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는 지난 호의 내용과 시대적 배경이 같으면서, 잠깐 언급한 삼국시대 조조(曹操)와 관련된 인물이 있는데요, 여성으로서 당시의 사회 및 정치 상황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던 일종의 비극적인 삶의 서사가 있어, 인물 채문희(蔡文姬)에 관하여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椎髻空憐昔日粧 묶은 머리 여인 옛 단장 생각하니 부질없는 슬픔만
征裙換盡越羅裳 강남땅 비단 치마는 아예 나그네 옷으로 바꿔 입었네
爺娘生死知何處 아버지 어머니 생사 어느 곳에서나 알 수 있으랴
痛殺春風上瀋陽 끝없는 비통 안고 봄바람에 심양 땅으로 끌려간다네

위의 시는 명(明) 왕조가 멸망하고 청조 강희제(淸朝 康熙帝) 19년인 1680년 조선 숙종(肅宗) 때, 조선 사신이 청나라 수도인 북경으로 가다가 산해관(山海關, 명대 이후 군사 요충지) 인근 진자점(榛子店)이라는 객점 벽면에 새겨진 제벽시(題壁詩) 한 수를 발견하여 전한 것이다. 그 내용은 계문란(季文蘭)이라는 강남 여인이 왕조 교체기의 전란 중 포로가 되어 만주족(청나라)에게 팔려가는 중에 억울한 처지와 울분을 벽에 기록한 것이다.

[주석] 이등연, 이계연 《강남 여인 (季文蘭)의 제벽시(題壁詩)에 대한 조선 사행시(使行詩)의 관점 연구》, 중국학연구회, 2012, p.1.

 

1. 無辜犧牲 (무고한 희생)

 

채문희(약 177~249)로 말할 것 같으면, 중국 여류 인물 중에 가장 두드러진 인물이라 말할 수 있는데, 그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녀의 생애 전반에 깔린 격동의 정치적 변화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동한 말기 한나라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동탁(董卓, 139~192)의 난이 일어난다. 동탁은 낙양에서 장안으로 천도하면서 당시의 대학자인 채문희의 아버지 채옹蔡邕(133~192)을 정치적 위력으로 영입하게 된다. 물론 정치적 이유였지만 극히 존중하여 대한다. 하지만 동탁의 실정으로 말미암아, 한나라의 중신인 왕윤(137~192)은 자신의 수양딸이면서 당대 최고의 미녀인 초선(閉月 貂蟬)의 미인계를 활용하여 여포呂布(?~198)로 하여금 동탁을 제거하게 하는데, 이때 역시 채옹도 같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순식간에 고아가 된 채문희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석] 邵丛敏 《蔡文姬的悲剧人生及其文学表现》, 延边大学碩士学位论文, 2007, p.5. 내용 약술.

 

그녀의 원래 이름은 채염(蔡琰)이며, 자가 문희이다. 한말 문학가 채옹(蔡邕)의 여식으로 건안 시기의 저명한 여류 시인이다. 《후한서ㆍ열녀전 后汉书ㆍ列女传》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박학다식하고 말솜씨가 좋으며 음률에 빼어난 재능이 있었다. 하동의 위중도에게 시집을 갔으나 남편이 사망하고 자식이 없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흥평에 있을 때, 천하가 전란에 휩싸이니, 이때 문희는 오랑캐에게 사로잡혀 남흉노 좌현왕에게 바쳐진다. 거기에서 12년을 보내는 동안 두 자식을 낳았다. 조조가 채옹을 잘 알기에 찾다가 적자가 없음을 애석하게 생각하여, 이에 사자를 보내어 백금을 주고 데려왔으며, 동사(董祀)에게 시집 보냈다. “博学有才辩, 又妙于音律。适河东卫仲道。夫亡无子, 归宁于家。兴平中, 天下丧乱, 文姬为胡骑所获, 没于南匈奴左贤王, 在胡中十二年, 生二子。 曹操素与邕善, 痛其无嗣, 乃遣使者以金璧赎之, 而重嫁于祀。”

[주석] 蔡荷芳, 《论蔡琰《悲愤诗》的女性意识》, 安庆师范学院学报(社会科学版), 2007, p.39.

