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라벨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이번에는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의 라벨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와인 라벨 중에서도 아마 가장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부르고뉴 와인일 것이다. 왜냐하면, 부르고뉴는 지역명도 복잡하고 지층이 다양한 토양 때문에 같은 포도밭이라도 위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독특한 특징이 있어서 생산자의 실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 명칭과 생산자의 이름이 라벨에 명시되는데 이것을 외우기 쉽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와인 라벨을 알아보기 전에, 보르도 와인과 어떻게 다른지 간단하게 표로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부르고뉴는 화이트와인(샤블리, 뫼르소, 몽라쉐)도 너무 유명한데, 이번 호에서는 레드와인만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실 부르고뉴 와인은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그저 선망의 대상일 뿐이다. 왜냐하면 ‘좀 괜찮은 와인이다’ 싶을 때면 가격이 한 달 용돈을 훌쩍 넘기기 일쑤이고, 좋은 와인은 월급과 맞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부르고뉴에서도 보르도와 마찬가지로 와인 등급을 나눈다. 넓은 지역의 명칭보다는 작은 마을 단위 이름이 들어가 있는 와인이 좋은 와인인데, 보르도(BORDEAUX)와 크게 다른 점은 네고시앙(Negociant)이 있다는 것이다. 부르고뉴는 하나의 밭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구조가 많아서 오래전부터 중간 상인이 있었고, 이들은 포도를 사들여 와인을 만들거나 사들인 와인을 섞어서 새로운 와인을 만들어 파는 일을 하였는데, 이들을 네고시앙이라 부른다. 따라서, 부르고뉴 와인을 고를 때는 네고시앙 이름을 보고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요 네고시앙으로는 메종 J. 페블리 (Maison J. Faiveley), 메종 조제프 드루앙 (maison Joseph Drouhin), 메종 루이 라뚜르 (Maison Louis Latour), 메종 루이 자도 (Maison Louis Jadot), 메종 르로아 (Majon Leroy)가 있다. 특히 루이 자도는 한국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네고시앙 이름이니 기억해 두었다가 드셔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부르고뉴 레드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은 ‘황금의 언덕’이라는 뜻의 코트 도르(Cote d’Or)의 북쪽 지역인 코트 드 누이 (Cote de Nuits)이고, 이곳에는 DRC지역 (리쉬부르 Richebourg, 로마네 생비방 Romanee St-Vivant, 라 로마네 La Romanee, 로마네 콩티 Romanee Conti, 라 그랑 뤼 La Grand Rue, 라 타쉬 La Tache, 본 로마네 Vosne-Romanee) 외에, 주브레-생베르탱 (Gevrey-Chambertin), 샹볼-뮈지니 (Chambolle-Musigny), 클로 드 부조 (Clos de Vougeot)등 보석 같은 마을들이 산재해 있다.


참고로, 부르고뉴 지역에서도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를 따르고 보르도 지역의 라벨을 읽는것과 비슷하게 d’Origine 부분만 바뀌고 5개 등급으로 나뉜다.

 Appellation Bourgogne Controlee (아펠라시옹 부르고뉴 콩트롤레) : 부르고뉴에서 생산되는 가장 일반적인 와인

 Appellation Cote de Nuits Controlee (아펠라시옹 코드 드 누이 콩트롤레) : 부르고뉴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Appellation Gevrey-Chambertin Controlee ((아펠라시옹 주브레-생베르탱 콩트롤레) : 부르고뉴 마을단위에서 생산되는 와인

 Appellation Chambolle-Musigny 1er Cru Controlee (아펠라시옹 샹볼-뮤지니 프리미에 크뤼 콩트롤레) : 부르고뉴 1등급 와인, 특급 바로 아래 단계이다.

 Appellation Richebourg Grand Cru Controlee (아펠라시옹 리쉬브르 그랑 크뤼 콩트롤레) : 부르고뉴 특급 포도밭(구역) 와인, 그랑크뤼 와인으로는 화이트 와인 16, 레드와인 35개가 지정되었다.


그럼 와인 라벨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 로마네 꽁띠 2004 (Domaine de la Romanee Conti, Romanee Conti 2004)

  • 매년 6,000병 내외로 생산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로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와인이다. 로마네 꽁띠 한 병만은 팔지 않고 DRC와인 12병을 Box로 사면 그 안에 로마네 꽁띠 1병이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터넷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몇 년을 기다려야 차례가 온다고 한다. 나머지 11병도 너무 유명한 와인들이어서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꿈의 와인으로 불리운다.

사진출처 : https://goo.gl/vrUR7o


① ROMANEE-CONTI (로마네 꽁띠) : 포도밭(구역) 이름이다.

② APPELLATION ROMANEE-CONTI CONTROLEE (아펠라시옹 로마네 꽁띠 콩트롤레) : 로마네 꽁띠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임을 나타낸다.

