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먹거리 중 일본 사람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장어(우나기, うなぎ)’와 ‘참치(마구로, まぐろ)’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어는 특별한 먹거리로 인식되는 반면, 참치는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근한 먹거리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장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바람에 장어 덮밥 가격이 많이 올라 더욱 특별한 음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참치도 중국에서의 소비 급증에 따라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워낙 많이 잡히니 아직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 <사진 1> 전체 참치 부위

출처 : blog.goo.ne.jp


▲ <사진 2> 참치 단면도

출처 : www.rakuten.co.jp


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하면 ‘초밥(스시, 寿司, すし)’이 떠오른다. 초밥에 들어가는 마구로의 부위는 뱃살 부분이고, 부위에 따라 대뱃살인 ‘오토로(大トロ, だいトロ)’, 중뱃살인 ‘츄토로(中トロ, ちゅうトロ)’, 살코기인 ‘아카미(赤み, あかみ)’로 나뉜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지방의 함량 차이라고나 할까.


오토로는 지방의 함량이 높아서 색깔도 약간 옅은 붉은색이고, 아카미로 가면 지방이 적고 색깔도 보다 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오토로는 마구로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적고 당연히 가격도 더 비싸다. 그다음이 츄토로고, 아카미는 제법 많은 양이 나온다. 참치 요리도 다양해서 초밥이나 회 이외에도 고기를 갈아 밥에 얹어 먹는 요리도 일반적이고 여러 가지 탕 요리 외에도 참치 뱃살 부위를 큼지막하게 잘라 스테이크로도 만든다.


▲ <사진 3> 실제 참치 모습

출처 : www.zukan-bouz.com


일본에서 초밥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저녁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는 슈퍼에서 도시락처럼 만들어 놓은 초밥 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 먹을 수도 있고, 인근 회전초밥집에 가서 먹고 싶은 초밥만 골라 먹을 수도 있다. 보통 회전초밥집에 가면 회전판 위에 놓인 접시만 집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보다는 조리사에게 직접 원하는 초밥을 말하면 바로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이렇게 주문을 해서 먹는 것이 더욱 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만약에 나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초밥을 배달시키면 된다. 저녁 시간에 배달을 시킬 경우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배달음식이 적은 일본에서 초밥은 배달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이렇게 배달되는 초밥도 제법 맛이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것이다.


▲ <사진 4> 집으로 온 초밥 배달 전단지


초밥은 보통 10개 정도가 1인분이고, 세트를 시키면 10~12개 정도 들어있으며, 구성은 비슷한 것 같다. 나눠 보면, 빛나는 생선류(비늘이 반짝거리는 은색 계통)가 2~3개, 하얀색(살 색깔이 흰색에 가까운 계통) 생선류가 2~3개, 비늘이 없는 생선류(오징어, 낙지와 같은)가 1~2개, 그리고 새우류 1~2개, 마구로가 2~3개, 계란말이 1개 정도로 구성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절에 따라 이 구성이 약간씩 변하는 것 같다. 여기에 가격대에 따라 성게와 아나고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도쿄에서 가장 신선한 초밥을 먹는 방법은 어시장인 ‘츠키치시장(築地市場)’에 가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갓 잡아 올린 참치와 생선들이 츠키치로 올라 온다.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침 일찍 츠키치에 가서 분주한 어시장을 느끼고 신선한 초밥을 맛보는 것도 좋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꾸불꾸불 산길을 내려가면서 곳곳에 퍼진 계단식 논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어떻게 저런 형태로 돌을 쌓아서 논을 만들어 놓았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보기에는 이 부근에 사는 인구라고 해봐야 수백 명 남짓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인다. 그래서 필리핀 내에서도 이곳이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하는 말에 수긍이 갔다.


급기야 이제는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군대 유격 훈련 이후로 처음으로 극기 훈련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에게는 짐이 많았다. 개인 짐이야 가방 한 개라 하겠지만 문제는 먹을 것들이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삼겹살과 소주를 준비해 가고 있었는데 정말 이런 길을 오르내릴 줄 알았다면….



내려가는 중간에 현지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천진난만하게 외부 여행객들을 친절히 맞이해 주었다. 화답으로 우리가 준비한 초코파이나 뻥튀기 등의 간식거리도 나누어 주었는데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기뻤다. 필리핀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가 배운 것 중의 하나가, 요런 간식거리들을 많이 준비해 다니면 정말 쏠쏠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절반 정도 내려가니 바타드 계단식 논의 전체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정말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의 장관이었다. 한쪽 산자락 전체에 깎아지른 듯 펼쳐진 계단식 논. 단일 규모로는 제일 크고 멋진 광경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바타드 마을의 제일 중심지까지 내려왔다. 모두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잠시 가졌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니, 위에서 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까마득히 올려다보였다. 다시 올라가라면 못 갈 것만 같았다.