 

위에서 살펴보았듯 채문희는 그녀의 생애에 있어 우리가 일생에 한 번 겪기도 힘든 고난을 연이어 겪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계문란 제벽시 내용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당시의 연약한 여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무고한 희생의 풍파를 오롯이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전란이라는 정치상황에 맞닥트리는 아녀자의 삶이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그녀의 출신으로 말미암아 삶에 있어서 자의든 타의든 상관없이 세 번의 혼인은 당시 그녀가 정치적으로 적지 않게 이용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처음 위종도와는 정상적인 혼인관계라면,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타인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그 두 번째는 당시 불안정한 중원에 남흉노가 들이닥쳐 잡혀가서 좌현왕의 첩실이 된 것이었고, 세 번째는 조조가 그의 정치적 목적으로 만금을 주고 다시 데려와 결혼시킨 것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세 번의 결혼에 대하여 일부 조선의 문사 중에는 실절(失節)의 문제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중국의 사서에는 결코 그렇게 싣지 않고 오히려 열녀전에 당당하게 싣고 있는 것이 주목됩니다.

 

2. 圣洁的母性意识 (성결한 모성 의식)

 

채문희의 문학적 성과는 지난 호에서 잠깐 언급한 건안문학(建安文学)과 함께 상당히 큰 성과와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 연구 결과입니다. 여기서 그 부분에 대하여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으므로, 그녀의 작품 중에 유명한 두 작품의 일부 내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작품 중에 가장 연구가 많이 된 것은 바로 《호가십팔박(胡笳十八拍)》과 《비분시(悲愤诗)》 두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호가십팔박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호가(胡笳)라는 악기로 18박을 연주한다는 뜻인데, 자신이 태어나서부터 난리를 당하여 남흉노에게 잡혀가고, 그 이역에서 겪었던 고통과 또, 조조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겪는 자식들과의 생이별의 아픔을 잘 표현한 장편 시라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비분시는 호가십팔박과 내용 면에서 서로 비슷하지만, 시기적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뒤돌아보면서 좀 더 세밀하게 묘사한 5언시의 걸작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시의 내용에 모자간의 이별의 아픔과 함께 강한 모성애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으로 보면, 한이 멸망하고 조조가 득세하자 남흉노와 비등한 세력을 얻음으로써 일종의 정치적 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잠깐 상술한 바와 같이, 이에 조조는 채문희를 만금을 주어 데려오게 하는데, 이때 채문희는 좌현왕과의 사이에서 얻은 두 자식을 함께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이 상황은 두 시에 비교적 자세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먼저, 호가십팔박의 13, 14박 언급 부분입니다.

“누가 늘그막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하였겠는가? 나를 안고 있는 가련한 아이들은 눈물이 떨어져 옷을 적신다. 한나라 사신이 나를 영접하는데 네 필이 끄는 수레가 위풍당당하나, 아이들이 울어 어미의 마음은 실성하였는데 누가 알 수 있는가? 어찌하여 하필이면 이때 우리 모자를 이별하게 하는가? (생략) 13拍은 현이 급박하고 곡조가 슬퍼, 간장을 휘저어 찌르는 것 같은데 어느 누가 알겠는가?” “나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아이들은 따라갈 수 없고, 마음에 걸리는 것은 늘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이다. (생략) 14拍은 눈물과 콧물이 뒤섞여 떨어지고, 황하의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는데 모두가 아이들을 생각하여 흐르는 눈물이다.”

[주석] 번역문 인용.

 

두 번째, 비분시의 언급 부분입니다.

 

“우연히(고향 사람을)만나서 돌아가길 바라니 고향에서 나를 맞이하러 왔다. 나는 이제 풀려나지만, 응당 다시 아이들을 버려야 하는구나. (생략) 아이가 나에게 안겨서 묻기를 “어머니는 어디로 가려고 하나요? 사람들이 말하길 어머니는 당연히 가야 한다고 하니, 이제 다시 만날 때가 있나요? 엄마는 항상 어질고 상량하였는데 이제 와서 왜 다시 자애롭지 못하나요? 나는 아직 어른도 아닌데, 어찌 다시 생각해보시지 않는 건가요?” 이를 보는 내 오장육부가 무너지며, 정신이 아득하여 미칠 것만 같았다. (생략) 멀고 먼 삼천리 언제 다시 서로 만날 수 있겠는가? 내가 낳은 자식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찢어지는 듯하구나.”

