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만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름과 함께 크게 걸린 인물 사진을 볼 수 있다. 지방과 도시를 막론하고 각 지역 지도자나 의회인원을 뽑는 선거철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11월 29일 토요일에 열린다. 우리나라는 보통 큰 선거인 경우에는 국경일로 정해 선거 참여를 독려하지만, 대만에서 선거는 당연하다는 듯 토요일로 정해져 있다. 그만큼 선거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가 아주 높다고 보인다. 장소는 빈 상가나 주변 회관 등, 주민들이 쉽게 선거할 수 있는 곳으로 결정된다.


▲ <사진 1> 동네를 덮을 정도로 커다란 홍보 현수막


대만의 선거 유세는 단연 현수막이다. 크고 작은 현수막이 동네 곳곳, 도로변 등에 붙여진다. 현수막 내 후보자들은 자신의 검소함을 보여주기 위해 특정 색깔의 유니폼을 입고 가지런히 손을 포개는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위의 사진에서처럼 강철을 상징하는 ‘아이언 맨’과 같은 유화적인 표현을 사용해 현수막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동물 애호가가 많은 대만이라 그런지 동물병원 원장님이 출마하기도 하는데, 큰 개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현수막도 있다.


올해 대만 지방 선거의 특이한 점은, 한 지역에서 최대 여덟 개의 대표자를 한꺼번에 뽑는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현이나 시 등 각 지역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의 시기가 제각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이처럼 한날로 모이고, 4년 주기로 열리게끔 바꾸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식과 같아진 것이다. 파견기간 동안 이렇게 선거철에 이렇게 수많은 현수막이 거리에 걸린 적이 없었는데, 필자도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다.


여하튼, 이렇게 하나의 날짜로 같은 주기로 하면 비용은 물론이고 선거에 대한 집중도 좋아지겠지만, 여덟 곳의 대표자를 한꺼번에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할 것 같다. 유권자가 어떻게 인물을 각기 판단하고 선거에 참여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몇몇 엔지니어에게 인물 판단의 기준을 물으니, 주로 당을 보고 결정한단다. 대만은 국민당(國民黨, Guómíndǎng)과 민진당(民進黨, mínjìndǎng)이 대표 당이며, 이를 기준으로 인물을 평가하는 유권자가 많은 편이다.


물론 당의 색깔이 인물을 대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타이베이 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 후보자는 의학계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이 심장이나 장기 없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의학기술을 개척한 사람이라 하는데, 심장 없는 사람이 잠시 생명을 유지 한들 뭐하겠냐 하는 의문도 있겠지만, 심장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만이라도 생명을 유지해준다면 그 환자에게는 또 다른 생명을 줄 수 있는 의술이라 여기며, 새 생명을 부여하는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다고 한다.


▲ <사진 2> 동네 주차장에 붙어있는 후보자의 홍보 현수막


선거 기간이 한 달 정도 남았다. 동네 곳곳에 붙어져 있는 현수막과 여러 지지자의 모임 등에서 그 열기를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정계에 도전하여 새로운 환경과 발전된 생활을 만들어가려는 초심들이 생각나는 시기다. 앞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대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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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과 어울리는 파티가 조금은 어색했지만, 국적을 넘어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이곳 파견자들이 묵고 있는 숙소는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단 내에 있다. 위치가 공단이고 여러 국적의 회사들이 워낙 많이 입주해있어서인지, 호텔에 머무는 사람 중에는 우리 파견자들과 같이 장기간 투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침저녁마다 호텔에서 마주치며 눈인사를 하지만, 서로 만나 안면을 트고 대화하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호텔에서는 이러한 어색함을 좀 덜고 서로 인사할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디너 파티를 기획해 초대장을 보내곤 한다. 필자도 그동안 파티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업무상 시간이 잘 맞지 않거나 해서 참석을 못 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침 시간이 맞았다.



