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반도체가 있는 교실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반도체 나라에는 세미 초등학교가 있고 그곳에는 진성 반이 있습니다. 교실 안에는 학생 수와 의자 수가 같아서 모든 학생이 앉아 있고, 빈자리나 자리 없이 서 있는 학생은 없습니다. 곧 엄한 선생님이 들어오시니 학생들이 꼼짝 못 하고 제자리에 앉아 공부합니다. 바깥 복도에 돌아다니는 학생이 아무도 없군요. 이번에는 덜 엄한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아직도 학생들은 선생님을 무서워하며 아무도 자리를 떠나 돌아다니질 않네요.


다시 시간이 바뀌어서 순한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수업을 지루해하는 한 학생이 슬그머니 일어나 복도로 나가 돌아다닙니다. 교실에는 빈 의자가 하나 생겼고, 복도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학생이 하나 생겼네요. 이윽고 또 한 학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고 합니다. 빈 의자가 늘어날수록 학생들의 마음은 왠지 불안해집니다. 아무리 순한 선생님이지만 엄연히 수업시간이거든요.

복도에 돌아다니던 학생이 슬그머니 들어와 빈 의자에 앉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수업에 지루해진 학생들이 한 사람씩 자리를 비우고 복도로 나가네요. 그와 동시에 복도에 돌아다니던 학생들이 들어와 빈자리에 앉습니다. 아무튼, 교실에 빈 의자는 항상 하나만 있네요.


시간이 또 바뀌어서 정말 순한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아까보다는 복도에 나가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 덜 불안해합니다. 교실 안에는 빈자리가 두 개 있고 평균적으로 두 명의 학생이 복도를 돌아다니는군요. 복도를 돌아다니는 학생과 교실 내의 빈 의자 수는 선생님이 순한지 엄한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백종식


학생을 전자로 생각해 볼까요? 교실은 가전자대, 복도는 전도대,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돌아다니는 학생은 자유전자, 그리고 빈 의자는 정공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자유전자가 하나 생길 때마다 정공이 자동으로 하나 생기는군요.


눈치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에 설명한 진성 반은 진성반도체입니다. 진성반도체는 실리콘으로만 이루어진 반도체로서 실리콘 원자 내의 최외각전자 4개가 모두 공유결합에 붙들려 있어 0K(절대온도를 말하며, 0K는 섭씨로 영하 272.15도입니다)에서는 모든 전자가 가전자대에 존재하고 전도대에는 전자가 없어서 전도성을 띠지 못하므로 전류가 흐를 수 없습니다.

여기에 열에너지가 공급되면 일부의 전자(밴드갭 이상의 에너지를 얻은 전자)가 결합을 끊고 자유전자와 정공의 쌍(결합을 끊은 전자가 자리를 이탈하면 당연히 빈자리가 생기겠지요? 그래서 자유전자와 정공은 쌍으로 생성되는 것입니다)을 형성합니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 이탈한 전자를 자유전자라고 하고, 전자가 이탈한 빈자리가 정공이므로, 당연히 자유전자 수와 정공 수는 같아야 합니다.

전자가 빈자리를 만들고 빠져나가는 것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서 늘 원상으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겠지요. 즉, 돌아다니던 자유전자가 빈자리를 채우게 되는데, 이를 재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일정한 온도에서는 자유전자와 정공의 쌍이 생성되는 율(率)과 결합하는 율이 같아서 자유전자와 정공의 양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공급되는 열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이므로, 생성되는 자유전자(전도대 내에 존재하며 위 그림에서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와 정공(가전자대에 존재하며 아래 그림에서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의 쌍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백종식


세미 초등학교에는 불순물 반도 있습니다. 진성 반과는 달리 불순물 반에는 교실 안에 의자에 앉아 있는 정규학생이 있고, 몇 명의 청강생이 있습니다. 청강생은 의자가 없이 복도에 서서 창을 통해서 수업을 듣네요. 엄한 선생님이 수업하는 동안에는 정규학생은 모두 꼼짝 않고 수업에 열중하며 일부 청강생은 창가를 떠나 복도를 돌아다닙니다. 복도에 돌아다니는 학생은 일부 청강생을 제외하고 정규학생은 아무도 없습니다.


