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알프스만큼

눈부신 ‘과학력’을 갖춘 나라,

스위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알프스와 여기에서 뻗어 나간 거대한 산줄기. 나라 전체가 비현실적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스위스는 일 년 내내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로 북적이는 단연 세계 최고의 관광산업국입니다. 사람도 가끔 너무 화려한 외모에 그의 지성이 가려지듯 워낙 압도적인 자연미를 가지고 있는 탓에 여타의 스위스가 가진 소프트파워가 가려졌다고 해야 할까요? 스위스의 과학은 그리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제 이 글을 읽은 이후 독자들은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스위스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진출처 : http://www.honeymoonholidaysguide.com


사실 스위스의 주요 수입원은 관광산업이 아닙니다. 낙농업이 주요 산업이며 시계, 공구 같은 정밀기계공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 인구 8백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1인당 GDP는 8만 837달러(2017년 IMF 통계)로 세계 2위입니다. 무엇이 이 작은 나라 스위스를 강하게 만들고 있을까요?


▲ Swiss Jolly Ball
사진출처 : http://avoca37.org


주저 없이 ‘과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를 과학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확실합니다. 먼저, 노벨과학상 수상 실적입니다. 스위스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실적은 2017년까지 총 18명으로 세계 6위, 인구대비로 따지면 세계 1위입니다. 여기에 한 나라의 기술경쟁력 평가지표로 종종 활용되는 인구 백만 명 당 ‘3극 특허’ 실적은 144건으로 세계 1위입니다. 국제저명학술논문 게재실적 역시 뛰어납니다. 2016년 기준으로 <Nature Index> 저널에 게재된 스위스의 논문 수는 2,789건으로 세계 10위, 이 또한 인구대비로는 세계 1위입니다.


3극(極) 특허 : 전통적인 지식재산 강국이자 선두그룹인 미국과 일본, EU의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특허로, 특허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지표


작은 나라 스위스가 과학 관련 이런 우수한 실적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그만큼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국연구재단의 2018년 「강소국의 R&D 정책 시리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국가 전체가 약 177억 달러(2015 current PPP$)이며, GDP 대비 투자비중은 3.4%입니다. OECD와 EU 평균보다 높지요. 위 보고서에는 스위스의 국가 총연구개발비는 민간부문이 64%, 정부(연방정부 및 주정부)부문이 24%, 외국자본이 10%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스위스의 전체 연구비는 대학이 26.7%(한국은 9.1%), 민간이 71.0%(한국은 77.5%), 정부가 0.88%(한국 11.7%)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baselarea.swiss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덕분에 스위스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걸출한 학자들을 다수 배출하며 과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 학자로는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샤를 E. 기욤(1920년)을 시작으로 2006년까지 노벨 물리학상 4명, 화학상 6명, 생리의학상 6명 등의 수상자(국적 기준)를 냈습니다. 현대 이론물리학의 아버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취리히연방공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국적으로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요.


어떻게 그리 작은 규모의 인구에서 그렇게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스위스의 과학교육을 주목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위스의 교육제도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 시 학생의 자질과 성적에 따라 50% 정도만 진학하고 나머지는 실업학교에 진학하여 기술을 배우도록 합니다. 또 여기에서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은 29%(한국은 41%)만 이루어져 소위 ‘학벌’을 위한 대학이 아닌 학문 탐구와 심화 연구에 목적을 가진 교육 방향을 지향합니다.


▲ 스위스 공립 바젤대학교 강의 모습
사진출처 :https://www.unibas.ch


23개의 칸톤(州)으로 나뉜 스위스에 연방대학은 취리히연방공과대학과 로잔연방공과대학 단 두 개뿐인데요, 두 개 모두 공대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스위스의 자랑입니다. 두 대학은 스위스를 과학강국으로 만든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산실로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각종 대학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 대학 모두 명문이지만 강점 분야가 서로 다릅니다. 취리히공대가 노벨상 수상자만 수십 명을 배출할 정도로 기초과학에 강하다면 로잔공대는 응용과학에 특화돼 있지요.


