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아스팔트를 비집고 올라온 풀은

애초에 나지 말아야 했던 것인가

본연의 맘이 거기 있던 것이지

돋아난 애먼 놈을 잡아야 하나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살포시 고개 들어 주위를 보면

바람에 뿌옇게 비산하는 모래바람이어라.

알갱이 알갱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풀꽃내음 맡고 흐느적 흐느적 취한 나비마냥

제 돌아갈 곳 모르고 행복해한다.

쓰러져 제 살이 깎이고 언제 죽을지도 모른 채


이렇게 이렇게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글 / 사외독자 박영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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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그때


그때로 돌아가자

모든 괴로움 잊고 설렘이 가득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미워하고 원망했던 날들을 잊고 그리움에 견딜 수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자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던

그때로 돌아가자

괴롭고 슬퍼할 때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던 그때로 돌아가자

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바라만 보아도 따뜻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좋은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생각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잠시라도 곁에 없으면 허전해 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눈빛 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그때로 돌아가자

나의 삶에 의미가 되어주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나간 세월에 무뎌지지 않게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고 맹세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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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그렇게 살자


나는

너가 없으면 안 되고

너는

내가 없으면 안 되는데

이렇게 미워하며 살지 말자


사랑하며 살자

서로를 바라보며 살자

서로 기대어 살자

죽는 날까지...

그리워하며 살자.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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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찡해지는 아침이다. 아직 가을을 제대로 느껴 볼 새도 없었는데, 기온은 급강하했다. 겨울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어도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을 막을 수 없다. 얼굴에 닿는 공기가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고 나면, 엄마는 김장 생각이 가장 먼저 나는 것 같다. “올해는 한 30포기 정도는 김장해야 할 텐데...” 그도 그럴 것이, 시골에 살 때는 추위가 일찍 찾아오기 일쑤라 도시에서보다는 김장을 서둘러 하곤 했다. 물론, 그때는 엄마가 한창 젊으셨을 때라, 혼자 100포기의 김치도 다 해내곤 하셨다. 배추를 절이고, 김치 속을 만들고, 일일이 속을 넣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철인에 가까웠다. 그때는 우리는 어렸던지라, 김장을 돕기보다는 엄마가 해놓은 김장김치를 먹는 데 재미를 붙였다.


그나마 김장을 도와드리면서 재미있게 끝마쳤던 때는 군대 가기 전이었던 것 같다. 당시 우리 집은 정육점과 식당을 같이 했다. 식당을 하다 보니 김장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는데, 밑반찬으로 김치가 나가야 해서 100포기 이상을 담가야 했다. 식당을 하면서 알게 된 동네 아주머니 두 분이 와서 도와주셨다. 나도 김장을 돕는다고 큰소리를 쳤던 터라 김장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주로 힘을 쓰는 일을 했다. 강판으로 간 무만 해도 20여 개가 족히 넘었고, 절인 배추를 꺼내는 일도 도맡아 했다. 조심한다고 했었지만 사방팔방으로 물이 튀는 바람에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둘렀음에도, 양말이며 바지며 흠뻑 젖었다. 김치를 하면서 바지를 두 번 갈아입었다.


장시간 계속되는 노동에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저리고 손목도 시끈시끈 했지만, 엄마와 두 분 아주머니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나서 꾹꾹 참을 수 있었다. 수다는 이럴 때 꼭 필요하구나! 마음속 깊이 느꼈다. 밤늦도록 김장은 계속되었다.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봐야 한다는 말씀에, 나만 슬쩍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빨갛게 묻은 속이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지고, 잘 절인 배추 속에 끼워 넣자, 근사한 포기김치로 탈바꿈했다. 김장 숙련공들 아니랄까 봐, 준비 과정은 길었지만 김치로 만들어지는 속도는 무척 빨랐다. 뚝딱뚝딱하면 김치 하나가 완성되었으니. 김장이 거의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엄마는 부엌에서 한참 끓여 낸 아롱사태를 꺼내왔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듬성듬성 썰어낸 고기 한 조각에, 배추에 김치 속을 얹어 먹으니 그 맛이 꿀맛이었다. 제일 좋은 암퇘지의 사태 살이라는 것을 엄마는 강조하셨다.