시간이 바뀌어서 조금 덜 엄한 선생님의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정규학생은 모두 꼼짝 않고 수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청강생은 모두 창가를 떠나 복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청강생들은 선생님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은 것 같네요.

시간이 또 바뀌어 순한 선생님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청강생 모두가 창가를 떠나 복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일부 정규학생도 자리를 비우고 복도에 나와 돌아다닙니다. 역시 수업시간이라서 마음에 부담을 느낀 정규학생 일부가 자리에 들어가 앉고, 수업이 지루해진 다른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갔습니다. 교실 안에는 평균 하나의 빈 의자가 있습니다.


다시 시간이 바뀌어서 정말 순한 선생님의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더 많은 정규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돌아다니고(청강생은 모두 자유롭게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교실 안에는 평균 두 개의 빈 의자가 보이네요. 청강생들은 역시 모두 창가를 떠나 복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복도에는 몇 명의 정규학생과 그보다 많은 수의 청강생들이 돌아다니네요. 진성 반과는 달리 불순물 반은 복도에 돌아다니는 학생 수가 주로 청강생들이 많으므로 선생님이 순한지 엄한지 아닌지보다는 청강생 수에 더 의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한 반도체의 세계, 여러분에게 쉽게 다가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다음 호에 불순물 반의 이야기로 계속 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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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앞서 예를 들었던 순이와 철이의 경우를 다시 떠올려보겠습니다. 각각이 500원을 갖고 있으면서 1,000원짜리 청량음료를 사서 공유하는 것이었지요. 이 경우에는 갖고 있던 모든 돈을 청량음료 사서 공유하는 데 사용했으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최외각 전자들이 공유결합에 속박되어 있어서 자유전자가 없어 부도체로써 거동하다가 열을 가해주면 일부의 전자가 공유결합에서 이탈되어 자유전자가 됨으로써 약하게 도체의 거동을 하는데요, 이러한 반도체를 진성반도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순이는 500원을 갖고 있는데 철이가 600원을 갖고 있으며 1,000원짜리 청량음료를 먹고 싶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각각 500원씩 내서 1,000원짜리 청량음료를 공유하고 나서도 100원이 남게 되어, 이 100원은 다른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600원을 가진 철이의 수가 많을수록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100원짜리가 많아지겠지요. 모두가 500원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가끔 600원을 가진 사람이 섞여 있는데, 이를 불순물로 이해하면 됩니다. 즉,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갖는 규소 물질 속에 5개의 최외각 전자를 갖는 물질이 섞이게 되면 공유결합에 각각 4개의 최외각 전자를 사용하고도 하나가 남게 되며, 이 남은 전자는 전압이 가해졌을 때 한 원자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도체로써 거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반도체를 불순물 반도체(不純物半導體)라고 부릅니다. 불순물 반도체는 진성반도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자유전자를 생성할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규소 물질에 사용되는 불순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규소 물질이 어떻게 부도체에서 도체로 바뀌게 되는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원소(元素)들을 원자번호(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의 수)의 순서대로 배열하면서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원소들이 같은 족(族)으로 배열되도록 하나의 표로 분류한 것이 원소주기율표(元素週期律表)입니다. 벌써 머리가 아프다고요? 차근차근 필자를 따라오다 보면 복잡해 보이는 표에 금방 친숙해질 것입니다. 준비되었나요?


