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대만 지인들이 특별한 제안을 한다. 대만 남쪽인 까오슝(高雄)과 타이난(臺南)으로 여행을 가자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남자들 셋이서 가는 여행이라니. 처음엔 농담인지 알고 무심코 OK 했는데, 결국 그 날이 다가오고 그들이 구체적인 여정을 소개해준다. 요번 여행의 테마는 보양식! 어느덧 필자의 나이도 반백 년을 향하고 있어 이 제안에 어쩌면 설레기도 한다.


여행지로 잡은 두 지역은 긴 나뭇잎처럼 생긴 대만지역에서 남쪽에 위치한 도시들이다. 대만을 길이로 볼 때, 2/3 남쪽에는 자이(嘉義) 시가 있는데, 이곳은 유명한 아리산(阿里山)으로 가는 열차의 시발역이다. 자이는 북회귀선을 통과하는 시로도 유명하다. 북회귀선의 위는 아열대, 남으로는 열대로 나뉘는데, 타이난과 까오슝은 자이 밑인 열대지역에 위치한 도시들이다.


타이난은 까오슝보다 위인데, 대만의 옛 수도이기도 하다. 오래된 건물과 고즈넉한 도심이 인상 깊지만, 여행의 테마가 보양식이므로 타이난의 가장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기로 한다. 대만에서 6년 동안 타지생활을 한 나는 그동안 우육면 등과 같은 많은 소고기 요리를 먹어왔는데, 재료로 사용되는 소고기는 호주산, 뉴질랜드산 혹은 미국산 고기였다. 왜 대만소고기는 없느냐는 질문을 하니, 대만산 소고기는 물소고기라 도축 후 바로 먹지 않으면 맛이 없단다. 그리고, 대만 남부는 날씨가 일 년 내내 따뜻하므로 농사 역시 일 년 내내 있어, 농사의 주된 일군인 소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농부들의 마음도 대만 소고기 요리가 흔치 않은 이유라 한다.


▲ 대만 샤부샤부 가게 주인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그곳이 여기 타이난, 우리가 있는 식당이다. 갓 도축된 대만 소를 소재로, 고기를 얇게 펴서 맑은 샤부샤부 국물에 바로 데쳐 먹는 요리다. 이곳이 타이난에서 제일 유명한 보양음식 식당이다. 물소고기라 하여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도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선한 고기라 그런지, 여느 다른 식당의 샤부샤부보다 훨씬 연하고 맛났다. 맛있는 음식은 서울에 있다고 하는 말처럼, 이 맛있는 음식이 옛 수도인 타이난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남부지역 농사와 관련된 대만 소고기 샤부샤부! 식당 앞에서 한껏 포즈를 잡고 사진도 찍어본다.


▲ 대만 샤부샤부 앞에서 필자


다음날, 타이난보다 더 밑에 있는 까오슝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반도체 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체가 있고 국제공항과 항구가 있는 전형적인 수출형 공업화 도시다. 역시 여행의 테마를 살려 찾아간 곳은, 요번 여행에서 대만 친구들이 나에게 비밀로 한 음식이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재료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 먹어야 할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 음식의 재료가 자라(용봉)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양식으로 사용되는 재료다. 필자는 처음이라 용봉탕보다는 사이드 음식인 벌 튀김만 먹었다. 식용 벌을 튀겨 소금과 함께 먹는 음식인데, 은근히 바삭바삭하고 맛있었다.


▲ 바구니에 담긴 용봉


어쩌면 어느 독자들에게는 혐오스럽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그들의 문화이므로 존중한다. 대만 지인들이 준비해준 색다른 여행에 대한 경험. 이 또한 우리의 우정을 돈독하게 하는 남자들만의 특별한 세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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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goo.gl/iJzy7v


중국문화를 공유하는 대만은 1년을 보내면서 네 개의 큰 명절을 보내게 된다. 가장 공휴일이 긴 춘철(춘지에, 春節), 성묘와 등불 행사로 유명한 청명절(칭밍지에, 淸明節), 굴원(屈原)을 추모하여 행하는 드래곤 보트와 대나무 잎으로 싼 찰밥인 종자(쫑쯔, 宗子)를 먹는 것으로 유명한 여름철의 단오절(두안우지에, 端午節), 그리고 우리나라 추석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초라한 중추절(종초지에, 仲秋節)이 있다.


