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다.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하코네(箱根, はこね)’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관광지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하코네는 활화산 지역에 자리 잡고 있고 온천으로 유명하다. 아침 일찍 나서서 간단히 온천욕을 즐기고 주변 관광을 가볍게 하고 온다면, 교통이 편리해서 도쿄에서도 하루 만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도쿄에서 ‘로망스카(ロマンスカ, romance car)’라는 쾌속열차를 타고 하코네 유모토(箱根 湯本, はこね ゆもと)역에 내리면, 맞은편에 하코네 산 등반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 <사진 1> (좌) 도쿄와 하코네를 왕복하는 로망스카 (우) 하코네산을 오르는 케이블카


등반열차는 철도 마니아에게도 인기가 많은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는 열차’라는 설명이 타고 있는 동안 몇 차례 흘러나온다. 열차가 쭉 선로를 달리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지그재그식으로 올라가며, 올라가는 열차와 내려오는 열차가 선로를 교대해서 달리는 식이다. 등반열차로 하코네 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 사이사이 각 역 주변마다 크고 작은 온천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이 모든 온천마을을 통틀어 ‘하코네 온천(はこねおんせん)’이라 부른다. 각 역 주변마다 특색이 있어서 어느 역 주변에는 유명작가의 야외전시장이 있거나 어느 역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있기도 하다.


▲ <사진 2>케이블카 밑으로 보이는 분화구의 모습 분화구에서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등반열차를 타면 마지막 역이 ‘고라역(強羅駅)’이고 여기서부터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을 향한다. 케이블카도 한번 타고 쭉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중간중간 갈아타야 목적지인 호수에 도착하게 된다. 경치만 구경하면서 가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단풍도 구경하고, 황량하게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화산의 분화구, 그리고 어느 순간 눈을 돌리니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 산이 보인다. 후지 산이 보이기 시작하니 케이블카 안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니 일본 사람들이 후지 산에 느끼는 경외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 <사진 3>케이블카에서 보이는 후지산의 전경


호수인 아시노코(蘆ノ湖, あしのこ)에 도착하면 선착장이 보인다. 선착장 양편으로는 해적선이 서 있는데, ‘하코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일 정도로 유명하다. 이 배는 호숫가의 마을 몇 곳을 왕복한다. 호수도 제법 커서 해적선을 타고 있는 시간이 족히 20분은 넘는 것 같다. 대부분 이러한 마을 한 곳에 내려 점심을 먹고, 호수에서 오리 배나 보트 등을 타면서 시간을 보낸다.


▲ <사진 4>하코네산 정상에 있는 호수의 전경


이외에도 에도 시대의 건축물과 보존된 숲을 걷는 코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이 산정에 위치한 호숫가에도 온천과 호텔,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게 주변 경관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도 일본답다는 생각을 새삼 들게 한다.


이렇게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등반열차를 타고 하산을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버스를 타면 한번에 하코네 유모토역까지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이렇게 하산해서 다시 로망스카에 몸을 싣고 도쿄로 향한다.


오랜만에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흠뻑 느끼고 돌아오니, 기분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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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나라에서의 환풍구 사고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일본에서도 며칠 간 계속해서 방송되는 중이다. 이곳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말하면서 ‘또’라는 접두사를 붙이는 걸 들으니 올해 사고가 잦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이 있었던 후, 주말에 아이와 함께 공원에 갔다가 오마쯔리(お祭り, おまつり, 축제)라고 하기엔 규모가 좀 작은 마을축제를 하기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져서 들렀다. 처음 눈에 띈 것이 경찰차와 구급차였다. 경찰 2명과 구급대원 2명이 차량 옆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듯도 보인다. 예전 같았으면 걱정이 너무 많은ㅡ일본에서는 신빠이쇼(心配症, しんぱいしょう, 걱정증 혹은 염려증)라고 하며, 일본 사람이 자신에게 이런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ㅡ일본인이라고 피식 웃으며 지나쳤을 텐데, 한국의 사고 소식을 듣고 보니 이게 바로 안전의식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뀐다. 아무리 많게 봐도 1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경찰과 구급대원을 배치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안전요원 2명이 길에 펜스를 치고 행인이나 차량을 안내하는 모습이다. 건물이나 보도, 도로에 공사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안전요원을 양방향에 배치하는 것이 일본의 규칙인 모양이다. 별 공사도 아닌데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많을 테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러한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 보도 위에서 지게차가 작업을 해도 작업자만 있고, 안전요원은 없는 서울의 풍경과는 확실하게 대비가 되는 풍경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본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온타케 산의 분화로 산 정상에 있던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고가 있었다. 연일 TV에서는 분화를 예측하지 못한 당국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출연해 수증기 분화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해명을 해도 한동안 대중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올해에는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산사태가 많이 일어나 집들이 파묻히면서 인명 피해가 나기도 했다. 천재(天災)에 가까워 과연 이런 때에는 어떤 대책이 있을까 싶지만, 일본은 이에 최대한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매뉴얼을 내놓을 것이다.