우선, 가이드 아주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숙소에 집을 풀었다. 여기는 두메산골이다. 전화 신호도 안 잡혔다. 이런 난감함이라니! 외부로 연락할 길이 없는 것이다. 정말 깊은 산중의 적막한 시골 마을에 온 것이다. 여기 바타드에는 계단식 논 말고도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바로 폭포다. 폭포는 바타드 마을에서도 좀 더 들어가야 했는데, 힘든 여정에 굉장히 지친 우리도 갈까 말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마음에 다녀오기로 했다. 다시 한 번 오르락내리락 숨을 헐떡거리면서 도착한 폭포. 폭포수는 시원하게 내리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폭포수 물에 얼굴을 힘차게 씻었다. 시원한 물이 우리의 지친 여독을 풀어주는 것 같았다.



폭포를 뒤로하고 마을로 돌아와 힘들게 싸 들고 온 재료를 가지고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첩첩산중에서 먹는 이 맛이야말로 말로는 결코 다 표현할 수 없는 맛일 것이다. 저녁을 먹고 반딧불을 벗 삼아 산중의 고요함을 더 만끽하고 나서야 취침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주머니가 차려준 아침에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기념으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제 곧 떠나야 할 시간.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이곳 사람들과 정이 들었다.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하고, 가이드 아주머니를 따라 바나우에로 돌아왔다. 드디어 우리 차량을 만나 가이드 아주머니와도 인사를 하고 마닐라로 돌아왔다.



고생스러웠던 만큼, 그리고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에, 그리고 정말 적막강산에 파묻힌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바타드 마을 방문은 필리핀의 다른 어느 곳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장소가 된 것 같다. 아직도 우리의 가슴속에 그 장면들이 남아 있으니.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내멋대로~ 2014.10.08 08: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계단식 논...
    풍경이 장관입니다.

  2. 넬리야뭐해 2014.10.13 0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풍경이 너무 좋네요.

  3. 함종근 2014.11.05 17: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쵝오!!!

대만에서 가장 큰 명절은 5일간의 휴일이 이어지는 설날(구정)이다. 이에 반해 추석인 ‘중추절’, 즉 ‘중추지에(中秋节, Zhōngqiūjié)’는 오직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어서, 그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가는 대만의 추석이지만, 이날 대만만의 생활 문화가 있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 <사진 1> 녹색 유자들이 깔린 모습


대만의 중추절에 가장 특이한 풍습 중에 하나가 ‘유자’인 ‘요즈(柚子, yòuzi)’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다. 요즈가 열매를 맺는 시기가 중추절에 맞아 생긴 풍습 같다.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그것도 요즈 껍질에 덕담을 써서 주기도 한다. 필자도 100년 된 요즈 나무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특별함을 강조한 요즈를 한 번 받은 적도 있다.


마트나 과일 가게에서도 이맘때면, 어김없이 요즈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판매한다. 이러한 요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자보다는 크기가 좀 크다. 막상 가게에 가면 크기가 멜론 크기만 한 것도 자주 보곤 하니 말이다. 물론 너무 크면 상대적으로 그 당도가 떨어져서 맛은 없지만, 그래도 기념으로 주고받는 것이기에 큰 것이 더 잘 팔리는 추세다.


유치원에서는 이 요즈를 이용해 작품회도 연다. 요즈를 얼굴로 해서 인형을 표현하기도 하고, 요즈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여하튼 요즈는 대만 추석을 대표하는 과일이자 그 자체로 심벌이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듯, 원래 유자라고 하면 노란색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녹색의 과일이다. 맛은 신맛이 강하고 약간 쓴맛도 난다. 한국의 시고 달콤한 유자의 맛하고는 좀 거리가 있다. 유자는 원래 중국의 양쯔 강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데, 신라 시대 때 우리나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산지와 달리, 우리나라 유자차가 달고 맛난 것을 보니, 원산지가 중국이더라도 그 나라의 기후와 땅의 특성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여하튼, 대만에서 노란색의 유자 껍질이 든 유자차가 인기가 높은 것은 그 맛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사진 2> 평소와 다름 없는 시장 골목


최대 명절인 설날이나 폭죽이 밤새 터트리는 대보름과는 달리, 중추절에 대만 사람들은 매우 조용하게 가족과 함께 보낸다. 물론 중추절이나 전 주에 조상의 묘에 가서 성묘하는 가족도 많다. 또, 저녁때가 되면 가족들이 모여 집이나 건물 밖으로 나와 고기를 구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풍습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집이 적쇠로 된 불판과 숯으로 여러 음식을 바비큐를 해먹는다. 그래서 중추절 전날에는 마트에 고기가 동난다.