[주석] 번역문 인용

 

위에 부분 언급된 두 시의 내용을 보면, 혈육 간 이별의 애틋함과 함께, 채문희가 왜 굳이 12년간의 생활로써 이미 다 적응한 변방의 삶을 자식들을 버리면서까지 떠나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개인적, 정치적 상황이 내재하여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은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현재 우리의 일반적 상상의 범위로는 감히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요인이 뒤얽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외적 배경을 잠시 접어두고, 두 시 속에 표현된 그녀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인 채문희는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더욱이 그 결정으로 말미암아 죽을 때까지 흉금에 남아있었을 자식들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어떤 표현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일종의 극한 고통이었을 것이라는 것도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반추하여 보면, 그녀는 발분(發憤)의 심정으로 이 두 편의 시를 써냄으로써 연약한 아녀자가 겪어야만 했던 그 시대의 처절한 삶의 행적을 조금이나마 남기고자 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단어》 

词语(어휘) : 發憤
拼音(병음) : fāfèn

 

《예문》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fāfènwàngshí lèyǐ wàngyōu bùzhī lǎo zhī jiāng zhì。

 

발분이란 말은 원래 『논어』에서 나온 말인데,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관하여 물었는데, 자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의 사람됨이, 발분하여 밥 먹기도 잊으며, 즐거워 근심을 잊어서, 늙음이 닥쳐오는 줄도 모른다. 이와 같을 뿐이다.’라고.”

[주석] 동양고전연구회 역주, 『논어』, 믿음사, 1966, p.151.<술이편 7-18> 인용.

 

발분을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울분을 토해낸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떤 억울함이 신변에 닥쳐왔을 때 그것을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입지를 세워서 더 큰 뜻을 이룬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표현입니다. 우리 주위에도 그런 경우가 많이 있겠지만, 쉬운 예로 중국 전한의 사마천은 궁형을 받았으나 그 치욕을 감내하고, 감옥에서 『보임안서(報任安書)』를 써서 친구에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였으며, 결국에는 대역사서인 『사기(史記)』 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는 지괴소설집 《수신기》에 언급된 견우직녀 이야기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第三幅, 文姬別子 (두 아들과 이별하는 그림)


이제 떠나야 하는데, 큰아들은 어머니 옆에 서서 울고 있고, 둘째는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 엄마 품이 그립기만 하다.

 

第六幅, 母子重逢 (두 아들과 상봉하는 그림)


8년이 지난 후에 두 아들이 한나라로 와서 어머니를 만나는 모습, 사료에는 그 내용이 없지만 이렇게 해피엔딩이었길 바라본다.

 


문희귀한도 文姬歸漢圖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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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神話)는 사실(事實)인가?


이렇게 두 사람은 망루 옆과 바람에 우는 무화과나무 곁을 지나 성벽 밑 외진 곳, 평소에 이륜마차가 지나가는 좁은 길을 따라 곧장 달려 맑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두 개의 샘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은 소용돌이치는 스칸마드로스 강의 두 원천이 솟아나는 곳으로, 한쪽은 따듯한 물이 흘러 마치 활활 타는 불처럼 김이 솟고 있었다. 다른 한쪽은 여름에도 차가운 우박이나 눈, 아니면 얼음처럼 시원한 물을 쏟아내므로, 샘 둘레에 널찍한 빨래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훌륭한 돌로 만든 것으로 지난날 아카이아군이 원정해 오기 전 평화롭던 시절에는 언제나 트로이의 아름다운 아내들과 딸들이 광택도 반드르르한 옷들을 들고 찾아오곤 하였다.

On they flew along the wagon-road that ran hard by under the wall, past the look-out station, and past the weather-beaten wild fig-tree, till they came to two fair springs which feed the river Scamander. One of these two springs is warm, and steam rises from it as smoke from a burning fire, but the other even in summer is as cold as hail or snow, or the ice that forms on water. Here, hard by the springs, are the goodly washing-troughs of stone, where in the time of peace before the coming of the Achaeans the wives and fair daughters of the Trojans used to wash their clothes.

[주석] 본문 번역 : 《ILIAS/ODYSSEIA 일리아스/오디세이아》동서문화사 2009 호메로스/이상훈 옮김 448쪽에서 인용.

본문 영문 : 《THE ILIAD OF HOMER AND THE ODYSSEY》 The Great books 1952 HOMER/Mortimer J. Adler, Associate Editor 156쪽(BOOK XXII 145-168행) 인용.