먼저,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거기에는 디너 파티에 참석해줘서 고맙다는 문구와 함께, 호텔 이름이 크게 쓰여 있었다. 직원 안내에 따라 나를 포함한 참석자들은 자신의 서명을 남기고 기념 촬영도 했다. 그런 후 다음 안내된 곳에서는 컴퓨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고 모니터에 나온 얼굴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처음에는 기념품이나 사진을 만들어 주는 줄 알았는데, 안내원의 설명으로는 이것으로 파티 중 틈틈이 Lucky draw를 해서 작게는 조그마한 선물에서부터 크게는 홍콩 여행권까지 받아 갈 수 있는 추첨을 진행한단다. 비록 우리 직원 중에 최고의 행운을 거머쥔 사람은 없었지만, 잠시나마 행운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잠시 즐길 수 있었다.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추첨이 진행되면 귀를 쫑긋 세우고 혹시 내 얼굴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홀 쪽으로 들어서니 파티장 안은 이미 여러 손님으로 가득했다. 파티장의 분위기는 어느 영화에서나 본듯한 전형적인 외국의 파티장 분위기 같았다. 조금은 소란스러운 대화들이 오가고 있었고, 나도 안면 있던 사람에게 다가가 자기소개도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에 머물며 겪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 참 좋았다.


또, 홀 주변에는 요리사들이 직접 만드는 각국의 음식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조금씩 먹어보기도 하면서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던 사람들을 이런 뜻밖의 기회를 통해 알 수 있게 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조금 필자를 지치게는 했지만, 그런 불편함과 피곤함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을 얻은 파티였다. 어떤 동료는 이 어색함과 피곤함을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는데, 이런 시간과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영화에서나 볼법한 서양식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까! 세상은 넓고 문화의 다양성은 끝이 없다. 약간 퓨전스타일인 듯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한 때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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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먹거리 중 일본 사람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장어(우나기, うなぎ)’와 ‘참치(마구로, まぐろ)’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어는 특별한 먹거리로 인식되는 반면, 참치는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근한 먹거리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장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바람에 장어 덮밥 가격이 많이 올라 더욱 특별한 음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참치도 중국에서의 소비 급증에 따라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워낙 많이 잡히니 아직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 <사진 1> 전체 참치 부위

출처 : blog.goo.ne.jp


▲ <사진 2> 참치 단면도

출처 : www.rakuten.co.jp


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하면 ‘초밥(스시, 寿司, すし)’이 떠오른다. 초밥에 들어가는 마구로의 부위는 뱃살 부분이고, 부위에 따라 대뱃살인 ‘오토로(大トロ, だいトロ)’, 중뱃살인 ‘츄토로(中トロ, ちゅうトロ)’, 살코기인 ‘아카미(赤み, あかみ)’로 나뉜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지방의 함량 차이라고나 할까.


오토로는 지방의 함량이 높아서 색깔도 약간 옅은 붉은색이고, 아카미로 가면 지방이 적고 색깔도 보다 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오토로는 마구로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적고 당연히 가격도 더 비싸다. 그다음이 츄토로고, 아카미는 제법 많은 양이 나온다. 참치 요리도 다양해서 초밥이나 회 이외에도 고기를 갈아 밥에 얹어 먹는 요리도 일반적이고 여러 가지 탕 요리 외에도 참치 뱃살 부위를 큼지막하게 잘라 스테이크로도 만든다.


▲ <사진 3> 실제 참치 모습

출처 : www.zukan-bouz.com


일본에서 초밥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저녁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는 슈퍼에서 도시락처럼 만들어 놓은 초밥 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 먹을 수도 있고, 인근 회전초밥집에 가서 먹고 싶은 초밥만 골라 먹을 수도 있다. 보통 회전초밥집에 가면 회전판 위에 놓인 접시만 집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보다는 조리사에게 직접 원하는 초밥을 말하면 바로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이렇게 주문을 해서 먹는 것이 더욱 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만약에 나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초밥을 배달시키면 된다. 저녁 시간에 배달을 시킬 경우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배달음식이 적은 일본에서 초밥은 배달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이렇게 배달되는 초밥도 제법 맛이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것이다.


▲ <사진 4> 집으로 온 초밥 배달 전단지


초밥은 보통 10개 정도가 1인분이고, 세트를 시키면 10~12개 정도 들어있으며, 구성은 비슷한 것 같다. 나눠 보면, 빛나는 생선류(비늘이 반짝거리는 은색 계통)가 2~3개, 하얀색(살 색깔이 흰색에 가까운 계통) 생선류가 2~3개, 비늘이 없는 생선류(오징어, 낙지와 같은)가 1~2개, 그리고 새우류 1~2개, 마구로가 2~3개, 계란말이 1개 정도로 구성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절에 따라 이 구성이 약간씩 변하는 것 같다. 여기에 가격대에 따라 성게와 아나고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도쿄에서 가장 신선한 초밥을 먹는 방법은 어시장인 ‘츠키치시장(築地市場)’에 가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갓 잡아 올린 참치와 생선들이 츠키치로 올라 온다.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침 일찍 츠키치에 가서 분주한 어시장을 느끼고 신선한 초밥을 맛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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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불꾸불 산길을 내려가면서 곳곳에 퍼진 계단식 논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어떻게 저런 형태로 돌을 쌓아서 논을 만들어 놓았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보기에는 이 부근에 사는 인구라고 해봐야 수백 명 남짓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인다. 그래서 필리핀 내에서도 이곳이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하는 말에 수긍이 갔다.