로잔공대는 대학 안에 이노베이션스퀘어와 사이언스파트가 있는데, 사이언스파트에 노키아, 시스코 등 11개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있고, 그 옆 사이언스파크에 학교 실험실이나 학생이 창업한 벤처기업 100여 개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들과 네트워킹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나누거나 인턴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등 대학과 기업 간에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학과 기업, 연구소의 산학연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은 스위스 대학 교육의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로잔연방공과대학 전경
사진출처 : https://www.rts.ch


스위스가 전통적인 과학강국은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스위스 과학자들과 사업가들은 외국의 동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참전국들의 과학발전상을 목격하고 자국의 과학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52년 국가과학재단(Swiss National Science Foundation, SNSF)을 설립했습니다. 과학재단은 철학부터 나노, 의학, 생물학까지 전(全) 학문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며 관리하고 있는데 한 해 예산은 약 937.3백만 CHP(2016년 기준)로 수학·자연·기초공학 분야에 36%, 인문·사회 분야에 28%, 생물·의학 분야에 36%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위스의 국가과학재단은 국적에 무관하게 매년 우수한 연구과제를 선정하여 8,000명에게 총 7억 스위스프랑(약 8,3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열린 지원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두 연방공대와 종합대에서 기초과학 인력의 3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점도 스위스 과학계가 개방형 인재구성모델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세계의 인재가 스위스로 몰리는 이유는 스위스 특유의 이런 유연하고 열린 문화 덕분이지요. 적은 인구와 좁은 영토, 한정된 자원을 극복하고 과학강소국으로 발전을 이룬 스위스, 비슷한 조건의 우리나라도 눈여겨볼 만한 여지가 있는 듯합니다.


사진출처 : https://actu.epfl.ch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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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스케일로 

초고속 과학발전 이루는 나라, 중국


거대시장으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발판삼아 과학기술에서도 이제 세계 중심에 우뚝 서기 위해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과학 관련 기술 투자가 북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고, 미국 실리콘 밸리와 비슷한 정도의 임금 제안으로 세계 우수한 인재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는데요, 최근 500m짜리 세계 단일구경 전파망원경을 비롯하여 가장 빠른 컴퓨터를 추구한 ‘텐허-1A’ 등 근래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은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ben.chinatide.net/?p=10042


경제 대국으로써 세계 1, 2위를 다투게 된 중국은 과학기술발전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국가적 자각 아래 막대한 예산을 과학발전자금으로 편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크게 중국이 GDP(국내총생산)의 2.1%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요, 자본 규모로만 치면 2,2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랭킹 2위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과학기술사업은 국가중점 방식으로 계획, 주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초과학연구를 비롯하여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 통신, 농업, 해양연구, 의료, 우주기술 등 다방면에 걸쳐 국가급 발전계획을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과학연구기관은 주로 기초, 응용, 사회공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기관은 중국 과학원과 대학해당연구소에, 응용과학은 중국 첨단기술기업 부분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사회공헌 분야는 농업과학원, 임업과학원, 중국 기상과학연구원과 같이 기초연구에 종사하고 사회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기구가 이에 해당합니다.


사진출처 : http://www.irsa.ac.cn/jggk/skjj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우수한 과학자들이 대거 운집한 중국과학원은 1949년 성립되어 북경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 산재한 전문과학기술인들이 100여 개의 연구소와 400여 개의 과학기술기업, 3개 중국과학원 산하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학에서 진행하는 응용 기초이론연구의 발전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청화대학, 북경대학, 복단대학 등 유명한 대학들의 잇따른 연구실적은 국제적으로도 한층 명성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중국 다방면의 과학기술 프로젝트와 연구활동이 계획되고 있는데요,


