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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콘서트 원스 The Swell Season 내한 공연 관람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다

by 앰코인스토리 - 2015. 2. 10.

앰코인스토리가 추천하는 공연, 

[콘서트 The Swell Season 내한 공연]

 

오랜만에 아내와 다시 찾은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한 백만 년 만인 것 같네요! 워낙 좋아하는 팀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공연장 세팅이 생각보다 단출했습니다. 피아노 한 대와 4기통 드럼세트,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베이스와 일렉기타, 그리고 가운데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스탠드 마이크 하나. 밴드스타일 자체가 왠지 소극장에 더 어울리는 분위기여서 이 넓은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기대도 되는 한편 내심 염려도 되었습니다.

 

▲ 앰코인스토리에서 선물 받은 음반 시디와 공연 티켓을 가지고 공연장으로 고고!

 

▲ 악기가 준비된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의 무대 모습

 

곧 공연장에 불이 꺼지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무대 위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장 안은 박수소리와 함성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지요! 한국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아일랜드 & 체코 음악인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 이제는 더 이상 연인이 아니기에 듀엣곡에서의 케미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기 좋은 한 쌍이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세션은 더 프레임즈(The Frames)의 멤버인 Joe Doyle(Bass), Rob Bochnick(Guitar), Graham Hopkins(Drum)가 자리했다. 가슴을 후벼 파는 마르케타의 솔로곡 <If you want me>로 시작된 100분의 공연.

 

영화 <원스(Once)>에 수록된 노래와 스웰 시즌(Swell Season)의 기존 곡들을 번갈아 노래하며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When your mind’s made up>의 기타 리프가 나오는 순간, 관객석 여기저기에서 환호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기타 연주와 목소리에 모두 토해내고 있는 글렌, 그 거칠고 깊은 목소리를 뚫고 나오는 마르게타의 송곳 같은 코러스와 단아한 피아노 연주, 나머지(라고 불러서 미안하지만) 세션들의 흐트러짐 없는 연주와 백 코러스는 정말 더 이상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 만큼 완벽한 무대였지요.

 

▲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글로바, 더 프레임즈 멤버들이 전하는 천상의 소리

 

특히, 글렌의 미친듯한 기타 연주에 닳고 닳아 상판에 구멍이 나버린 기타는 이 사람의 무대와 연주에 대한 열정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이런저런 가수들의 라이브 음반을 들을 때마다 라이브보다는 원곡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오늘에서야 라이브는 음반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들어야 함을 알게 된 것 같네요. 연주자들의 땀방울, 목에 핏대를 세우며 노래하는 보컬리스트, 기타 통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추는 소리, 노래 중간에 몰아 쉬는 거친 숨소리, 어느 작은 소리 하나 공연장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연주 중간에는 흥에 겨워 예정에도 없던 시도를 하려다가 박자를 놓쳐 망쳐버린 곡과, 이를 민망해 하며 소리를 지르는 세션들의 모습 또한 라이브 무대가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게다가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글렌의 위트 있는 멘트들도 공연의 즐거움을 더해줬지요. 그리고 현재 뮤지컬 <원스> 공연을 하는 특별 게스트 윤두현(글렌이 가수 윤도현을 그렇게 소개했네요)이 제 바로 뒷자리에서 튀어 나갈 때는 “와! 연예인이다!”를 남발하며 한껏 더 즐겁게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앙코르 공연에서는 마이크 하나 없이 오로지 통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대극장을 채웠고, 모두 함께 객석을 한 바퀴 돌며 마지막 곡을 노래할 때는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훔쳐 내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 사랑하는 그녀와 공연장에서 @ 세종문화예술회관

 

추운 겨울이었지만 가슴 따뜻했던 이 날의 공연! 한동안 또 이들의 목소리에 빠져 마음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밀루유 떼베(Miluju tebe)!”

 

글 / 생산기획팀 태종국 과장

 

영상출처 : https://youtu.be/-uljom7bzho

 

 공연관람 이벤트 : <쿨 20주년 기념 콘서트>에 응모하세요! (비밀댓글) 

(티켓 2매, 2015년 3월 7일(토),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