급기야 이제는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군대 유격 훈련 이후로 처음으로 극기 훈련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에게는 짐이 많았다. 개인 짐이야 가방 한 개라 하겠지만 문제는 먹을 것들이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삼겹살과 소주를 준비해 가고 있었는데 정말 이런 길을 오르내릴 줄 알았다면….



내려가는 중간에 현지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천진난만하게 외부 여행객들을 친절히 맞이해 주었다. 화답으로 우리가 준비한 초코파이나 뻥튀기 등의 간식거리도 나누어 주었는데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기뻤다. 필리핀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가 배운 것 중의 하나가, 요런 간식거리들을 많이 준비해 다니면 정말 쏠쏠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절반 정도 내려가니 바타드 계단식 논의 전체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정말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의 장관이었다. 한쪽 산자락 전체에 깎아지른 듯 펼쳐진 계단식 논. 단일 규모로는 제일 크고 멋진 광경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바타드 마을의 제일 중심지까지 내려왔다. 모두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잠시 가졌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니, 위에서 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까마득히 올려다보였다. 다시 올라가라면 못 갈 것만 같았다.


우선, 가이드 아주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숙소에 집을 풀었다. 여기는 두메산골이다. 전화 신호도 안 잡혔다. 이런 난감함이라니! 외부로 연락할 길이 없는 것이다. 정말 깊은 산중의 적막한 시골 마을에 온 것이다. 여기 바타드에는 계단식 논 말고도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바로 폭포다. 폭포는 바타드 마을에서도 좀 더 들어가야 했는데, 힘든 여정에 굉장히 지친 우리도 갈까 말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마음에 다녀오기로 했다. 다시 한 번 오르락내리락 숨을 헐떡거리면서 도착한 폭포. 폭포수는 시원하게 내리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폭포수 물에 얼굴을 힘차게 씻었다. 시원한 물이 우리의 지친 여독을 풀어주는 것 같았다.



폭포를 뒤로하고 마을로 돌아와 힘들게 싸 들고 온 재료를 가지고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첩첩산중에서 먹는 이 맛이야말로 말로는 결코 다 표현할 수 없는 맛일 것이다. 저녁을 먹고 반딧불을 벗 삼아 산중의 고요함을 더 만끽하고 나서야 취침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주머니가 차려준 아침에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기념으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제 곧 떠나야 할 시간.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이곳 사람들과 정이 들었다.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하고, 가이드 아주머니를 따라 바나우에로 돌아왔다. 드디어 우리 차량을 만나 가이드 아주머니와도 인사를 하고 마닐라로 돌아왔다.



고생스러웠던 만큼, 그리고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에, 그리고 정말 적막강산에 파묻힌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바타드 마을 방문은 필리핀의 다른 어느 곳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장소가 된 것 같다. 아직도 우리의 가슴속에 그 장면들이 남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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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멋대로~ 2014.10.08 08: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계단식 논...
    풍경이 장관입니다.

  2. 넬리야뭐해 2014.10.13 0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풍경이 너무 좋네요.

  3. 함종근 2014.11.05 17: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쵝오!!!

  4. 이슬이 2018.02.09 09: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타드지역은 어떻게 들어가나요 ?

대만에서 가장 큰 명절은 5일간의 휴일이 이어지는 설날(구정)이다. 이에 반해 추석인 ‘중추절’, 즉 ‘중추지에(中秋节, Zhōngqiūjié)’는 오직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어서, 그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가는 대만의 추석이지만, 이날 대만만의 생활 문화가 있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 <사진 1> 녹색 유자들이 깔린 모습


대만의 중추절에 가장 특이한 풍습 중에 하나가 ‘유자’인 ‘요즈(柚子, yòuzi)’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다. 요즈가 열매를 맺는 시기가 중추절에 맞아 생긴 풍습 같다.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그것도 요즈 껍질에 덕담을 써서 주기도 한다. 필자도 100년 된 요즈 나무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특별함을 강조한 요즈를 한 번 받은 적도 있다.


