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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이야기] 산해경 山海經

by 앰코인스토리 - 2018. 7. 18.

[주석] 장수철, 『산해경』, 현함사, 2005. p.12. 삽화 참고.


1. 산해경이란?


《산해경(山海經)》은 중국의 오래된 신화 경전 중의 하나로써, 다량의 신화, 천문, 지리, 동물, 식물 및 의약 등 다방면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성은 모두 18권으로 되어있으며, 중국문화에 깊고 오래도록 영향을 주어 왔습니다. 특히, 신화(神话), 우언(寓言), 동화(童话)의 효시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저자에 대하여는 설이 분분한데, 과거에는 하(夏)를 건국한 우(禹)임금이 지었다거나, 혹은 그의 신하인 백익(伯益)이 지었을 것으로 인식되었는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전국(戰國, 기원전 5세기) 초기부터 서한(西漢, 기원전 2002년) 초기까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에 의해 편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존하는 《山海經》은 18권으로, 원래 고본古本은 32권이었으나 전한前漢의 유흠이 지금 편제로 정리한 것이라 한다. 이러한 《山海經》은 《山經》과 《海經》 두 부분으로 나뉜다. 《山經》은 흔히 ‘오장산경’이라 부르는 5편을 일컫는다. 《山經》은 같은 서술 방식을 반복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로 등장하는 천하의 명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먼저 산의 위치를 설명하고, 보옥寶玉과 동철銅鐵등 산에서 나는 산물을 설명하고, 신의 이름을 들어 그 제사법을 쓰고 있다. 따라서 《山經》은 내용 면에서 다분히 지리서적인 성격을 띤다. 반면 《海經》은 《山經》과는 좀 다른 방식이다. 《海經》에는 먼 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형상, 풍속과 사물, 영웅과 신들의 행적, 갖가지 괴물에 대한 묘사 등이 다양하여 신화적인 성격을 많이 띤다.

[주석] 장수철, 『산해경』, 현함사, 2005. p.6.


산해경을 처음 읽어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 기이함과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여 썼는지 황당해도 너무 황당하다는 것을 쉽게 공감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매우 독특한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형상이 기묘한 조류, 육상 동식물, 어류 등등, 생김새의 특별함과 함께 그 동물이 사람을 잡아먹거나 또 반대로 그런 동식물을 사람이 먹으면 어디 어디에 좋다든지 등등,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그 말도 안 되는 내용의 정도가 어떠한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번 호에는 그 내용 중에서 첫 부분인 남산경(南山經)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2. 성성이


남쪽에 있는 산계 중 제일 처음을 작산 산계라고 한다. 작산 산계의 첫 번째 산을 소요산이라고 하며, 이 산은 서해 가장자리를 따라 솟아있고, 산에는 계수나무가 무성하며, 금속 광물과 옥석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산 위에는 풀 한 종이 자라는데, 모양이 부추와 같으며 파란 꽃봉오리를 피운다. 이름은 축여라 하고 먹으면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산중에는 나무 한 종류 자라는데 형태가 닥나무와 같으며 검은 나뭇결이 있고 그 광채는 사방으로 퍼진다. 이 나무는 미곡이라고 하며 꽃이 핀 것을 몸에 지니면 길을 잃지 않는다. 산중에는 또 야수 한 종류가 서식하는데 생김새가 원숭이와 매우 닮았으며 한 쌍의 하얀 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때로는 기어 다니거나 때로는 사람과 같이 서서 걷는데 성성이라고 부른다. 그 고기를 먹으면 나는 것처럼 걸을 수 있다. 여궤의 물이 여기서부터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큰 바다로 들어간다. 물속에는 많은 양의 육패(밀랍, 호박)가 있는데, 그것을 몸에 지니면 기생충병이 생기지 않는다.


원문 : 현대문

南部山系的第一组山系叫䧿山,䧿山组的第一座山叫招摇山,这座山耸立在西海岸边,山上盛产桂树,还蕴藏着丰富的金属矿物和玉石。

Nánbùshānxìde dìyīzǔshānxìjiàoquèshān,quèshānzǔdedìyīzuòshān jiàozhāoyáoshān,zhèzuòshānsǒnglìzài xīhǎiànbiān,shānshàngshèngchǎnguìshù,háiyùncángzhefēngfùde jīnshǔkuàngwùhéyùshí。


山上长有一种草,样子很像韭菜,开着青色的花朵,这种草的名字叫祝余,吃了它不会感到饥饿。

山中长有一种树木,形状像构树,有黑色的纹理,它的光华照辉四方,这种树的名字叫迷榖,把这种树开的花佩戴在身上就不会迷路。

Shānshàngchángyǒuyìzhǒngcǎo, yàngzihěnxiàngjiǔcài, kāizheqīngsèdehuāduǒ, zhèzhǒngcǎodemíngzìjiàozhùyú, chīletābúhuìgǎndàojīè。

山中还有一种野兽,长得很像猿猴却有一对白色的耳朵,它有时匍匐爬行,有时像人一样站立行走,这种野兽的名字叫狌狌,吃了它的肉就可以行走如飞。

Shānzhōngháiyǒuyīzhǒngyěshòu, zhǎngdehěnxiàngyuánhóu quèyǒuyíduìbáisèdeěrduo, tāyǒushípúfúpáxíng, yǒushíxiàngrényíyàngzhànlìxíng, zhèzhǒngyěshòudemíngzìjiàoxīngxīng, chīletāderòu jiùkěyǐxíngzǒurúfēi。

