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마다 가을을 느끼게 하는 이 스산함이 계절의 변화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이맘때면 상하이 가을의 대표적 먹거리 ‘따쟈시에(大闸蟹)’가 생각난다. 한국에서는 ‘논게’나 ‘털게’라고 하는 민물게다.

▲ <사진 1> 따쟈시에(大闸蟹)

사진 출처 : yangcheng341855.4082.vh.cnolnic.com


상하이 통촨(铜川) 수산시장에서부터 동네 작은 시장까지 수산물 가판대에는 이 따쟈시에가 점령했다. 싱화(兴化), 가오춘(高淳), 타이후(太湖) 등지에서 양식된 따쟈시에들이 상하이로 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쟈시에는 양청후(阳澄湖)에서 난 것을 최고로 쳐준다. 그 때문에 이곳 상인들은 너나없이 모르는 사람들이 가면 전부 양청후 산이라고 말하곤 한다. 양청후 산은 다른 곳들의 따쟈시에에 비해 몸집이 크고 집게발 털도 더 진하다고 하는데, 필자는 아무리 보아도 구분할 수가 없었다.


▲ <사진 2> 따쟈시에 양식장


상하이 사람들은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다. 가까이 바다는 있으나 먹거리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비롯된 오랜 버릇으로 해산물보다는 가까운 민물에서 잡은 생선을 즐기는 문화로 바뀐 것이다. 특히, 상하이 사람들은 이즈음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민물게인 따쟈시에는 물론이고, 보리새우를 이 계절의 특별한 먹거리로 생각한다. 참고로, 이 보리새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크기보다 훨씬 크다. 예전에는 따쟈시에를 큰 호수에서 낚시로 잡았으나 수요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양식이 늘어났다. 하지만 원하는 수요에 비해 좋은 품질은 드문 편이라 가격은 다른 음식에 비해 매우 비싸다.


올해는 다행히 기후 조건이 좋았는지 양식 게의 품질이 좋아졌다. 특히, 정부에서 공무원들의 선물 단속 강화로 가을철의 대표적인 선물이었던 따쟈시에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 전반적인 가격이 예년보다 약 20% 떨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근당 100위안에 육박하니, 일반인들이 크고 좋은 것을 사 먹기에는 아직도 비싼 편이다.


맛은 어떨까? 제대로 된 맛을 즐기려면 상하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품종인 양청후 산을 먹어봐야겠다 싶어, 직접 양청후로 향했다. 상하이에서 시장에서 산 것은 양청후 산인지도 의심되지만, 현지인들 말로는 양청후에 가서 먹는 것이 가장 싸다고 한다. 어두워진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상하이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양청후에 도착했다. 휴일인데도 식당에는 그다지 손님이 많지 않았다. 저녁 식사거리와 함께 따쟈시에를 주문했다.


▲ <사진 3> 따쟈시에는 꼭 묶어줘야 한다고 한다.


잠시 후,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접시에 가득 따쟈시에가 나왔다. 접시는 두 개였는데, 한 접시는 수게, 다른 한 접시는 암게란다. 요리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그냥 산 게를 끈으로 묶고 찜통에 찌는 것이 전부. 물론, 물에 비린내를 없애는 비법이 있다고 하지만 기본은 ‘찌는 것’이다. 그리고 게살은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맛은, 뭐랄까! 달콤한 게살의 맛과 어떤 고소한 맛이 착 어우러진 맛이라고 할까? 거기에, 바닷게는 가지고 있지 않은 단백질 성분의 탄탄한 살과 쫀득한 주황색 알을 씹는 느낌은 정말 새로운 달콤함을 입안에 퍼지게 하는 맛이었다. 맛난 것을 먹은 뒤에 손에 남은 비릿한 냄새는 옥에 티처럼 느껴졌지만.


