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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광주 여행] 가을의 초입, 광주의 자연을 엿보다, 2편_광주호 호수생태원

by 앰코인스토리 - 2020. 9. 11.

도심 속 자연학습장, 광주호 호수생태원

 

충효동 왕버들군을 나온 발걸음이 인근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향합니다. 광주호 호숫가 일부 185,124㎡의 부지에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자연관찰원, 자연학습장, 잔디 휴식광장, 수변 습지 등의 테마별 단지를 갖추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곳은 광주 시내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아 광주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여행지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공원 입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열체크와 방문자 기록을 마치고 내부를 들어섭니다. 확 트인 부지 위로 초록의 생명들이 만연한데요, 곧 있을 가을이면 공원은 또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방문객을 맞이하겠지요.

 

▲ 평탄한 산책로와 데크길은 좀 더 편하게 공원의 자연과 풍경을 즐길 수 있게 서포트한다

 

2006년 개장한 공원은 광주와 인근 지역 아이들의 생태학습장이자 시민들의 휴식공원으로 존재합니다. 평탄한 산책로와 데크길은 좀 더 편하게 공원의 자연과 풍경을 즐길 수 있게 서포트하는데요, 특히 수변부 관찰데크는 드넓은 광주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로 사계절 내내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방문 당시, 일전의 홍수로 시설 피해를 본 공원은 호수로 진입 가능한 수변데크를 모두 폐쇄하였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고개만 빼꼼, 호수 일부를 멀리서나마 가늠해 봅니다.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고 흙길과 데크를 따라 걷는 걸음, 생동하는 자연이 발길을 스칩니다. 7~8월에 만개하는 부처꽃은 자홍색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잎겨드랑이에 3~5개가 달린 꽃은 층층이 보랏빛을 선사하며 드넓은 벌판을 수놓고 있습니다. 그 외 7~10월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여러 색의 꽃을 피우는 무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군락지를 비롯, 수련(6~7월)과 마름(7~9월), 부들(6~7월, 열매는 11월경), 노랑꽃창포(5~6월), 자라풀(4~5월)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개구리밥은 개구리밥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논이나 연못의 물 위에 떠서 살며 잎처럼 생긴 넓은 거꿀달걀 모양의 형태가 특징입니다. 길이는 5~8mm, 꽃은 7~8월에 피며 흰색으로 매우 작습니다. 이야기를 품은 생태숲은 60여 종의 수목과 18만 7천 본의 테마별 꽃단지가 계절의 야기를 피워내고 있습니다. 공원 내 호수로 개구리와 가물치 소금쟁이 등이 관찰되는데요, 봄이면 노란 창포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수련과 수국, 푸르른 메타세쿼이아 길이 걸음걸음 자연의 변화를 파노라마로 선사합니다. 가을철 구절초와 꽃무릇, 흩날리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며 겨울철 전망대에 오르자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은 설경의 절정을 완성합니다.

 

 

 

생태공원의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걷습니다. 나무가 주는 그늘 아래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은 발걸음을 이어가는 길. 데크로 조성된 도보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쉬엄쉬엄 걷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 길의 호수 전망대를 오르자 울창한 수풀 너머 드넓은 호수의 일부가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광주호는 영산강의 지류 고서천을 댐으로 막아 1976년 준공된 인공호수로 인근 마을에 농업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의 기능은 약해지고 생태를 보호하여 회복시키는 공간으로 활용, 오늘날 자연적인 호수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답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시원한 느낌을 받는 공원은 계절별 동식물 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해우소, 근심을 덜어버리는 곳>과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사 황지해 작가의 작품으로 2011년과 2012년 영국 첼시플라워쇼의 아티즌 가든 부문 최고상 및 금메달, 회장상(전체 최고상)의 초대 수상 기록 및 쇼가든 부분 금메달에 빛나는 작품입니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 <판문점 도보다리>는 제1차 남북정상회담 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화를 나눈 판문점 도보 자리를 재현한 것으로 생태공원 방문객들의 필수 포토스폿으로 존재합니다.

 

 

그 외 사슴과 생태 둥지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 전달, 신성한 칠성바위 등이 이야기와 함께 풍성한 숲을 이루고 있는 광주호 호수생태원. 발걸음이 멈춘 곳은 눈앞으로 요상한 흙더미가 불룩합니다. 흡사 무덤을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이 절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것은 ‘말무덤’이라 불리는 흙더미입니다. 말무덤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첫째로 마을에 나쁜 액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인공의 산인 ‘조산’으로 큰 무덤이라는 뜻의 말무덤이라는 설, 둘째는 임진왜란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마을 출신의 김덕령 장군이 아끼던 말을 이곳에 묻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의 ‘말무덤’으로 옛날부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싸움이 그칠 날이 없자, 마을에 나쁜 말들을 이곳에 묻어 떠들지 못 하도록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 별뫼길에서 만난 물레방아와 돌무덤

 

생태연못을 지나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호수 전망대를 돌아온 발걸음이 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별뫼길’은 ‘성산(星山)’의 우리말로, 이 길을 따라 계절마다 피어나는 생태원의 다양한 꽃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우측으로 환벽당 소나무숲과 정면으로 성산(식영정)을 바라볼 수 있답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요즘, 한적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변화 속에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곳. 광주호 호수생태원으로 주말 나들이 어떨까요? 물론 마스크는 필수로 하고 말이지요! (^_^)

 

Travel Tip. 광주호 호수생태원
✔️ 광주 북구 충효샘길 8 (충효동 442-60)
✔️ 매일 09:00~18:00 (연중무휴)
✔️ 062-613-7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