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 필리핀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먹던 제철음식이 무척 생각나는데, 그중에서도 해산물이 가장 그립다. 필리핀은 더워서 그런지 회도 별로 없을 뿐 아니라 고급 회라고 일컫는 라푸라푸(다금바리의 일종)도 한국에서 흔한 광어나 우럭보다 더 식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 더운 바다에 살면서 꼬들꼬들해야 할 살들이 늘어져서 그런가 싶다. 특히 요즘 같은 12월이 오면 철 만난 과메기, 굴, 방어 등이 너무나도 먹고 싶어진다. 비린내가 나는 해산물에 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을까?


사진출처 : www.spyvalleywine.co.nz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필자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추천하고 싶다. 소비뇽 블랑은 샤도네이와 함께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대표적인 청포도 품종 중 하나인데, 오크통 발효가 아닌 스테인리스 통에서 양조한 소비뇽 블랑은 특유의 풀 깎는 냄새와 열대 과일에서 나는 향이 섞여 있으며 맛은 약간의 산도와 드라이함이 받쳐주는 청량감이 특징이다. 특히 청정지역 뉴질랜드에서 나오는 소비뇽 블랑이 최고다. 마치 푸른 초원 위에 서 있는 소녀의 긴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지나가는 풀 향기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 같다고나 할까.


한국에 있었을 때 겨울이 되면, 가끔 굴이나 과메기를 먹기 위해 와인 지인들과 BYOB모임을 하곤 했다. (BYOB란 Bring Your Own Bottle의 첫 자들을 따놓은 것으로 각자 자기 와인을 가져와서 함께 맛보는 모임을 의미한다) 매우 다양한 와인들이 등장하고 괜찮은 와인들도 많지만, 나에게 스파이벨리 소비뇽 블랑(Spy Valley Sauvignon Blanc)은 나름 비장의 무기였다. 클라우디베이, 킴크로프트 등 많이 접해봤을 듯한 와인들보다 좀 희귀한(?) 이 와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참고로, 스파이밸리란 뉴질랜드 남섬 말보로 지역에 있는 계곡의 이름으로, 여기에는 세계 각국에서 전송된 암호 위성신호를 모니터하는 커다란 돔 형태의 흰색 건축물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스파이밸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사진출처 : www.thelivingmoon.com


예전 홈페이지에는 저 사진이 있었는데 지금 들어가 보니 아래와 같은 설명만 있을 뿐이다.


사진출처 : www.spyvalleywine.co.nz


필리핀에서의 와인 가격은 참 착해서 스파이벨리 소비뇽 블랑은 18,000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현재 국순당에서 수입하고 있고 70,000원 정도로 나와 있지만, 와인장터나 세일할 때 사면 30,000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으므로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닐 것이다. 국순당 와인 담당이 누군지는 몰라도 참 좋은 와인을 골랐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괜찮을 거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 www.spyvalleywine.co.nz


필리핀에서는 벌써 5번 이상 스파이벨리를 만났는데 그때마다 필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소비뇽 블랑을 접하는 분이라면 갓 깎은 풀냄새와 드라이함이 거북할지는 모르지만 과메기나 굴과 함께라면 환상의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도 1년 동안 개인적으로 새로운 만남과 변화, 도전이 함께하였고, 와인과도 새로운 만남과 변화, 도전을 경험하였습니다. 도전적인 새로운 만남이 저에게 늘 즐거움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굴곡이 있기에 좋은 만남들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와인들과 부대끼며 그 경험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인에 관한 짧은 지식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6년 새해에는 더욱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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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http://www.lapostolle.com


요즘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변에 유기농 제품을 파는 전문점들이 늘어났고,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손이 가게 된다.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이 있을까?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와인은 바로 칠레 와인인데 그 중에서 라포스톨 와이너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포스톨(Lapostolle)은 알렉산드라 마니에르 라포스톨(Alexandra Marnier Lapostolle)과 그녀의 남편인 시릴 드 부르넷(Cyril de Bournet)이 친환경 와인 생산을 목표로 1994에 설립하였다.


사진출처 : http://www.lapostolle.com


마니에르 라포스톨 가문은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라는 리큐르로 유명한데 와인도 만든다. 프랑스보다 더 유명한 칠레와인을 만들고자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 미셸 롤랑의 지도를 받으며 와인을 만들었고 플래그쉽인 클로 아팔타(Clos Apalta)는 2005년 세계 100대 와인 중 1위를 차지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게다가 2011년 영국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식전 만찬주로 라포스톨 까사 소비뇽 블랑(Lapostolle Casa Sauvignon Blanc)을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번 와인 애호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는데 필자도 그 기사를 보고 라포스톨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참고로 라포스톨 와이너리 등급은 아래와 같다.