그날의 특별했던 김장은 잊을 수가 없다. 김장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배웠던 것 같다. 이제는 김장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는다. 식구도 많지 않을뿐더러 김치 냉장고 덕분에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이번 김장은 그 즐거웠던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가능한 여러 명을 모아서 함께하는 김장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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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꽃잎


그리움에 꽃을 꺾어

꽃잎 하나를 떼어내 버리며 사랑을

또 한 잎을 떼어내 버리며 이별을

떨어져 시들어가는 꽃잎 하나하나에

가슴 졸이며 남아있던 꽃잎 하나

이별만 남았다는 슬픔에 괴로워하고

눈을 감으면 들릴 것 같은 너의 음성

다시 또 그리움에 꽃을 꺾어

꽃잎 하나에 사랑을

꽃잎 하나에 이별을

마지막 남은 꽃잎 하나

외로움을 달랠 길 없어

그냥 두고 가련다.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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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초순에 친정아버지 팔순을 맞아 고향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내가 열 살 때까지 살았던(지금의 친정에서 산골짜기로 6km 더 들어간 오지) 곳이 어떤가 하는 호기심에 남편과 함께 디지털카메라까지 챙겨서 나섰다.


학교 가는 길에 서 있던 느티나무와 정자, 겨울이면 온 동네 아이들이 모여 썰매를 탔던 연못, 아침마다 가장 먼저 가본 연못 옆의 호두나무, 동네에서 가장 큰 기와집이었던 우리 집과 엿장수가 올 때마다 진을 치던 집 앞의 넓은 공터.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60년이 넘은 기와집도 그대로였고, 느티나무도 온전하게 서 있었다. 물론 연못과 호두나무도 50년의 세월에도 꿋꿋이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 것이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너무도 작아 보였던 것이다. 마을에서 가장 컸던 우리 집은 6칸짜리의 마당 좁은 집이었고, 집 앞의 넓은 공터는 자동차 한 대를 돌리기에도 벅찼다. 연못은 붕어 몇 마리가 노닐고 있었고, 그것만으로 꽉 찬 좁은 웅덩이 같았다. 50년의 세월을 지낸 느티나무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내 팔로 두르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둘리는 것을 보니 그동안 더 작아진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페교된 지 오래였다.


150여 호가 사는 우리 마을에서 읍내 여중에 다니는 동급생은 다섯 명이었다. 동네 앞 정자나무 밑에서 만나 10여 리나 되는 학교를 오가며 많은 이야기를 공유한 친구들이다. 계절 따라 오디 먹고 메뚜기도 잡았으며, 수수를 까먹으면서 오가다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남학생을 만나면 그날의 구세주가 되었다. 대다수가 무거운 가방을 싣고서 우리와 보조를 맞추느라 천천히 가지만, 누군가는 도망을 쳐서 별별 것이 다 들어있는 가방을 뒤진 일도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통지표까지 들어있었으니 그 황당함이란. 그런데 그 넓게만 보였던 운동장엔 잡초만 무성했고, 한눈에 들어오는 좁은 공간에 불과했다.


‘이상해. 모든 것이 너무 작아져 버렸어.’ 50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나는 많이도 실망했다. 남편에게는, 환갑을 눈앞에 둔 나이임에도 동심에 젖는 내 모습이 어느 때보다 해말갛게 보였던 모양이다. 나의 상실감을 느꼈는지, 남편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당신이 고향을 먹고 컸잖아.”라고 말해주었다.


열 살 때 떠난 이곳은 가끔 꿈속에서 보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향을 조금씩 먹고 자랐고, 고향은 조금씩 줄어들었던 모양이다. 요즘엔 우리가 찍어온 고향의 모든 정경을 집에서 본다. 그러면서 고향이 넘겨주는 따뜻함으로 조금씩 마음을 키우고 있다. 좀 더 관대하고, 좀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화면 속 고향은 더는 줄어들지 않는 마력을 발휘하여 오늘도 우리 마음을 키워주고 있다.


글 / 사외독자 이미정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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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암루


작은 새 한 마리가 조그만 새장 속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생각에 그리도 애처롭게

하늘을 바라보는 것일까

넓게 펼쳐진 하늘은 새에게

이리 날아오라고 손짓하고

작은 새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하듯 흐느끼며 고개를 떨군다.

하늘은 손바람으로 

새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해 주려고 하지만

새는 아무에게도

위로받고 싶지 않은지

작은 공간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눈물을 훔친다

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멍하니

새장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며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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