▲ <사진 4> 맛있게 익은 따쟈시에


상하이 사람들은 오랫동안 가을 따쟈시에를 즐겨왔다. 이렇게 단백질이 풍부한 따쟈시에를 가을에 먹어 건강한 겨울을 보내려는 상하이 사람들의 지혜였던 것 같다. 더구나 맛도 일품이니 더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한번 맛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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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광주랑 2014.12.05 14: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은 이제 가을이 우리 곁에 자리 잡았음을 알리는 것 같다. 이곳 상하이는 원래 이즈음에는 비도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은 게 예사인데, 요즘 날씨는 청명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높은 하늘과 한들한들 흘러가는 구름은 마치 파란 도화지 위 흰색 물감을 흩뿌린 듯하고, 석양의 지평선으로 걸린 햇살은 자줏빛과 붉은빛을 구름 위로 흩뿌린다. 가을날의 높은 하늘 위에서 한 편의 시를 쓰는 듯, 보는 이를 황홀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해가 지고 나면 하늘에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별들이 반짝인다. 작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던 가을날의 정취를 요즘 상하이에서 정말 오랜만에 만끽한다.


▲ <사진 1> 상하이의 멋진 하늘 사진


이즈음이면 동네 어귀의 한적한 도로에는 삼삼오오 줄을 지어 포장마차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조금 일찍 문을 여는 곳은 저녁 식사를 대신할 음식들을 만들어 팔고, 늦은 시간에 문을 여는 곳은 대부분 꼬치구이를 파는 곳이다. 이른 시간에 여는 곳에서는 음식을 주로 팔다 보니 붉거나 튀기는 음식이 대부분인데, 늦은 시간에 여는 곳은 대부분 숯으로 노릇노릇 구운 꼬치를 판다.


▲ <사진 2> 꼬치를 굽는 모습


숯에서 구워지는 향긋한 꼬치구이 냄새는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향료와 같은 묘한 매력이랄까. 그래서 저녁 늦은 시간에 포장마차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다 보면, 많은 사람이 이곳에 모여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친구들이나 연인들 혹은 이웃들이 모여 꼬치구이에 맥주를 곁들여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우리나라 어느 동네 포장마차 골목을 연상시킬 정도로 무척 닳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조금 다른 모습이 있다면, 이들 중 누구도 심각한 표정을 지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참 긍정적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 <사진 3> 풍성한 꼬치들. 이게 전부 40원이다.


여기서 먹는 꼬치는 참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양 꼬치’가 있고, 소고기나 닭고기 같은 꼬치도 부위별로 나뉘어 다양하게 준비되며, 채소 종류도 매우 많다. 부추, 가지, 마늘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채소들과 해물들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니. 다양한 음식으로 만든 구이를 즐길 수 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그야말로 서민들의 장소라는 생각을 가질만하다. 또한, 주로 맥주만 팔고 있어서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대화를 하며 먹으며 즐기는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장소들이 하나둘 없어지고 있다. 작년 가을과 겨울에 단골로 찾던 포장마차 골목이 올해 정비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고 만 것이다. 길가에 않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는 이제 골목길 구석으로 내몰렸다. 필자도 지난해 길에서 장사하시던 분을 어렵게 골목 어귀 작은 꼬치 집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로는 정비사업 이후 가게를 구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자기처럼 가게를 세내어 운영할 수 있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더 후미진 곳으로 가서 장사하거나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사진 4> 야외에 놓여진 테이블


도시가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관리상 문제가 많은 곳은 사라져야 하는 게 옳지만, 이렇게 우리가 도란도란 앉아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들과 추억들이 사라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사라진다는 아쉬움을 쉽게 떨칠 수 없는 것은, 그도 나도 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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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과 어울리는 파티가 조금은 어색했지만, 국적을 넘어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이곳 파견자들이 묵고 있는 숙소는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단 내에 있다. 위치가 공단이고 여러 국적의 회사들이 워낙 많이 입주해있어서인지, 호텔에 머무는 사람 중에는 우리 파견자들과 같이 장기간 투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침저녁마다 호텔에서 마주치며 눈인사를 하지만, 서로 만나 안면을 트고 대화하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호텔에서는 이러한 어색함을 좀 덜고 서로 인사할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디너 파티를 기획해 초대장을 보내곤 한다. 필자도 그동안 파티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업무상 시간이 잘 맞지 않거나 해서 참석을 못 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침 시간이 맞았다.