동영상 <일본의 온타케 산 구조활동 모습>

영상 출처 : 朝日新聞 (http://bcove.me/9i7rkrum)


일본은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여서 그런지, 일본 사람들은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진도 생활 일부가 되었고, 대부분 집은 내진 설계가 되고 집집이 비상용품이 구비되어 있다. 언제 있을지 모를 재해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이다. 얼마 전의 화산 폭발로도 화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 있는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도 후지 산에 대한 보도가 여러 번 방송되는 걸 본 적이 있다.


▲<사진> 온타케 산의 분화

사진 출처 : http://news.guideme.jp/kiji/823023ca3278154b286705b5c7956737


세계 화산의 8% 정도가 일본에 있다고 하니 화산의 수는 또 얼마나 많은 것인지. 그럼에도 화산의 수혜로 각지에 엄청나게 많은 온천이 있지 않은가. 일본 사람들은 화산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온천을 즐기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어떤 면에서는 낙천적이다. 유명한 온천 지역일수록 활화산에 가까이 있다는 뜻인데, 안전을 중요시하는 일본이라 그런지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더욱 이번 온타케 산의 갑작스러운 분화는 일본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예고 없는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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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먹거리 중 일본 사람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장어(우나기, うなぎ)’와 ‘참치(마구로, まぐろ)’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어는 특별한 먹거리로 인식되는 반면, 참치는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근한 먹거리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장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바람에 장어 덮밥 가격이 많이 올라 더욱 특별한 음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참치도 중국에서의 소비 급증에 따라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워낙 많이 잡히니 아직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 <사진 1> 전체 참치 부위

출처 : blog.goo.ne.jp


▲ <사진 2> 참치 단면도

출처 : www.rakuten.co.jp


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하면 ‘초밥(스시, 寿司, すし)’이 떠오른다. 초밥에 들어가는 마구로의 부위는 뱃살 부분이고, 부위에 따라 대뱃살인 ‘오토로(大トロ, だいトロ)’, 중뱃살인 ‘츄토로(中トロ, ちゅうトロ)’, 살코기인 ‘아카미(赤み, あかみ)’로 나뉜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지방의 함량 차이라고나 할까.


오토로는 지방의 함량이 높아서 색깔도 약간 옅은 붉은색이고, 아카미로 가면 지방이 적고 색깔도 보다 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오토로는 마구로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적고 당연히 가격도 더 비싸다. 그다음이 츄토로고, 아카미는 제법 많은 양이 나온다. 참치 요리도 다양해서 초밥이나 회 이외에도 고기를 갈아 밥에 얹어 먹는 요리도 일반적이고 여러 가지 탕 요리 외에도 참치 뱃살 부위를 큼지막하게 잘라 스테이크로도 만든다.


▲ <사진 3> 실제 참치 모습

출처 : www.zukan-bouz.com


일본에서 초밥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저녁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는 슈퍼에서 도시락처럼 만들어 놓은 초밥 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 먹을 수도 있고, 인근 회전초밥집에 가서 먹고 싶은 초밥만 골라 먹을 수도 있다. 보통 회전초밥집에 가면 회전판 위에 놓인 접시만 집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보다는 조리사에게 직접 원하는 초밥을 말하면 바로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이렇게 주문을 해서 먹는 것이 더욱 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만약에 나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초밥을 배달시키면 된다. 저녁 시간에 배달을 시킬 경우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배달음식이 적은 일본에서 초밥은 배달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이렇게 배달되는 초밥도 제법 맛이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것이다.