사진출처 : http://www.lapostolle.com


오른쪽부터

Clos Apalta

칠레 최고급 포도원인 아팔타 지역의 10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으며 2008년 빈티지가 세계 100대 와인 중 1위로 뽑혔다고 한다. 42% Carmenere, 28% Cabernet Sauvignon, 26% Merlot, 4% Petit Verdot의 블렌딩으로 만든다. (2005년 빈티지 기준)

BOROBO

26% Syrah; 26% Pinot Noir; 19% Carmenère; 19% Merlot and 10% Cabernet Sauvignon. 어떻게 이런 블렌딩이 나올 수 있었을까. 기회가 되면 꼭 맛보고 싶은 와인 중 하나다.

Cuvee Alexandre

60년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각각 15% 정도의 카르미네르를 블렌딩 한 것이 특이하다.

Canto de apalta

30% Syrah, 25% Carmenère, 23% Merlot and 22% Cabernet Sauvignon으로 블렌딩한 와인으로 와인 농장에서 발견된 새들의 다양성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Le Roae & CASA

신선한 과일향과 산뜻한 느낌을 받도록 만든 와인으로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


필리핀 파견을 나와 신세를 많이 진 이웃집 두 가족을 모시고 집에서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웃집 아저씨 두 분도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터라, 이왕이면 좋은 와인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었다. 레드와인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드리고 싶어 선택한 와인이 바로 라포스톨 꾸베 알렉상드르(Cuvee Alexandre)다. 한국에서 7만원가량에 팔리는 와인이 여기서는 3만원대이고 게다가 같은 빈티지 와인이 있어서 더 비교하기 좋을 것 같았다. 저녁식사 시간 30분 전에 병 브리딩을 먼저 하려고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호일을 제거했는데 글쎄 병 입구에 미세한 금이 가 있는 것이 보였다. 대체 보관은 어떻게 했길래. 그건 그렇고 혹시 유리가 병 안으로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지만 환불을 하러 가자니 약속시간도 다 되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심스럽게 스크류를 돌려넣고 뽑아서 올리는데 중간에 코르크가 뚝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병도 깨지고 코르크도 부러지고… 2008년 빈티지라 7년이 지난 와인인데 혹시 상하거나 꺾이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다. 



조심스럽게 부러져있는 코르크를 마저 제거하고 와인잔에 맛을 보았는데, 걱정은 기우였다. 깜짝 놀랄 정도로 구조감도 살아있고 몇 년은 더 보관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강건했다. 칠레와인의 생명력이 증명되는 순간이랄까. 함께 사왔던 메를로는 다행히 상태도 양호했는데 알코올 도수가 15도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카베르노 소비뇽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다. 보통 메를로는 부드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이유가 15% 첨가되어 있는 카르미네르 때문인 것 같았다. 비록 두 품종 고유의 특징이 비교되진 않았지만, 와인의 맛과 향이 훌륭해서 이웃집 아저씨들도 와인에 대해 대만족해했다. 세컨드 레벨인 알렉상드르가 이 정도인데 플래그쉽인 클로 아팔타는 어떨까 궁금하다. 건강을 특히 생각하는 분에게 와인을 선물할 계획이 있다면 유기농 와인이 어떨까? 라포스톨 뀌베 알렉상드르 정도면 가격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품질도 훌륭하여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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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반장 2015.12.03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유기농 와인도 훌륭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니....도전해보고 싶네요^^

  2. 정형근 2015.12.07 1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건강에도 더 좋을것 같으니 도전해보세요.^^
    참고로 칠레 코노수르 와인도 20배럴즈 시리즈가 있는데 그것도 유기농 와인으로 좋습니다.
    가격도 라포스톨과 비슷하고요...

이미지출처 : http://goo.gl/XyDwvK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레드와인은 무엇일까?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몬테스 알파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마트나 백화점이나 와인을 판매하는 거의 모든 가게마다 약방에 감초처럼 진열되어 있고, 명절 선물세트로 항상 추천 리스트에 오르는 와인이 바로 몬테스 알파 와인이기 때문이다.


