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계속) 역시나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이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눈이 자동으로 떠지는 것은 설렘 때문인가 보다. 창밖을 보니 새털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아침의 고요가 내린 숙소 주변을 걸어본다. 어제는 밤에 도착해서 보지 못했는데 숙소 근처에 호수도 있고 공기도 정말 상쾌하다.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길쭉길쭉 뻗어 있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드디어 세쿼이아 나무들을 보러 간다. 당연히 우리의 관심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피 기준), 가장 오래되었다는 제너럴 셔먼 트리다. 추정 수명이 약 2500년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궁금하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진한 향나무 냄새를 맡으며 걸을 수 있어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만나는 셔먼장군 나무님. 크기가 무시무시하다.

 

 

아이들 사진을 찍어줘야 하는데 나무의 키가 너무 크고, 그 앞의 사람은 개미만큼 작아서 한 번에 담기 어려웠다. 카메라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하여 나무 전체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장군님 나무도 보고, 주변에 있는 다른 나무들도 구경하면서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2,000년 넘게 산 거목 앞에 우리 존재는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100년도 살지 못하면서 1,000년을 살 것처럼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빈손으로 떠나는 게 우리의 인생인데 2,000년을 넘게 살아온 저 나무는 아무런 욕심도 시기도 질투도 없이 자연이 주는 물과 신선한 공기, 햇빛만으로 욕심 없이 사는 것 같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꾸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저녁까지 요세미티 국립공원 숙소에 도착하는 일정인데 그 중간에 있는 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 군락지를 둘러보고 가는 일정이다. 200km 정도를 달려 마리포사 그로브(Mariposa Grove)에 도착했다. 이곳은 또 하나의 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들의 군락 장소로 그리즐리 자이언트(Grizzly Giant) 트리가 있는 곳이다.

 

 

그리즐리 자이언트 트리를 보러 가는 길에 아주 커다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덩그러니 누워있다. 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는 단단하고 잘 썩지도 않아서 저런 상태로 몇백 년을 버틴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나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산책로를 계속 올라가면

 

 

드디어 그리즐리 자이언트 트리가 보인다. 나무 바로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나무 밑동만 보이기 때문에 참 폼이 나지 않는다. 참 사진을 찍기 어려운 장소다. (^_^)

 

 


이렇게 마리포사 그로브에 있는 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 탐방을 마치고 요세미티 공원의 하프돔을 보러 글래시어 포인트로 출발한다. (다음 호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WRITTEN BY 정형근

틀에 박힌 패키지여행보다는 치밀한 준비로 패키지와 비슷한 유형의 자유여행을 직접 기획하고 여행하면서 겪었던 추억과 노하우를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가족들과 평생 잊히지 않을 멋진 추억여행을 계획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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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사는 세쿼이아 국립공원이다. 데스밸리에서 세쿼이아 국립공원까지 직선거리는 170km 정도인데 길게 뻗은 시에라 네바다 (Sierra Nevada)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산맥 끝으로 돌아가야 한다. 덕분에 총 운전 거리는 524km, 적어도 6시간은 달려야 한다.

 

 

데스밸리를 벗어난 지 한참인데도 계속 사막의 모습이 펼쳐진다. 얼마쯤 왔을까. 우리 앞을 떡 하니 막고 나타난 웅장한 산맥, 저것이 바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다.

 

 

보기만 해도 험준한 산맥이다. 저 산맥 너머에 바로 세쿼이아 국립공원이 있는데, 돌아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참 아쉽다. 가는 도중 점심때가 되어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아이들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 딸 아이가 우연히 고른 아이스크림. 생긴 것도 희한한데 맛은 더 희한하다고,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그런 맛이라고 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산길로 안내한다. 자동찻길이 아닌 것 같은 도로로 계속 안내해서 뭐가 잘못된 건 아닌지 무척 걱정되었다. 하지만 믿고 계속 달릴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고개를 넘으니 전혀 새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물이 가득 담겨있는 바다 같은 호수가 등장했다.

 

 

이어서 난데없이 구릉에 목초 지대가 나타난다. 타는 듯한 여름에서 갑자기 서늘한 가을로 계절이 변해버린 것 같다.

 

 

 
또다시 얼마를 달렸을까. 이제 물이 있는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세쿼이아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공원 입구를 표시하는 표지였을 뿐, 우리가 가야 하는 숙소까지는 아직 한참을 더 달려야 한다. 산길을 계속 달리는 중 길가에 어마 무시하게 큰 거미를 발견했다. 신기해서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고 다시 길을 떠난다.

 

 

조금 가다 보니 간이 신호등이 나오는데, 초록 불에서 빨간 불로 막 바뀐다. 그냥 지나가 버릴까 순간 망설였지만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왔기에 차를 멈추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빨간불이 초록으로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아, 이런! 오른쪽에 보니 2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문구가 있다. 이건 다 그 엄청나게 큰 거미 덕분이었다. 데스밸리 소금바닥에서 거미를 봐서 희한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거미가 일을 낸 것이다.

 

 

2분 거미 구경의 대가로 20분을 기다렸다가 출발했는데 깊은 산속이라 그런지 어둠이 빨리 내려앉기 시작했다. 숙소에서 주는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늦으면 놓칠 수도 있는 일! 마음은 급한데 아들 녀석이 다시 붙잡는다. 배가 아프단다. 어렵게 찾아간 간이 화장실. 덕분에 아예 깜깜해지고야 말았다.

 

 

숙소는 국립공원 내에 있는 랏지. 꾸불꾸불한 산길을 달려 도착해보니 아직 식사하는 숙박객들이 있었고, 우리 가족도 시리얼로 곡기를 채울 수 있었다. 예약했던 방으로 올라가 보니 넉넉한 크기의 큰 침대 하나와 2층 침대가 있다. 화장실도 나름 깔끔하니 괜찮은 숙소다.

 

 

세쿼이아 국립공원에는 몇백 년 전부터 이미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자라고 있었던 나무가 있다는데 직접 보는 느낌이 어떨까.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밤이다. (다음 호에 계속)

 



WRITTEN BY 정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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