▲ <사진 4> 집으로 온 초밥 배달 전단지


초밥은 보통 10개 정도가 1인분이고, 세트를 시키면 10~12개 정도 들어있으며, 구성은 비슷한 것 같다. 나눠 보면, 빛나는 생선류(비늘이 반짝거리는 은색 계통)가 2~3개, 하얀색(살 색깔이 흰색에 가까운 계통) 생선류가 2~3개, 비늘이 없는 생선류(오징어, 낙지와 같은)가 1~2개, 그리고 새우류 1~2개, 마구로가 2~3개, 계란말이 1개 정도로 구성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절에 따라 이 구성이 약간씩 변하는 것 같다. 여기에 가격대에 따라 성게와 아나고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도쿄에서 가장 신선한 초밥을 먹는 방법은 어시장인 ‘츠키치시장(築地市場)’에 가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갓 잡아 올린 참치와 생선들이 츠키치로 올라 온다.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침 일찍 츠키치에 가서 분주한 어시장을 느끼고 신선한 초밥을 맛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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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기(國伎)인 스모(相撲, すもう).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히는 스모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번 호에서는 이 스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스모는 동그란 원으로 된 씨름판 안에서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원 밖으로 밀어내는 경기다. 흔히 생각하기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 씨름보다 기술이 단순하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스모를 알게 되고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다.


▲ <사진 1> 거리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스모의 모습들


스모가 시작되기 전에는 여러 전통의식을 행한다. 육중한 스모 선수가 씨름판 위에 올라와 느린 춤과도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가 발로 지면을 쿵쿵 내리찍는데, 이럴 때면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또, 선수들이 스모를 시작하기 전에 소금을 한 움큼 쥐고 씨름판 위에 쫙 뿌린 다음 자세를 잡는데, 이때 둘 사이의 신경전도 하나의 볼거리다.


자세를 잡고 한판 대결을 시작하려나 보다 하는 순간, 한 선수가 뒤로 돌아가 수건으로 땀을 닦고 다시 돌아온다. 제한 시간 안에는 몇 번을 반복해도 된다고 한다.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신경전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대회는 1년에 5회 개최되고, 개인전과 단판 승부로 승수가 많은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스모 선수는 10개 계급으로 나뉜다. 상위 1위는 요코즈나(横綱, よこづな), 2위는 오제키(大関, おおぜき)라고 하며, 오제키 중에서 우승하거나 성적이 꾸준히 좋으면 심의를 통해 요코즈나로 승격한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요코즈나는 햐쿠오(白鵬)다. 몇 년간의 대회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하다가 최근 우승을 두어 번 놓쳤는데, 이 햐쿠오가 우승을 못 하는 것이 제법 뉴스가 되기도 한다.


▲ <사진 2> 료고쿠역에 장식되어 있는 요코즈나의 모습


현재 요코즈나는 세 명이다. 이중 햐쿠오를 포함한 2명이 몽골인이고, 나머지 한 명이 일본인이다. 그런데 일본인 요코즈나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조만간 은퇴할지도 모르겠다. 가끔 TV를 통해 햐쿠오의 스모를 보곤 한다. 햐쿠오의 스모는 품격과 멋이 풍기는 것 같다. 격전을 벌이다 어느 순간 상대를 넘어뜨리고 자세를 취하면, 관중석에서 환호성과 탄성이 함께 흘러나온다. 현재 스모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도 이 햐쿠오의 존재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요코즈나끼리의 경기와 요코즈나와 오제키의 경기는 더더욱 흥미진진해서 이런 경기에는 사람들의 환성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유난히 큰 박수가 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은 전도유망한 일본인 선수가 나올 때다. 다음 요코즈나에는 일본인 선수가 뽑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도쿄에서 스모 경기가 열리는 곳은 료고쿠(領国, りょうごく)에 있는 국기관(國伎館, こっかん)이다. 이번 9월에도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관람해 보고 싶다.


▲ <사진 3> 료고쿠에 있는 국기관의 전경


일본에서는 여전히 스모가 사랑을 받는다. 꾸준히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한국의 씨름에 대해 아쉬움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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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마트 이외에 ‘홈센터’라는 거대한 쇼핑몰이 있다. 많은 홈센터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로얄홈센터, 케이요테이츠, 호막이 가장 유명한 편이다. 한국에서처럼 생활용품을 찾기 위해 할인마트에 갔다가 물건이 없으면 발길을 돌려 동네 철물점에 들렀다가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주로 홈센터를 찾는다.

