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며칠 동안, 등에 스티커가 붙은 또봇들과 잘 놀던 반이가 아빠를 찾습니다. 세이펜을 가져다 대어도 소리가 안 난다고 합니다. 저녁 준비를 하던 반이엄마가 오전부터 소리가 안 났다며 배터리가 떨어진 것 같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아빠, ‘빠떼리’가 떨어진 거 같아요!”

“반아, ‘빠떼리’가 아니라 ‘배러리’라고 하는 거야.”

“아니에요. 엄마가 ‘빠떼리’라고 했어요!”


반이아빠는 반이엄마를 쳐다보았습니다. 반이엄마는 킥킥거리더니 ‘사랑의 빠떼리’라는 유행가를 흥얼거렸습니다. 반이아빠는 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난감합니다. 반이는 아빠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반이아빠는 반이를 데리고 집 앞 마트로 향합니다.


반이와 반이아빠는 배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반이아빠는 세이펜과 또봇놀이펜의 뒤편 덮개를 열고 배터리를 교체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반이에게 얼마 전에 찍은, 또봇놀이펜의 X-ray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반이는 예전에 기침이 심해 병원에서 X-ray를 찍어본 적이 있습니다. 반이의 태블릿에 설치된 병원놀이 앱에서도 캐릭터의 X-ray를 찍는 놀이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반이는 X-ray 사진에 관심이 많습니다. “뜯어봐 주세요, 아빠!”



▲ 또봇놀이펜 X-ray와 병원놀이앱의 X-ray 촬영


반이는 반이아빠가 보여주는 X-ray 사진을 볼 때면 종종 분해해서 속에도 똑같은지 확인하곤 합니다. 반이아빠는 반이가 내민 또봇놀이펜을 받아 들었습니다. 반이아빠는 오늘도 반이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반이 아빠는 절대로 동물의 X-ray는 보여주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독일의 과학자 뢴트겐(Wilhelm Conrad Röntgen)은 음극선을 연구하기 위해 음극선을 금속판에 쏘는 실험을 하다가, 음극선관에서 종이도 뚫고 지나가는 강한 빛이 방출되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이 광선은 음극선과 달리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주어도 휘지 않고, 거울이나 렌즈에서도 쉽게 반사되거나 굴절되지 않았습니다. 뢴트겐은 이 광선의 정체를 알 수 없었기에 X-ray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뢴트겐은 이 X-ray의 발견으로 훗날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 X-ray의 발견자 빌헬름 뢴트겐과 그의 부인의 손 X-ray 사진

사진출처 : https://goo.gl/ZWCweU


X-ray는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투과성이 강합니다. 이 덕분에 우리의 몸 속 구조나 물질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X-ray는 의료와 산업 분야에서 특히 발전하였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 X-ray는 SAT(http://amkorinstory.com/1368)와 더불어 대표적인 비파괴 검사 방법입니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통상 수차례의 접합 공정을 거칩니다. 이때 기준에 맞게 접합이 되었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아래 사진에서처럼 X-ray는 유용하게 쓰입니다.

 

▲ 반도체 분야의 X-ray 검사 image

사진출처 : http://www.seceng.co.kr/application_xray


이 사진들을 보면 다이(Die)와 리드(Lead)를 이어주는 와이어본딩(Wire Bonding), 보드(Board)와 솔더볼(Solder ball)의 접합 상태, 커넥터(Connector) 내부의 결선 상태, 보드의 배선 상태(Trace) 등의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외계로부터 오는 광선들이나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에 의해 방사선에 노출되게 되는데요, 이러한 양은 일반적으로 연간 약 2~5mSv 정도라고 합니다. 고산지대에서는 해수면 높이에 사는 사람보다 연간 약 1.5mSv 정도의 방사선에 더 노출되며, 비행기 여행을 하면 약 0.3mSv 정도의 방사선에 더 노출됩니다. 병원에서 가장 흔히 촬영하는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은, 촬영 시에 노출되는 방사선 조사량은 약 0.1mSv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약 10일간 노출되는 정도의 미미한 양으로, X선을 이용한 검사를 받음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의 위험과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득을 따져 보았을 때 큰 해를 유발하지 않는 정도의 양입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볼까요? X-ray로 촬영하여 색을 입힌 예술 작품들입니다. 늘 익숙하게 보아 오던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보니 색다릅니다.


▲ 외국 작가 Steven N. Meyers의 X-ray로 촬영한 예술 작품들

사진출처 : https://goo.gl/6NFTOQ




WRITTEN BY 양원모

초등학교 때 꿈은 과학자가 아니면 야구선수였고 중학교 때 꿈은 작가였다. 고교에서는 전자과를, 대학에서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연구소 실험실에 근무하면서 주말에는 사회인야구를 하고 이제 사보에 기고하게 되었으니 어지간히 꿈을 이루고 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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