③ 5.663 Bouteilles Ricolties : 5,663병만 생산했다.

④ BOUTEILLE N’ : 00414 : 일련번호 414번이다.

⑤ ANNEE 2004 : 2004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⑥ MISE EN BOUTEILLE AU DOMAINE (미 장 부떼이으 오 도멘) : 도멘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2. 도멘 르로아 리쉬브루 그랑크뤼 (Domaine Leroy Richebourg Grand Cru, Cote de Nuits, France)

  • 필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와인이다. 부르고뉴 와인이 왜 유명한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준 와인인데, 물안개가 피어오르듯 산들거리는 딸기향과 꿈틀대듯 치고 올라오는 민트향이 인상적이다.

사진출처: https://goo.gl/JDVWFt


① Richebourg : 리쉬부르, 포도밭(구역) 이름이다.

② Grand Cru : 부르고뉴 최고등급이다.

③ MIS EN BOUTEILLES AU DOMAINE (미 장 부떼이으 오 도멘) : 도멘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④ Leory : 르로아, 유명한 와인 메이커 이름이다.


3. 루이자도 끌로 드 부죠 그랑 크뤼 (Louis Jadot Clos de Vougeot Grand Cru)

  • 부르고뉴 5대 네고시앙 중 하나로 한국의 마트에서도 자주 보이는 와인이다. 그랑크뤼 급은 시중 가격이 30만 원대로 너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사진출처 : https://goo.gl/KggfjD


① CLOS VOUGETO : 클로 부조, 포도밭(구역) 이름이다.

② Grand Cru : 부르고뉴 최고등급이다.

③ MIS EN BOUTEILLES AU DOMAINE (미 장 부떼이으 오 도멘) : 도멘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④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을 뜻한다.

⑤ 13.5% vol : 알코올 도수.

⑥ Domaine Louis Jadot : 루이 자도 포도원. 네고시앙이긴 하지만 자체 포도원에서 생산했음을 나타낸다.


부르고뉴 와인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부르고뉴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면서 가격은 4만 원대 후반으로 가볍게 먹기에 좋은 와인들이 있다. 믿을만한 네고시앙인 루이자도가 만든 부르고뉴 루즈 피노 누아 (Louis Jadot, Bourgogne Rouge Pinot Noir)와 부르고뉴 블랑 (Louis Jadot, Bourgogne Blanc)이 그것이다.


사진출처 : Louis Jadot


자,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이제 저물어 간다. 다가오는 2017년에도 앰코인스토리 독자님들 가정이 평안하고 와인福이 충만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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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석수 2016.12.28 11: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멋지네요. 글을 읽는 순간 문외한인 저도 Wine의 세계에 Diving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 최은화 2016.12.28 11: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인 좋아는 하는데 맨날 마시던 것만 마시고 잘 모르고 마셨거든요~
    와인에 대해서 알게되서 좋았습니당~
    다음번에 와인 고를 때 참고해야겠어요! ㅎㅎ

와인의 첫인상은 라벨에서 좌우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와인들이야 라벨 디자인이 와인 구매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은 라벨 디자인도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초보자들은 와인라벨에 적혀있는 깨알 같은 정보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나라별 와인 라벨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호에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라벨을 먼저 살펴보려 한다.



라벨을 이해하기에 앞서, 보르도 지역의 특징과 지역명을 익혀두어야 모르는 와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랑스 남서 쪽에 위치한 보르도는 대서양과 인접하여 사계절 온화한 기후를 지닌다. 이에 냉해로 인한 피해가 작고 포도가 잘 자라는 토양 조건을 가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가 되었다. 보르도 중에서도 특히 지롱드 강 왼쪽 지역(좌안)에 위치한 메독(Médoc) 지역은 레드와인으로 유명하다. 메독 지역의 와인은 한 가지 포도품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맛과 향이 좋은 장기 숙성용 고급 와인을 만든다. 그래서 이 지역 와인의 라벨에는 포도 품종이 기재되지 않으며 대신 와이너리의 이름(샤토)이 기재된다.


프랑스에서는 와인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 메독 지역의 등급 분류가 가장 유명하다. 메독 지역은 상위 60개 샤토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순서를 매겨 서열화를 했다. 그중 1등급은 총 5개가 있는데 그중 3개의 샤토가 메독 지역 중에서도 뽀이약(2번, Pauillac) 마을에 자리 잡고 있으니 그 마을이 얼마나 유명한 와인 산지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고를 때는 넓은 지역의 명칭보다는 작은 마을 단위 이름이 들어가 있는 와인이 좋은 와인인데, 보르도(BORDEAUX) < 메독(MEDOC) < 마을단위 (뽀이약(PAUILLAC), 생 쥴리앙(St-Julien), 마고(Margaux) 등의 마을 이름)가 표시된 와인이 더 고급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세하게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참고로, 보르도 지역에서는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 상위 35% 정도의 와인)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가운데 d’Origine 부분만 바뀌어 지역 이름이 라벨에 표시된다)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가장 일반적인 품질의 와인

Appellation Medoc Controlee : 보르도 지방의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보르도 와인보다 품질이 우수한 와인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 보르도 지방의 메독 지역 내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메독 지역 와인보다 품질이 우수한 와인


아래 첨부된 지도는 보르도 지역의 와인 산지를 나타내고 있는데, 숫자로 표시된 지역이 레드와인으로 유명한 마을 이름들이니 익혀두면 좋다.