대만의 중추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곡식이 풍부한 가을철, 그리고 달이 풍성하게 보이는 보름달에 행해지는 명절이다. 중추절에 서로 나누어 가지는 선물로는 (아마 여러분도 잘 알 듯) 월병(위에빙, 月餠)이 있다. 하지만 대만 기후상 이모작이나 삼모작을 하는 따뜻한 나라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처럼 풍성한 가을에 조상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대륙으로부터 내려온 전통문화 전수에 가까운 듯하다.


▲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월병 브랜드


▲ 월병 파는 곳의 광고 포스터


우리나라 송편이 ‘떡’이라면, 월병은 생김새가 보름달같이 생긴 동그란 케이크라고 할 수 있다. 안에 넣는 재료는 다양하다. 달걀노른자만 넣는 월병도 있다. 월병 안에 뭔가를 넣는 것에 대한 유래는, 현재 S본부에서 절찬리에 방송 중인 《육룡이 나르샤》의 시대 배경인 중국 원나라 말기와 명나라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개국 시기에 맞물려, 중국 주원장(朱元璋)은 원나라에 항의하고자 봉기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주원장(朱元璋)의 부하 유백온(劉伯溫)의 전략으로 중추절 날 월병 속에 거사할 날짜를 적은 쪽지를 담아 비밀리에 봉기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후 명나라의 초대 황제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월병이 전통적인 중추절 선물이라고 보면, 요즘은 월병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선물도 등장했다. 물론 그 시작은 건강식품이다. 올해는 대만 친구가 선물해준 연잔(燕盞)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은 ‘제비 연’ 자이고 잔은 말 그대로 찻잔 모양의 잔이다. ‘제비의 잔’으로 ‘새집’이라고 해석한다. 연와(燕窩, 옌워)라고도 하며 금사연(金絲燕)이라는 바다제비가 지은 집으로 만든 요리로 중국 황제의 전통적인 아침 수프 재료다. 이 요리는 명나라 초기에 음식수기에 소개된 요리로, 황제 수프로 유명해진 것은 청나라 전성기를 만든 건륭제가 공복에 시원한 제비집 수프 한 그릇을 마셨다고 하며, 정말로 88세나 장수한 황제이기도 하다. 보통은 해초와 생선뼈가 집 생성의 기반을 잡고, 이에 제비 침으로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 효능으로는 기침을 멈추고 피부를 맑게 하며 교질 단백질이 많다고 한다.


▲ 제비집 카탈로그


▲ 제비집 파는 곳


중추절 혹은 그 외 명절에 주는 선물 형태는 다소 달라지는데, 각 선물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면서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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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적, 대전의 작은 선반 제작 중소기업에서 근무하신 아버지께서 찍어 오신 컬러 사진 하나가 기억난다. 멋진 건물을 뒤로하고 양복 차림으로 찍어오신 그 사진. 그리고 며칠 간의 서울 출장 후 언제나 사오시던, 스티로폼에 포장된 큰 햄버거! 대전에서 먹어 볼 수 없었던 특유의 서울 맛 햄버거 때문이었는지, 나는 항상 그 출장이 기다려지곤 했다. 성인이 된 지금, 아버지의 출장은 코엑스(COEX)에서 장비를 전시하고 소개하는 목적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매년 봄이 되면 한국의 코엑스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장비나 재료 업체들이 신재료나 신장비를 앞다투어 전시하고 홍보하는 세미콘 쇼가 나에게는 남다른 추억으로 다가온다.