마트나 과일 가게에서도 이맘때면, 어김없이 요즈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판매한다. 이러한 요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자보다는 크기가 좀 크다. 막상 가게에 가면 크기가 멜론 크기만 한 것도 자주 보곤 하니 말이다. 물론 너무 크면 상대적으로 그 당도가 떨어져서 맛은 없지만, 그래도 기념으로 주고받는 것이기에 큰 것이 더 잘 팔리는 추세다.


유치원에서는 이 요즈를 이용해 작품회도 연다. 요즈를 얼굴로 해서 인형을 표현하기도 하고, 요즈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여하튼 요즈는 대만 추석을 대표하는 과일이자 그 자체로 심벌이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듯, 원래 유자라고 하면 노란색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녹색의 과일이다. 맛은 신맛이 강하고 약간 쓴맛도 난다. 한국의 시고 달콤한 유자의 맛하고는 좀 거리가 있다. 유자는 원래 중국의 양쯔 강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데, 신라 시대 때 우리나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산지와 달리, 우리나라 유자차가 달고 맛난 것을 보니, 원산지가 중국이더라도 그 나라의 기후와 땅의 특성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여하튼, 대만에서 노란색의 유자 껍질이 든 유자차가 인기가 높은 것은 그 맛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 <사진 2> 평소와 다름 없는 시장 골목


최대 명절인 설날이나 폭죽이 밤새 터트리는 대보름과는 달리, 중추절에 대만 사람들은 매우 조용하게 가족과 함께 보낸다. 물론 중추절이나 전 주에 조상의 묘에 가서 성묘하는 가족도 많다. 또, 저녁때가 되면 가족들이 모여 집이나 건물 밖으로 나와 고기를 구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풍습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집이 적쇠로 된 불판과 숯으로 여러 음식을 바비큐를 해먹는다. 그래서 중추절 전날에는 마트에 고기가 동난다.


대만 친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에 관해 물어보았으나, 별다른 의미는 없고 옛날에는 없던 풍습이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생긴 가족 문화라고 한다. 아마도 바비큐가 보편화하고 고기가 서민까지 고루 이용할 수 있는 음식이 되면서 정착된 문화인듯하다. 또한, 향과 같이 무언가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대만 사람들에게는 가족끼리 모였을 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음식 문화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각 나라 간 명절에는 문화 차이가 존재하지만, 가족을 생각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명절의 기본 문화는 우리나라나 대만이나 모두 같다고 본다. 대만의 요즈와 한국의 유자처럼, 근본은 같지만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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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필리핀에는 상당한 규모의 계단식 논이 있다. 우리나라 남해에도 계단식 논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주로 필리핀 루손 섬 북중부 산악지대에 있는 편이고, 아무래도 산악지대이다 보니 계단식 논의 형태로 발전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지역은 바나우에. 그중에서도 바타드 마을이 제일 유명한 곳이란다. 그렇다 보니 바나우에와 바타드는 서양인들에게도 유명한 관광 코스로 알려졌다.



바나우에는 마닐라로부터 북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곳에 있다. 한국과는 달리 도로 사정이 매우 좋지 않기에 차로 거의 10~12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이것도 위험을 무릅쓴 역추월을 틈날 때마다 해야 가능하다는 사실! 그래서 교통 체증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면 아주 일찍 출발해야 한다.


필자도 새벽 2시쯤 마닐라에서 출발했다. 새벽이 서서히 물러나고 날이 밝아오자 처음 와보는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차장 밖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침은 중간 포인트에서 현지식으로 해결했다. 모든 것이 우리 입맛에 맞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교외로 여행을 왔다는 설렘 때문인지 한 끼 식사로는 그럭저럭 훌륭했다.