대만 친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에 관해 물어보았으나, 별다른 의미는 없고 옛날에는 없던 풍습이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생긴 가족 문화라고 한다. 아마도 바비큐가 보편화하고 고기가 서민까지 고루 이용할 수 있는 음식이 되면서 정착된 문화인듯하다. 또한, 향과 같이 무언가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대만 사람들에게는 가족끼리 모였을 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음식 문화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각 나라 간 명절에는 문화 차이가 존재하지만, 가족을 생각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명절의 기본 문화는 우리나라나 대만이나 모두 같다고 본다. 대만의 요즈와 한국의 유자처럼, 근본은 같지만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내듯이 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곳 필리핀에는 상당한 규모의 계단식 논이 있다. 우리나라 남해에도 계단식 논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주로 필리핀 루손 섬 북중부 산악지대에 있는 편이고, 아무래도 산악지대이다 보니 계단식 논의 형태로 발전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지역은 바나우에. 그중에서도 바타드 마을이 제일 유명한 곳이란다. 그렇다 보니 바나우에와 바타드는 서양인들에게도 유명한 관광 코스로 알려졌다.



바나우에는 마닐라로부터 북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곳에 있다. 한국과는 달리 도로 사정이 매우 좋지 않기에 차로 거의 10~12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이것도 위험을 무릅쓴 역추월을 틈날 때마다 해야 가능하다는 사실! 그래서 교통 체증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면 아주 일찍 출발해야 한다.


필자도 새벽 2시쯤 마닐라에서 출발했다. 새벽이 서서히 물러나고 날이 밝아오자 처음 와보는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차장 밖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침은 중간 포인트에서 현지식으로 해결했다. 모든 것이 우리 입맛에 맞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교외로 여행을 왔다는 설렘 때문인지 한 끼 식사로는 그럭저럭 훌륭했다.


드디어 10시간 가량 걸려 바나우에에 도착! 바나우에는 인근에서 그나마 제일 큰 도시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다. 알려진 관광지다 보니 역시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은 목공예품들이었다. 사실 필자는 이곳을 두 번째 방문했다. 지난번에는 사가다를 거쳐 바기오로 돌아오는 여행 루트였기에, 바나우에에서는 아주 잠시 머무르며 계단식 논 풍경을 살짝 맛만 보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아예 계단식 논 한군데만 돌아보기로 작정하고 온 여행인지라 바나우에가 이 여행의 시작점이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바타드라는 계단식 논 마을. 여기는 바나우에에서 산길을 통해 차량으로 두어 시간을 더 달려야 했고, 산길은 정말 험했다. 급기야는 여러 명의 인원과 짐들로 차가 더 전진하지 못하자, 차는 돌려보내고 우리는 걸어야 했다. 여행길이 고생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냥 즐거운 마음이 가득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도 있었고 현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가 다 온 것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차로 올 수 있는 최고점이었는데, 여기서부터 바타드 마을로 또 걸어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을까?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와 여행객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가 가이드를 해줄 수 있으며 숙소까지 제공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아주머니는 바타드 마을에 거의 하나밖에 없는 숙소의 주인이었다.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로서는 반가운 말이었다. 흔쾌히 아주머니를 따라가기로 했다. 차로는 고지를 올랐는데, 바타드 마을은 저 밑으로 움푹 내려간 분지 같은 곳에 있었다. 내려다보기에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이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걸어 내려갔다. 그런데 아뿔싸! 진짜 고생 길은 여기에 있었다. 산을 내려가는 것도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인 것을.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었고, 아무리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분명히 가까이 보이는데 말이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일본의 국기(國伎)인 스모(相撲, すもう).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히는 스모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번 호에서는 이 스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스모는 동그란 원으로 된 씨름판 안에서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원 밖으로 밀어내는 경기다. 흔히 생각하기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 씨름보다 기술이 단순하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스모를 알게 되고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다.


▲ <사진 1> 거리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스모의 모습들


스모가 시작되기 전에는 여러 전통의식을 행한다. 육중한 스모 선수가 씨름판 위에 올라와 느린 춤과도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가 발로 지면을 쿵쿵 내리찍는데, 이럴 때면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또, 선수들이 스모를 시작하기 전에 소금을 한 움큼 쥐고 씨름판 위에 쫙 뿌린 다음 자세를 잡는데, 이때 둘 사이의 신경전도 하나의 볼거리다.