사진출처 : https://goo.gl/reRWXm


이제, 와인 라벨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샤토 라피트 로췰드 (Château Lafite-Rothschild)


사진출처 : https://goo.gl/2NMLvF

  • 1855보르도 그랑크뤼 와인들이 정해졌을 때, 1등 중의 1등(Premier des Premiers)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던 와인으로, 보르도 최고급 와인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 2003년 빈티지 기준 가격 : 4,800,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미 장 부떼이으 오 샤토) : 샤토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② CHATEAU LAFITE ROTHSCHILD (샤토 라피트 로칠드) : 와인 이름이다.

③ PRODUCE OF FRANCE : 프랑스 와인임을 나타낸다.

④ 1977 : 1997년 빈티지, 1997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⑤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⑥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아펠라시옹 뽀이약 콩트롤레)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임을 나타낸다.


2. 샤토 퐁테카네 (Château Pontet-Canet)


사진출처 : https://goo.gl/0jZoBl

  • 보르도 메독 뽀이약에 위치한 샤토로 5등급 와인으로 분류된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눈에 띄는 와인 중 하나인데, 필자가 처음 와인에 입문했을 때 만났던 와인으로, 그때 와인에서 맡았던 연필심 냄새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아쉽기만 하다.
  • 가격 : 258.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GRAND CRU CLASSE EN 1855 : 1855년에 그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가 되었다는 표시다.

② CHÂTEAU PONTET-CANET (샤토 퐁테 카네) : 와인 이름이다.

③ 2000 : 2000년 빈티지, 2000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④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아펠라시옹 뽀이약 콩트롤레)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임을 나타낸다.

⑤ 13% vol : 알코올 도수.

⑥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미 장 부떼이으 오 샤토) : 샤토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⑦ 750mL : 와인 용량.


3. 샤토 끌레르 밀롱 (Château Clerc Milon)


사진출처 : https://goo.gl/9NbbDc

  • 1855년에 5등급을 받은 와이너리다. 1970년에 Mouton의 소유주였던 Philippe 남작이 매입하여 꾸준히 품질을 개선하여 현재 인기 있는 와인이 되었다고 한다. 가격 정보는 없다.

① CHATEAU CLERC MILON (샤토 클레르 밀롱) : 와인 이름이다.

② 2004 : 2004년 빈티지, 2004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③ APPELLATION PAUILLAC CONTROLLE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④ GRAND CRU CLASSE : 크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임을 나타낸다.

⑤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⑥ 13% vol : 알코올 도수.

⑦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 샤토에서 병입되었다는 의미다.


4. 샤토 다가삭 (Château d'Agassac)


사진출처 : https://goo.gl/I9cTiM

  • 보르도 오 메독(Haut-Medoc)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으로, 비교적 저렴하면서 보르도 블렌딩을 느끼게 해주는 와인이다. 2008년 빈티지는 50%의 메를로, 47%의 카베르네 소비뇽, 3%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블렌딩되었다. 참고로 오 메독이라고 표시된 와인이 그냥 메독이라고 써진 와인보다는 더 고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가격 : 69,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GRAND VIN DE BORDEAUX (그랑 뱅 드 보르도) : 보르도의 좋은 와인이라는 뜻으로, 그냥 특별하게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와이너리에서 흔히 쓰는 문구다.

②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 샤토에서 병입되었다는 의미다.

③ 2005 : 2005년 빈티지, 2005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④ Chateau d'Agassac (샤토 다가삭) : 와인 이름이다.

⑤ CRU BOURGEOIS SUPERIEUR (크뤼 부르주아 수페리외르) : 크랑 크뤼 클라세보다 낮은 등급의 와인이다.

⑥ APPELLATION HAUT-MEDOC CONTROLLE : HAUT-MEDOC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⑦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⑧ 13% vol : 알코올 도수.


5. 샤토 페리에르 마고 (Chateau Ferriere Margaux)


사진출처 : https://goo.gl/lsw16Z

  • 보르도 마고 지역에서 1855년에 3등급을 받은 와이너리로, 개성이 강한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빈티지는 58%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38% 메를로, 4%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블렌딩된 와인이다. 가격 정보는 없는데 시중에서 5만 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① CHATEAU FERRIERE (샤토 페리에르) : 와인 이름이다.