1998년 수입을 시작한 이래로 2014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600만 병을 넘어섰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성인 6명 중의 1명은 이 와인을 맛보았다는 수치이니 정말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몬테스 알파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것은 2001년 월드컵 조추첨 행사 때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2003년 칠레 대통령 방한 만찬,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만찬 등 주요 행사에 등장하면서 만찬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청와대나 정부 주최 행사에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몬테스 알파 시리즈를 좋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의 이러한 큰 인기는 바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얻기 힘든 결과다. 가격대도 4만 원대로(세일 때 2만 원 후반) 고가와 저가 와인이 대부분이던 그때, 일반인들이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와 변치 않는 품질로 국민 와인으로 뿌리를 확실하게 내리게 되었고, 현재는 연간 70만 병 이상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몬테스 와이너리에 대해서 알아본다면(홈페이지 발췌), 몬테스의 역사는 마치 현실이 되어가는 꿈과도 같다. 1987년, 와인 양조장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했던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는 더글러스 머레이(Douglas Murray)와 칠레와인의 평균 품질을 뛰어넘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뭉쳤다. 1988년에 알프레도 비다우레(Alfredo Vidaurre), 페드로 그랜드(Pedro Grand)가 합세해서 디스커버 와인(Discover Wine)이라는 이름으로 몬테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 사진 맨 오른쪽이 아우렐리오 몬테스 

사진출처 : http://goo.gl/XyDwvK


4명의 공동 창업자들의 천부적인 재능과 칠레의 뛰어난 기후조건을 이용하여 고품질 와인을 만들어 냄으로써 세계 비평가들과 무역상으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았으며, 그로 인해 칠레와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고된 노력과 열정으로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을 만들어낸 이후에 명성을 얻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87년 빈티지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칠레가 처음으로 수출한 프리미엄 와인으로 다른 칠레 와인 생산업자들에게 수출의 기회를 열어주게 되었는데, 10년 후 영국의 한 와인잡지에서 준비한 레드와인 품평회에서 내로라하는 프랑스 와인들을 제치고 상위에 랭크되었고, 1990년 빈티지는 더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몬테스 와인은 현재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까지 전 세계 약 110여 개국에서 팔리는 중이다.


몬테스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등급별로 나누면 이렇다.


1. Super Icon

(Taita - 연간 3,000병만 한정 생산)


이미지출처 : http://goo.gl/XyDwvK


2. ICONS 시리즈

(MONTES ALPHA M - 보르도 스타일, MONTES FOLLY - 아팔타 지역의 시라로 만듦, PURPLE ANGEL - 카르미네르 베이스)


이미지출처 : http://goo.gl/XyDwvK


이외에도

3. 몬테스 알파 시리즈

4. 몬테스 리미티드 에디션 시리즈

5. 몬테스 클래식 시리즈 등이 있다.


몬테스 알파와의 첫 추억은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힘든 회사 일로 고생이 많던 후배 사원들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회사 앞 식당에서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맛있는 와인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소고기 등심 숯불구이에 잘 어울리는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매그넘 사이즈, 일반 병의 2배 크기)를 준비했다.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은 강한 타닌과 특유의 향 때문에 초보 분들에게는 좀 버겁게 느껴질 수가 있는데, 그 와인이 소고기 숯불구이와 만나면 정말 엄청난 하모니를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추운 겨울날 참숯이 이글거리는 불판 위에 소고기 등심을 올려놓고 몬테스 알파와 함께했는데 어찌나 잘 어울렸던지! 그때 함께했던 그 사원이 아직도 와인 이야기만 나오면 그때의 기억을 말한다. “차장님, 그때 소고깃집에서 한우와 함께 먹었던 와인이 참 맛있었는데 말입니다. 몬테스 뭐더라….”


그리고 두 번째 추억은 몬테스 알파 시라였다. 2012년, 광주공장 출장을 나가 있던 도중 진급 소식을 접했고, 함께 출장 갔던 부장님께서 필자를 위해 축하주로 몬테스 알파 시라를 선물해 주셨다. 칠레에서 나는 시라는 생소했고, 호주 시라즈보다 떨어질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필자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농밀함 속에 절제된 단맛이 있었고, 은은히 피어오르는 잘 익은 자두 향과 숨어서 속삭이듯 다가오는 커피 향이 인상적이었다. 진급의 기쁨과 고마움이 와인과 함께 어우러져 참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냈었다. 그 후 광주공장에서 알게 된 후배가 퇴사한다고 했을 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주문했던 와인도 몬테스 알파 시라였었고 그때도 역시 필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몬테스 알파는 한국 세일 때와 비슷한 2만 원대 후반에 판매된다. 특히 슈퍼마켓에 많이 눈에 띄는데, 카베르네 소비뇽은 10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어서 오래된 빈티지일수록 몸값이 달라진다. 애호가들 사이에서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올빈(올드 빈티지 와인)을 만나면 무조건 사 와서 맛을 봐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숙성을 잘할수록 멋진 맛과 향을 선사하는 것이다.


