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여러 종류가 있다. 단단한 단감 빨간 홍시 잘 말린 곶감…. 가을이 되면 엄마는 단감을 잘 사 오셨다. 물컹물컹한 홍시보다는 아삭아삭한 단감이 좋다고 하시면 말이다. 그래도 깊어 가는 가을을 닮은 홍시가 나는 더 좋았다.

홍시를 보고 있노라면, 첫째, 정이 느껴진다. 가을이 되어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친구 어머님이나 할머니는 다른 과일보다 빨간 홍시를 제일 많이 내놓으셨다. 집마다 한 그루의 감나무는 있었기에 손님이 오면 대접하기 수월했으리라. 한 접시 가득 놓인 홍시 속에는 따뜻한 정과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늦은 가을, 다시 찾은 친구네 감나무는 앙상한 가지만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가지 꼭대기에 늘 서너 개의 홍시는 남겨져 있었다. 이유를 몰랐던 때 친구를 통해 까치밥으로 일부러 남겨 두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따뜻한 마음씨를 처음 느끼게 된 것이었다. 감을 좋아하던 친구로 우스갯소리로 감은 ‘다정다감’이라 했으랴. 그 친구 왈, 정이 많아지고 싶으면 감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예찬을 했다.
둘째, 지조가 있다. 가을 하면 오곡백과가 풍성해지고 갖가지 과일이 쏟아져 나온다. 사과며 배며 감이며 과일이 넘쳐난다. 그런데 그 수많은 과일 중 겉껍질과 속이 같은 과일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빨간 껍질의 사과는 껍질을 걷어내면 하얀 속살이 나오고 노란 배도 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하얀색이다. 그러나 홍시만은 껍질을 걷어내고 나도 껍질과 같은 주황색을 띤다. 한결같은 마음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표리부동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누구나가 좋아한다. 홍시는 어린이나 나이든 어르신이 좋아할 만큼, 딱딱하지 않다.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고 유연하다. 그리고 다른 과일은 과일마다 당도 차이가 있지만, 홍시만은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대부분 홍시만은 우리가 예상했던 그 맛 정도의 기대치는 한다는 것이다.
넷째, 싸다. 다른 과일 한 개 값이면 홍시는 두세 개를 집을 수 있다. 특히 홍시가 한참 나오기 시작하면 어디서나 홍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과일은 먹고 싶어질 때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게 홍시인 것이다.
하늘 높이 뻗어 올라가는 커다란 감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그리고 깊어 가는 가을만큼이나 따뜻한 정과 사랑으로 홍시는 빨갛게 물 들어간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인천)

 

'Community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피소드] 위하는 마음  (0) 2018.10.26
[에피소드] 자존심 셈법  (0) 2018.10.19
[에피소드] 홍시  (0) 2018.10.12
[포토에세이] 추억의 사진  (0) 2018.10.05
[포토에세이] 지리산 중독  (0) 2018.09.28
[에피소드] 首丘初心 수구초심  (0) 2018.09.21

Comments :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