② 2008 : 2008년 빈티지, 2008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③ GRAND CRU CLASSE : 크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임을 나타낸다.

④ MARGAUX : 마고 지역 와인임을 나타낸다.


이번 호를 통해서 복잡하게만 보이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라벨들이 우리 독자님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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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친해지기] 와인 보관 방법


몇 년 전, 직장 선배에게서 와인 감별을 부탁받은 적이 있었다. 선물 받은 와인인데 귀한 와인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라벨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였다. 사진을 확인하니 처음 보는 와인이었고 빈티지가 10년 이상 지난 보르도 와인이었다. “선배님, 이 와인 어떻게 보관하셨어요?” 라고 물어보니 몇 년 동안 진열장에 세워져 있던 와인이라고 하였다. “와인은 오래 묵혀야 맛있어진다던데 이거 먹어도 되는지 몰라.” 라고 얼버무리는 말에  “아, 가능하면 빨리 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식초가 되었어도 실망하지 마시고요.” 그렇게 답을 해드렸다.

와인 보관에 대한 지식이 조금 더 있었어도 좋은 자리에서 여러 사람을 더 기쁘게 했을 와인인데 보관 방법이 잘못되어 세상 구경도 못 해보고 답답한 병 속에서 팍 늙어버렸을 그 와인을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프랑스에서 배를 타고 한국까지 와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말이다.

와인을 흔히 ‘살아있는 음료’라고 한다. 이것은 와인이 병 속에서 숨을 쉬면서 숙성되는 과정을 잘 거치면 더욱 훌륭한 와인으로 거듭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쉽게 변하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썼을 것이다. 살아있는 음료인 와인 보관의 특성을 알아보고 와인을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 것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



와인의 보관 기간은 포도의 특성과 양조 방법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보졸레 누보처럼 병입 후 바로 먹어야 좋은 와인이 있는가 하면,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처럼 오래 묵혀야 더 좋아지는 와인이 있다. 참고로, 가벼운 레드와인이나 화이트와인은 2~4년, 구조감이 좋거나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은 5~10년, 잘 만들어진 위대한 레드와인은 10~50년 동안이 시음 적기라고 한다.

물론, 최적의 상태에서 보관하였을 때 해당하는 얘기다. 집에 와인셀러(와인 전용 냉장고)가 있다면 보관에 대한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디에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와인 보관의 특성을 조금만 알고 있어도 보관 실패로 인한 낭패를 줄일 수 있다. 와인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빛, 온도, 습도, 진동이다.


: 빛은 와인에 해롭다고 한다. 특히 직사광선이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 오랜 기간 와인을 둘 경우에는 와인에 산화가 일어나 맛이 꺾이고 색은 옅어진다. 와인샵을 가서 보면 햇빛이 드는 창가 쪽에 진열된 와인이 있는데 병에 먼지가 쌓여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

온도 : 와인 보관에 가장 적정한 온도는 12도에서 14도 사이라고 한다. 와인을 너무 차갑게 보관해도 숙성에 방해가 되고, 너무 높아도 와인을 빨리 숙성시킨다. 와인을 오래 보관하고자 한다면 적정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도가 너무 높게 되면 와인이 끓을 수도 있으므로 여름철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잦은 온도 변화도 와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습도 : 건조하면 코르크가 말라 그 틈으로 공기가 비집고 들어와 쉽게 산화가 일어나므로 건조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습도가 무조건 높아서도 안 된다. 높은 습도에서는 라벨에 곰팡이가 피고, 코르크에도 곰팡이가 생겨 와인이 변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 습도는 75% 정도다.

진동 : 와인은 진동에도 민감하다. 잠을 자야 하는데 계속 몸이 떨리면 푹 자지 못하는 것처럼 와인도 편히 쉬어야 잘 숙성될 수 있다. 일반 냉장고에 장기간 와인 보관을 권하지 않는 이유도 냉장고 모터의 진동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떻게 와인을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 사계절이 뚜렷하고 주로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우리나라는 와인을 보관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여름은 덥고 겨울에도 따뜻하게 난방을 하여 와인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와인 전용 냉장고가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와인셀러가 없는 때 가장 쉽게 보관 가능한 곳이 바로 냉장고나 김치 냉장고다. 3개월 정도 보관할 와인은 냉장고 냉장실에 두어도 크게 상관이 없다. 화이트와인은 꺼내서 바로 마시고, 레드와인은 여름철에는 꺼낸 지 30분 정도 후에, 겨울이라 집이 좀 차가운 경우에는 2시간 정도 있다가 마시면 좋겠다. 하지만 3개월 이상 보관이 필요하다면 냉장고보다는 온도의 변화가 크지 않고 조금 따뜻하지만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필자는 와인을 신문지에 싸서 현관에 있는 신발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거나, 싱크대 아래 난방 선이 지나가지 않는 차가운 곳에 와인을 보관하였다. 이런 곳들은 여름이나 겨울에도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고 빛도 들어오지 않으며 진동도 없어서 비교적 안전한 곳이다. 다만 습도 조절이 어려우므로 와인은 반드시 눕혀서 코르크가 건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와인을 몇 년 동안 보관하기는 힘들다. 온도가 평균적으로 높아서 아주 강건한 와인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쉽게 노화가 진행된다.