얼마 전, 슈퍼 와인코너에서 무리 지어 있는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을 발견했다. 빈티지를 보니 거의 2011년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 사이에 2008년 빈티지가 딱 한 병 숨어있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어찌나 들었다 놨다 했는지 라벨에 때가 타 있었지만, 끓어 넘친 흔적도 없고 포일도 잘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회전이 빨라 2010년 빈티지만 발견해도 올빈(오래된 빈티지)인데 여기서는 2008년 빈티지가 있었다. 올드빈을 만난다는 기대와 궁금증에 집으로 모셔와 코르크를 빼는데, 글쎄 중간이 뚝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와인을 세워서 보관하게 되면 코르크가 바짝 마르게 되어 종종 이런 일이 발생을 하는데 이 와인도 그곳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상했으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남은 코르크 조각을 제거하고 와인 잔에 따라보니 바래진 벽돌색이 났다. 와인이 오래 묵으면 색이 점점 옅어지는데 이 와인도 그러했다. 맛이 상하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는데 어린 빈티지에서 나는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향(필자에게는 꼭 타이어 타는 냄새 같다)은 사라지고 약간의 볏짚 향과 감초 향이 섞인 희미한 가죽 냄새가 났다. 제대로 보관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2008년 빈티지를 구할 수 있었고 열악한 환경(세워서 보관되고 밤에는 에어컨이 꺼져서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큰)에서도 살아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사진출처 : http://goo.gl/XyDwvK


곧 추석이다. 고향으로 내려갈 때 와인 선물로 고민하거나 가족들과의 특별한 만찬을 준비하고 싶다면 몬테스 알파 시리즈 중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를 추천한다.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묵직한 맛과 향으로 고기류와 잘 어울리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시라도 돼지갈비나 불고기처럼 단맛이 나는 음식에 무척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굳이 둘 중 하나만 선택을 한다면 시라를 더 추천하고 싶다. 둥근 보름달을 보며,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의 즐거운 대화 속에 함께하는 몬테스 알파 시라! 상상만으로도 따뜻한 명절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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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현주 2015.11.03 12: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몬테스알파 까베르네 쇼비뇽은 저도 가끔 마시는데 당도도 적당하고 와인 초보자들이 마시기에도 부담 없을 정도로 괜찮은것 같아요 !! ^^ b

  2. 정형근 2015.12.01 15: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가격대비 정말 좋은 품질을 보여주는 와인이지요.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오래된 빈티지 (10년정도) 만나보세요. 보르도 올빈 느낌을 어렴풋이 느끼실수 있을거에요.

필리핀 마닐라 주변 소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니, 와인 가게가 몇 개 되지 않고 규모도 작은 관계로 괜찮은 와인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한국처럼 여러 수입회사에서 와인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와인업체에서 와인을 공급하기에 와인 리스트 또한 단조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름 ‘매의 눈’으로 매장 구석구석을 돌다 보면 (한국에서는 고가에 팔리는데) 필리핀에서는 정말 믿어지지 않는 착한 가격에 팔리는 와인들이 드물게 눈에 띈다. 그때의 기쁨이란 심마니가 산삼 정도는 아니고 자연산 큰 더덕이나 귀한 버섯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견줄 수 있을 것 같다. 필자에게 큰 기쁨을 준 와인 중 하나가 울프 블라스 그레이 라벨 시라즈(Wolf Blass Grey Label Shiraz)이다.


▲ 울프 블라스 로고

이미지출처 : wolfblass.com


▲ Wolf Blass

이미지출처 : wolfblass.com


잠깐 울프 블라스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이렇다.

울프 블라스(Wolf Blass)는 창업자 이름인 Wolfgang Franz Otto Blass에서 따온 것이다. 울프 블라스는 1934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울프가 학교에서 도망치자, 그의 부모님은 3년 와인제조 견습생을 할 것인지 학교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했다. 그는 와인의 길을 택했고, 이때부터 와인세계를 바꿔놓을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1957년, 프랑스에서 샴페인 테크닉을 공부한 울프는 Wine Science 분야에 마스터 자격증을 가지고 졸업한 최연소자로 기록되었다. 1959년 그는 영국에서 art of blending을 공부하였으며 1961년에 호주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 호주 최고의 와인 산지)에 정착한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인 1966년에 그는 Wolf Blass Wine을 설립한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으로 1967년 그레이라벨을, 1973년에 블랙라벨을 탄생시켰는데, 그 이듬해인 1974년 Jimmy Watson Trophy(호주 최고의 와인 상)를 수상하는 놀라운 성과를 얻게 되었다.