위의 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있는 ‘헥토르’와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의 싸우는 장면에 묘사된 트로이 부근의 짧은 지리적 설명입니다. 중국 초기 소설 개념의 하나인 신화를 논하면서 갑자기 웬 트로이 전쟁의 부분을 다루는지 의아해하시겠지만, 독일의 고고학자 슐리만 하일린츠(Schliemann Heinrich)는 어릴 적 이 짧은 서사 부분을 수만 번 되새기며 잊지 않고 그가 장성하면 결단코 신화로만 여겨지던 트로이를 꼭 발굴해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고 결국은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가 발굴한 트로이가 실제 트로이인가에 대한 여러 말들이 분분하지만, 그의 고고학적 업적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또, 그가 왜 그렇게 신화를 검증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다루어 보기로 하고 최초 소설의 개념을 다루었을 때처럼 우리는 여기서 ‘신화’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정의와 연변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중국신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Myth의 번역어로서의 神話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전승한다. 그 이야기는 인간에게 재미와 교훈을 주기도 하고, 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나아가 그러한 이야기는 인간으로 하여금 초월성을 일깨워 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한다. 18세기에 태동한 비교신화학은 유럽인들이 자신들의 문화가 절대적으로 옳고 타당한 문화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버리고 다른 문화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 윌리엄 존스(W. Johnes)는 인도에서 업무상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면서 유럽인들과 인도인들이 언어와 조상이 같은 근원에서 나왔다는 가설을 세웠다. 존스의 영향을 받은 헤르더(Johann Gottfried von Herder)는 시를 인류 최고의 문화적 표현으로 보았다. 그는 한 민족의 시와 신화를 역사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민족적 심리를 원초적인 형태로 재구성하는 관건이라 보았으며, 그의 저서 「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 (Ideen zur Philosophie der Geschichte der Menschheit)」에서 신화를 집단정체성의 결정적 원천으로 보았다. 헤르더의 작업은 그림 형제 (Jacob Grimm 1785-1863, Wilhelm Grimm 1786-1859)가 계승하였고, 그들은 옛 독일의 시, 전설, 신화, 민담을 수집하고 연구하였다. 소위 ‘전통’, ‘민족 정체성’이라는 개념 아래 그림 형제는 옛이야기들을 새롭게 조명하였다. 당시 낭만주의 풍토 아래 인문학 연구자들은 언어학, 인류학적 관점에서 민간전승을 비롯한 옛이야기들 가운데 특정한 이야기들을 ‘myth’라고 범주화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myth라는 말을 신화로 소개한 일본에서는 「고사기」와 「일본서기」 해석의 이데올로기로서 신화담론이 형성되었으며, 연구가 본격적으로 행해진 것은 메이지 시대(1868-1912)부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본사회에서 ‘신화’는 천황가의 신성한 기원을 천명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이야기들을 지칭하게 된다.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 1730-1801)는 천황을 현인신(現人神)으로 여기는 일본의 신 관념을 묘사하면서 “신(神)은 고전에 나오는 천지의 제신들을 비롯하여 그 신들을 모시는 신사의 어령(御靈) 및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조수목초(鳥獸木草), 해산(海山) 등 무엇이든 간에 범상치 않으며 덕 있고 두려운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신화라는 말은 일본의 ‘가미(がみ 우아하고 고상한 맛)’개념과 결합하여 일본식의 현인신 관념을 함축한다. 일본의 신화 연구는 곧 일본 신대사(神代史) 연구였다. 그렇다면 영어의 ‘myth’와 ‘신화(神話)’는 번역의 과정에서 양자를 등치시키기 어려운 굴절의 과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주석] 본문 : 《신화 신화담론 신화 만들기》 동의 출판 모시는 사람들 1994 임현수 엮음 “1920~30년대 한국 사회 ’신화’ 개념의 형성과 전개” 하정현 45-48쪽에서 편집 인용.