필자가 처음 와인을 알았을 때 착한 가격에 샀던 첫사랑 와인, 2005년 빈티지 샤또 딸보. 약 5년 동안 필자만의 비밀공간(?)에 모셔두다가 필리핀으로 오기 전에 모임에 가지고 나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실망이 컸다. 좋은 빈티지였고 그랑크뤼 등급이라 험하게 보관했어도 살아있을 줄 알았는데 그 모습은 이미 꺾일 대로 꺾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혹시 집안에 방치된 와인이 있다면 필자처럼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재빨리 적절한 조처를 하시기를 권한다. 좋은 와인을 만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좋은 와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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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goo.gl/W8AnKA


얼마 전, 필자에게 도움을 많이 주신 분(A 선생님)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와인을 대접할 기회가 있었다. 집 근처에 와인 바가 있는데 다양하게 구비된 와인을 병으로 구매해 마실 수도 있고, 8종의 서로 다른 와인을 자판기처럼 선택해 잔으로 마실 수도 있다. 우리는 자판기 와인을 조금씩 마셔본 후에 그중에 마음에 드는 와인이 있으면 그 와인을 병으로 시켜서 먹을 생각이었다.



A 선생님은 자판기 와인들의 향을 맡고 맛도 보며 이리저리 살핀 끝에, 스페인산 □□와인이 좋다고 하셨다. 필자는 그 와인을 사려고 스페인 와인들이 모여있는 코너를 두리번거리다가 □□와인 바로 옆 칸에 붉은색 얇은 종이로 곱게 포장되어 누워있는 또 다른 와인을 발견했다. 그 와인의 이름은 까스틸로 이가이(Castillo Ygay). 어디서 한번 본듯한 라벨이었다. 굉장히 강렬했던 느낌인데 어디서 봤을까. 어디서 만난 와인인지 당최 기억나지 않았다.


까스틸로 이가이(Castillo Ygay)는 □□와인과 같은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와인보다 상위레벨의 와인이어서 □□와인보다 가격이 비쌌다. 순간 망설였지만 그동안 도움을 주셨던 A 선생님에 대한 보답을 핑계 삼아 필자도 오랜만에 좋은 와인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까스틸로 이가이(Castillo Ygay)를 구매했다. 필리핀의 열악한 보관 상태 때문인지 코르크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다행히 2005년 빈티지였던 그 와인은 너무나도 훌륭하게 살아있었다. 달콤하고 우아한 향과 함께 부드러운 목 넘김과 긴 피니쉬는 고급 와인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특징이었다.


와인을 마실수록 혀를 꽉 잡아주는 단단한 매력도 있었고, 숙성된 올빈의 느낌도 있었다. 와인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A 선생님은 스페인산 와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극찬을 거듭했고, 스페인 와인 마니아인 지인이 했던 “스페인 와인은 위대하다.”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었음을 느낄 정도였다.



집에 돌아와 까스틸로 이가이(Castillo Ygay)를 어디서 봤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혹시 2013년 스페인 여행 중에 처음 보는 와인이었지만 구매하지 못해 아쉬움을 사진으로만 남겼던 그 와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여행사진을 뒤져봤는데 정말 바로 그 와인이었다! 신기하게도 사진 속 와인과 필자가 만난 와인의 빈티지가 2005년으로 같았다.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옆 백화점 와인코너


참고로 마르께스 드 무리에따(Marques de Murrieta)는 1852년 루치아노 무리에따(Luciano Murriteta)가 설립한 와이너리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스페인에 처음으로 오크통 숙성기술을 가져와 리오하(Rioja) 지역 와인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필자가 만나본 까스틸로 이가이(Castillo Ygay)는 포도 작황이 좋은 특별한 해에만 생산되는 와인으로 80년 된 포도밭에서 자란 템프라뇨(Tempranillo, 스페인 고유 적포도 이름) 89%와 마주엘로(Mazuelo, 프랑스에서 건너온 적포도 일종) 11%의 비율로 만들었으며, 30개월 오크통 숙성 후에 다시 36개월 병 숙성 후 출시된 그랑 리제르바급 와인이다. 까스틸로 이가이 2005년 빈티지는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리오하 최고의 그랑 리제르바 와인이라는 찬사와 함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리오하(Rioja) : 스페인 최고의 와인 산지 / 그랑 리제르바 : 최저 오크통 숙성 18개월을 포함하여 총 최저 5년을 숙성시킨 후 출시하는 와인)