▲ 원소주기율표

사진 출처 : http://ko.wikipedia.org


주기율표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8개의 세로줄과 7개의 가로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의 가로줄을 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서 전자의 수가 하나씩 증가하는데, 이에 따라 원소의 특성에 일정한 경향성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18개까지 가게 되면 다음 가로줄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다음 가로줄로 넘어가는 것을 주기(週期)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세로줄 내에 있는 원소들은 비슷한 전자배치(최외각 전자의 수가 같음)를 하고 있어서 비슷한 성질을 갖게 되며, 각각의 세로줄을 족(族, 가족이라는 뜻이겠지요)이라고 부릅니다. 오른쪽으로부터 다섯 번째 열을 보면 C, Si, Ge, Sn, Pb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최외각에 4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로 4A족이라고 부릅니다. 왼쪽 열에는 B, Al, Ga, In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최외각에 3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로써 3A족이라고 부르며, 오른쪽 열에는 N, P, As, Sb, Bi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최외각에 5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로써 5A족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이 중에 5A족의 비소(As)를 불순물로 사용한 규소 불순물 반도체를 살펴볼까요? 비소는 5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지고 있는 규소와 공유결합을 이루기 위해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공유하고 1개의 최외각 전자가 여분으로 남습니다. 이 여분의 전자는 약하게 비소에 속박되어 있어서 거의 자유전자처럼 행동하게 되어 전기적 도체가 됩니다. 이처럼 여분의 전자가 전기전도성을 갖도록 하는 반도체를 n형 반도체라고 합니다. 이는 전자가 음의 전하량을 갖기 때문에 negative의 머리글자를 따서 n형 반도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3A족의 붕소(B)를 불순물로 사용한 규소 불순물 반도체를 생각해보기로 하지요. 붕소는 3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지고 있는 규소와 공유결합을 이루는데 1개의 최외각 전자가 부족하게 됩니다. 전자가 하나 부족하다는 것은 전자가 하나 여분으로 남는다는 것의 반대 개념이 되며 이를 정공(hole)이라고 부릅니다. 정공은 자유전자와 비슷한 개념으로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사실 엄밀하게 보자면 자유전자와 정공은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전압이 걸렸을 때 정공보다 자유전자가 더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엄밀하게 다루지 않고 개념적으로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정공(전자의 빈자리)이 전압에 의해 움직여 전기적 도체가 되도록 하는데, 이처럼 정공이 전기전도성을 갖도록 하는 반도체를 p형 반도체라고 하고, 이는 정공이 양의 전하량을 갖기 때문에(사실은 정공이 양의 전하량을 갖는 것이 아니고, 음의 전하량을 갖는 전자의 빈자리이므로 양의 전하량을 갖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positive의 머리글자를 따서 p형 반도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자유전자의 수와 정공의 수가 같은 진성 반도체와는 달리 불순물 반도체에서는 자유전자의 수와 정공의 수가 같지 않습니다. 자유전자가 다수의 캐리어 역할을 하면 n형 반도체, 정공이 다수의 캐리어 역할을 하면 p형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

사진 출처 : 최신자동차공학시리즈3 (http://goo.gl/Ns3LxI)


요약하자면, 반도체라는 물질은 부도체로 행동하다가 특별한 경우(열이나 빛 등의 에너지를 가해주든지 불순물을 섞어주는 경우)에 도체로 행동하는 특성을 갖습니다. 반도체를 크게 둘로 나누면, 열이나 빛 등의 에너지를 가해서 자유전자와 정공의 쌍을 생성해 줌으로써 전도성을 갖도록 한 진성 반도체와 불순물을 섞어서 자유전자 또는 정공을 생성하여 전도성을 갖도록 한 불순물 반도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불순물 반도체를 둘로 나누면, 5A족의 원소를 불순물로 섞어서 여분의 전자가 생기도록 한 n형 반도체와 3A족의 원소를 불순물로 섞어서 전자가 모자라게 한(정공이 생기도록 한) p형 반도체로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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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 옛날 초등학교 때 전기가 통하는 물체와 통하지 않는 물체 알아보기 실험을 했던 기억 있으시지요? 클립이나 동전 등 금속 재질을 사용한 경우에는 꼬마전구에 불이 들어오고, 연필이나 지우개 같은 물체를 사용한 경우에는 꼬마전구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전기가 잘 통하는 물체를 도체(導體), 잘 통하지 않는 물체를 부도체(不導體)라고 부릅니다.


