다. MS의 전 임원은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 없이도 경영될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의 성공하려는 노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간 우리는 스포트라이트 뒤에 있는 이인자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그런 점에서 경영학 교수인 데이비드 히넌과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워런 베니스가 쓴 「위대한 이인자들(좋은책만들기, 2000)」은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들은 역사적 인물에서 현대의 유명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위대한 이인자들을 연구하여, 그중 열 명의 사례로 책을 묶었다. 시대나 사회에 따라 이들의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위대한 이인자들이 된 사람들은 비슷한 공통점이 있었다.

 

 

 

 

누가 위대한 이인자가 되는가


첫째, 위대한 이인자는 실행가다. 이들은 일인자를 완벽하게 보완한다. 많은 경우 일인자는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가다. 그래서 이인자에게 일인자의 비전을 철저히 실행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발머가 MS에서 그랬다. 하버드대학교 기숙사에서 빌 게이츠와 친구가 된 발머는 대학을 졸업하고 생활용품 회사인 P&G에 들어갔다. 이후 스탠퍼드 비즈니스 스쿨을 다니던 중 1980년 게이츠의 권유로 대학원을 중퇴하고 급성장하던 MS에 합류했다. 그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가 아닌 최초의 직원이었는데, 처음부터 인력 채용을 비롯해 광범위한 업무를 맡았다.

 

▲ <사진 1> 스티브 발머

출처: farm5.staticflickr.com

 

발머는 게이츠의 비전을 현업에서 구체화했다. 게이츠가 새로운 시장을 찾으려 할 때 발머는 새로운 시장을 지배할 방법을 찾아냈다. 게이츠가 소프트웨어로 PC 산업을 지배할 꿈을 가지고 있을 때, 발머는 시애틀 컴퓨터 제조회사의 운영체제를 5만 달러의 낮은 가격에 구매하자고 경영진을 설득했고, 직접 그 계약을 성사시켰다. 나중에 MS-DOS로 이름을 바꾼 이 시스템은 MS가 PC 산업을 장악하게 된 윈도(window)의 모태가 되었다. 윈도를 개발할 때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면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관리했다. 제품 개발이 난관에 부딪히면 적합한 기술을 지닌 엔지니어를 찾아내 스카우트했다. 발머의 지휘로 윈도 팀은 격무에 시달렸는데, 그들은 사무실에서 주로 숙식을 해결하며 일했다.

 

그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혹사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한번은 회의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성대를 다쳐 수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직원들을 다그쳤다. 이처럼 발머는 MS에서 게이츠의 전략을 실현하게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천재적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어려운 게이츠에게 발머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평생의 파트너였다. 심지어 게이츠의 부탁으로 멜린더 프렌치에게 대신 청혼한 사람도 발머였다.

 

둘째, 위대한 이인자는 장인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일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성공의 명성은 대부분 일인자가 차지한다. 그래서 이인자는 명성과 성공을 구분한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위대한 이인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기에, 보스에게 어렵지만 옳은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용기를 지닌다.

 

▲ <사진 2> 조지 마셜

출처: farm4.staticflickr.com

 

유럽부흥계획인 마셜 플랜의 제창자인 조지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 장군은 오히려 이런 용기로 기회를 얻었다. 마셜은 경쟁자였던 맥아더의 반대로 오랫동안 장군으로 진급하지 못하다가 맥아더가 육군참모총장에서 필리핀으로 옮겨간 후에야 55세에 별을 달았다. 육군참모총장 부관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가했을 때, 루스벨트 대통령은 1만 대의 비행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이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했으나 마셜은 혼자 반대했다. 그렇게 많은 전투기를 만들고 인원을 늘리는 것은 지나치게 야심적이고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이유였다. 루스벨트는 화를 내며 방을 나갔고 회의는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동료들은 마셜의 워싱턴 생활이 끝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솔직한 하급 장성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몇 달 후, 육군참모총장이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자 대통령은 후보 명단에 장성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마셜의 이름을 올리라고 지시했다. 결국, 1939년 마셜은 다른 선임들을 제치고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되는 파격적인 진급을 했다. 태평양 전쟁 당시 마셜은 은퇴한 맥아더 장군을 다시 기용하도록 루스벨트를 설득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수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방해한 맥아더를 천거할 정도로, 마셜은 개인적 감정보다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사람이었다. 마셜은 전쟁이 끝나자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역임했고, 유럽의 경제부흥에 대한 공적이 인정되어 195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셋째, 위대한 이인자는 대인이다. 이들은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 1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2등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신이 만든 최고 작품의 영예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을 조용히 지켜볼 수 있을 만큼 강한 자아와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많은 위대한 이인자들에게는 허영심이 없다. 이들은 결코 욕심이 없거나 안분지족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허영에 눈이 멀어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

 

▲ <사진 3> 저우언라이

출처: www.zhouenlaipeaceinstitute.org

 

마오쩌둥(毛澤東)의 동반자 저우언라이(周恩來)도 그랬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저우언라이는 초기 중국공산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소련과 상황이 다른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공산주의 혁명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농민운동을 하고 있던 마오쩌둥에게 눈을 돌렸다. 저우언라이는 자신에게 없는 지도자 자질이 마오쩌둥에게 있음을 알고 그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었다. 1935년 준의회의(遵義會議)에서 자신이 지도한 전술의 오류를 인정하고 군 위원회에서 사퇴한 동시에, 마오쩌둥을 사령관으로 추천했다. 저우언라이는 최고 서열의 자리를 이름 없는 부하에게 과감하게 내주었다. 그리고 스스로 마오쩌둥 밑에서 평생 조력자로 남았다. 그는 마오쩌둥만이 중국의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민중을 이끌고 혁명을 완수할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1949년 공산 정권 수립 후에도 저우언라이는 27년간 총리로서 국내외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항상 마오쩌둥을 앞에서 달리도록 했고 자신은 뒤따라갔다. 몇몇 당원들은 저우언라이를 마오쩌둥의 가정부라고 불렀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무대 뒤에서 신생국을 살아남게 하는 과제를 떠맡았다. 마오쩌둥의 주요 문서는 저우언라이가 대부분 초안을 작성했고, 천부적인 협상가이자 실용주의자로서 수많은 나라의 지도자와 회담을 성공하게 했다.

 

닉슨은 이렇게 말했다. “마오쩌둥이 없었다면 중국의 혁명은 절대 불붙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우언라이가 없었다면 그 불길은 다 타서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한 유명 저술가는 이런 말을 했다.

 

“창의적 기업가가 없으면 기업이 생겨날 수 없다. 하지만 기업가가 계속 기업을 맡아 운영하면 살아남는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을 살아남게 하는 일은 위대한 이인자에게 맡겨진 몫이다.



위대한 이인자들

저자
워렌 베니스, 데이빗 히넌 지음
출판사
좋은책만들기 | 2000-07-2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지속적으로 위대한 조직을 경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 명 이상의 ...
가격비교



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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