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음악3

[영화 속 음악] 블리트(Bullitt), 하드 보일드 형사 무비의 전범 흔히들 ‘마초’라고 지칭되는 할리우드 터프가이 액션스타의 계보에서 스티브 맥퀸이라는 배우가 차지하는 위상과 위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 아버지 세대들에게는 그 유명한 탈옥영화의 교과서적인 작품인 《빠삐용》(1973)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사람들에 따라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엉클 샘’으로 불리던 보수우익의 상징의 아이콘이었던 존 웨인에서부터 속되게 무례한 야수적인 남성상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던 말론 브랜도의 카리스마와 그의 이미지를 재탕시켰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이른바 요절이라는 극단적인 페이소스의 결합으로 하나의 신화성을 부여받은 제임스 딘까지, 할리우드 터프가이의 계보는 1940-50년대의 황금기를 거쳐 이른바 창조와 파괴의 시기였던 혼돈의 1960년대까지 신화 아닌 신화 속의 주인공들에 의해 .. 2015. 8. 18.
[영화 속 음악] 사이클 경주의 스피드와 박진감의 열기 속으로, 아메리칸 플라이어 현실보다 더 드라마틱한 승부의 세계라고 일컬어지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들만큼 흥미로우면서도 쇼 비즈니스 측면에서 위험한 소재도 없을 것입니다. 그럴 것도 그렇듯, 국내만 하더라도 만화가 이현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장호 감독의 《외인구단》(1986), 그리고 ‘스키 점프’라는 비인기 종목을 소재로 웰 메이드 무비(Well-made Movie)로 멋들어지게 승화시킨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2009)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화가 소재는 참신하나 내러티브 및 설득력의 부족으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실패를 기록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할리우드를 보더라도 실베스터 스탤론이 직접 각본과 주연을 겸했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일차원적인 옹호만을 표현한 골수 보수주의의 고전 《록키》(1976), 찰리 쉰.. 2015. 4. 21.
[영화 속 음악] 1970년대에 대한 낭만적이고 우울한 단상, 바보들의 행진 예전 초등학교 시절 TV를 통해 접했던 《바보들의 행진》은 여러모로 한국영화에 대한 필자의 선입견을 깨부숴버린 영화였습니다. 실제로 그러기까지는 필자가 중학교에 진학해서였지만, 그 영화가 준 충격은 대단했지요. 영화의 전반부 송창식의 ‘왜 불러’가 흐르면 장발 단속을 피해 도망 다니는 당시 1970년대 중반 신촌 일대의 청춘들과 그들을 쫓아가는 경관이 상관을 만나자 “근무 중 이상 있습니다!”라고 보고하는 씬에서는 당대의 공권력을 조롱하며, 교내에서 담배를 피운다며 따귀를 때리는 기성세대에게 영철이는 뺨을 재차 내밀음으로써 기성세대에 대한 반기를 듭니다. 무엇보다, 영화 구석구석에 내포된 당대 현실의 허무 미학과 낭만의 묘한 조화는 극 중 삽입곡들인 송창식의 ‘왜 불러’, ‘고래사냥’, 그리고 김상배의 .. 2015.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