자세를 잡고 한판 대결을 시작하려나 보다 하는 순간, 한 선수가 뒤로 돌아가 수건으로 땀을 닦고 다시 돌아온다. 제한 시간 안에는 몇 번을 반복해도 된다고 한다.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신경전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대회는 1년에 5회 개최되고, 개인전과 단판 승부로 승수가 많은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스모 선수는 10개 계급으로 나뉜다. 상위 1위는 요코즈나(横綱, よこづな), 2위는 오제키(大関, おおぜき)라고 하며, 오제키 중에서 우승하거나 성적이 꾸준히 좋으면 심의를 통해 요코즈나로 승격한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요코즈나는 햐쿠오(白鵬)다. 몇 년간의 대회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하다가 최근 우승을 두어 번 놓쳤는데, 이 햐쿠오가 우승을 못 하는 것이 제법 뉴스가 되기도 한다.


▲ <사진 2> 료고쿠역에 장식되어 있는 요코즈나의 모습


현재 요코즈나는 세 명이다. 이중 햐쿠오를 포함한 2명이 몽골인이고, 나머지 한 명이 일본인이다. 그런데 일본인 요코즈나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조만간 은퇴할지도 모르겠다. 가끔 TV를 통해 햐쿠오의 스모를 보곤 한다. 햐쿠오의 스모는 품격과 멋이 풍기는 것 같다. 격전을 벌이다 어느 순간 상대를 넘어뜨리고 자세를 취하면, 관중석에서 환호성과 탄성이 함께 흘러나온다. 현재 스모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도 이 햐쿠오의 존재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요코즈나끼리의 경기와 요코즈나와 오제키의 경기는 더더욱 흥미진진해서 이런 경기에는 사람들의 환성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유난히 큰 박수가 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은 전도유망한 일본인 선수가 나올 때다. 다음 요코즈나에는 일본인 선수가 뽑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도쿄에서 스모 경기가 열리는 곳은 료고쿠(領国, りょうごく)에 있는 국기관(國伎館, こっかん)이다. 이번 9월에도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관람해 보고 싶다.


▲ <사진 3> 료고쿠에 있는 국기관의 전경


일본에서는 여전히 스모가 사랑을 받는다. 꾸준히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한국의 씨름에 대해 아쉬움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태풍이 지나간 대만 여름. 비록 여러 크고 작은 피해도 있었지만 끝없이 올라가는 여름 열기가 식혀져 왠지 상쾌한 기분이 드는 날이다. 기분 좋게 고객 미팅을 끝내고 호텔로 이동하는 택시를 배웅하면서 지는 태양을 등지고 회사를 바라본다. 한층 상쾌한 기분이 더해진다.

 

이번 달부터는 Amkor Taiwan의 공장과 그 주변을 소개해볼까 한다. 그 처음을 T5로 정했다. 물론 순서로 보면 T1부터 해야겠지만, 저자가 대만에서 처음 근무했고 가장 정이 많은 T5를 처음 소개하는 것이 나을 듯해서다.

 

▲ <사진 1> ATT(Amkor Technology Taiwan)의 T5공장 외부 사진

 

T5는 新竹(신죽, Xīnzhú) 공업단지 내 光复(광복, guāngfù)로에 위치한 건물이다.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이지만 알차게 범핑(Bumping, 범핑은 반도체 패키징의 최신 기술로써 고급 사양 패키징의 시작인 기술. 영어 자체의 의미가 돌기이듯, 전기적 신호를 연결하기 위해 돌기 형태 혹은 구 형태의 금속 접합 가능한 모양을 만들어주는 공정을 말한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T5는 ‘모태 솔로’라는 말처럼 ‘모태 범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딱 어울린다. 범핑의, 범핑을 위한, 범핑에 의한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업단지 내에서 건물 크기로 보면 1등은 아니지만, 기술적인 자부심은 1등일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룰(Rule)이 있는데, 약간 징크스에 해당하겠다. 범핑은 실리콘 웨이퍼(Wafer)를 이용해서 공정이 진행되므로 공정에서 웨이퍼가 깨지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다른 공장을 보면 외국 고객 방문 시 점심으로 피자를 주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피자를 시키면 웨이퍼가 깨지는 트라우마가 있다는 이유라고나 할까. 피자는 조각 내서 먹어야 하므로 그렇다고 한다.
 