위에서 살펴보았듯, 이른바 ‘신화(神話)’라는 개념은 서양의 ‘myth’를 일본이 번역하여 들여오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선택한 일종의 번역어임을 알았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novel’ 이 ‘소설(小說)’로 번역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번역어의 개념을 떠나 그렇다면 중국의 신화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였는지 자료의 번역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중국의 저명한 신화연구가인 마오둔(茅盾 1896-1981)의 《神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神话’这名词, 中国向来是没有的。但神话的材料—虽然只是些片段的材料——却散见于古籍甚多, 并且成为中国古代文学中的色彩鲜艳的部分。

‘Shénhuà’ zhèmíngcí, zhōngguóxiàngláishìméiyǒude。dànshénhuàdecáiliào—suīránzhǐshìxiēpiànduàndecáiliào——quèsànjiànyúgǔjíshènduō, bìngqiěchéngwéizhōngguógǔdàiwénxuézhōngdesècǎixiānyàndebùfen。

‘신화’라는 이 명사는 중국에 여태까지 없었다. 하지만 신화의 재료로써 비록 그것이 단편적 재료라고 할지라도 고적에 상당히 많이 산재해 있으며, 더욱이 중국 고대문학에서 색채가 선명하고 아름다운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据最近的神话研究的结论, 各民族的神话是各民族在上古时代 (或原始时代) 的生活和思想的产物。神话所述者, 是’神们的行事’, 但是这些’神门’不是凭空跳出来的, 而是原始人民的生活状况和心理状况的产物。

jùzuìjìndeshénhuàyánjiūdejiélùn, gèmínzúdeshénhuàshì gèmínzúzàishànggǔshídài (huòyuánshǐshídài) deshēnghuóhésīxiǎngdechǎnwù。

최근 신화 연구의 결론을 근거로 하면, 각 민족의 신화는 각 민족의 상고시대(혹은 원시시대) 생활과 사상의 산물이다.


神话所述者, 是’神们的行事’, 但是这些’神门’不是凭空跳出来的, 而是原始人民的生活状况和心理状况的产物。

shénhuàsuǒshùzhě, shì ‘shénmendexíngshì’, dànshìzhèxiē ‘shénmén’ búshìpíngkōngtiàochūláide, érshìyuánshǐrénmínde shēnghuózhuàngkuànghé xīnlǐzhuàngkuàngdechǎnwù。

신화에서 서술하는 바는, ‘신들의 행사’이다. 하지만 이런 ‘신’들은 허공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닌 원시 인민의 생활 상황과 심리 상황의 산물이다.


原始人本此蒙昧思想, 加以强烈的好奇心, 务要探索宇宙间万物的秘奥, 结果则为创作种种荒诞的故事以代合理的解释, 同时并深信其真确:此即今日我们所见的神话。

yuánshǐrénběncǐméngmèisīxiǎng, jiāyǐqiánglièdehàoqíxīn, wùyàotànsuǒyǔzhòujiānwànwùdemì ào, jiéguǒzéwéichuàngzuòzhǒngzhǒng huāngdàndegùshiyǐdàihélǐdejiěshì, tóngshíbìngshēnxìnqízhēnquè : cǐjíjīnrìwǒmensuǒjiàndeshénhuà。

원시의 사람들은 이처럼 몽매한 사상에 강렬한 호기심으로 우주 간 만물의 오묘함에 대한 탐색함을 강구하였으며, 그 결과 각종 황당한 이야기를 창조해내어, 합리적 해석을 대신하거나 동시에 그 진실을 깊이 믿음으로, 이것이 즉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신화이다.

[주석] 본문 : 《神话》 上海古籍出版社 1999 茅盾著 3-5쪽第一章“几个根本问题”에서 편집 인용.


그리고 중국 신화를 집대성했다고 보는 ‘웬커袁珂’(1916-2001)는 신화가 갖추어야 할 기본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除开一般常说的’幻想性’, ‘故事性’, ‘原始性’等等我都表示完全赞同而外, 我以为神话的要素具体地说来, 应该有如下几项——

Chúkāiyìbānchángshuōde’huànxiǎngxìng’, ‘gùshixìng’, ‘yuánshǐxìng’ děngděngwǒdōubiǎoshìwánquánzàntóngérwài, wǒyǐwéishénhuàdeyàosùjùtǐdeshuolái, yīnggāiyǒurúxiàjǐxiàng—

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환상성’, ‘고사성’, ‘원시성’ 등, 나는 모두 찬동함을 제쳐주더라도, 내 생각에 신화의 요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응당 다음의 몇 가지 항목이 있을 것이다.


