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태백 여행] 사연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영월, 그리고 태백산 눈꽃여행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 이곳에 섬 아닌 섬이 있다. 사방에 강물과 절벽으로 막힌 섬 아닌 섬. 너무나 고즈넉한 이곳 청령포에서 조선의 왕 단종과 만난다.


앰코인스토리가 추천하는 강원도 영월 + 태백 여행 코스


단종이 잠든 곳, 청령포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세 시간여 걸려 도착한 강원도 영월 청령포. 국가지정 명승 제50호이자 단종의 유배지로 유명해진 이곳 입구에서부터 문화해설사의 구성진 입담이 펼쳐진다. 단종(1441~1457)의 서러운 사연이 담겨있는 한 많은 장소임을 알려주는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 관광객들은 눈을 돌려 청령포를 바라본다. 청령포 주위를 두른 강마저도 강추위에 얼어붙었다. 조용한 주위만큼이나 단단하고 고요하게 얼어붙은 강을 나룻배가 아닌 직접 발로 건넌다. 그리고 시간이 정지한 듯한 땅에 발을 디딘다. 빼곡한 소나무를 헤쳐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어소와 시녀들의 초가집. 그저 단출하다.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은 어린 나이에 이미 어머니 현덕왕후, 아버지 문종, 할아버지 세종을 일찍 여의고 만다. 그는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결국 왕위를 찬탈당하고 상왕으로 있다가, 그다음 해인 1446년 사육신들의 상왕 복위 운동이 누설됨으로써 노산군으로 강봉되고, 군졸 50인의 호위를 받으며 원주, 주천을 거쳐 이곳 청령포에 유배되었다. 동남북이 강물로 둘러싸이고 서로는 육육봉이라 불리는 암벽이 있어서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을 할 수 없는 섬과 같은 천혜의 유배지, 청령포.



단종은 이 적막한 곳에서 외부와 단절되어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 수령 600년)을 벗으로 삼으며 지냈다. 일찍 여읜 가족들과 아내 정순왕후를 그리워하며 쌓았다는 망향탑, 자주 올라 먼 곳을 내려다보았다는 절벽 노산대, 영조 때 세워졌다는 단묘유지비(端廟遺址碑) 등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서 그의 옛일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또다시 이어진 복위 운동으로 인해 그는 결국 17세에 사사되기에 이른다.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세조의 명에도 불구하고 호장(戶長) 엄흥도는 그의 시신을 몰래 거두어 자신의 선산에 암장하고 도망을 간다. 240여 년이나 지나 숙종(1698년)에 이르러서야 다시 왕으로 추대되고, 그의 무덤은 정비된다. 조선의 왕들은 모두 한양에 자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단종의 무덤만 장릉이라는 이름으로 영월 땅에 남겨졌다. 엄흥도 또한 정조(1791년) 때에서야 그를 기리는 정려비가 세워지고, 장릉의 충신당에 위패가 배향되었다고 한다.



다시 얼어붙은 강을 건너며 뒤를 돌아본다. 과연 빼곡한 소나무들이 이제 보니 고개를 숙인 형상을 하고 있었다. 문화해설사의 말처럼 슬픈 사연을 간직한 자신의 왕을 향해 고개를 숙인 그의 충직한 신하들을 닮은 듯도 하다. 그래서일까? 영월에 와서는 차마 웃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단다. 이 모든 게 단종의 애사 때문이라고. 어린 임금이 흘렸을 눈물이 청령포를 찾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밤길 예 놋다 


- 왕방연시조비, 

금보도사 왕방연이 단종께 사약을 진어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청령포를 바라보면서 읊은 시조


태백산 입구부터 펼쳐진 태백산 눈축제



청령포에서 십여 분 거리에는 영월역이 있다. 덜컹거리는 ‘눈꽃열차’에 오른다. 온 천지에 펼쳐진 산과 밭들. 눈이 소복이 쌓인 시골 풍경에 젖어 한 시간 십 분여 달리다 보면 금세 태백역에 도착한다. 태백역에서 태백산까지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역전에는 많은 인파로 출렁인다. 아이들부터 단체 관광을 온 어르신들까지, 발 디딜 틈이 없다. 태백산 매표소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차를 포기하고 매표소가 있는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는 게 더 빠를 정도이니.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눈 조각 전시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을 가는 이들이나, 눈썰매를 타러 가는 가족들이나, 눈 조각을 구경하는 구경꾼들이나 많이 쌓인 눈만큼 이곳을 찾은 사람 수도 대단히 많다. 여러 가지 모양을 한 눈 조각들 사이 사이로 갖가지 포즈를 잡는 사람들. 매섭게 추운 날씨에 빨개진 코를 하고도 다들 웃기에 바쁘다.