사진출처 : http://goo.gl/AZ6jDT


좋은 와인은 하나의 예쁜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 또 그 아름다운 기억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한 장의 티켓이 되어주기도 한다. 까스틸로 이가이로 인해서 스페인 여행시 남겼던 사진들을 다시 들여 봄으로써 그때의 즐거웠던 시간을 다시 마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에게도 그런 추억의 와인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진출처 : http://goo.gl/TH2POq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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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goo.gl/CsdRlU


필자가 더운 나라 필리핀에서 생활하다 보니 레드와인보다는 시원하게 칠링해서 마시는 화이트와인 품종을 자주 찾게 된다. 특히, 소비뇽블랑 품종은 상큼한 풀 내음과 열대과일 향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마시기엔 참 좋은 와인이다. 하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와인 초보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면이 있다.


소비뇽블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애호가에게 뉴질랜드 대표 와인을 꼽으라면 단연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를 꼽을 것이다. 또한 테코코(Te KoKo)라는 이름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클라우디 베이는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 지역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와이너리고, Te KoKo는 클라우디 베이에서 만든 최고의 와인이다. Te KoKo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 도전정신에 있다. 소비뇽블랑 품종은 대부분 스테인리스 통에 숙성되어 깔끔한 맛을 주로 부각하지만, Te KoKo는 소비뇽블랑을 오크통에서 숙성되어 부드럽고 품위있는 와인으로 재탄생시켰기 때문이다.


Te KoKo, 참 특이한 와인 이름으로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그런 이름이다. 혹시 일본사람이 뉴질랜드 와인에 지대한 공헌을 해서 일본식으로 지었을까 라고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Te KoKo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1770년 캡틴 쿡이 클라우디 베이로 이름을 지은 후로 계속 사용되다가 2014년 8월에 테코코 쿠페(Te KoKo-o-Kupe)가 공식 지명이 되었는데, 이는 마오리(뉴질랜드 원주민) 언어로 클라우디 베이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며 그 지역에서 굴(Oyster)를 발견하고 수확한 초기 탐험가 Te KoKo-o-Kupe 를 기리기 위해서 붙여졌던 지명이라고 한다.


참고로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는 뉴질랜드 남섬 최북단에 있는 말보로 남쪽 지역 지명인데 와인 회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클라우디 베이의 첫 상업적 빈티지는 1985년에 출시되었는데 이는 뉴질랜드가 처음으로 세계 전 지역에 수출한 와인 중 하나이며 과일 지향적인 스타일과 확연한 특징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후 클라우디 베이는 2003년 세계적인 그룹인 LVMH(Louis Vuitton Möet Hennessy)에 의해서 인수되었고 호주, 영국,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 등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있었을 때 클라우디 베이는 여러 번 만났었으나 테코코는 보지 못했었다. 와인 마니아들 블로그에서 어쩌다가 등장하는 와인이기도 했는데, 백화점이나 마트 와인코너에서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필리핀에서도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은 쉽게 눈에 띄었지만 테코코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주, 오랜만에 떠난 홍콩 가족여행 중에 드디어 테코코를 만났다. 숙소 근처 쇼핑몰을 돌다가 와인가게를 발견했는데 선반 한쪽에 테코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와인 가격은 착하지 않았지만 놓칠 수 없어서 바로 구매했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횟집에 들러 회 세트를 준비했다. 주로 연어였지만 조개관자와 방어로 보이는 회도 섞여 있었다.



호텔 룸서비스에 와인잔도 2개 부탁하고 와인도 적당히 칠링시켜서 회와 함께 먹었는데 정말 훌륭했다. 와인색은 샤도네이처럼 약간 노란색을 띠었으며, 살짝 치고 올라오는 복숭아 향기와 함께 열대과일의 향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보통 소비뇽블랑처럼 맑고 상큼하기보다는 오크 숙성을 통해 전해지는 절제된 묵직함이 오일리한 연어회와도 잘 어울렸으며, 다른 회와도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보여주었다.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이 발릴한 사춘기 소녀라면, Te KoKo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물론 소녀의 발랄한 모습이 순간순간 엿보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여행을 떠나서 늘상 접해왔던 문화가 아닌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며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을 깨닫듯, 테코코를 체험하며 내가 알고 있었던 소비뇽블랑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 여행 중에 다양한 음식문화를 체험하면서 혹시 테코코를 발견한다면 꼭 한번 회와 함께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새롭고 즐거운 여행 속에 빛나는 작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마치 이번 여행 때 보았던 홍콩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처럼 말이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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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www.pikeswines.com.au


와인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작은 와인수입업체 이사님을 알게 되었다. 와인을 보는 안목이 상당히 탁월하신 분이었다. 그분 직업이 맛을 보고 와인을 수입하는 터라 비록 잘 알려진 와인들은 아니었지만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서 어느 자리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 그런 와인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얘기인데, 수입한 와인들을 보관하는 창고 면적이 제한적이어서 잘 팔리는 와인을 더 구매하고, 판매가 더딘 와인들은 처분해야 하는 관계로 분기마다 재고 정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명 ‘와인 장터’를 열면 회사 직원들과 지인들에게만 메일을 보내어 꽤 착한 가격에 와인을 판매하였는데, 필자도 운이 좋게 그 메일 리스트에 포함되어서 와인 장터 때마다 좋은 가격에 와인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와인을 마치 곶감 빼먹듯 모임 때 한 병씩 가지고 나가곤 했다. 필자만 알만한 공간에 그렇게 구매한 와인들을 곳곳에 숨겨놓고 말이다.