사진출처 : https://kknews.cc/culture/6kqy88l.html

 

우주기술의 경우,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를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2004년 중국은 ‘상아공정’이라고 이름 붙인 달 탐사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10여 명이 넘는 우주인을 배출한 바 있는 중국은 꾸준히 달 탐사를 진행해 오고 있지요. 그러나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남아 여러 나라가 계속 추진하는 연구가 바로 달의 뒷면 관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러시아 등과 아울러 중국도 올 한 해 더욱 본격적으로 달 뒷면 탐사를 시도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5월 중 달과 지구의 중력이 동일해지는 포인트에 중계위성을 띄우고, 12월에 탐사로봇 창어 4호를 달 뒷면으로 보내 저주파 교신을 시도해본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신주’ 시리즈와 ‘천궁’ 호의 우주선 발사에 성공을 거둔 뒤 2020년을 전후로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아울러 2020년까지 위성 항법시스템으로 북두위성 30여 개를 발사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주도해 온 GPS를 통한 위성 항법시스템에 의존해 왔지만, 중국의 참여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데요, 중국은 앞으로 물류, 스마트폰, 스마트카 등 다양한 곳에 관련 기술이 응용되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규모 4,000억 위안의 북두위성항법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One Belt, One Road Economies 위성 시스템을 이용한 실크로드 경제밸트

사진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일대일로


차세대 통신기술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양자통신은 보안이 생명인 금융, 군사용 통신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늦어도 2020년까지는 기존 컴퓨터보다 연산능력이 100만 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지요. 전 세계로 통신망을 확대하고 빅데이터, 차세대 내비게이션, 의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양자통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한 바닷속 연구산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최대 7,000m까지 잠수 가능한 유인 잠수정 교룡호, 무인 유선 잠수정 해룡호, 무인 무선 잠수정 잠룡호에 이어 ‘사룡’을 추가하여 앞으로 심해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해양전문가를 육성하여 고분자 화합물, 심해환경, 자연자원, 방사선 등을 연구해 심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요.


사진출처 : http://hd.stheadline.com/news/daily/hk/484506/

 

이미 산업 전반에 걸쳐 언급되고 있는 4차산업, 바로 그 핵심은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중국도 이에 발맞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0억 위안을 투자하여‘ 차이나 칩(Chip)'을 본격 가동, 2030년까지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요, 그러나 중국 알리바바, 텅쉰, 징둥 등 전자상거래 주요 IT 기업들도 아직은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에 의존하여 제품개발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지켜보아야 할 일이겠지요. 그러나 이웃 나라로써 통 큰 대륙의 행보에 점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리 없는 전쟁, 각국의 첨단과학과 기술의 경쟁에서 앞으로 중국이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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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생명과학으로 

유나이티드킹덤의 거인이 된 스코틀랜드


사진출처 : http://www.queenmary.com


지난달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흥미로운 표지그림과 기사가 실렸습니다. ‘모던 몬스터(A MODERN MONSTER)’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기괴한 얼굴이었습니다. 2018년형 현대적 ‘프랑켄슈타인’을 상상해본 그림이라고 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영국의 소설가 메리 셀리(1797~1851)의 소설 「프랑켄슈타인-근대의 프로메테우스」에 나오는 한 과학자의 이름이지요. 당시 사회적 음울한 분위기와 함께 유행하던 괴기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1818년에 완성한 이 소설은, 올해가 꼭 2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그동안 수많은 공포영화나 연극 등 예술작품에서 인간이 만든 괴물의 이름으로 각색돼 우리에게는 박사의 이름이기보다는 괴물을 일컫는 대명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설이나 영화 포스터에나 나올 법한 몬스터가 왜 과학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했을까요.