그즈음 매입한 호주의 땅 빌야라 로드(Bilyara Road)라는 이름 중 빌야라의 뜻이 호주 원주민어로 ‘수리매(eaglehawk)인 것에 착안하여 와이너리의 심볼로 사용하게 된다. 이후 울프는 사람들이 매일 편히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옐로우 라벨의 생산으로 다시 한 번 히트를 해서 성공의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꾸준한 품질 혁신과 마케팅 성공에 힘입어 현재까지 8,500개 이상의 트로피를 획득한 호주 제2의 와이너리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1초에 10병씩 팔린다고 하니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참고로, 울프 블라는 색깔이 각기 다른 와인 라벨을 사용해 와인 제품군을 구별한다. 엔트리 레벨인 레드 라벨부터, 옐로우, 골드, 화이트, 그레이, 블랙, 그리고 최상위 레벨인 플래티늄 라벨까지 있다. 쉽게, 가격순이라고 보면 된다.  옐로우 라벨은 울프 블라스 초창기 시절 모든 해외 와인이 흰색 라벨을 사용했기에 가장 눈에 띄기 쉬운 노란색 라벨을 사용하여 울프 블라스 와인을 쉽게 찾을 수 있게 고안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더 많은 색상의 라벨들이 출시되었는데, 레드 라벨은 홍콩 와인시장에 진출할 때 소개되었고, 골드 라벨은 오스트랄리아 국기를 단 Qantas항공의 퍼스트 클래스 승객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미지출처 : wolfblass.com


약 8년 전, 괌으로 떠난 가족여행에서 간식거리를 사러 갔던 호텔 앞 슈퍼에서도 와인을 팔고 있었다. 당시에는 와인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던 초보 시절이었기에 와인을 고르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대부분 처음 보는 와인들 속에서 날개를 활짝 핀 수리매 로고에 노란색 레이블 위에 선명하게 나타난 포도 품종. 게다가 특이하게도 스크류캡 마개를 한 와인이 눈에 띄었다. 그 와인이 바로 울프 블라스 옐로우 라벨 카베르네 소비뇽이었다. 오프너가 따로 없었던 필자에게는 딱 다가오는 와인이었고, 미디움 바디 와인으로 맛과 향이 신선해 부담 없이 음미했던 와인이었다. 이후로 몇 년 동안 울프 블라스를 만날 기회는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해외출장을 다녀오시던 팀장님께서 팀원들 회식할 때 내놓으려고 와인 한 병을 사오셨는데, 울프 블라스 골드 라벨 시라즈였다. 한정식 식당에서 10명 가까운 인원이 맥주잔에 따라 마셨는데도 그 향과 맛이 대단했고, 마시는 사람마다 정말 맛있는 와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괌에서 만났던 옐로우 라벨보다는 훨씬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울프 블라스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주 울프 블라스 그레이 라벨 시라즈를 만났다. 장을 보러 거의 주말마다 들르는 큰 마트에 딸려있는 작은 와인 코너인데, 무심코 둘러보다가 울프 블라스 와인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옐로우, 레드, 골드 등이 있었는데, 그 위 칸에 그레이 라벨 여섯 병이 나란히 누워있었다. 이런 곳에 그레이 라벨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맥라렌 베일(호주의 유명 와인 산지)에서 선택적으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울프 블라스의 프리미엄 와인인데, 필리핀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단돈 35,500원! 한국에서 팔리는 레드 라벨 권장 소비자가보다도 한참 아래에 팔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격이 믿어지지 않아 계산대로 나올 때까지 의심했지만 역시 그 가격이 맞았다. 들뜬 마음으로 서둘러 집에 돌아와 성급하게 스크류캡을 열고 잔에 따라 맛과 향을 보았는데 정말 훌륭했다. 과일잼 폭탄 같이 찐득한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게, 맑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블랙베리와 다크초컬릿 향이 코를 즐겁게 해주었고, 섬세한 타닌과 조화로운 산도에 의한 긴 피니쉬가 또 다른 시라즈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필리핀 사람들이 득템와인을 알아채기 전에 빨리 가서 두어 병 더 구매하고 귀한 손님이 집에 왔을 때 함께 나누고 싶었다.