회사가 화양동에 있어서 퇴근 시에 골목을 누비며 지하철을 타러 가곤 했다. 회식할 만한 맛집을 평소에 물색해두는 것이 퇴근길에 느끼는 하나의 작은 재미였다. 특히, 작지만 손님들로 항상 붐비는 집을 눈여겨보곤 했다. 그러던 중,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골목길을 통해 어린이대공원역으로 가는데, 골목 모퉁이에 아주 작은 횟집이 하나 있었다. 가게는 작았지만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수족관에는 팔팔한 활어들이 힘차게 헤엄을 치고 있어서 언젠가는 들려야지 하는 마음이 들게 했던 곳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번개모임이 생겼다. 회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하셔서 모임 장소를 생각하다가 문득 그 집이 떠올랐다. 대상 인원이 네 명이라 가게 크기가 작아도 상관없었고 또 가볍게 하기로 했으니 격식에 맞출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고이 모셔두었던 와인, 파이크스 화이트 뮬럿(Pikes White Mullet)을 미리 냉장고에 넣어두어 잘 칠링시켰다. 필자가 첫 손님이어서 다행히 자리는 있었고, 젊은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와인을 마셔도 되느냐고 했는데 고맙게도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물론 콜키지값은 따로 챙겨드리려 마음먹기는 했었지만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요즘은 와인을 가져가서 먹기가 생각보다 힘들고 어떤 집은 콜키지를 좀 드린다고 해도 아예 안 된다고 매몰차게 거절하는 집이 흔했기 때문이다. 테이블 세팅이 끝날 무렵, 나머지 분들이 도착했고 우리는 주인이 추천해주는 도다리와 놀래미를 주문했다. 싱싱한 회와 함께 먹었던 화이트 뮬렛. 하나의 품종이 아닌 여러 청포도(리슬링(Riesling), 슈넹 블랑(chenin blanc),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비오니에(Viogier))를 섞어서 만든 와인으로 이런 와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깔끔한 맛과 상큼한 향이 흰 살 생선과 정말 잘 어울려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분들이 한 번씩 라벨 사진을 찍어갈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사진출처 : www.pikeswines.com.au


참고로 파이크스(Pikes) 와이너리는 1984년 호주 남쪽에 있는 클레어밸리의 한 지역인 Polish Hill River Estage에 Pike 가족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첫 빈티지 와인이 1985년에 나온 후로 지금까지 지역의 특성과 빈티지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고급 테이블 와인들을 만들어온 와이너리이며, 최근 들어서는 리슬링(화이트 포도 품종) 와인이 주목받고 있다. 2015년 San Francisco International Wine Show에서 2013 Shiraz Eastside – Gold, 2014 Riesling Hills & Valleys Clare Valley – Gold 메달을 각각 수상하였고, Gourmet Traveller Wine magazine에서 Neil & Andrew Pike (현재 Pikes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형제)를 2015 Winemaker of the Year로 선정하였다. 참고로, 파이크스 와인은 특이하게 물고기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의 조상인 Henry Pike가 맥주회사를 경영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 자신의 성과 같은 이름의 물고기를 로고로 썼던 것 같은데 홈페이지에는 이런 물고기 그림(Pike : 강꼬치과로 날카로운 이빨로 개구리, 쥐, 심지어는 오리새끼까지 잡아먹는다고 한다)이 있다.


참고로 Pikes 와인들의 로고를 살펴보자면 모두 물고기 로고들이 있어서 멀리서 봐도 눈에 잘 띈다.



최근에는 집 앞 슈퍼 와인 진열장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바로 파이크스 와인이었는데 2년 전 와인과는 달리 화이트 뮬럿의 로고가 바뀌어 있었고 레드 뮬렛(Red Mullet)도 들어와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만난 레드와 화이트 뮬렛. 각각 15,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었는데 두 와인 다 부담 없이 마시기엔 정말 괜찮은 와인이었다. 혹시 와인 가게에 들러서 앙증맞은 물고기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면, 그리고 파이크스 화이트 뮬렛이나 레드 뮬렛이면 꼭 한번 드셔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화이트 와인은 가격 대비 최강인 와인 중의 하나임을 기억해두면 좋겠다.