겨울에 유명한 눈꽃산행 장소, 태백산


태백산은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75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으로 이루어져 있다. 워낙 암벽이 적고 경사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겨울이면 흰 눈으로 소복이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경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 1989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숙박촌과 음식점, 야영장 등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눈 조각 전시장에서부터 반재까지는 두 시간 코스. 입구에서부터 가볍게 산행을 즐길 이들은 꼭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라고 주의를 준다. 빙판 위에 얼어있는 눈이라 무시하면 큰일이 난다. 이글루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눈길을 조심조심 밟는다. 미끄러져 엎어져도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신난 표정들이다.


광부들의 삶이 담긴 석탄박물관



석탄박물관에 들러 수많은 탄광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해본다. 광석이며 화석이며 광부들의 삶이며 빼곡하게 전시해 놓은 커다란 박물관이다. 영월은 박물관 열풍에 빠져있다. 단종역사관, 동강사진박물관, 영월곤충박물관, 별마로천문대, 천문과학교육관, 국제현대미술관, 탄광문화촌, 쾌연재도자미술관, 베어가곰인형박물관, 영월동강생태공원, 영월종교미술박물관, 영월서강미술관, 영월화석박물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등등 이름만 열거해도 끝이 없다. 영월 토박이들의 말로는 언제 영월에 와서 ‘박물관 투어’를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말한다.




영월과 태백 사이가 가까우니 열차로 오가며 두 장소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좀 더 날이 풀리면 새하얀 눈꽃은 없겠지만 고운 초록의 풍경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강원도 영월+태백 여행 TIP.



청령포 매표소

주소 :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방절리 242-6)

홈페이지 : http://www.ywtour.com/Enjoy?num=53200 


태백산 눈축제 2017

주소 : 강원도 태백시 천제단길 162 (소도동 325)

홈페이지 : http://festival.taebaek.go.kr/snow




WRITTEN BY 미스터반

안녕하세요. 'Mr.반'입니다. 반도체 정보와 따끈한 문화소식을 전해드리는 '앰코인스토리'의 마스코트랍니다.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가 저의 주 전공분야이고 취미는 요리, 음악감상, 여행, 영화감상입니다. 일본, 중국,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에 아지트가 있어 자주 출장을 떠나는데요. 앞으로 세계 각 지역의 현지 문화 소식도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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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평창 여행] 새해맞이 정동진 일출, 평창 대관령, 그리고 오대산 월정사로


으레 신년이면 떠나는 새해 해맞이 여행. 맨날 뜨고 지는 해이건만, 그리고 갈 때마다 춥고 매우 고생하며 내년에는 오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다시 오게 되는 해맞이 장소들. 대부분 사람들은 새해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이글이글 타는 첫해를 보면서 새로운 다짐과 희망을 걸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2017년을 맞이하고, 언제나 그랬듯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러 강원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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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역에 시간이 멈추었다



매일 보는 해도 새해 첫날만큼은 예술 작품이 된다고 누가 그랬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보며 한 해의 소망과 기원을 담아본다. 특히 올해는 정유년 닭의 해라 하지 않던가. 해돋이를 핑계로, 나름대로 제일 만만한 정동진으로 가서 기웃거려 본다. 세계에서 가장 바다와 가까이 있는 역에,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철도, 해풍에 비스듬히 누워버린 해송, 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로 돌아간 듯 착각마저 일으키는 허름한 간이역의 모습. 이러한 모습 때문에 자꾸 사람들로 하여금 이 역을 찾게 만드나 보다. (아니, 드라마 모래시계 때문인가) 