지금 팔십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도 승마와 와인을 좋아한다는 울프 블라스. 58년 전 그가 섰던 선택의 갈림길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아마 와인 애호가들은 이렇게 뛰어난 와인을 만나지 못해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블랙 라벨과 플레티늄 와인도 만나보고 울프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호주 울브 블라스 와이너리도 둘러보고 싶다. 물론 꿈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상상은 자유이니 말이다.


©정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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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마개들

사진 출처 : http://goo.gl/346j7Z


좋은 와인은 오래 묵힐수록 더욱 고급스럽게 변해간다. 이는 와인에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IN) 성분이 병 속에서 숙성되면서 더 부드러워지고 우아한 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와인을 잘 숙성 시키기 위해서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데, 이 역할을 바로 와인 마개가 담당한다. 와인 마개의 종류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코르크, 플라스틱 재질의 인조 코르크 마개, 그리고 스크류 캡이 바로 그것이다.


코르크 마개


코르크 마개는 와인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다. 소믈리에 나이프를 이용해 능숙한 솜씨로 코르크를 뽑아 올리고 상태를 확인한 후, 잔에 소량의 와인을 따라 와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 코르크는 굴참나무 껍질을 통째로 떼어내고 펀칭해서 코르크 모양으로 만들어 쓴다고 하는데, 수령이 25년 이상은 되어야 껍질이 충분히 두꺼워진다고 한다.

코르크는 압축성이 강하다는 성질이 있다. 공기와의 접촉을 잘 차단하고 물의 흡수도 거의 없어서 와인 마개로 사용하는 데 제격이다. 코르크 마개의 발견으로 와인의 장기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고급 와인의 수요도 그만큼 늘어났는데, 코르크 부패에서 오는 불량이 제법 많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코르크가 염소나 곰팡이와 접촉하면 트리클로로아니솔(TCA)이라는 일종의 박테리아가 생긴다. 그 박테리아가 불쾌한 곰팡냄새를 만들어 내고 심하면 와인까지 오염시킨다고 한다. 이것을 와인에 “부쇼네가 일어났다.”, 또는 “콜키(Corky)되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했을 때 소믈리에가 코르크를 오픈 후 코르크를 보여주고 와인을 소량 따라서 주는 이유는 바로 부쇼네가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의미다.

이때 와인과 접촉하는 코르크 아랫부분에 곰팡이가 보이거나 코르크가 썩어있거나 아니면 와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와인을 바꿔달라고 할 수 있다. 또는 마트에서 사온 와인이 부쇼네라고 판단되면 그대로 마트에 가지고 가서 환불을 요청해도 된다. 코르크에 의한 오염 비율이 약 5% 정도나 되어 다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코르크 마개와 스크류 캡이다.


플라스틱 마개와 스크류 캡 마개


플라스틱 마개는 주로 저렴한 화이트나 장기 숙성용이 아닌 레드와인(주로 저가와인)에 사용되며,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제조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요즘 칠레와 미국의 저가 와인에도 자주 보이고, 호주 뉴질랜드 와인에는 고급 와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되는 와인 마개가 바로 스크류 캡이다. 우리나라 소주에 100% 사용되는 그런 캡을 와인에 사용하고 있다.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와인오프너가 없어도 와인을 딸 수 있고, 와인이 상할 위험도 없고, 재보관도 쉬워서 스크류 캡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에 반하여 장기 숙성용 와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와인도 적당히 숨을 쉬어야 하는데 아예 공기의 유입이 차단되어 버리면 오히려 다른 불쾌한 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마개를 써야 할까


아직 대부분의 와인 마개는 코르크를 이용한다. 오랜 시간 여러 와인을 접하다 보면 코르크만 봐도 그 와인의 질을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코르크 찌꺼기를 압착해서 만든 마개를 사용한 와인이라면 저가 와인이라고 봐야 하고, 또 코르크의 길이가 특히 짧다면 그것도 저가 와인이다. 고가 와인의 코르크를 따보면 코르크 표면에 윤기가 흐르고 단단하며, 그 길이 또한 긴 것이 특징이다. 필자도 한때는 와인의 코르크를 모아두기도 했는데 코르크에는 그 와인의 로고와 빈티지 등이 찍혀있어서 소장가치도 있고 진열장에 놓아두고 가끔 보면 그 와인이 떠오르기도 해서 좋다.