丽𪊨之水从这里发源,向西往入大海,水中生有大量的育沛,人们如果佩戴它,就不会生寄生虫病。

Lìjǐzhīshuǐcóngzhèlǐfāyuán, xiàngxīwǎngrùdàhǎi, shuǐzhōngshēngyǒudàliàngdeyùpèi,rénmenrúguǒpèidàitā,jiùbúhuìshēngjìshēngchóngbìng。


원문 : 고문

南山之首曰䧿山。其首曰招搖之山, 臨於西海之上, 多桂, 多金玉。有草焉, 其狀如韭而青華, 其名曰祝餘, 食之不饑。有木焉, 其狀如榖而黑理, 其華四照, 其名曰迷榖, 佩之不迷。有獸焉, 其狀如禺而白耳, 伏行人走, 其名曰狌狌, 食之善走。麗𪊨之水出焉, 而西流注於海, 其中多育沛, 佩之無瘕疾。

[주석] 贾立芳, 『中华国学经典精粹-山海經』, 北京联合出版公司, 2015, p.5. 현대문, 고문 참고.


金丝猴图片 사진출처 : 百度百科


3. 성성이 狌狌, 猩猩, 황금원숭이 金丝猴


고전에 따르면 성성이는 사람의 이름을 안다거나, 여자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든지, 혹은 술을 좋아한다 등 여러 가지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시대적 상황으로 말미암아 신화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해지면서 과장되거나 허구의 사실이 첨가되었을 것입니다.


위의 인용된 내용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성성이는 원숭이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중국 서남부에 서식하는 금사후(金丝猴)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 생김새의 닮은 것도 있지만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고 가족 관념이 비교적 뚜렷하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관련 고사도 다수 전해지며 비록 동물이지만 母子로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 첫 번째는 북송(北宋)의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실려있는 내용입니다.


이름이 공각정보라는 사냥꾼이 그물과 활을 가지고 깊은 산속에 사냥을 나갔다. 때마침 원숭이 한 무리를 발견하자 바로 활을 쏘아 어미 원숭이 한 마리를 맞추어 상처를 입게 하였다. 다른 원숭이들은 놀라서 허둥지둥 도망갔다. 어미 원숭이가 상처를 입기 전에 품속에 어린 원숭이 한 마리를 안고 있었는데 화살을 맞은 후 어미는 어린 원숭이를 내려놓으면서 도망치게 하고자 하였다. 어린 원숭이는 얼마 가지 않아 또다시 어미의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어미 원숭이는 아픔을 참으며 다시 한번 어린 원숭이를 품에서 떼어놓으면서 도망가게 하였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이 어린 원숭이는 울부짖기를 멈추지 않고 다시 어미의 품으로 달려들어 자신의 혀로 어미의 상처를 핥는 것이었다. 사냥꾼은 하는 수 없이 다시 활을 쏘아 두 원숭이를 같이 죽였다. 


원문 : 

一个叫公却证布的猎人带着网罟, 带着弓箭到森林打猎, 正巧遇见一群猴子, 便拉弓射击, 将一只母猴射伤。其他猴子受到惊吓, 惊惶而逃。被射伤前, 母猴怀里还抱着一只幼猴, 中箭后, 母猴将小猴放下, 示意其逃命。小猴走了不远, 又返回来投入母猴的怀抱。母猴忍着疼痛, 再次将小猴推出怀抱, 让其逃跑。没想到小猴哀号不止, 再次扑入母亲怀抱, 用舌头舔舐母猴伤口。猎人再次开弓, 将母猴和小猴一同射杀。

[주석] 王若冰, 《秦岭金丝猴:密林中的太白精灵》, p.169. 재인용.


두 번째로는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실린 내용으로써 단장(斷腸) 고사입니다.


환공이 촉을 공격하여 삼협에 이르렀는데, 부대에 원숭이를 잡은 자가 있었다. 그 원숭이 어미가 언덕을 따라 슬피 울부짖으며 백 여리를 따라오면서도 떠나지 않았는데, 마침내 배 위로 뛰어오르더니 곧바로 죽었다. 그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모두 마디마디 끊겨 있었다. 환공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대노하여 그 원숭이를 잡은 이를 명하여 죽였다.


원문 : 

桓公入蜀, 至三峽中, 部伍中有得猿子者。其母緣岸哀號, 行百餘裏不去, 遂跳上船, 至便即絕。破其腹中,腸皆寸寸斷。公聞之怒, 命黜其人。

[주석] 劉義慶, 『世說新語』, 北京燕山出版社,p.162.


위의 두 이야기로 보건대, 원숭이의 母子 간 감정이라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 못지않을 것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斷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반야월 선생이 작사한 <단장의 미아리 고개>인데, 어찌 되었든 단장이라는 어휘는 사람이 특정 이별에 대하여 느끼는 최상의 고통이나 그 정도를 비유할 때 쓰이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이번 호를 마치고, 다음 호에는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단어》 

词语 (어휘):

拼音 (병음): zuò


《예문》 

位:자리, 这个剧场有五千个~儿。(이 극장에는 5천 개의 자리가 있다)

放在器物底下垫着的东西:기물 아래 받치는 물건, 茶碗~儿。(찻잔 받침)

:성좌, 大熊~。(곰 자리)

敬辞, 旧时称高级长官:경사, 옛날 고급 관리를 부르는 명칭, 军~。(군좌)

多用于较大或固定的物体:량사, 비교적 크거나 고정적 물건에 사용, 一~山。(산 하나)

姓。(성)


‘座’는 자리, 지위, 깔개 등의 의미로 현대 중국어의 합성어에 자주 쓰입니다. 특히, 수량사로 쓰이는 것이 HSK 등 시험에 자주 등장하니 잘 외워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석] 座_词语_成语_百度汉语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