꼭 12월 31일 날 해돋이를 보라는 법은 없다. 마음이 내키면 보러 가는 것이다. 파도 모양을 보니 선명한 일출은 기대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예상 시각은 7시 40분. 이미 몇 번의 시도를 해본 경험으로 8시가 다 되어서야 높은 구름층 너머로 해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유독 많았다. 다행히 붉은 빛을 길게 뿌리는 해 덕분에, 컴컴할 때부터 내내 가슴 졸이며 보던 연인들도 가족들도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붉은 빛줄기가 긴 선을 그으며 모래사장을 드리운다.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귀여운 양들과 함께




사시사철 언제 가도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양떼목장.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하는 여행. 모두를 만족하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대관령 정상에 울타리를 치고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유럽 알프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이국적이고 아름답다. 목장 주변으로는 울창한 태백산맥 능선들이 연신 이어진다. 




아이들의 마음을 뺏는 것이 또 있다. 그림처럼 펼쳐진 양들의 산책로를 걷는 것도 좋지만, 두 손 가득 건초를 받아 양들에게 직접 먹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무척 추워지는 겨울에는 양들의 막사에서 이를 즐길 수 있다. 1.2km 정도 이어지는 양들의 산책로를 따라 살살 걸어본다. 허리까지 쌓인 눈 사이로 좁은 길을 냈다. 사진기로 어디를 찍던 푸르른 하늘 밑으로 새하얀 언덕이 펼쳐진다.


나무숲이 아름다운, 오대산 월정사



초록으로 물든 날 찾았던 곳인데 겨울 눈에 덮인 모습을 보니 다시 새롭다. 오대산은 부처님이 꽃술 부분(적멸보궁)에서 염화시중의 미소를 띠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중대, 동대, 서대, 남대, 북대에 사는 보살들이 부처님을 우러러보며 설법을 듣는 형상을 했다. 그에 세워진 월정사는 연꽃나라(적멸보궁)로 들어가는 산문. 그런 월정사의 전나무 숲은 그 밑을 받치는 푸른 연잎이다. 



오대산은 산봉우리 32개, 계곡 31개, 폭포 12개를 거느린 산. 김시습(1435~1493)은 “풀과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서 속된 자들이 감히 오지 않아 으뜸”이라고도 했다. 마침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12월 7일부터 매주 월정사 템플스테이(www.woljeongsa.org)가 진행된다고 하니 참고해도 좋겠다. 만일 초록으로 물든 날에 이곳에 들른다면, 1,000그루 넘게 심어진 전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어보기를 권한다.


천 년의 승지라 보배로운 이곳

한 가닥 오솔길 그윽이 뚫렸어라

사는 스님은 세월을 가벼이 여기나

지나는 손은 머무는 시간 아까워라

나는 새는 영험한 탑을 피해가고

신령한 용은 옛 못에 잠겨 있도다

오대산이 멀지 않음을 알겠노니

훗날 다시 와서 노닐 수 있으리


- 이행(李荇, 1478~1534)의 <월정사> 중에서


강원도 여행 TIP. 


정동진역

주소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303

볼거리+즐길 거리 : 모래사장, 해변, 주변에 식당과 찻집 즐비



대관령양떼목장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483-32

볼거리+즐길 거리 : 양떼목장 시설 소개, 먹이주기체험, 산책로, 야생화 정보 제공

체험료 : 대인 4,000원, 소인 3,500원, 경로 2,000원

관람 시간 : 1~2월 09:00~16:00

홈페이지 : www.yangtte.co.kr

문의 : 033-335-1966


오대산 월정사 

주소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볼거리+즐길 거리 : 암자, 성보박물관 소식 안내, 템플스테이와 출가학교 운영 중

홈페이지 : http://woljeongsa.org

문의 : 033-339-6800


패키지여행 추천

교통이나 스케줄 등 여행에 두려움이 앞선다면 코레일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간단한 여행 패키지를 살펴보거나 참고해도 좋겠다.




WRITTEN BY 미스터반

안녕하세요. 'Mr.반'입니다. 반도체 정보와 따끈한 문화소식을 전해드리는 '앰코인스토리'의 마스코트랍니다.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가 저의 주 전공분야이고 취미는 요리, 음악감상, 여행, 영화감상입니다. 일본, 중국,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에 아지트가 있어 자주 출장을 떠나는데요. 앞으로 세계 각 지역의 현지 문화 소식도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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