 

▲ <사진 1> 대표적인 홈센터인 케이요테이츠

 

홈센터에서 취급하는 물건들로 집을 한 채 지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건축자재, 공구, 전등 종류를 포함한 간단한 전자제품들은 물론이거니와 인테리어 제품들, 취미 코너 등등으로 종류별로 구분이 잘 되어있으며, 어떻게 이런 제품까지 있을까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제품이 진열되어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중 의류나 식료품 이외에는 모든 제품이 이곳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일본의 홈센터를 ‘남자의 로망이 있는 곳’이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각종 공구와 DIY 제품, 취미용품들이 한데 모여있어서 그런 듯하다. 실제로 그냥 가서 눈으로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 <사진 2> 목재 코너

 

또, 일본은 ‘DIY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홈센터에 가면 목재를 원하는 길이로 잘라주는 서비스가 있고, 다양한 모양과 길이의 나사와 결합도구가 갖춰져 있어서, DIY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쉽게 자재를 조달해 뭔가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직접 집안의 선반 등을 저렴하게 제작해서 사용하는 주부들도 많다고 하니, 치수만 잘 재어 가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다.

 

▲ <사진 3> 밖에 진열되어 있는 채소 모종

 

사람들의 취미 생활을 공략하는 제품들도 어항, 곤충, 애완동물, 원예 등 다양하다. 스스로 어항을 꾸밀 수 있는 모든 제품이 있고 열대어부터 해수어까지 판다. 듣기로 어떤 홈센터에서는 작은 상어까지도 판단다. 다양한 종류의 풍뎅이, 사슴벌레 등도 취급하고 있어서 실제로 홈센터에 가면 아이들이 참 많다. 물론, 애완동물을 취급하는 곳도 있어서 각종 애완용품이 망라되어 있다.

 

▲ <사진 4> 채소 종류를 위한 화분 모음

 

필자 개인적으로는 화분 꾸미기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가끔 주말이면 홈센터에 들러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곤 한다. 홈센터 입구에 보면 각종 모종이 진열된 걸 볼 수 있다.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의 채소와 여러 종류의 화초들이 늘어서 있어서 모종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게끔 해놨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배양토, 거름, 비료와 다양한 종류의 화분, 막대 등이 한데 모여있어 손쉽게 필요한 물건들을 찾고 살 수 있다.

 

그리고 시간 한정으로 소형 트럭을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어서 냄새나는 비료라든지, 승용차에 실을 수 없는 커다란 부피의 제품, 기다란 목재 등을 손쉽게 운반할 수 있다. 면허증과 연락처를 남기면 트럭을 빌릴 수 있다고 하니 무척 편리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에는 방울토마토 모종을 사다가 베란다에 심어 봤다. 생각보다 무럭무럭 잘 커서 매일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한두 개씩 아이가 따먹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 몇 개 더 심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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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일요일은 임산부가 있는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날인 ‘이누노히(犬の日)’다. ‘개의 날’이라는 뜻이라 어감은 좀 이상하지만, 한국에서 ‘손 없는 날’이라는 의미처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보통 임신 5개월쯤에는 이누노히에 임산부와 가족들이 무사출산기원(安産祈願, あんざんきがん)을 위해 신사를 찾는다. 유명한 신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장사진을 이룬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줄을 길게 서는 경우가 있으면, 보통은 맨 마지막에 팻말을 든 사람이 서 있으므로 팻말이 보이면 그 뒤쪽에서 기다리면 된다.

 

출산용품이나 유아용품 업체에서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업체에서 나온 사람들이 상품 광고와 함께 큰 비닐 가방을 하나씩 나눠 준다. 그 안에는 기저귀, 분유, 출산에 필요한 여러 샘플 제품들과 광고지들이 가득 들어있다. 신사 입구에 도착할 때쯤 되면 양손 가득 비닐 가방을 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이럴 때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으니! 포장마차인 야타이(屋台, やたい)다. 야키소바, 붕어빵, 솜사탕, 아이들 장난감 등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사람들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자꾸 뭔가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똑같다.