▲ 전기가 통하는 물질과 통하지 않는 물질

사진 출처 : 응답하라 보물창고(http://blog.daum.net/ebbeni_/47)


그렇다면 반도체(半導體)는 아무래도 중간적인 성질을 갖는 물체를 말하겠지요. 그런데, 중간적인 성질을 갖는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꼬마전구에 불이 어둡게 들어온다는 것인지, 아니면 깜박깜박거린다는 것인지 참 애매한 표현이네요. 반도체를 꼬마전구와 건전지 회로에 연결을 하면 불이 들어오지 않지만, 어떤 특별한 경우에는 불이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다. 즉, 원래 전기를 통하지 않다가 특별한 경우에는 전기가 통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반도체는 원래 부도체지만 도체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더 어렵나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반도체 물질인 규소(silicon)를 예로 들어 보지요. 규소는 평상시에는 거의 전기를 통하지 않다가 높은 온도로 가열해 주거나 특정 불순물(不純物)을 섞어주면 전기가 통하게 됩니다. 실제로 사용되는 반도체는 규소에 불순물을 섞어서 전기가 통하도록 만들고 있답니다. 반도체가 이러한 성질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우리가 사는 태양계를 봅시다.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 행성이 각각 궤도를 따라 태양 주위를 돌고 있지요. 원자의 구조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가장 간단한 수소 원자(水素 原子)를 살펴보면, ‘플러스(+)’로 표시된 핵(核)과 ‘마이너스(-)‘로 표시된 전자(電子) 하나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자가 핵 주위를 돌고 있는 구조입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에는 전자의 궤도가 하나만 있다는 점에서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 원자 모형

사진 출처 : http://study.zum.com/book/14839


규소 원자는 조금 더 복잡하게 생겼습니다. 3개의 궤도가 있고, 총 14개의 전자가 핵 주위를 3개의 궤도로 나누어 돌고 있거든요. 가장 안쪽 궤도에 2개, 두 번째 궤도에 8개, 가장 바깥쪽 궤도에 4개 이렇게요. 규소 원자의 가장 바깥쪽 궤도(이때 가장 바깥쪽 궤도를 최외곽 궤도라고 부릅니다)를 돌고 있는 전자(이때 가장 바깥쪽 궤도를 돌고 있는 전자를 최외곽 전자라고 부르지요)는 총 4개인데, 이 4개의 최외각 전자(最外殼 電子)가 규소의 반도체 특성을 주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니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 태양계

사진 출처 : http://goo.gl/dViu95


순이와 철이 두 사람이 500원씩 있는데, 청량음료가 한 잔에 1000원 한답니다. 두 사람 모두 이 청량음료가 먹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네요! 헌데 두 사람 모두 이기적이라 상대방에게 돈을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두 사람은 돈을 모아 청량음료를 공유해 먹기로 결정해서 두 사람 모두 만족했으며, 이 청량음료가 있는 한 두 사람은 항상 함께 다니게 되었답니다.


▲ 공유결합의 예

사진 출처 : http://goo.gl/219h0Y


앞서, 규소 원자는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최외각 궤도에는 8개의 전자가 채워져야 만족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규소 원자도 이기적이라서 이웃 원자에게 전자를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두 규소 원자는 각각 최외각 전자 4개씩을 내놓아 8개를 만들어 서로 공유하는 방법으로 최외각 궤도를 채웁니다. 이렇게 최외각 전자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규소 원자들이 결합을 해서 고체를 이루며, 이렇게 전자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결합이 이루어지는 것을 공유결합(共有結合)이라고 부릅니다.


규소 원자의 최외각 전자들은 모두 공유결합으로 묶여 있어서 고체 상태의 규소를 이루는데, 이 고체 상태의 규소에 전압을 걸어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압을 걸어서 전류가 흐르게 하려면 자유전자가 있어야 하는데, 앞서 말했듯이 규소 원자 내의 모든 최외각 전자는 공유결합을 이루면서 묶여 있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없기 때문에 전압을 걸어도 전류를 흐르게 하지 않습니다. 즉, 부도체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규소는 반도체 물질이므로 도체가 되게 할 수도 있다고 앞서서 말했는데, 이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답은 바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캐리어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자유전자와 정공이 반도체에서 전류를 흐르게 해주는 것을 캐리어라고 부릅니다. 정공은 다음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제법 어려운 용어들이 계속 나오네요! 자유전자는 또 무엇이랍니까?