대만의 북서쪽인 신죽에 위치한 T5는 퇴근 무렵 여름 저녁에 창가로 들어오는 노을이 참 따뜻하다. 이 따뜻한 노을처럼 직원들 모두가 가족 같아, 연내 행사로 사내 주차장을 개방해 직원들이 한자리에서 야시장 음식을 마음껏 즐기기도 한다. 그 자리에서는 너도나도 없는 그저 즐거운 가족 모임 같다.

 

▲ <사진 2> ATT공장 사내 주차장에서 열린 야시장 모습

 

T5에서 조금 벗어나 서쪽으로 차로 20분 정도 가면, 신죽의 서쪽 끝, 바다와 만나는 난야오 항구가 나온다. 작은 항구이지만 주말이면 관광버스도 온다. 이곳에서 돔 종류의 생선회나, 자금바리인지 전복인지 모르겠지만 야생 전복 정도로 鮑魚(포어, bàoyú)라 불리는 것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이러한 난야오 항구 시장은 부산의 자갈치 시장과 같은 한국 항구 시장과 별 차이가 없다. 싱싱한 해물로 손님을 부르고 가격 흥정하고 시식하고, 이 모든 모습이 한국과 같다. 가끔 특별한 손님이 오면 회를 사서 서쪽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나누어 먹으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운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사진 3> 해산물이 가득한 난야오 야시장의 어느 상점

 

여름이 다가오면 으레 짜증 나는 일도 많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도 많겠지만, 다시 한 번 주변을 돌아보며 자기 주변의 사소한 것을 사랑하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일본에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마트 이외에 ‘홈센터’라는 거대한 쇼핑몰이 있다. 많은 홈센터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로얄홈센터, 케이요테이츠, 호막이 가장 유명한 편이다. 한국에서처럼 생활용품을 찾기 위해 할인마트에 갔다가 물건이 없으면 발길을 돌려 동네 철물점에 들렀다가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주로 홈센터를 찾는다.

 

▲ <사진 1> 대표적인 홈센터인 케이요테이츠

 

홈센터에서 취급하는 물건들로 집을 한 채 지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건축자재, 공구, 전등 종류를 포함한 간단한 전자제품들은 물론이거니와 인테리어 제품들, 취미 코너 등등으로 종류별로 구분이 잘 되어있으며, 어떻게 이런 제품까지 있을까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제품이 진열되어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중 의류나 식료품 이외에는 모든 제품이 이곳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일본의 홈센터를 ‘남자의 로망이 있는 곳’이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각종 공구와 DIY 제품, 취미용품들이 한데 모여있어서 그런 듯하다. 실제로 그냥 가서 눈으로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 <사진 2> 목재 코너

 

또, 일본은 ‘DIY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홈센터에 가면 목재를 원하는 길이로 잘라주는 서비스가 있고, 다양한 모양과 길이의 나사와 결합도구가 갖춰져 있어서, DIY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쉽게 자재를 조달해 뭔가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직접 집안의 선반 등을 저렴하게 제작해서 사용하는 주부들도 많다고 하니, 치수만 잘 재어 가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다.

 

▲ <사진 3> 밖에 진열되어 있는 채소 모종

 

사람들의 취미 생활을 공략하는 제품들도 어항, 곤충, 애완동물, 원예 등 다양하다. 스스로 어항을 꾸밀 수 있는 모든 제품이 있고 열대어부터 해수어까지 판다. 듣기로 어떤 홈센터에서는 작은 상어까지도 판단다. 다양한 종류의 풍뎅이, 사슴벌레 등도 취급하고 있어서 실제로 홈센터에 가면 아이들이 참 많다. 물론, 애완동물을 취급하는 곳도 있어서 각종 애완용품이 망라되어 있다.

 

▲ <사진 4> 채소 종류를 위한 화분 모음

 

필자 개인적으로는 화분 꾸미기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가끔 주말이면 홈센터에 들러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곤 한다. 홈센터 입구에 보면 각종 모종이 진열된 걸 볼 수 있다.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의 채소와 여러 종류의 화초들이 늘어서 있어서 모종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게끔 해놨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배양토, 거름, 비료와 다양한 종류의 화분, 막대 등이 한데 모여있어 손쉽게 필요한 물건들을 찾고 살 수 있다.

 

그리고 시간 한정으로 소형 트럭을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어서 냄새나는 비료라든지, 승용차에 실을 수 없는 커다란 부피의 제품, 기다란 목재 등을 손쉽게 운반할 수 있다. 면허증과 연락처를 남기면 트럭을 빌릴 수 있다고 하니 무척 편리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에는 방울토마토 모종을 사다가 베란다에 심어 봤다. 생각보다 무럭무럭 잘 커서 매일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한두 개씩 아이가 따먹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 몇 개 더 심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