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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음악8

[영화 속 음악]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역사와 개인 그리고 장르 영화적 쾌감의 절묘한 조화 2010년 11월 이맘때로 기억됩니다. 평소 영미영화를 제외한 3세계 영화에 관심이 지대했던 필자인지라, 여전히 당시 극장가를 강타하던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국내 스타들이 포진된 뻔한 흥행작들에는 전혀 무관심했던 이유로 필자의 개인적인 특이취향의 발로로 선뜻 선택한 키워드가 바로 ‘라틴 아메리카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비대해진 한국영화 시장이라도 해도 영국/프랑스/스페인으로 대표되는 서유럽 영화나 동유럽의 시네아티스트 영화들까지 찬밥 신세를 면하기 힘든 약해빠진 시장 상황이라, 이른바 다양성 영화를 표방하는 골수 예술영화 애호가들이 많아졌다고 할지언정, 아무리 라틴 아메리카를 위시한 제3세계 영화를 더 지지하는 영화 팬층은 더욱 흔하지 않은 상황이라 선뜻 어느 작품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 2015. 11. 24.
[영화 속 음악] 아비정전(阿飛正傳), 몽환적인 고독과 그리움의 영상과 음악의 미학 사진출처 : http://goo.gl/3X7kFv 아마도 필자와 같이 10~20대에 1990년대를 학창시절로 보낸 분들에게 ‘왕가위 신드롬’이란 문화적 신조어는 그다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1995년 국내에 상륙했던 홍콩 왕가위(王家卫)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중경삼림(重慶森林)》. 당시 국내외 젊은이들은 스텝 프린팅과 장뤼크 고다르의 전매특허였던 ‘점프 컷’이라는 독특한 영상기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그만의 비범한 영상 기법과 독특한 개똥철학적 보이스 오버, 그리고 영화에 삽입된 The Mamas & the Papas의 과 Cranberries의 곡을 멋지게 리메이크한 왕정문의 테마 에 열광했고, 《중경삼림》이라는 영화 자체는 물론,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과 영화적 스타일 하나하나가 유행처럼 번.. 2015. 10. 20.
[영화 속 음악] 보디 히트(Body Heat), 끈적한 재즈 선율 뒤에 감쳐진 추악한 욕망 1940년대 이후 할리우드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던 장르영화의 절정 필름 누아르(Film Noir). 그러나 비평적으로 싸구려 B급 영화로 치부되어야 했던 필름 누아르가 최초로 비평적으로 재평가되며 주목받기 시작한 곳은, 필름 누아르의 본고장인 미국이 아닌 프랑스였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 영화 비평의 상징과도 같았던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시네필로 명성을 날리던 누벨바그 세대들에 의해 재평가되면서, 하워드 혹스, 오손 웰스, 존 휴스턴, 빌리 와일더 같은 거장들은 물론 ‘험프리 보가트’와 같은 필름 누아르 상징 격인 대스타들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필름 누아르만의 동의어인 팜므파탈(Femme Fatale, 요부, 악녀)이라는 상징어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지요. 그중 누벨바그.. 2015. 9. 15.
[영화 속 음악] 블리트(Bullitt), 하드 보일드 형사 무비의 전범 흔히들 ‘마초’라고 지칭되는 할리우드 터프가이 액션스타의 계보에서 스티브 맥퀸이라는 배우가 차지하는 위상과 위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 아버지 세대들에게는 그 유명한 탈옥영화의 교과서적인 작품인 《빠삐용》(1973)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사람들에 따라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엉클 샘’으로 불리던 보수우익의 상징의 아이콘이었던 존 웨인에서부터 속되게 무례한 야수적인 남성상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던 말론 브랜도의 카리스마와 그의 이미지를 재탕시켰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이른바 요절이라는 극단적인 페이소스의 결합으로 하나의 신화성을 부여받은 제임스 딘까지, 할리우드 터프가이의 계보는 1940-50년대의 황금기를 거쳐 이른바 창조와 파괴의 시기였던 혼돈의 1960년대까지 신화 아닌 신화 속의 주인공들에 의해 .. 2015. 8. 18.
[영화 속 음악] 시네마 천국, ‘영화’라는 순수 예술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필자가 영화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절정에 달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였습니다. 필자가 10대의 성장기 및 유년기를 보냈던 거제에서 지금은 사라진 늘상 밥 먹듯이 드나들던 동네 변두리 극장(당시 에로영화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극장주의 의견에 따라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까지 유일하게 공짜 관람이 가능했던)에서, 지금은 음향 엔지니어 겸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당시 가장 친한 친구 녀석과 극장에서만 두 번 이상 관람하고 후에 비디오로 50번 이상 감상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필자와 같이 이른바 1980~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은 물론, 우리 부모님 세대들까지 아우르며 국내 개봉 당시인 1989년 예기치 못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극장가를 ‘추억과 .. 2015. 7. 20.
[영화 속 음악] 플래툰, 전쟁이라는 극한의 리얼리즘의 정석 필자의 대학 시절, 동기 및 선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토론 중 늘 단골 소재로 등장한 것이 바로 ‘예술과 현실의 상관관계’라는 등식이었습니다. 필자는 당시 늘 양측, 즉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상관관계에서 고민하길 일쑤였으나 한편으로는 예술의 사회 참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리얼리즘의 태도를 견지하는 작가나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사실주의 형태의 예술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과연 무엇일까’라는 테제로 토론이 자연스레 옮겨 갈 때쯤이면, 늘상 이런 쟁점에 도달하곤 했습니다. ‘사실주의 예술에서의 표현 중 가장 어려운 것은 현실이 인간의 상상력의 범위를 뛰어넘었을 때’의 경우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가깝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 2015.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