먼저,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거기에는 디너 파티에 참석해줘서 고맙다는 문구와 함께, 호텔 이름이 크게 쓰여 있었다. 직원 안내에 따라 나를 포함한 참석자들은 자신의 서명을 남기고 기념 촬영도 했다. 그런 후 다음 안내된 곳에서는 컴퓨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고 모니터에 나온 얼굴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처음에는 기념품이나 사진을 만들어 주는 줄 알았는데, 안내원의 설명으로는 이것으로 파티 중 틈틈이 Lucky draw를 해서 작게는 조그마한 선물에서부터 크게는 홍콩 여행권까지 받아 갈 수 있는 추첨을 진행한단다. 비록 우리 직원 중에 최고의 행운을 거머쥔 사람은 없었지만, 잠시나마 행운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잠시 즐길 수 있었다.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추첨이 진행되면 귀를 쫑긋 세우고 혹시 내 얼굴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홀 쪽으로 들어서니 파티장 안은 이미 여러 손님으로 가득했다. 파티장의 분위기는 어느 영화에서나 본듯한 전형적인 외국의 파티장 분위기 같았다. 조금은 소란스러운 대화들이 오가고 있었고, 나도 안면 있던 사람에게 다가가 자기소개도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에 머물며 겪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 참 좋았다.


또, 홀 주변에는 요리사들이 직접 만드는 각국의 음식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조금씩 먹어보기도 하면서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던 사람들을 이런 뜻밖의 기회를 통해 알 수 있게 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조금 필자를 지치게는 했지만, 그런 불편함과 피곤함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을 얻은 파티였다. 어떤 동료는 이 어색함과 피곤함을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는데, 이런 시간과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영화에서나 볼법한 서양식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까! 세상은 넓고 문화의 다양성은 끝이 없다. 약간 퓨전스타일인 듯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한 때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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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로 불리는 상하이의 가장 중심지역인 상하이를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보여주는 장면이 떠오르는지? 높은 빌딩과 마천루 불빛들이 휘황찬란하게 강가를 굽어보는 곳이 바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자 경제의 중심, ‘루자주이(陆家嘴, Lùjiāzuǐ)’이다. 


유력한 지도자들이 모두 다녀가는 곳이며, 상하이에 열리는 각종 행사의 중심 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발전한 곳으로 많은 은행의 본점들과 지점들이 즐비할 뿐 아니라, 동방명주가 바로 이곳에 있고 수족관, 박물관과 무엇보다 황푸 강(黄浦江, Huángpǔjiāng)을 끼고 있어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경제특구로 불리는 상하이의 가장 중심지역인 상하이를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보여주는 장면이 떠오르는지? 


높은 빌딩과 마천루 불빛들이 휘황찬란하게 강가를 굽어보는 곳이 바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자 경제의 중심, ‘루자주이(陆家嘴, Lùjiāzuǐ)’이다. 유력한 지도자들이 모두 다녀가는 곳이며, 상하이에 열리는 각종 행사의 중심 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발전한 곳으로 많은 은행의 본점들과 지점들이 즐비할 뿐 아니라, 동방명주가 바로 이곳에 있고 수족관, 박물관과 무엇보다 황푸 강(黄浦江, Huángpǔjiāng)을 끼고 있어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아시아 어느 곳 못지않은 규모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남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동방명주(东方明珠, Dōngfāngmíngzhū), 진마오 빌딩(金茂大厦, JīnmàoDàshà), 환구금융 빌딩(环球金融中心, Huánqiújīnróngzhōngxīn) 등 초고층 건물 숲이 늘어서 있어 이곳이 정말 중국이 맞는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하다. 그리고 이러한 마천루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전망대를 설치해, 건물 꼭대기에서 발아래 펼쳐지는 상하이의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한다. 비록,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하는 부담도 살짝 있지만.