사진출처 : http://science.sciencemag.org


현대의 과학자들은 프랑켄슈타인을 더는 소설이나 영화 속 상상 속에만 가두어 두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이 인조인간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근접할 만한 기술력을 가졌는지 다방면에서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1950년 처음으로 신장 이식이 시행된 뒤, 간, 심장, 소장 등의 고형 장기이식 기술이 성공하여 이미 널리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2005년부터 10여 년간 수십 차례 시도된 얼굴 이식이나 성기 이식도 성공한 바가 있지요. 이제 과학은 이미 발달이 다 끝난 타인의 기관을 이식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심장이나 뇌 등 핵심 기관은 몇 mm 정도의 크기만을 시도했을 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줄기세포를 통해 원하는 부위를 배양하는 이른바 유사 생체 장기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생명과학의 발전, 그 한복판에 서 있는 나라가 바로 스코틀랜드입니다.


사진출처 : https://phys.org


여러분은 오래전 이슈가 되었던 ‘복제 양 돌리’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스코틀랜드의 로즐린 연구소에서 복제기술로 태어난 양이었지요. 스코틀랜드 생명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화려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1929년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 인슐린을 찾아내 1920년 노벨상을 받은 존 맥레오드, MRI 원리를 알아낸 존 맬라드, B형간염 백신을 만든 켄 머레이, 그리고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이안 윌머트까지,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의 과학자들입니다. 이미 15세기에 세계 최초로 에버딘 대학에 의학부가 설치되었다고 하니, 근접할 수 없는 스코틀랜드만의 과학적인 저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생명과학이 발전한 나라답게 특별한 유전자를 골라 타고 태어난 것은 아닌지 조금은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스코틀랜드에는 13개 종합대학에 있는 생명과학 관련학부를 비롯하여 수도인 에든버러, 글래스고와 던디 지역에 걸쳐 640여 개의 생명과학기업과 전문기관, 3만여 명의 연구인력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학술지에 게재되는 세포생물학, 동식물학, 유전학 등 생명과학 분야 논문의 35% 이상이 스코틀랜드 출신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인구는 영국 전체의 10%도 안 되는 작은 국가 스코틀랜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고 부럽기까지 한데요, 모든 연구 분야가 그러하지만 특히나 생명과학은 학문의 특성상 연구성과를 얻기까지 초기 막대한 연구개발비 투자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스코틀랜드는 이를 위해 제약회사와 기업, 연구기금단체, 정부 등의 긴밀한 네트워크 협력으로 한 해 약 30억 파운드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Getty Images


정부 산하기관인 SE(Scottish Enterprise)는, 향후 가능성 있는 과학자들의 프로젝트를 면밀히 검토, 저렴한 가격으로 장비와 연구장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한 에든버러 대학에 위치한 마이크로 일렉트릭센터에서는 생명공학과 관련한 거의 모든 장비가 갖추어져 있어 값비싼 장비로 인해 연구와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퀸 타일즈와 같이 각종 신약개발과 의학연구에 중요한 임상시험을 전담하는 CRO가 있어 연구개발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스코틀랜드는 미국과 함께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완성, 인간의 유전자와 특정 질병과의 관계를 밝혀내는 연구도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로즐린 연구소에서는 유전병인 헌틴턴병(무도병, 뇌세포의 죽음을 초래하는 유전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한 뒤 동물을 대상으로 치료법을 연구하였습니다. 그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면 병의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근본적인 치료방법을 알아내는 데 획기적인 일이 되겠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08년 영국 의회는 형제자매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맞춤형 아기’를 인공수정하는 일을 허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세 사람의 DNA를 선택적으로 물려받은 아기가 태어나기도 했지요. 내가 만일 그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인간이라면? 유전자 쇼핑으로 아기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쩐지 무언가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대의 생명과학기술,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법률이나 사회적 합의는 물론, 윤리적인 문제와 기준을 세우는 일 등 혼란의 소지는 앞으로 우리가 심사숙고 풀어야 할 지구촌 전체의 큰 과제일 것입니다.


사진출처 : https://pixabay.com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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