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1 [에피소드] 고추잠자리 가을이 되면, 글감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이 고추잠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곤충이면서도 단어만 떠올려도 누구나 한 가지씩의 좋은 추억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9월의 뙤약볕이 강하게 내리쬐면, 엄마는 마당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빨랫줄에 빨래를 널 준비를 했습니다. 기다란 막대기로 쭉 늘어질 빨랫줄을 계산하며 지지대로 삼으셨지요. 사 남매의 빨래다 보니 그 긴 빨랫줄이 빨래들로 가득 찼습니다. 강한 볕을 고려한 건지 빨래들은 널기가 무섭게 빨래에 배어 있던 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바싹 말랐던 마당도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이쯤에서 등장하는 녀석은 잠자리들이었습니다. 하늘 높이 올려진 빨랫줄 지지대 끝에 사뿐히 내려앉아 사방을 응시하는 모습은, 먹잇감을 찾아 하늘을.. 2014.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