 

 

입구에 들어서면 임산부와 가족이 가는 길이 다르다. 임산부는 특별히 마련된 곳에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 약 20명씩 안내를 따라 신사 내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무사출산을 기원하는 의식을 하는데, 부적 등을 받아와 출산 때까지 집안에 장식해 둔다. 가족들은 신사 본관 앞에 늘어져 있는 종을 울린 후, 통에 동전을 던져 넣고 손을 합장하며 같은 기원을 한다. 큰 종을 울리는 것은 신을 부르는 의미다. 동전을 던질 때는 적은 금액으로 던져 넣는다. 보통 10엔짜리 한두 개 정도면 적당하다. 이렇듯 이러한 풍습들을 보면 우리의 옛 풍습과 참 닮아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전통을 중히 여기는 일본 사람들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도쿄에서는 닌교쵸에 위치한 수이텐구(水天宮, すいてんぐう)가 유명하다. 수이텐구는 순산의 신을 모신 신사로, 사진에서도 보이듯 개의 동상이 있다. 특히, 동상을 손으로 쓰다듬으면 무사출산에 효험이 있다고 해서 그 표면이 아주 반들반들하다. 닌교쵸에 가면 거리가 잘 유지되어 있고, 특히 사람 얼굴 모양으로 만든 단팥빵 같은 닌교야키(人形焼, にんぎょうやき)도 유명하다.

 

 

출산이 끝나고 나면, 아이와 함께하는 외출이 가능해졌을 때 집안에 두었던 부적 등을 갖고 신사에 다시 방문한다. 그리고 무사히 출산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아이의 건강과 바른 성장을 위한 의식을 받는다고 하니, 일본에서 신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워낙 신사라는 존재가 한국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두드러져 있지만, 일본 전국에 걸쳐 무수히 많은 신사가 존재하고 있으며 순산 기원처럼 가족의 안녕을 바라기 위해 자주 찾는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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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날씨가 좋아 도쿄 인근 공원에 다녀왔다. 공원의 이름은 ‘안데르센 공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안데르센 동화를 테마로 한 공원이다.


▲<사진 1> 안데르센 공원 표식


특히 아이들이 놀기 좋게 꾸며진 물놀이장, 놀이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유원지 같은 느낌도 든다. 도쿄 인근에는 이러한 종류의 공원이 여럿 있는 걸로 아는데, 아마도 버블 시절 자산가가 자신의 취미 혹은 취향대로 테마파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종류의 공원 중 문을 닫은 곳도 여럿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데르센 공원은 사람들이 북적일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햇살 좋은 봄날이면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두고 텐트 안에서 낮잠을 청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2> 덴마크풍 건물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북유럽풍의 빨간 건물 두 채가 보인다. 분수, 안데르센 동상, 풍차도 눈에 띈다. 풍차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이 중 한 건물은 안데르센이 직접 다녔던 학교 건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흔히 듣는 말인 ‘고집’ 혹은 ‘집착’이라는 뜻의 ‘코다와리’처럼,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안데르센의 학교를 재현하려는 것 자체를 코다와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품질에 대한 고집, 장인 정신, 요리사의 맛에 대한 집착 등이 모두 이 코다와리에서 나온다는 다큐멘터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이 말이야말로 일본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사진 3> 벌거벗은 임금님의 재현


다른 한쪽 건물은 기념품 가게다. 안데르센의 모국인 덴마크의 장난감들을 한쪽 코너에 장식해서 팔고 있었다. 그리고 분수와 풍차 근처를 둘러보다 보면 인어공주, 벌거숭이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등 안데르센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장식들이 눈에 띄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여기를 조금 벗어나면 제법 큰 연못이 나온다. 이곳에는 노 젓는 배를 빌려서 탈 수 있다. 30분에 3,000원 정도이니 그다지 비싼 가격도 아니다. 필자도 아이와 함께 배를 탔는데, 정작 어른들이 노 젓기가 어색해 세 번 정도는 다른 배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단 배끼리 부딪히면 상대방 잘못이라 하더라도 일본 사람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사과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참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4> 공원 곳곳에 있는 안내판


조금 더 걸으니 큰 물놀이장이 나온다. 어른 무릎 정도 깊이라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이날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았음에도 다들 들어가 놀고 있었다. 우리 아이도 물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여벌 옷을 준비해 오지 않아 얼른 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주변을 보니 나무 사이사이에 줄이 걸려 있었다. 그 줄로 만든 다리와 그네 등 그야말로 아이들이 하루를 만끽할 수 있게 잘 꾸며져 있었다. 이외에도 말타기 체험장 등 여러 가지 탈것들도 많았다. 어른들도 같이 탈 수 있는 게 많아서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함께했다.


올해는 유난히 봄 날씨가 변덕스러운 탓에 정말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출했던 것 같다. 아이가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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