코르크냐 트위스트 캡이냐를 놓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필자는 코르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소믈리에 나이프로 호일을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코르크의 상태를 확인하고, 스크류를 정확하게 밀어 넣어 뽑아 올려 코르크를 오픈하고, 코르크의 향을 맡고, 온몸으로 와인을 지키고 있었던 코르크에게 흐뭇한 미소를 보내는 그런 재미가 없다면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이 5% 이상 부족할 것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래 사진들처럼 코르크 상태를 보고 기록에 남기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고 추억이기 때문이다.


▲ 5대 샤토와인 마개들, 올빈 화인의 코르크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묻어있다. 2005년 빈티지의 와인 코르크는 마치 새것처럼 보인다, 라피트 로췰드(2005), 라뚜르(1990), 오브리옹(2005), 마고(1986), 무통(1986)


▲ 미국 컬트와인 와인 마개들, 보관 상태가 좋아서 모두 윤기가 흐르고 길쭉하다. 스택스 립 Cask 23은 20년이 넘은 세월 동안 와인을 온몸으로 막아서 지켜냈는지 많이 손상되어 있었지만 와인 상태는 너무 훌륭했었다, 헌드레드 에이커(2005), 피터 미첼(2002), 브라이언트 패밀리(1997), 할란(1994), Cask 23(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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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썽망 2015.06.24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코르크 모으고 싶어지네요~~!!

  2. 정형근 2015.07.03 13: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코르크 모아서 유리 항아리에 넣고 보는 것도 좋아요.ㅎ

와인을 사러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와인이 있다. 검은색 윤기가 감도는 병 가운데에 ‘1865’라는 흰색숫자 4개가 있고, 아래쪽에 빨간색 스티커로 포도품종이 적혀 있을 뿐이다. 너무 단순하지만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는 디자인인데, 그 와인은 바로 칠레의 산 페드로(San Pedro)에서 만든 와인 ‘1865’이다.


▲ 산 페드로의 1985 와인들

사진 출처 : 산 페드로(San Pedro)


산 페드로는 칠레의 대표 와이너리 중 하나로, 150년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이며 1865라는 이름은 설립 연도인 1865년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국내 와인 수입업체인 금양와인은 1865라는 이름을 이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통해 국내 와인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데 성공했고, 2003년 이후로 2014년까지 국내 총 누적 판매량이 300만 병을 돌파할 정도로 유명한 와인으로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들은 어떤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데 성공했을까?


골프와인 마케팅


골프는 18홀 각각을 모두 규정된 타수(Par)를 쳤을 때 72타가 되고, 적게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72타보다 적게 치는 것이 꿈이기도 한데, 1865와인은 그 심리를 절묘하게 이용했다. “1865를 마시면 65타를 칠 수 있다.” 또는 “18홀을 65타 치시라.”는 의미로 해석하게 하여 골프를 치는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마시는 와인으로 뿌리 내리게 되었다.


▲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출시했던 골프콘셉 설 선물용 와인세트

사진 출처 : 금양인터내셔날


대중적 와인 마케팅


18세부터 65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는 의미로 18세에 와인 맛을 본 후 65세까지 그 맛을 즐긴다는 의미로 해석해서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오래 마셔도 질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매력적인 와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한 홍보


와인 애호가의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셀러에 즐비한 고가 와인은 놔두고 1865만 훔쳐갔다고 한다. 얼마 지난 후에 그 도둑이 붙잡혔는데 훔친 와인을 팔기 위해 인터넷에 올린 글에 꼬리가 잡힌 것이었다. ‘와인이 오래될수록 비싼 거 다 아시죠? 이 와인은 무려 150년이 다 되어 갑니다. 1865년에 나온 거니까요. 정말 저렴한 가격 100만 원에 판매하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던 것이다. (국내 최대 와인동호회 네이버와인카페에 수불석권 님이 올렸던 글 참고하였음)


빨간 리본 마케팅


병 하단 부분에 빨간 리본처럼 보이는 스티커에 빈티지와 품종이 적혀있다. 2010년부터 금양와인에서는 빨간리본 캠페인을 통해 와인 수익금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 돕기나 소외 이웃을 돕는 데 쓰고 있다고 하며, 최근에는 KLPGA 선수 중에 기부천사라고 알려진 얼짱 최나연 선수를 홍보대사로 내세우면서 자선캠페인을 통한 착한 와인의 이미지로 다가서는 중이다.



▲ 1865 사랑의 빨간 띠 캠페인

사진 출처 : 금양인터내셔날


물론, 마케팅도 주요했지만 와인의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그런 성공도 없었을 것이다. 1865와인은 묵직한 레드와인을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취향에 맞고, 5만 원대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1위를 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 어느 자리에 내놓아도 잘 어울리는 그런 와인이다. 이렇게 품질, 가격, 마케팅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 대박을 터트리지 않았나 싶다.