사진출처 : www.pikeswines.com.au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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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http://www.lapostolle.com


요즘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변에 유기농 제품을 파는 전문점들이 늘어났고,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손이 가게 된다.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이 있을까?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와인은 바로 칠레 와인인데 그 중에서 라포스톨 와이너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포스톨(Lapostolle)은 알렉산드라 마니에르 라포스톨(Alexandra Marnier Lapostolle)과 그녀의 남편인 시릴 드 부르넷(Cyril de Bournet)이 친환경 와인 생산을 목표로 1994에 설립하였다.


사진출처 : http://www.lapostolle.com


마니에르 라포스톨 가문은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라는 리큐르로 유명한데 와인도 만든다. 프랑스보다 더 유명한 칠레와인을 만들고자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 미셸 롤랑의 지도를 받으며 와인을 만들었고 플래그쉽인 클로 아팔타(Clos Apalta)는 2005년 세계 100대 와인 중 1위를 차지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게다가 2011년 영국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식전 만찬주로 라포스톨 까사 소비뇽 블랑(Lapostolle Casa Sauvignon Blanc)을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번 와인 애호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는데 필자도 그 기사를 보고 라포스톨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참고로 라포스톨 와이너리 등급은 아래와 같다.


사진출처 : http://www.lapostolle.com


오른쪽부터

Clos Apalta

칠레 최고급 포도원인 아팔타 지역의 10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으며 2008년 빈티지가 세계 100대 와인 중 1위로 뽑혔다고 한다. 42% Carmenere, 28% Cabernet Sauvignon, 26% Merlot, 4% Petit Verdot의 블렌딩으로 만든다. (2005년 빈티지 기준)

BOROBO

26% Syrah; 26% Pinot Noir; 19% Carmenère; 19% Merlot and 10% Cabernet Sauvignon. 어떻게 이런 블렌딩이 나올 수 있었을까. 기회가 되면 꼭 맛보고 싶은 와인 중 하나다.

Cuvee Alexandre

60년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각각 15% 정도의 카르미네르를 블렌딩 한 것이 특이하다.

Canto de apalta

30% Syrah, 25% Carmenère, 23% Merlot and 22% Cabernet Sauvignon으로 블렌딩한 와인으로 와인 농장에서 발견된 새들의 다양성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Le Roae & CASA

신선한 과일향과 산뜻한 느낌을 받도록 만든 와인으로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


필리핀 파견을 나와 신세를 많이 진 이웃집 두 가족을 모시고 집에서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웃집 아저씨 두 분도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터라, 이왕이면 좋은 와인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었다. 레드와인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드리고 싶어 선택한 와인이 바로 라포스톨 꾸베 알렉상드르(Cuvee Alexandre)다. 한국에서 7만원가량에 팔리는 와인이 여기서는 3만원대이고 게다가 같은 빈티지 와인이 있어서 더 비교하기 좋을 것 같았다. 저녁식사 시간 30분 전에 병 브리딩을 먼저 하려고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호일을 제거했는데 글쎄 병 입구에 미세한 금이 가 있는 것이 보였다. 대체 보관은 어떻게 했길래. 그건 그렇고 혹시 유리가 병 안으로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지만 환불을 하러 가자니 약속시간도 다 되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심스럽게 스크류를 돌려넣고 뽑아서 올리는데 중간에 코르크가 뚝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병도 깨지고 코르크도 부러지고… 2008년 빈티지라 7년이 지난 와인인데 혹시 상하거나 꺾이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었다. 



조심스럽게 부러져있는 코르크를 마저 제거하고 와인잔에 맛을 보았는데, 걱정은 기우였다. 깜짝 놀랄 정도로 구조감도 살아있고 몇 년은 더 보관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강건했다. 칠레와인의 생명력이 증명되는 순간이랄까. 함께 사왔던 메를로는 다행히 상태도 양호했는데 알코올 도수가 15도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카베르노 소비뇽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다. 보통 메를로는 부드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이유가 15% 첨가되어 있는 카르미네르 때문인 것 같았다. 비록 두 품종 고유의 특징이 비교되진 않았지만, 와인의 맛과 향이 훌륭해서 이웃집 아저씨들도 와인에 대해 대만족해했다. 세컨드 레벨인 알렉상드르가 이 정도인데 플래그쉽인 클로 아팔타는 어떨까 궁금하다. 건강을 특히 생각하는 분에게 와인을 선물할 계획이 있다면 유기농 와인이 어떨까? 라포스톨 뀌베 알렉상드르 정도면 가격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품질도 훌륭하여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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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반장 2015.12.03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유기농 와인도 훌륭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니....도전해보고 싶네요^^

  2. 정형근 2015.12.07 1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건강에도 더 좋을것 같으니 도전해보세요.^^
    참고로 칠레 코노수르 와인도 20배럴즈 시리즈가 있는데 그것도 유기농 와인으로 좋습니다.
    가격도 라포스톨과 비슷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