一. 主导思想。从物我混同到万物有灵, 是原始社会宗教与神话的主导思想。

zhǔdǎosīxiǎng。cóngwùwǒhùntóngdàowànwùyǒulíng, shìyuánshǐshèhuìzōngjiàoyǔshénhuàdezhǔdǎosīxiǎng。

그 첫째는 주도적 사상이다. 물아의 혼동으로부터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은 원시사회 종교와 신화의 주도적 사상이다.


二. 表现形式。(一)变化。人变成物, 物变成人, 一种事物变成另外一种事物, 是朴素的唯物观念在原始人头脑中的反映, 它往往构成神话故事情节的主干。(二)神力和法术。前者是对人类力量和本领的想象的夸张;后者的来源是原始巫术, 是将原始巫术加以文学的藻饰。

biǎoxiànxíngshì。(一) biànhuà。rénbiànchéngwù, wùbiànchéngrén, yìzhǒngshìwùbiànchénglìngwàiyì zhǒngshìwù, shìpǔsùdewéiwùguānniànzàiyuánshǐréntóunǎozhōngdefǎnyìng, tāwǎngwǎnggòuchéngshénhuàgùshìqíngjiédezhǔgàn。(二)shénlìhéfǎshù。 qiánzhěshìduìrénlèilìliàng héběnlǐngdexiǎngxiàngdekuāzhāng; hòuzhědeláiyuánshì yuánshǐwūshù, shìjiāngyuánshǐwūshù jiāyǐwénxuédezǎoshì。

두 번째는 표현형식이다. 제1은 변화인데, 사람이 변해서 물질이 되고, 물질이 변해서 사람이 되는 것, 하나의 사물이 변해서 또 다른 하나의 사물이 되는 것은 원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질박한 유물관념을 반영한 것으로써, 그것은 줄곧 신화 이야기의 줄거리상 줄기를 구성하였다. 제2는 신의 힘과 법술이다. 전자는 인류 역량과 본령의 상상적 과장이고, 후자의 근원은 원시 무술로써, 원시 무술에 문학적 장식을 더한 것이다.


三. 神话不仅是 ’以一神格为中枢’(鲁迅语), 或者是表现 ’神门的行事’(茅盾语), 更重要的, 是还表现了人神同台来演出这一出出幻想中壮丽宏伟的戏剧。这就是所持有的将某些传说也包括在内的新的概念。

shénhuàbùjǐnshì ‘yǐyīshéngéwéizhōngshū’(lǔxùnyǔ), huòzhěshìbiǎoxiàn ‘shénméndexíngshì’(máodùnyǔ), gèngzhòngyàode, shìháibiǎoxiànlerénshén tóngtáiláiyǎnchūzhèyī chūchūhuànxiǎngzhōngzhuànglì hóngwěidexìjù。zhèjiùshìsuǒchíyǒude jiāngmǒuxiēchuánshuōyěbāokuò zàinèidexīndegàiniàn。

세 번째로, 신화는 ‘루쉰’이 말하는 ‘하나의 신격으로써 중심’ 혹은, ‘마오둔”이 말하는 ‘신들의 행사’를 표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신이 같은 무대에서 연출하는 하나의 걸출한 환상 중의 장엄하고 아름다우며 웅대하고 거창한 희극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바로 그것이 지니고 있는 바, 일종의 전설 역시 포함함을 내포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四. 有意义深远的解释作用。如共工触山解释天倾西北, 地陷东南的自然环境的形成;阏伯, 实沉 ’日寻干戈’ 解释参星, 商星不相见的缘由, 等等。

yǒuyìyìshēnyuǎnde jiěshìzuòyòng。 rúgònggōngchùshānjiěshì tiānqīngxīběi,  dìxiàndōngnánde zìránhuánjìngdexíngchéng; yānbó,  shíchén ‘rìxúngāngē’ jiěshìcānxīng,  shāngxīngbùxiāngjiàn deyuányóu, děngděng。

네 번째로, 의의가 장구한 해석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이 촉산을 해석함에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땅은 동남쪽으로 꺼져있는 자연환경의 형성, 알백과 실심이 ‘매일 무기를 들고 다투니’를 해석함에 삼성과 상성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연유, 등등.


