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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35

[포토에세이] 우도의 일몰 [포토에세이] 우도의 일몰 사랑하는 가족과의 제주도 힐링여행. 처음으로 우도에서 숙박을 하였는데 너무도 아름다운 일몰에 잠시 넋을 놓고 감상해본다. 촬영지 / 우도 다올펜션 글과 사진 / K4 제조3팀 정민성 사원 2018. 8. 31.
[에피소드] 독서가 취미라니 방금 도착한 월간지를 펼치고서 채 가시지 않은 잉크와 종이 냄새를 맡는다. 향이 가슴으로 전해지면서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기 말이 되면 다음 학기에 배울 책들이 교실 앞에 수북이 쌓이고, 우리들은 선생님의 호명할 때까지 숨죽여 기다린다. 찢어지거나 끈으로 묶은 자욱이 있는 책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차례가 되어 국어, 셈본, 자연 등의 책을 들고 오면서 맡아보던 그 냄새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새 책만 보면 코를 들이민다. 어느 종이나 나름의 냄새를 보유하고 있지만, 새하얀 모조지에서 풍기는 것이 좀 더 진하고 오래 지속되어 미술책이 단연 인기 1위였다. 그런 연유로 고교 때까지 매년 적어내는 취미란의 단골이 독서였다. 요즘의 학생들이야 독서가 취미 축에나 드느냐고 하겠지만.. 2018. 7. 20.
[에피소드] 옥수수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기 위해 밖으로 나섰는데, 때마침 옆집에 사는 동생과 마주쳤다. 동생은 이삿짐 나르는 일을 하는데 퇴근하면서 나와 마주친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동생은 나를 불렀다. “형님, 옥수수를 시장에서 샀는데요. 맛이 좋아서 몇 개 더 샀습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하며 옥수수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갓 지어낸 옥수수인 양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잘 먹을게. 다음에 술 한잔 살게. 시간 좀 내.” “알겠습니다.”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들고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출출해진 터에 좋은 간식거리가 생기게 된 것이다. 봉지를 뜯어 보니, 안에는 옥수수 2개가 들어있었다. 옥수수 2개를 한 묶음으로 파는 곳에서 산 모양이다. 하나는 내가.. 2018. 7. 6.
[에피소드] 종합선물세트 명절을 다가오면 기대하는 선물이 한 가지 있었다. 혹은 서울에서 누군가 온다고 전화를 받고 나면 내심 설레었던 때가 있었다. 오랜만에 보게 되는 친지나 지인의 얼굴이 반가운 것도 있었지만, 사실 더 기다렸던 것은 그분들 손에 쥐어진 선물이었다. 약주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성향을 맞춘다고 비싼 술을 들고 들어오면 우리 형제들은 눈썹을 아래로 깔고 풀이 죽을 수밖에 없었고, 알록달록한 포장지에 쌓인 네모난 상자를 발견하면 뛸 듯이 기뻐했다. 손뼉을 치며 환호를 했다.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그 선물, ‘종합선물세트’였기 때문이다. 알라딘의 마법 램프가 부럽지 않았다. 껌, 사탕, 비스킷, 캐러멜, 초콜릿, 스낵까지 우리가 좋아하는 게 총 망라되어 있었다. 꼬마였던 우리는 기쁨의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커다란.. 2018. 6. 8.
[에피소드] 삼 배를 아시나요 우물쭈물하다가 이 나이가 되었지만, 오늘도 그러다가 10분 늦게 63빌딩의 프런트에 도착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승강기 앞에서 중견 탤런트 임○○ 씨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80대 부부를 에스코트하여 57층으로 오르던 그분은 깔끔하게 생긴 외모답게 친절하게도 58층을 눌러주고 축하 인사도 해주었다. 사돈과 인사를 나누기도 바쁘게 사회자는 잃어버린 10분을 되찾으려는 듯 단상의 의자로 몰아세웠다. 우리 앞으로는 회갑연이나 돌잔치에서 익히 보아왔던 과일과 케이크 등 장식품이 사진발을 좋게 받도록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머리와 옷매무새를 챙길 시간도 없이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소리는 요란하고, 난생처음으로 권총처럼 생긴 것으로 불을 붙이고 끄느라 여러 번을 반복했다. 축하 노래를 듣고 자식들의 삼 배도 받았다... 2018. 5. 25.
[시 한 편] 비 오는 영동고속도로 [시 한 편] 비 오는 영동고속도로 비 오는 길 오토바이로 양 뺨에 지압 받으며 달리던 추억 친구와 속옷만 입고 마당을 뛰어다닌 던 어린 시절까지 연사 사진기 셔터를 누른 것 마냥 장면 장면이 스쳐 간다 차창 밖 비와 어우러진 라디오 음악 소리 모든 노래 가사가 나만의 시가 되어 내 귀에 녹아든다 언제 이렇게 감수성이 깊었던가 음 이탈을 감수해가며 어설프게 립싱크를 섞어가며 추억과 저 깊은 감성과 지금의 인생이 어우러져 나만의 음반이 된다 시공간이 분리된 상태로 내 오래된 일기장을 넘겨 가며 다시금 삶을 살며, 다시 또 심장을 뛰게 한다. 글 / 사외독자 박영진 님 2017.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