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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태생부터 과학적 사고를 탑재했을 법한 원칙의 나라, 독일

by 앰코인스토리 - 2018. 1. 17.


첨단과학 시대를 살며 각국은 조용하고도 치열한 과학기술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교육을 비롯하여 정책, 사회 시스템 등의 선진화에 집중하고 있지요. 그동안 연재되었던 [역사 속 엔지니어]에 이어서, 올 한해는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을 배출한 나라, 누구나 아는 세기의 발명물을 가진 나라 등 세계 다양한 나라의 과학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태생부터 과학적 사고를 탑재했을 법한

원칙의 나라, 독일


독일, 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픈 역사를 비롯하여 수십 년이 지나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독일 자동차와 기계공학, 고집스러울 만큼 기초에 충실한 연구와 정확성, 마에스터, 그리고 여행자들의 마른 목을 시원하게 축여주는 명품 독일맥주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가 아는 대로 독일은 오래전부터 이미 노벨 물리, 화학, 의학 등의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입니다. 지속적인 기초 과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과학, 첨단 과학기술을 비롯하여 응용과학, 기계공학 등 명실상부한 과학 강국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나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지요. 이에 바탕이 되는 유능한 연구원들과 대학, 연구재단 등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독일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과학과 기술을 사랑하는 독일인들의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과학 및 기술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독일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겠지요.



▲ (위) 1900년대 부퍼탈 슈베베반 / (아래) 현대의 슈베베반

사진출처 : https://de.wikipedia.org/wiki/Wuppertaler_Schwebebahn

 

그런데 예상 밖으로 세계 올림피아드나 수학, 과학 경시대회에서 종종 상을 타오는 한국 학생들과는 달리 독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 중하위 성적에 머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세계 최강에 속하는 독일의 과학기술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독일 학생들에게 과학은 한때 유행처럼 잠깐 호기심으로 끝나는, 어렵고 특별한 분야가 아니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하게 관심을 두고,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의 뒷받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Einstein classic Konrad Zuse 센터

사진출처 : https://www.langenachtderwissenschaften.de


특별히 독일의 많은 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격인 하웁트슐레(Hauptschule), 레알슐레(Realschule), 김나지움(Gymnasium). 게잠트술레(Gesamtschule) 등과 연계하여 탐방 기회를 꾸준히 제공합니다. 학생들은 연구소 탐방 전에 몇 주간에 걸쳐 탐방 주제에 대해 수업시간에 그룹으로 조사 및 토론을 활발히 진행한다고 합니다. 기업에서의 적극적인 후원도 병행되어 청소년 실험 연구대회와 각종 과학진흥대회에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많은 독일 기업의 CEO들이 엔지니어 출신인 것이 과학기술을 장려하는 기업문화와 절대 무관하지 않은 이유이겠지요.

 


▲ (위) 돌 파괴 레이저, Beuth 대학 / (아래) Wein zu Weinbrand Beuth University

사진출처 : https://www.langenachtderwissenschaften.de


그리고 독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독일 과학발전의 밑바탕이 되어 주고 있는 수많은 연구소인데요, 독일정부의 연구개발투자는 세계 2~3위권 안에 들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협회별로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비율이 다르며, 800여 개의 국가지원 연구기관을 비롯해 공공재원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헬름홀츠, 라이프니츠 4대 연구협회에 속해 있습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산하 80여 개의 연구소를 두고 기초과학 분야 중심의 연구가 이루어지며, 프라운호퍼는 56개의 연구소를 가진 응용과학 분야를, 헬름홀츠는 쾰른 소재 독일 우주항공연구소 등 한국의 이공계 정부 출연 연구소와 비슷한 15개 연구센터로 이루어진 장기 프로젝트 위주의 연구회이지요. 마지막으로 라이프니츠 과학협회는 총 87개의 기관으로 이루어져 인문, 교육, 경제, 생명과학, 수학, 자연과학, 환경연구 등으로 더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컴퓨터 과학과, Humboldt-Universität Berlin 베를린 Beuth University

사진출처 : https://www.langenachtderwissenschaften.de


이처럼 과학협회 산하 많은 연구소가 살아있는 신경세포처럼 전방위에 걸쳐 제 역할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과학 강국 독일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화 시대를 맞아, 수년 전부터는 제조업 혁신정책의 하나로 사이버 물리시스템 기반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등, 국가적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연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나라임에도 인재양성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온 독일이기에 비슷한 형편의 나라들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2000년부터는 일반인들에게도 과학적 관심과 흥미를 더욱 증가시키고자 국가적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물리학의 해를 시작으로화학의 해’, ‘수학의 해등 매년 특정한 분야를 선정하여 독일 전역 여러 도시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된과학의 밤 (Lange Nacht der Wissenschaften)’ 행사는일 년 중 가장 영리해지는 밤이라는 재미있는 부제를 달고 도시 여러 곳에서 다채로운 과학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워낙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 베를린에서만 벌써 작년 2017년 기준, 17회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회과학, 인문과학의 모든 전문기관과 대학을 비롯해 수많은 관련 연구소들이 시민들과 어린이들에게 건물과 연구실을 개방하고, 실험이나 시뮬레이션 체험도 하며 과학적 이론이나 원리를 재미있게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합니다. 과학 관련 전시, 공연, 강연 등의 기회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고자 정부는 특별 버스노선을 만들고 전철이나 버스요금을 무료로 운행합니다. 정부, 기업, 학교와 연구소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과학기술에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독일기술!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겠지요. 앞으로 변화된 세계시장에서 기술 강국 독일이 과거, 현재를 발판삼아 어떻게 미래까지 계속 명성을 이어가고 도약할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