▲ 2015 대만 세미콘 쇼 1층 입구 모습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정체기를 걷고 있는지 세미콘 쇼의 규모 역시 점차 작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로 20년이 된 대만의 세미콘 쇼는, 두 개 층에 가득 채울 정도의 업체들이 부스(booth)를 차려 열심히 신재료나 장비를 홍보했다. 대만 세미콘 쇼의 특별한 점은 서로 아는 관련자들끼리의 기술 미팅 장소라고 표현되어도 될 정도로, 무겁지 않은, 가볍고 편한 분위기다. 과거 세미콘 쇼에서는 장비 소개를 오프라인(Off-line)으로만 할 수 있었기에 부스에 신개념 장비나 신재료를 전시하고 그 구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실제로 쇼(Show)의 개념이었으나, 현재 대만의 세미콘 쇼는 여러 업체의 고객들의 내방을 받아 그 자리에서 기술 미팅을 소개하는 자리의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미팅의 형태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대만 사람들의 세미콘 쇼에 대한 진지한 태도들은 나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한 예로, 대만 세미콘 하루 전날은 갈라디너쇼가 있는데 작년에는 대만 총통(대통령)까지 와서 건배사를 했다. 올해는 초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가지는 못해 대통령 참석 여부는 확인 못 했지만 방송국에서 취재할 정도이므로 대만 내 반도체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 필자가 받은 2015년 갈라디너 초대장


전시장 층 외 다른 층에는 반도체 회사에서 기술 개발이나 시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학술회의가 열린다. 올해 어드밴스드 패키지 포럼(Advanced Package Forum)에서는 특별히 이춘흥 사장님의 Key note 강연이 있었고 대만 내 참석자들에게도 매우 큰 호평을 받았다. 파운드리(Foundry)의 친구들이 특별히 사장님 강연 자료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였으니. 필자도 3D IC Forum에서 TSV-less라는 프로그램(Program)으로 주제 발표를 했고, 여러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같이 이에 관한 패널(Panel) 토의에도 참석했다. 하이닉스(Hynix)와 앰코(Amkor)가 참석한 패널 토의에서는 한국 사람이기에 대만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 대상이 된다. 좋은 경쟁 구도에서 나오는 질문들이라 의미 있게 답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VIP 고객 소개 중 이춘흥 사장님 모습


한류라는 큰 트렌드(trend) 하에 연예산업이 젊은이들의 인기를 받고 있지만, 대만의 젊은이들은 반도체에서 일하는 직업을 매우 선호한다. 물론 대만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 반도체 산업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반도체에 대한 의식과 환경, 그리고 시끌시끌한 대만의 세미콘 쇼가 부럽기도 하고, 다시금 우리 앰코의 위치를 확인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되어 매우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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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대세고, 가끔은 맛있는 중국음식도 소개해준다. 한국에서 가장 즐겨 먹는 자장면은 대표적인 중국음식 중 하나이며, 대만의 일반 식당에서도 쉽사리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발음도 우리 발음과 비슷하게 ‘쨔쟝미엔(炸酱面, zhájiàngmiàn)’이라고 한다. 작(炸, zhá)는 ‘튀기다’라는 의미의 한자어고 장을 튀겨 만든 소스를 면과 함께 먹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자장면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은 볶는 요리일 텐데, ‘볶다’는 뜻은 초(炒, chǎo)라고 쓰기에 차오판(炒飯, chǎofàn)은 ‘볶음밥’이 된다. 중국의 자장면은 장을 만드는 요리법이 우리와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쨔쟝미엔으로 서민식당에서 주문하면 쉽사리 자장면 비슷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대만의 서민식당에서 파는 쨔쟝미엔은 한국 돈으로 2,000원 내외면 먹을 수 있다. 딩타이퐁(鼎泰豐) 같은 타이베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리고 한국의 명동에도 있다) 이 대만 식당을 가면 또 다른 이름의 자장면이 있다. 초장면이라는 뜻의 초쟝미엔(酢醬面, cùzuòmiàn)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비슷한 자장면이다. 하지만 일반 식당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는 점! 초(酢, cù)는 ‘식초’의 의미를 가진 글자다.


▲ 딩타이퐁 홈페이지의 초쟝미엔

사진출처 : http://goo.gl/YhXIp3


반대로, 짬뽕은 대만에서 쉽사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짬뽕의 유래를 인터넷에 살펴보면 원조가 중국음식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화교 요리사가 있는 곳에서 짬뽕을 파는 식당을 볼 수 있는데, 이름은 짬뽕이 아니라 차오마미엔이라는 뜻의 초마면(炒码面, chǎomǎmiàn) 혹은 고려초마면(高丽炒码面, Gāolíchǎomǎmiàn)이라 부른다. 초(炒, 차오)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볶는다’는 의미이고, 마(码)는 석영 같은 ‘보석’을 의미한다고도 하여, 석영을 ‘해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짬뽕의 발음에서 온 이름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 대만 짬뽕사진


