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로 가득한 여름! 이곳 대만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6월의 우기가 끝난 여름은 습함까지 더해진 독특한 날씨라, 이러한 여름밤에 잠을 청하기는 절대 쉽지 않다. 게다가 올해는 밤에 이어지는 신 나는 월드컵이 있으므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치킨을 생각나게 한다.

 

▲ <사진1> 대만 편의점의 <별에서 온 그대> 브로마이드

 

맥주와 치킨을 떠올리면 역시 ‘치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최근 종영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배우가 치맥을 먹는 장면이 나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다. 그런 열기 때문인지, 지난달부터 한국산 맥주가 편의점에 배치되어 할인 판매 중이었다. 물론 보너스로 드라마 주인공 사진이 있는 브로마이드까지 덤으로 준다고 광고한다. 필자에게 브로마이드는 굳이 필요는 없지만, 한국산 맥주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그저 한국 드라마 열풍이 반가울 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주로서의 치킨은 한국과는 다른 형태다. 한국은 마늘치킨,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등 다양한 치킨 메뉴가 있지만, 여기는 대부분 ‘지파이(雞排)’라고 불리는, 닭갈비를 넓게 펴서 튀겨 먹는 독특한 프라이드치킨으로 먹는다. 지파이는 대만을 대표하는 간식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야시장이나 길거리 음식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격은 대략 40원, 한국 돈으로 1,500원이라 저렴한 편이다. 지파이에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이어지는 대만의 여름밤! 우리에게는 작은 즐거움이 된다.

 

대만에서는 편의점에서 각국의 맥주를 살 수 있다.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네덜란드 맥주다. 물론 네덜란드 맥주가 세계 3대 맥주 안에 들지만, 식민지 시대부터 해서 대만 산업의 초석을 다져준 나라이기도 해서 그런지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이곳 한자로 표현하면 ‘화란’ 혹은 ‘허란’이라는 발음의 ‘荷蘭’이다. ‘荷’는 ‘연꽃’이라는 의미의 한자고 ‘蘭’은 ‘난초’의 란이다. 뜻은 멋진 연꽃과 난초이지만, 정작 허란의 유래는 네덜란드의 또 다른 이름인 홀랜드(Holland)의 한자 음역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한편, 한국에서는 네덜란드를 ‘和蘭’이라고 표현한다.

 

▲ <사진2> 세계 각국의 맥주

 

대만에서의 월드컵은 관심 밖의 이벤트나 다름없다. 하루는 월드컵 이야기를 꺼내니, 북한이 항상 나가는 줄 아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케이블TV에서 매 경기를 방송해 주로 녹화방송을 보는데, 나라 이름이 영어로 표기되어있지 않아 한참을 읽은 다음에서야 원하는 경기를 재생할 수 있다. 阿根廷, 葡萄牙, 墨西哥, 意大利, 澳大利亚, 洪都拉斯, 伊朗, 烏拉圭, 哥斯大黎加, 瑞士, 巴西, 法國, 德國라는 말은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멕시코,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온두라스, 이란,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스위스, 브라질, 프랑스, 독일을 뜻한다.

 

특히 프랑스는 ‘法國’으로 표기하는데, ‘法蘭西’, ‘佛蘭西’, ‘불란서’라는 표현의 중국 음역으로 프랑스라는 말과 비슷하게 발음된다. 우리가 부르는 독일은 영어로는 ‘Germany’, 독일어로는 ‘도이칠란트’, 중국어로는 ‘德國’이라 표하는데 독일어 음역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부르는 독일은 일본어의 잔재다. 한자로는 ‘獨逸’으로 쓰고 있고 ‘홀로 빼어나다’의 뜻이며 일본어 발음으로 ‘도이쯔’라고 읽는다.

 

▲ <사진3> 한국 맥주와 그 위의 브로마이드

 

비록 덥고 습한 여름이 계속되더라도 더 좋은 계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에 이겨낼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 혹은 2014년 월드컵에서 굳이 좋은 성과가 없더라도 다가올 좋은 결과를 위한 미래의 초석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어도 꿋꿋하게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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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날씨가 좋아 도쿄 인근 공원에 다녀왔다. 공원의 이름은 ‘안데르센 공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안데르센 동화를 테마로 한 공원이다.


▲<사진 1> 안데르센 공원 표식


특히 아이들이 놀기 좋게 꾸며진 물놀이장, 놀이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유원지 같은 느낌도 든다. 도쿄 인근에는 이러한 종류의 공원이 여럿 있는 걸로 아는데, 아마도 버블 시절 자산가가 자신의 취미 혹은 취향대로 테마파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종류의 공원 중 문을 닫은 곳도 여럿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데르센 공원은 사람들이 북적일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햇살 좋은 봄날이면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두고 텐트 안에서 낮잠을 청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2> 덴마크풍 건물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북유럽풍의 빨간 건물 두 채가 보인다. 분수, 안데르센 동상, 풍차도 눈에 띈다. 풍차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이 중 한 건물은 안데르센이 직접 다녔던 학교 건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흔히 듣는 말인 ‘고집’ 혹은 ‘집착’이라는 뜻의 ‘코다와리’처럼,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안데르센의 학교를 재현하려는 것 자체를 코다와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품질에 대한 고집, 장인 정신, 요리사의 맛에 대한 집착 등이 모두 이 코다와리에서 나온다는 다큐멘터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이 말이야말로 일본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사진 3> 벌거벗은 임금님의 재현


다른 한쪽 건물은 기념품 가게다. 안데르센의 모국인 덴마크의 장난감들을 한쪽 코너에 장식해서 팔고 있었다. 그리고 분수와 풍차 근처를 둘러보다 보면 인어공주, 벌거숭이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등 안데르센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장식들이 눈에 띄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여기를 조금 벗어나면 제법 큰 연못이 나온다. 이곳에는 노 젓는 배를 빌려서 탈 수 있다. 30분에 3,000원 정도이니 그다지 비싼 가격도 아니다. 필자도 아이와 함께 배를 탔는데, 정작 어른들이 노 젓기가 어색해 세 번 정도는 다른 배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단 배끼리 부딪히면 상대방 잘못이라 하더라도 일본 사람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사과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참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4> 공원 곳곳에 있는 안내판


조금 더 걸으니 큰 물놀이장이 나온다. 어른 무릎 정도 깊이라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이날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았음에도 다들 들어가 놀고 있었다. 우리 아이도 물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여벌 옷을 준비해 오지 않아 얼른 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주변을 보니 나무 사이사이에 줄이 걸려 있었다. 그 줄로 만든 다리와 그네 등 그야말로 아이들이 하루를 만끽할 수 있게 잘 꾸며져 있었다. 이외에도 말타기 체험장 등 여러 가지 탈것들도 많았다. 어른들도 같이 탈 수 있는 게 많아서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함께했다.


올해는 유난히 봄 날씨가 변덕스러운 탓에 정말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출했던 것 같다. 아이가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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