1865와인은 5종의 싱글빈야드(하나의 밭에서만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싱글빈야드라고 한다)와인과 2종의 리미티드 에디션 시리즈가 있다. 싱글빈야드 와인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카르미네르, 말벡, 시라, 소비뇽 블랑의 포도품종의 와인이 있다. 필자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는 카르미네르를 선호한다. 사실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와인이지만, 필자에게는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맛과 향(꼭 타이어가 타는 듯한)이 너무 강해서 좀 거북하게 느껴지는 관계로 좀 더 부드러운 카르미네르 품종을 더 선호한다.


▲ 1865 싱글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사진 출처 : 산 페드로(San Pedro)


▲ 1865 싱글빈야드 카르미네르

사진 출처 : 산 페드로(San Pedro)


혹시 골프를 치는 분에게 어떤 와인을 선물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분이라면 1865 싱글빈야드 카르미네르를 선물해보자. 마트 세일 때 살펴보면 3만원대 초반이나 중반에 구매가 가능하니 가격적으로도 크게 부담이 없고 맛 또한 뛰어나 선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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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파견 후에 맞이하게 된 결혼기념일! 오랜만에 외식을 해야 할 터인데 모든 것이 낯선 타지에서 선뜻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필리핀 맛집에 대한 정보도 무척 적었다. 특히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고작 몇 집만이 개인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정도였으니. 점점 기념일은 다가오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차, 문득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10년 전에 보라카이로 가족여행을 갔던 때, 비행기 시간이 맞지 않아 알라방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적이 있었다. 그 날 밤에 갔던 스카이 라운지 레스토랑의 야경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호텔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나보다 오래 전에 파견 나온 후배에게 물어보니, 그 호텔에 라운지 레스토랑이 아직 있고 가격 대비 맛도 괜찮고 야경 또한 좋다고 한다. 필자는 주저 없이 외식 장소를 그곳으로 정했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그 호텔. 당시에는 깔끔하고 괜찮은 호텔이었는데 역시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호텔도 많이 낡아있었다. 온종일 더웠던 그날,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둠이 내리는 도시의 야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 야외 테라스에서 호수 쪽을 바라본 전경


▲ 언제나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와인 글라스들


10년 전만 해도 엄마와 아빠 손을 꼭 잡고 걸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훌쩍 커버려 각자 메뉴를 하나씩 고를 정도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쁘기도 했고 흘러버린 세월에 우리가 나이 들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결혼기념일 핑계로 좋은 와인을 한번 먹어보려고 했는데 아뿔싸! 이곳에서 가장 괜찮다는 와인이 켄달젝슨 빈트너스 리저브라는 레드와인이었다. 호텔이라 당연 좋은 와인이 있을 줄 알고 그냥 왔는데…. 와인을 준비해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마침 만나보지 못했던 웬티 와이너리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주문했는데 보관상태가 열악했는지 이미 꺾여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웬티 와이너리는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여러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그중 리바렌치 샤도네이가 일품이다)


▲ 웬티 서던 힐스 카베르네 소비뇽 2011


▲ 카베르네 소비뇽임에도 불구하고 색이 너무 옅어 꼭 오래된 빈티지 와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름다운 전망과 가격대비 훌륭한 음식들에 묻혀, 꺾인 와인조차도 훌륭한 들러리가 되어주었다. 내년 결혼기념일에는 좋은 와인을 아내 몰래 준비해서 깜짝 놀래켜주고 싶다. 아이들도 한 모금 정도씩 나눠주면서 말이다. 혹시 결혼기념일이 곧 다가오는 분이라면, 의미있는 와인을 준비하는 근사한 저녁식사를 만들어보시길.


나름대로 의미있는 와인을 추천해보자면, ‘결혼한 연도의 빈티지 와인’이 괜찮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날인 결혼식을 치렀던 해에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또 그 와인이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해준다면, 자칫 저녁식사 한 끼로 끝나는 연중 행사가 아닌 조금은 더 특별한 기념일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여행을 갔던 지역의 와인이라면 신혼여행 당시의 기억도 같이 떠올라 더욱 행복한 자리를 만들어주는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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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춘남 2015.04.25 08: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잘봤어요
    와인~~살짝 저렴한거마시고 있어요
    ~~

  2. 정형근 2015.04.27 08: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렴한 와인이라도 내 입에 맞는 와인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