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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러시아의 ‘남다른 과학’


유라시아 대륙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러시아는 지구상 존재하는 육지 면적의 약 8분의 1에 달하는 1,700만여 평방킬로미터의 영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광물 자원과 에너지 자원을 소유하기도 했지요. 18세기경에는 서쪽 폴란드에서 동쪽 알래스카에 이르는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제국을 이루기도 했고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세계 최초의 헌법적 사회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가장 큰 구성국이 되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우주인 등 20세기의 괄목할 만한 기술적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ko.wikipedia.org


이렇게 화려하게 꽃핀 소련 과학 기술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표트르1세(pyotr I). 그의 이름 뒤에는 곧잘 대제(大帝)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그만큼 러시아 역사에 굵직굵직한 업적을 남긴 리더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40년 가까이 러시아를 통치하며 서구를 모델로 한 개혁정책을 펼쳤습니다. 당시 킵차크한국(Kipchak Khanate, -汗國)의 지배로 서유럽과 교류가 단절되어 중세 수준의 문화에 머물던 러시아를 발전시켜 변방의 국가에서 서유럽의 주요 정치세력으로 당당히 등장시켰습니다.

사진출처 : https://ko.wikipedia.org


강력한 리더십으로 러시아의 근대화를 가속한 표트르 대제는 1724년 과학아카데미를 설립하였습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는 현재까지도 러시아 과학기술의 핵심기관으로 러시아혁명 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아카데미’라고 불리다가, 1925년부터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고 1934년 모스크바로 이전하였습니다. 연구 분야는 이공수학, 화학생물, 지구과학, 사회과학 등 4개의 기초 부문으로 나누고 그 밑으로 16개 분야로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표트르 대제는 같은 해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를 설립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의 전신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대학 중 하나입니다. 푸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등 전 러시아 대통령들 그리고 1904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이반 파블로프 등이 이 대학 출신이기도 하지요.

러시아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또 한 명의 인물은 미하일 로모노소프(Mikhail Vasilyevich, Lomonosov)입니다. 러시아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는 물리학, 철학, 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최초를 만들어내 러시아 문화가 그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할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그는 표트르 대제가 설립한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에서 최초의 러시아인 정회원으로 뽑혀 그곳에서 연구활동을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진출처 : https://en.wikipedia.org


그의 업적 중 무엇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한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화해도 이전 물질의 질량은 다른 물질에 그대로 보존된다."는 유명한 로모노소프-앙투안 라브아지에의 법칙입니다. 그는 질량 보존의 법칙 외에도 망원경을 만들어 금성을 관측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밖에 유리 제조, 야금, 공중 전기, 금성의 대기, 빙산, 북극해 항로, 지도 제작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선구적 연구를 하며 러시아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러시아 최초의 대학인 모스크바 대학의 창립에도 공헌하기도 하였지요.

19세기와 20세기 사이 러시아는 모스크바 대학 설립과 함께 학습과 혁신으로 급속한 발전하여 물리학, 천문학, 수학, 컴퓨터, 화학, 생물학, 지질학, 지리학 등의 분야에서 중대한 성과를 이룬 과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러시아 발명가와 엔지니어들은 전기공학, 조선, 항공우주, 무기, 통신, IT, 원자력 기술, 우주기술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항공우주 기술은 지금까지도 러시아 과학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단 로켓의 원리도 콘스탄틴 치올콥스키(Konstantin Tsiolkovsky)라는 러시아의 과학자가 고안해 낸 것입니다. 1898년 그가 제출한 논문에는 로켓이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가 필요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층으로 분리되는 다단계 로켓을 구상했습니다. 기차처럼 연결된 로켓은 발사되면서 연료를 써버려 불필요해진 부분을 차례로 분리해 떨어뜨려 본체의 무게를 가볍게 한다는 아이디어였지요.

사진출처 : https://www.reddit.com


이 외에도 그는 뜨거워진 로켓엔진을 식히기 위한 냉각법, 분사구에 작은 날개를 넣어 로켓의 방향을 조정하는 원리, 로켓의 자세를 조정하는 자이로스코프 장치, 대기와의 마찰을 이용한 로켓의 속도 조절장치 등 현대 로켓이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 기술을 그 당시 논문에서 제시했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소련이 우주경쟁의 초기 단계에서 세르게이 코룔로프 발렌틴 글루시코와 같은 우주 프로그램의 성공에 기여한 많은 소련 로켓 엔지니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1957년 발사된 최초의 지구궤도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1961년 4월 12일 세계 최초로 우주여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을 포함해 알렉세이 레오노프, 루노크 1호, 1971년 세계 최초의 우주정거장 ‘샬루트 1호’ 발사 등 많은 소련과 러시아의 우주 탐사 기록이 뒤따랐습니다. 지금까지도 구소련은 가장 큰 인공위성 발사국으로서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을 앞서고 있으며, 러시아에는 우주여행 서비스를 위한 운송수단 제공업체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nasa.gov


하지만 1991년 소련 붕괴 1990년대의 위기로 인해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 지원이 많이 감소하면서 러시아 과학자들과 대학 졸업생들이 유럽이나 미국으로 떠나는 소위 두뇌 유출이 발생했습니다. 소련의 유일한 후계국가인 러시아연방은 2000년대에 들어 새로운 경제호황의 흐름에 타면서 현대화와 혁신을 목표로 하였고, 국가의 기술발전을 위해 에너지 효율, IT(우주기술과 결합한 상품이나 일반제품 모두 포함), 원자력, 제약 등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여 기술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상군, 대량살상무기 비축량을 자랑하며 세계 2위의 경제력으로 무장했던 소련은 2018년도 현재 IMF 기준 러시아의 GDP는 1조 7,199억 달러 세계 11위로 옛 영화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합법적으로 인정된 5개의 핵보유국 중 하나로 여러 면에서 초강대국으로서 잠재적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