▲ 반도체 내의 전자 움직임, 실리콘

사진 출처 : http://goo.gl/lWciB1


「톰 소여의 모험」을 보면,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부리는 주인공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 베키 같은 친구들과 벌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그려 낸 마크 트웨인의 동화입니다. 거의 매일 밤 허클베리 핀과 노는 탓에 정작 수업시간에는 졸기 일쑤인 톰 소여. 아마 그는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놀고 말썽부리고 싶었을 텐데 이모한테 들키면 혼쭐이 날 것이므로 억지로 학교에 매여있습니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고아친구 허클베리 핀을 부러워하면서 말이지요. 허클베리 핀이 어른들한테 구속되지 않고 어디든 떠돌아 다닐 수 있는 것과 같이, 특정 원자에 속박되지 않고 원자 사이를 자유롭게 떠돌아 다닐 수 있는 전자를 자유전자라고 부릅니다. 금속 내에는 자유전자들이 많아서 금속에 전압을 걸면 자유전자가 금속원자 사이로 움직여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 이를 도체라고 부릅니다.


물론 부도체는 자유전자의 발생이 어려워서 전압을 걸어도 전류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말하는 거고요, 원자 내의 최외곽 전자들은 원자핵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힘이 약하게 작용해 이탈이 비교적 쉽습니다. 이런 전자들을 가전자(價電子)라고 부릅니다. 이 가전자들에 열이나 빛 등의 에너지를 가하면 원자의 핵으로부터 이탈되어 비로소 자유전자가 되어 전압에 따라 움직이며 전류를 일으키게 됩니다. 원자핵으로부터 이탈되어 자유전자로써 이동하여 비게 된 자리는 정공(hole)이라고 부르며, 생성되는 자유전자의 수와 정공의 수는 같습니다.


마치 톰 소여에게 강한 동기를 주면 이모에게 꾸지람을 받을 각오를 하고 대낮에도 학교 밖으로 나와 모험을 즐기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때 학교에는 톰 소여의 자리가 비어 있게 되겠지요? 이 경우 강한 동기는 열이나 빛 등의 에너지가 되고, 톰 소여는 자유전자가 되며, 빈 자리는 정공이 되는 셈입니다. 자유전자가 음의 전하량을 갖기 때문에 정공은 그 반대인 양의 전하량을 갖게 되며 전압이 걸리면 자유전자와 정공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열을 가해 자유전자와 정공의 쌍을 생성해 내는 반도체를 진성반도체(眞性半導體)라고 부르며 생성되는 자유전자와 정공의 양이 많지 않아 도체로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진성반도체는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지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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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 정 2015.02.05 18: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이 재미있네요 ㅎㅎ철이와 순이로 공유결합을ㅋ

  2. 백종식 2015.03.05 15: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재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도체의 이론까지 파헤쳐보려고 하다보니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가능한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3. 2015.11.23 20: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수업을 준비하다가 참고하려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너무 재미있고 쉽게 글을 잘 쓰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진성 반도체 (intrinsic semiconductor)


4개의 가전자를 공유ㆍ결합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여기서 가전자는 Ge(게르마늄) 혹은 Si(실리콘과 같은 결정이다. 다시 말해, 불순물 원자나 결정 결함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한 반도체를 뜻한다. 진성 반도체는 전기를 옮겨 주는 반송자(Carrier)가 없으므로 부도체의 성질이 있다. 진성 반도체의 특성으로는 진성 캐리어 농도(intrinsic carrier concentration), 진성 페르미 준위(intrinsic Fermi Level), 캐리어 이동도 등이 있다. Ge(게르마늄)의 가전자는 공유 결합 전자로 되며, 일부가 떨어져 나와 자유 전자가 된다. 공유 전자가 빠진 부분은 전자 1개가 부족하게 되는데, 이 부분을 정공(正孔)이라고 한다. 상온에서는 자유 전자나 정공 수가 적어 저항률이 크다.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결합 단위를 벗어나는 전자가 증가하고 자유 전자와 정공이 증가해 저항률이 감소한다.


▲ Ge진성반도체(결정)

사진 출처 : 도해 기계용어사전 (http://goo.gl/CVcw4q)


▲ 진성 반도체, N형 반도체, P형 반도체 비교

사진 출처 : www.cbedu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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