대만여행을 하다 보면 시원한 해물짬뽕이 참 당길 때가 있다. 차오마미엔이 있는 식당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팁이긴 한데, 하지만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 대만 사람들 대부분이 차오마미엔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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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사람들은 주로 어떤 종교를 믿을까? 유명한 산(山)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절과 비슷해 보이는 사당이 있는 것을 보면, 불교 혹은 도교가 이들의 주 종교인 듯하다. 인터넷에 대만의 종교를 검색해보면, 불교, 기독교, 가톨릭교, 그리고 도교라고 나온다.


그렇다고 기독교를 상징하는 교회가 우리나라처럼 많지도 않고, 성당은 교회보다도 더 찾기가 어렵다. 반면 동네 곳곳에는 사당이 있고, 그 사당에는 그 지역을 다스리는 토지공(土地公, 투디공, tǔ・digōng)을 모시고 있는 것을 보면 주 종교는 도교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 지역 땅을 다스리는 토지공은 그 사당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이나 단오절 때 가마로 토지공을 상징하는 것을 모시고 도로로 나와 그 지역을 돌아다닌다. 더불어 중간중간 폭죽을 터트린다. 가마에 모신 토지공이 폭죽에 맞으면 사악한 기운이 없애고 운수대통한다고 믿고 있으며, 특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가마에 모신 토지공


실제로 토지공과의 폭죽 축제 후 일이 잘 풀린 대만사람들은, 감사의 의미로 토지공에게 공양을 하기도 한다. 대만에서 골프는 대중화된 운동인데, 홀인원을 하면 골프장에서 홀인원 한 사람에게 8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의 상금을 주고 그중 일부를 그 지역 토지공에 모시는 사당에 공양을 한다. 홀인원을 하게 된 것도 그 지역 토지공 덕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만 회사에서도 생산라인에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간단하게 바나나 등과 같은 과일을 공양하며, 그 지역 사당의 토지공에게 향으로 소원을 빈다.


대만에는 토지공뿐만 아니라 관우나 공자를 모시는 사당도 많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의 ‘관우’는 용맹한 무장이지만, 대만사람들에게 관우는 재물을 관장하는 신(神)으로 통해 사람들이 무척 존경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 토지공을 따르는 신들


서울에도 관우를 모시는 사당인 ‘동묘’가 있다. 동묘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왜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묘는 선조 31년인 1598년 처음 세워졌는데, 임진왜란 때 명나라 유격장 진인이 관우 제사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해서 동묘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당시 명황제인 신종은 열렬한 관우 숭배자였다고 전해진다. 이는 비단 황제뿐만 아니라 관우를 숭배하는 중국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관우 포스터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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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정기념관 전면 모습


중정(中正)기념관은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초대 총통인 장개석(蔣介石, 짱제스)의 일대기와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서 장개석의 본명인 중정(中正)을 따서 1980년에 세운 기념관이다. 기념관의 스케일 자체가 작지 않음으로 보아, 꽤 공을 들인 기념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만의 국부로 칭하고 따르는 사람은 당연 손문(孫文, 쑨웬)이다. 중국의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주도하였고, 삼민(三民, 민족, 민권, 민생)정책을 바탕으로 혼란한 중국을 이끌었으며, 혁명 이후에도 위안스카이에게 권력을 양보하는 등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중국의 국부다.


하지만 손문 이후의 국민당을 이끈 장개석은 국공전쟁 이후, 즉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립 전투에서의 패전 후 대만으로 내려와 새로운 정부를 만들고 현재의 대만을 만든, 초대 총통으로서의 인물이다. 시대적인 차이도 있고 정확하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으로 비교된다.