 

우선, 동방명주나 진마오따샤, 환구금융중심 등의 전망대 관람 비용은 15위안 정도로 결코 싼 편이 아니다. 이런 건물들에는 레스토랑, 카페 등을 전망이 좋은 쪽에 배치해 두고 있어서 ‘우리는 황푸 강과 상하이의 야경을 팝니다.’라는 광고를 공공연히 할 정도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필자도 이곳에 있으면서 딱 한 번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이곳 상하이 푸둥신구에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가 건설 중이다. 2008년 말에 착공해 올해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이 빌딩은, 내년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이 약 90%에 달한다고 한다. 필자도 가끔 지나다니며 볼 때마다 그 높이가 하루하루 바뀌는데 놀라고, 빌딩 끝에 세워진 타워 크레인의 모습에 한 번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 건물의 높이는 632m에 달하고, 지상 118층, 지하 5층의 구조로 지어진다고 한다.

 

그동안 이곳 루자주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환구금융센터보다 100m 이상 높은 높이라고 하니, 상하이의 또 다른 명물이 생길 것 같다. 특히, 이 상하이 타워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푸둥 루자주이 금융가에 이미 세워진 상하이 환구금융센터와 진마오 빌딩과 더불어 상하이를 대표하는 ‘3대 마천루’가 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상하이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동방명주가 이들 주변의 마천루들에 가려 조금씩 초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가까이에서 필자가 올려다본 이러한 고층 빌딩들은 높은 경제부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비록 이러한 높은 건물 뒤편에는 아직도 60년대에나 있을법한 낡은 2층 건물과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서 빌딩 거리의 화려함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은 소수가 앞서서 나아가고 나머지가 따라가는 형국의 국가 구조로 되어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모습인 듯하다. 중국의 미래가 저 건물을 감싼 운무처럼 불확실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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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겐팅 2014.09.09 12: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빌딩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네요.

초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브라질 월드컵이 독일의 우승으로 끝났다. 기대를 모았던 개최국 브라질이 4위에 그치면서 조금은 아쉬웠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16강 진출 실패는 한국의 축구 열기에 찬물을 부은 듯한 분위기를 경험하게 했다. 물론 축구를 좋아하는 삶들은 여전히 월드컵에 관심을 가지고 환호하고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곳 중국에서는 한국과는 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정작 16강은커녕 본선 진출조차 하지 못했지만, 국영방송인 CCTV5를 통해 24시간 브라질 월드컵 실황과 경기 분석, 국가별 인기 선수들에 대한 인터뷰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가 하면, 이에 그치지 않고 경기가 열리는 곳곳을 누비면서 취재하기도 했다.

 

▲ <사진 1>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월드컵의 나라 브라질의 문화와 관광지, 음식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월드컵 동안 내내 방송한 것이다. 물론, 필자가 알기로 한국의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현지를 방문하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방송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곳처럼 24시간 월드컵을 위한 방송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세계 각국의 경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 처음 예선 경기에서부터 결선 경기까지, 각 조의 스코어 정도는 대부분 다 외우고 있고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선수와 나라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등 극동 아시아 팀들에 대해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한국의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사진 2> 월드컵 기념품

 

중국에서 월드컵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경기 자체를 즐기고 선수들을 응원하는 기본적인 즐기기 방법도 물론 있거니와, 쇼핑을 통한 월드컵 기념품의 수집, 브라질 음식을 즐기기 등을 통해 다양하게 월드컵 기간을 마음껏 즐기는 것 같다.

 

▲ <사진 3> 브라질월드컵 칠판

 