五. 对现实采取革命的态度。此点一切优秀的民间文学皆同然, 而神话所表现的应更突出。在原始社会往往表现为对自然的征服, 在阶级社会则往往表现为对统治者及统治思想的反抗。

duìxiànshícǎiqǔ gémìngdetàidu。 cǐdiǎnyíqièyōuxiùde mínjiānwénxuéjiētóngrán, érshénhuàsuǒbiǎoxiàn deyìnggèngtūchū。 zàiyuánshǐshèhuìwǎngwǎng biǎoxiànwéiduìzìrándezhēngfú, zàijiējíshèhuìzéwǎngwǎngbiǎoxiànwéiduìtǒngzhìzhějítǒngzhìsīxiǎngdefǎnkàng。

다섯 번째로, 현실에 대한 혁명적 태도의 체득이다. 이런 점은 우수한 민간문학이라면 모두 그러하며, 신화에 표현된 바는 응당 훨씬 더 두드러진다. 원시 사회에서는 줄곧 자연에 대한 정복을 표현하였다면, 계급 사회에서는 줄곧 통치자 및 통치 사상에 대한 반항을 표현하였다.


六. 时间和空间的视野广阔, 往往并不居于一时一隅。

shíjiānhékōngjiān deshìyěguǎngkuò, wǎngwǎngbìngbùjūyúyìshíyìyú。

여섯 번째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시야의 확대이다. 줄곧 한 시기와 한 곳으로만 치우쳐 있지 않다.


七. 流传较广, 影响较大。如 ‘牛郎织女’, ‘白蛇传’ 等。

liúchuánjiàoguǎng, yǐngxiǎngjiàodà。 rú ‘niúlángzhīnǚ’, ‘báishézhuàn’ děng。

일곱 번째로, 유전이 비교적 넓고, 영향이 비교적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견우와 직녀’, ‘백사전’ 등이다.


这样便于将神话(狭义的和广义的)从其他事物中区别出来。所设想的七项神话要素, 对于每个具体的神话来说, 并不要求全都具备, 只须具备其中四五项大约也就够了。

zhèyàngbiànyújiāngshénhuà(xiáyìdehéguǎngyìde)cóngqítāshìwùzhōngqūbiéchūlái。suǒshèxiǎngdeqīxiàngshénhuàyàosù, duìyúměigèjùtǐdeshénhuàláishuō, bìngbùyāoqiúquándōujùbèi, zhǐxūjùbèiqízhōngsìwǔxiàngdàyuēyějiùgòule。

이런 식의 편의적으로 신화(협의적과 광의적)를 그 밖의 다른 사물에서 구별해 내어 보았다. 그 7가지 요소로 고려한 바는 하나하나의 구체적 신화로 보면 모두 갖출 필요는 없으며, 다만 그 중에 4, 5가지 정도가 대략 구비되어 있다면 충분하다.

[주석] 본문 : 《中国神话史》 上海文艺出版社 1988 袁珂著 17-18쪽에서 인용.

본문 신화 요소 ‘四’항 보충 : 参星, 商 星不相见 에서 참고하여 번역함.


위와 같이 神話의 기본 개념과 연변을 소소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신화는 myth 의 번역어로 일본을 통해 중국으로 이입되었으며, myth 개념의 틀에 그것과 유사한 중국의 상고시대 이야기를 맞추었으며, 또 그 개념으로 해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중국 신화(神話)와 전설(傳說) 혹은 우언(寓言)의 개념적 차이를 짚어 보고 그 밖의 다른 파생적 이야기를 살펴봄으로써 좀 더 자세히 그 개념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단어》

词语 (어휘) : 便于

拼音 (병음) : biàn yú

释义 (해석) : 指比较容易(做某事)。 

Zhǐbǐjiàoróngyì (zuòmǒushì)。비교적 용이하게(어떤 일을 하는 것) 


《예문》

为了便于沟通, 我们大家要学好标准语。

wèilebiànyúgōutōng, wǒmendàjiāyàoxuéhǎobiāozhǔnyǔ。

소통의 편의를 위하여, 우리 모두 표준말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주석] 단어 및 예문 : 便于_百度百科