드디어 10시간 가량 걸려 바나우에에 도착! 바나우에는 인근에서 그나마 제일 큰 도시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다. 알려진 관광지다 보니 역시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대부분은 목공예품들이었다. 사실 필자는 이곳을 두 번째 방문했다. 지난번에는 사가다를 거쳐 바기오로 돌아오는 여행 루트였기에, 바나우에에서는 아주 잠시 머무르며 계단식 논 풍경을 살짝 맛만 보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아예 계단식 논 한군데만 돌아보기로 작정하고 온 여행인지라 바나우에가 이 여행의 시작점이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바타드라는 계단식 논 마을. 여기는 바나우에에서 산길을 통해 차량으로 두어 시간을 더 달려야 했고, 산길은 정말 험했다. 급기야는 여러 명의 인원과 짐들로 차가 더 전진하지 못하자, 차는 돌려보내고 우리는 걸어야 했다. 여행길이 고생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냥 즐거운 마음이 가득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도 있었고 현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가 다 온 것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차로 올 수 있는 최고점이었는데, 여기서부터 바타드 마을로 또 걸어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을까?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와 여행객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가 가이드를 해줄 수 있으며 숙소까지 제공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아주머니는 바타드 마을에 거의 하나밖에 없는 숙소의 주인이었다.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로서는 반가운 말이었다. 흔쾌히 아주머니를 따라가기로 했다. 차로는 고지를 올랐는데, 바타드 마을은 저 밑으로 움푹 내려간 분지 같은 곳에 있었다. 내려다보기에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이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걸어 내려갔다. 그런데 아뿔싸! 진짜 고생 길은 여기에 있었다. 산을 내려가는 것도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인 것을.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었고, 아무리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분명히 가까이 보이는데 말이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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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기(國伎)인 스모(相撲, すもう).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히는 스모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번 호에서는 이 스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스모는 동그란 원으로 된 씨름판 안에서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원 밖으로 밀어내는 경기다. 흔히 생각하기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 씨름보다 기술이 단순하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스모를 알게 되고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다.


▲ <사진 1> 거리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스모의 모습들


스모가 시작되기 전에는 여러 전통의식을 행한다. 육중한 스모 선수가 씨름판 위에 올라와 느린 춤과도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가 발로 지면을 쿵쿵 내리찍는데, 이럴 때면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또, 선수들이 스모를 시작하기 전에 소금을 한 움큼 쥐고 씨름판 위에 쫙 뿌린 다음 자세를 잡는데, 이때 둘 사이의 신경전도 하나의 볼거리다.


자세를 잡고 한판 대결을 시작하려나 보다 하는 순간, 한 선수가 뒤로 돌아가 수건으로 땀을 닦고 다시 돌아온다. 제한 시간 안에는 몇 번을 반복해도 된다고 한다.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신경전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대회는 1년에 5회 개최되고, 개인전과 단판 승부로 승수가 많은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스모 선수는 10개 계급으로 나뉜다. 상위 1위는 요코즈나(横綱, よこづな), 2위는 오제키(大関, おおぜき)라고 하며, 오제키 중에서 우승하거나 성적이 꾸준히 좋으면 심의를 통해 요코즈나로 승격한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요코즈나는 햐쿠오(白鵬)다. 몇 년간의 대회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하다가 최근 우승을 두어 번 놓쳤는데, 이 햐쿠오가 우승을 못 하는 것이 제법 뉴스가 되기도 한다.


▲ <사진 2> 료고쿠역에 장식되어 있는 요코즈나의 모습


현재 요코즈나는 세 명이다. 이중 햐쿠오를 포함한 2명이 몽골인이고, 나머지 한 명이 일본인이다. 그런데 일본인 요코즈나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조만간 은퇴할지도 모르겠다. 가끔 TV를 통해 햐쿠오의 스모를 보곤 한다. 햐쿠오의 스모는 품격과 멋이 풍기는 것 같다. 격전을 벌이다 어느 순간 상대를 넘어뜨리고 자세를 취하면, 관중석에서 환호성과 탄성이 함께 흘러나온다. 현재 스모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도 이 햐쿠오의 존재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요코즈나끼리의 경기와 요코즈나와 오제키의 경기는 더더욱 흥미진진해서 이런 경기에는 사람들의 환성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유난히 큰 박수가 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것은 전도유망한 일본인 선수가 나올 때다. 다음 요코즈나에는 일본인 선수가 뽑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도쿄에서 스모 경기가 열리는 곳은 료고쿠(領国, りょうごく)에 있는 국기관(國伎館, こっかん)이다. 이번 9월에도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관람해 보고 싶다.


▲ <사진 3> 료고쿠에 있는 국기관의 전경


일본에서는 여전히 스모가 사랑을 받는다. 꾸준히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한국의 씨름에 대해 아쉬움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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