중국 사람들의 내기는 때로 사회 쟁점이 되기도 한다. 간혹 내기에 진 사람들이 발가벗고 자전거를 타다가 기사로 보도되기도 하니. 최근 기사에 보면 거액의 판돈이 오가는 내기가 빈번히 벌어져 이번 월드컵 동안 약 100억 원 이상 거래되는 도박자금을 적발한 적도 있단다. 이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중국 사람들은 내기나 도박을 매우 즐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번 월드컵 열기의 일부도 이러한 내기를 즐기는 문화에서부터 시작된 관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아시아에서 월드컵을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중국이 월드컵 축구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염원이 언젠가는 중국에도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리라는 그들의 모습을 본다. 우리가 생각하길, 중국은 좀 게으르다는 편견이나 인식이 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이 쓰는 말인 ‘만만디(慢慢地, mànmànde)’가 꼭 느림이나 게으름을 말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천천히 준비한다는 의미에도 상통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어느 나라는 기쁨과 환희를, 어느 나라는 아쉬움과 후회를 간직하게 될 것이다. 중국인들은 말한다. “다음 월드컵에는 중국이 아시아를 대표해서 출전할 것”이라고 말이다. 방송에서도 신문에서도 다짐에 다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들의 월드컵 소망이 얼마나 간절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월드컵에는 반드시 중국이 출전할 것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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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요즘이, 이곳 상하이를 여행하기에는 가장 좋다. 조금씩 더워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야외 활동을 하기에도 참 적당한 날씨다. 이런 계절에 딱 맞춰, 중국에는 단오(端午, Duānwǔ)라는 큰 명절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에는 춘절(春节, chūnjié), 추석(中秋节, Zhōngqiūjié), 단오와 같은 세 개의 큰 명절이 있다. 춘절과 추석은 한국과 같은 의미의 명절이라고 보면 되는데, 단오는 한국의 단오와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단오가 전해 내려오면서 지역에 맞는 토속문화와 섞여 의미가 다른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중국은 2008년부터 단오가 자신들의 고유명절임을 선포하고, 공휴일로 지정했다.


중국에서의 단오는 하지습속(夏至習俗, xiàzhìxísú, 떡을 먹고 술을 마시며 출입문에 쑥과 창포를 발라 길흉화복을 비는 것)을 행하는 날로,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집안의 무병을 빈다. 또한, 기원전 3세기 초나라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굴원(屈原, QūYuán)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와 토템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단오절로 발전되었다고 하는 유래가 가장 보편적이다.


기원전 229년경, 진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할 때 초나라의 회왕(懷王)이 굴원의 충언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를 쫓아냈다. 그 후 초나라의 회왕은 신화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나라와 강화(講和)를 하기 위하여 진나라에 갔다가 오히려 그곳에서 감금되었으며, 3년 후에 그곳에서 객사하고 말았고 결국 초나라의 수도도 함락되었다. 회왕에게 쫓겨난 굴원은 유랑 중에 이 소식을 듣고 억울함을 탄식하다가 멱라강(汨羅江)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이에 백성들이 굴원의 시신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떡과 달걀을 강으로 던져 물고기를 유혹하고, 웅황주를 강에 부어 물짐승들을 취하게 하였으며, 배의 노로 수면을 두들기기도 하고, 북을 쳐서 물고기가 시신에 다가오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 <사진1> 대나무 통에 밥을 넣은 단오음식 ‘종자’

출처 : www.en.dict.cn

 

게다가 대나무 통에 밥을 넣어 강물에 던지기도 했다는데 이것은 나중에 ‘종자(粽子, zòngzi)’라는 음식으로 바뀌어 단오에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종자는 찹쌀을 갈댓잎이나 참대잎 등으로 싸서 실로 원추형이나 삼각형, 베개 모양 등으로 묶은 다음 쪄서 먹는 음식으로, 단오 전날 밤이면 집집이 이 종자를 만들어 서로 나누어 먹는다. 이렇게 시대의 영웅인 굴원을 기리고 제를 올리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풍속으로 자리를 잡았고, 오늘날 단오절 의식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전해진다.

 

▲ <사진2> 중국의 용주 경주대회

출처 : www.frimafluid.com

 

단오 행사로 곳곳에서 특별한 경기도 펼쳐진다. 용주(龙舟, lóngzhōu, 용머리 모양을 조각한 배) 경주 대회인데,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면서 ‘용선 축제(Dragon Boat festival)’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 <사진3> 용머리 모양의 배 ‘용주’

출처 : www.english.taipei.gov.tw

 

올해에는 단오와 함께 중국의 어린이날인 6월 1일이 연이어 자리를 잡는 바람에 아이들과 함께 단오를 즐겼다고 한다. 난징루에는 2만 5천여 명의 인파가 밀집해 길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하니…. 한국과 사뭇 다른 중국의 단오의 모습을 보면서, 전통문화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이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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