▲ 중정기념관 내 장개석 사무실 모습


국부로 칭하는 손문(孫文)의 이름이 아닌 중정(中正)의 이름으로 큰 기념관이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것은 일본의 패망 이후 공산당에 쫓겨 온 국민당정권의 이어지는 독재의 한 예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중정기념관의 주인인 장개석(蔣介石)에 대한 활자로의 평가는 호불호(好不好)가 나뉜다. 물론 외국인의 시각일 수는 있지만, 대만에 오랫동안 살았던 본성인들에 대한 핍박이라는 부정적인 면과,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으로서의 중국의 정체성과 더불어 현재 대만의 기반을 닦은 초대 총통이라는 긍정적인 면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대만 친구들에게 평가를 물으면 대부분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려 한다. 아마도 아픈 과거의 역사이거나, 누구 얘기처럼 대만 사람들은 과거를 그다지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중정기념관의 대중지정(大中至正, 크고 올바르고 지극히 바름)라는 현판은 국민당정권에서 민진당 정권으로 바뀐 천수이편 총통 때 민주화를 강조한 자유광장(自由廣場)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의 중정기념관 내부는 여러 사설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역사적인 기념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들에게는 관광지의 한 코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는 전시홀에는 장개석의 일대를 알 수 있는 전시품이 나열되어 있다.


▲ 중정기념관 내 군인 연습 모습


현 대만은 마영구(馬英九) 총통의 국민당(國民黨) 정권이다. 야당은 채영문(蔡英文)의 민진당(民進黨)이고, 2012년 대선 때 민진당 46%로 불과 6%의 차이로 마영구 현 총통에게 패한 것처럼, 두 당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양안관계(중국과 대만 관계)의 차별화가 그 정책의 차이인데, 현 총통인 마영구 집권에서는 중국은 하나라는 것을 강조, 즉 통파(統派)의 개념으로 경제적인 통합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민진당은 고전적으로 독파(獨派)의 개념으로 대만의 독립을 강조해왔지만, 중국과의 교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무시할 수 없어, 독립의 고전적인 정책과 경제성장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그들만의 숙제다.


지금은 현 총통의 세금 정책과 중국과의 경제 완전 통합으로 일자리를 걱정하는 젊은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민진당이 강세다. 하지만 최근 신문에서 국민당의 신선한 후보자가 나오고 있어, 두 당의 대립은 결코 쉽게 민진당의 승리로 갈 것만 같지는 않다. 그들은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국민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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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따사로운 봄이 오면, 하얀 벚꽃 아래 연인들이 거느리는 모습이나 책을 읽는 모습들이 떠오르곤 한다.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인 <벚꽃엔딩>에서처럼 말이다. 그러다 한국에서 벚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대만에서는 하얀 요통화(油桐花, yóutónghuā)가 산 여기저기에서 피어오른다.


▲ 关西 주변 산길에 핀 요통화


요통화는 벚꽃처럼 무성하게 핀 하얀색 꽃을 자랑한다. 특히, 앰코 대만공장인 T1공장과 T5공장이 있는 신추(新竹, Xīnzhú) 지역과 좀 더 북쪽에 있는 롱탄(龍潭, lóngán) 지역에 있는 T1공장과 이어지는 산간도로에서 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지금 보는 사진은 필자가 T1공장과 T5공장을 이동할 때(롱탄(龍潭)과 신추(新竹) 사이에 있는 꽌시(关西, guānxī) 지역) 주변 산길을 찍은 요통화 모습이다.


▲ 关西 주변 산길에 핀 요통화


원산지는 중국이고, 이름에 '기름 유(油)'가 있듯, 특이한 기름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요통화로 만든 기름은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다. 씨앗은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호기심이 일었지만 먹어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의 벚꽃이 대중화되어 도심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요통화는 대만 내에서도 외진 산속에 피어있어서 한적한 산길을 지나가다 갑자기 하얀 장관을 누리는 즐거움이 있다.


▲ 掛滿枝頭的油桐花

사진 출처 : http://goo.gl/EZIhPi


평소에는 그저 녹색 산이 갑자기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산으로 변해있으니, 매우 운치가 있게 느껴지는 광경이기도 하다. 대만에 파견 이후로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했으나, 눈처럼 보이는 요통화로 눈에 대한 감정을 대신한다.


헌데 대만은 자칭 '태양의 나라'이고 다들 알다시피 '한여름'한다. 하얗게 피는 요통화는 무척 반갑지만, 지는 모습의 요통화는 여름이 오는 신호다. 이제 대만의 한적한 산에 쌓였던 하얀 꽃눈이 지고 나면 강한 태양이 내리쬐어 4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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