자료출처 : Iliad Wikipedia Trojan war, 神话图片 百度百科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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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드라마는 대만 드라마 중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다고 하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命中注定我爱你 Mìngzhōng zhùdìng wǒ'àinǐ)다. 그런데 제목이 좀 낯이 익을 것이다. 장혁과 장나라 주연의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내용을 잘 알 것 같다. 사실 ‘완벽남’과 ‘평범녀(대개 특징은 없으나 착하고 발랄, 예쁘다기보다는 밋밋하거나 귀여운 스타일)’와의 러브라인을 그린 드라마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겠지만, 결국은 주인공의 연기력 및 연출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듯하다. 재료는 같지만 요리사의 손맛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요리랄까?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역시 주인공인 쳔챠오언(陳喬恩, chénqiáoēn)과 루안징티엔(阮经天, ruǎnjīngtiān)의 맛깔나는 연기와 완성도 높은 연출로 상당히 호평을 받은 작품이니, 한 번쯤은 감상해볼 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재벌 후계자 지춘시(紀存希, Jǐcúnxī, 루안징티엔 분)는 후사를 빨리 잇기를 원하는 집안의 압력으로 연인인 안나와의 결혼을 서두르고 거창한 이벤트까지 준비하지만, 어이없는 사건으로 안나가 아닌 평범녀 쳔신이(陳欣怡, chénxīnyí, 쳔챠오언 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임신하게 된다. 얼떨결에 그들은 결혼하게 되고, 안나를 사랑하는 지춘시는 쳔신이와의 관계에 선을 긋고 생활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9편)







时间一到我就要离开了。

就算再怎么舍不得, 他的心里面, 永远都不会有我的位置。

때가 되는 저는 떠나야만 해요. 

아쉽지만 그 사람 마음속에는 영원히 제 자리는 없을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것처럼 슬픈 일이 있을까? 아니, 더욱 슬픈 것은 내 존재조차 모르는 일이겠다. 그러니 우리 모두 지금 당장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사진을 폰화면에서 지우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따뜻한 관심을 나눠주자!


지춘시와 지내면서 점점 그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는 쳔신이. 하지만 처음 지춘시와의 계약(그들은 아이 때문에 갑자기 결혼하게 되고, 1) 아이만 낳고 헤어질 것, 2) 그를 사랑하지 않을 것, 등등의 황당한 계약을 한다)한 대로 그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쳔신이와, 그녀의 순수함에 이끌려 동정, 연민,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지춘시. 쳔신이 역시 지춘시에게 점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슬픈 마음을 신부님에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바로 그녀를 뒤에서 응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Dylan. 그는 그런 그녀를 보며 가슴 아파한다.


아픔을 딛고 자신의 사랑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쳔신이를 응원하며, 이번에 나온 舍不得(shěbude)라는 표현을 알아보자. 舍不得는 ‘아쉽다, 미련이 남다, 아깝다, 섭섭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며, 특히 연인 사이에서 ‘헤어지기 아쉽다’는 의미가 있기에 각종 노래, 드라마, 영화 등에서 많이 등장하는 말이니 꼭 알아두어야 하겠다. (舍不得는 舍得의 반대말이며 舍得가 기본형이나 舍不得가 훨씬 많이 쓰인다)


다음의 예문을 보면서 그 느낌을 음미해 보자.


我舍不得她, 她也舍不得我, 可是为了我们的未来, 我们不得不分手。

Wǒ shěbùde tā, tā yě shěbùde wǒ, kěshì wèile wǒmende wèilái, wǒmen bùdébù fēnshǒu。

그녀도 나도 아쉬웠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那温暖的阳光像刚摘的新鲜的草莓。你说你舍不得吃掉这一种感觉。

Nà wēnnuǎnde yángguāng xiàng gang zhāide xīnxiānde cǎoméi。Nǐ shuō nǐ shěbùde chīdiào zhè yìzhǒng gǎnjué。

햇살이 갓 따 먹는 딸기처럼 싱그럽고 따뜻해서, 너는 그걸 먹어버리기 아까운 느낌이라고 했지.

- 중화권 최고 가수 저우제룬(주걸륜)의 七里香(qīlǐxiāng) 가사 중에서


연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아름다운 5월에 잘 어울리는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참 기분이 좋다. 우리 독자님들도 이번 5월에는 운명 같은 상대를 꼭 만나시길 기원하며, (이미 누군가를 만나신 분들은 지금 곁에 있는 그/그녀가 운명 같은 상대라고 믿으시길 권하며) 이 글을 마친다. 나도 이젠 노트북을 덮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운명의 그녀와 만나러 가야겠다. 지구는 둥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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