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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23

[에피소드] 정상으로 돌아가는구나 며칠 전의 일이다. 아내한테는 하루가 멀다고 안부전화가 오지만, 내게는 그런 행운이 드문 편인데 아들한테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 세종시에 집을 계약했습니다. 손자도 같이 가기로 했고요.” “수고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는구나!” 아들 가족이 여러 조건이 갖추어졌다는 지역에 살고 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황금기를 헛되게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아들은 세종시에서 출퇴근하고 며느리는 서울 소재 금융회사에 다니다 보니, 손자 손녀를 돌보아줄 사돈댁 옆에서 엉거주춤 사는 것이 벌써 7년 차다. 재작년 말에 며느리가 공채 합격으로 아들이 있는 곳으로 출퇴근하게 되었다. 며느리의 합격은 그 분야에선 드문 일로 잠시나마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지라 불편과 어려움이.. 2018. 3. 16.
[에피소드] 다인과 채아 나에겐 다인과 채아라는 예쁜 조카가 있다. 한 명은 초등학생 또 다른 한 명은 유치원생. 부모님들이 가장 예뻐할 때가 그 시기란 말처럼, 정말 순수 그 자체의 아이들이다. 가끔 얘기를 들어보면 세 살 터울의 언니와 동생답지 않게 잘 싸운다고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끔찍이 아껴 줄 때가 많다. 며칠 전 대전에 갈 일이 있었다. 이 두 아이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이 났다. 때마침 동생 내외가 시내로 쇼핑을 하러 나가야 한다고 하기에 자연스레 두 아이를 봐주게 되었다. 자주 보는 얼굴이 아니라 서먹서먹한 시간이 10여 분 흐를 때쯤, 아이 둘을 모아 놓고 옛날이야기를 해주게 되었다. 낯설어 말도 붙이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기를 반복하던 아이들은, 나의 얘기가 시작.. 2018. 3. 2.
[에피소드] 인연 졸업시즌이다. 이맘때면 초등학교 졸업식 때 진학하지 못하는 서러움으로 눈물바다를 이루었던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로 이어지던 졸업식 노래가 이별의 노래로 둔갑하였고, 나는 그때를 못 잊어서 부지불식간에 흥얼거린다. 아울러 새로운 동문을 맞이하는 동창회장님께서 “부모와 마찬가지로 모교도 바꿀 수 없는 인연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숱하게 부딪히는 난제들을 동문이라는 울타리를 치고, 더 쉽게 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음을 여러 번이나 경험했다. 과거 타이어 회사에 근무하던 중, 종합상사를 꿈꾸는 집안 형님의 부름에 의해 회사를 옮겼다. 예기치 못한 과분한 대우를 받았지만 이직한 지 49개월 만에 무리한 확장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 2018. 2. 23.
[에피소드] 에브리바디스 파인 (Everybody`s fine) 은 2009년 작품이다. 로버트 드니로가 프랭크로 드류 베리모어가 막내딸 로지로 등장한다. 현재 2018년임을 생각하면 벌써 10년 지난 영화지만, 영화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지금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된다. 을 처음 접한 것은 작년으로 기억한다. 편히 쉬고 있는 일요일 오후 볼만한 프로그램이 뭐가 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리모컨을 돌리던 중 EBS 방송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프랭크가 기차에 앉아 자신이 자랑스러워 하는 자식들의 사진을 보며 마주 앉은 이들에게 자랑하는 장면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인터넷에 들어가 줄거리를 찾아보니, 오랫동안 같이 살고 있던 부인과 사별하면서 적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식들을 보러 가기 위해 기차를 타게 된 것이었다. 평소 지병이 있던 프랭크는 비행기는 탈 수 .. 2018. 2. 15.
[에피소드] 항공 마일리지 계속되는 맹추위에 외출하기도 귀찮고 불안해서 요즘 들어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게 홈쇼핑의 여행상품선전이다. 다녀온 곳을 추억에 잠기게 하고 못 가본 곳은 풍경만으로도 기분을 업그레이드해준다. 어느 채널이나 ‘본 상품은 국적 항공기라 품격이 다르고 마일리지도 ○○○○만큼 제공됩니다.’ 비싸지만 혜택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열차보다도 많이 타본 국적 항공기의 마일리지가 수십만 마일을 넘었다. 해외 출장은 주로 이등석을 이용했다. 국내선은 5년간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울산이나 포항 아니면 김해로 날아다녔다. 당시는 제2국적항공사가 취항한 지 일천하여 정상적으로는 편도에 500마일이 제공되었지만 2회에 한 번쯤은 1,000마일씩 제공-지금과 비교하면 5배 정도의 수준.. 2018. 1. 26.
[에피소드] 절편 오늘 아침은 절편으로 해결하고 나왔다. 언제부터인가 떡집을 가게 되면, 가장 먼저 고르는 떡이 절편이 되었다. 시루떡, 바람떡, 인절미, 송편, 모시잎떡, 백설기 등등, 각가지 떡이 다양한 색으로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하얀색의 네모진 절편은 가장 마음에 드는 떡이 되었다. 가끔 쑥을 집어넣은 비취색의 절편이면, 영양가를 함께 잡을 수 있어 더욱 더 마음에 든다. 사실, 절편은 좋아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는다. 꽤 오랫동안, 떡하면 팥고물을 입힌 시루떡을 최고로 생각한 적도 있었고, 노란 콩가루를 함께 먹는 재미에 인절미에 제일 먼저 눈길을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팥은 빨리 쉬고, 먹을 때마다 팥고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시루떡을 먹고 나면 방을 다시 치워야 한다는 게 꽤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 2018.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