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miconductor/스마트 Tip

반이아빠의 장난감 속 반도체 - 반이의 빠방 2편

by 앰코인스토리 - 2015. 4. 28.


지난 호 반이의 장난감 빠방이 소리가 나지 않아 빠방을 분해, 스피커로 연결되는 부분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납땜하여 전선을 이어준 에피소드에서 이어집니다.


“출동준비 완료! 출동준비 완료! 출동준비 완료!”

반이는 고쳐진 빠방의 버튼을 쉴 새 없이 누르며 까르르 웃어댑니다. 하지만 반이엄마는 슬슬 귀가 따갑기 시작합니다.

“반아, 그만 눌러. 너무 시끄러워.”

반이는 엄마를 힐끔 쳐다보더니 더 신 나게 버튼을 눌러댑니다.

“출동준비 완료! 출동준비 완료! 출동준비 완료!”

“여보, 저 소리 좀 조그맣게 할 수 없어?”


반이엄마의 부탁을 받은 반이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반이를 안아 엄마에게 건네고, 다시 연장을 집어 듭니다. 반이는 자기 빠방이 다시 분해될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버둥거렸지만, 엄마가 까까 하나를 입에 넣어주자 이내 엄마 품으로 쏙 안겼습니다. 반이아빠는 다용도실로 가서 부품 서랍을 뒤져 땅콩처럼 생긴 저항기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스피커로 이어진 전선을 다시 분리한 후, 양 끝 사이에 저항기를 이어주었습니다. 빠방을 원래대로 조립하고 버튼을 누르자, 아주 작은 소리가 납니다. “출동준비 완료!”


▲ 고정저항기 (위에서부터 각각 39Ω, 550Ω, 750Ω, 1㏀, 1.2㏀) ⓒ양원모


▲ 저항 읽는 법

사진 출처 : http://goo.gl/HM0BsU


그러자 이번에는 엄마 품에 안겨 있던 반이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무래도 소리가 너무 작아진 것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입니다. 반이를 달래는 엄마를 뒤로하고 아빠는 다시 서랍을 뒤져 가변저항기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빠방에 구멍을 뚫어 가변저항기를 고정해 조인 후, 스피커로 이어 주었습니다.


▲ 가변저항기 ⓒ양원모


“잘 봐, 이렇게 돌리면 소리가 줄어들고, 반대로 돌리면 소리가 커질 거야.”

반이아빠가 버튼을 누른 후 가변저항을 돌리며 설명해주었습니다.

“출동준비 완료! 출동준비 완료!”

빠방 소리는 반이아빠가 가변저항을 돌리는 방향에 따라 줄어들기도 커지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적당한 크기로 소리를 줄인 후 반이에게 빠방을 건네주었습니다. 반이는 빠방의 버튼을 연신 누르며 가변저항을 돌려댔습니다. 반이는 이제 빠방이 달려가는 것보다 빠방의 소리가 줄어들고 커지는 것을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저항(Resistance, 단위는 Ω이라고 쓰고 ‘옴’이라고 읽는다)이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금, 은, 구리 같은 금속은 전기가 매우 잘 통하는 성질을 가졌으므로 ‘저항이 무척 작은 도체’입니다. 반면 나무, 고무 등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저항이 큰 부도체’입니다. 이렇게 물질마다 자신의 고유한 저항값을 갖고 있는데, 이것을 비저항이라고 부르며, 그것은 물질의 길이가 1m이고 단면적이 1㎡인 크기를 가졌을 때의 저항을 말합니다.

 

▲ 비저항표

사진 출처 : http://goo.gl/LzXvEK


특정한 저항값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부품을 저항기(resistor, 抵抗器)라고 합니다. 재료와 구조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으나, 저항값 고정 여부에 따라 크게 고정저항기가변저항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반이의 빠방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버튼을 누르면 스피커에 전류가 흐르기 때문입니다. 스피커는 전기에너지를 소리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이므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흐르는 전류의 크기에 따라 커지고 작아집니다. 반이아빠가 처음에 가져온 고정저항기는 저항값이 커서 전류량이 너무 많이 줄어들어 소리가 작았던 것입니다. 이것을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V는 전압, I는 전류, R은 저항을 나타냅니다. 이 공식은 전자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으로, 1826년 독일의 물리학자 G. S. Ohm(옴)이 발견하여 ‘옴의 법칙(Ohm's law)’ 이라고 합니다.


▲ 가변저항기를 부착한 회로도 ⓒ양원모


반이아빠는 저항값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가변저항을 달아 저항값을 조절했고, 결과적으로는 스피커에 흐르는 전류량을 조절해 소리를 키웠다 줄였다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음량을 높이거나 줄인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때 음량을 조절하는 데 쓰이는 소자가 바로 가변저항기입니다.


참, 반이의 빠방이 성할 날이 없네요. 다음에는 어느 곳이 고장 날까요? ‘반이의 빠방 3편’에서 계속 이어보겠습니다.


감수 / 연구소 연구1팀 정지영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