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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인천 여행] 아날로그 감성 가득! BOOK&JAZZ~ 배다리 헌책방거리

by 앰코인스토리 - 2018. 6. 7.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 감기를 앓는 사람을 두고 변변치 못하다며 놀림조로 이르는 말인데요, 말이 씨가 된 걸까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기침에 스스로 변변찮음을 탓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앰코가족 여러분! 이번 앰코인스토리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책과 재즈가 함께하는 여행, ‘배다리 헌책방거리’와 신포동 재즈바 ‘버텀라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함께 떠나볼까요?


아날로그 BOOK, 배다리 헌책방거리



지하철 1호선 도원역과 동인천역 사이에 위치한 ‘배다리 마을’ 초입의 탁 트인 들판 위로 얼기설기 나무판자들의 조립으로 완성된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사모형의 그것은 언뜻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그 옆에 우뚝 버티고 있는 것은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의 지도입니다. 한눈에도 정교한 수작업이 마치 작품을 보는 듯한 시선에서 마을 전체를 눈으로 담아봅니다.


배다리 마을은 개항 이후 일본인들에게 개항장 일대를 빼앗긴 조선인들이 모이며 형성된 마을입니다. 지명인 ‘배다리’는 오래전, 작은 배가 바닷물이 들어오던 수로를 통해 철교 밑까지 드나들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인데요, 예전에는 배가 자주 나들던 곳이었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나루터가 매립되어 현재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마을길 파악도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탐방에 나서 볼까요? 골목골목 세월의 향기를 품은 곳! 걸음걸음 오래된 풍경들이 발길에 차이는데요, 아뿔싸! 이곳을 오기 전 마음속 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개코 막걸리’가 문을 닫았네요. 이런! 가는 날이 장날인 걸까요? 굳게 닫힌 셔터가 야속하여 괜히 애꿎은 주전자만 땅땅거립니다.



Space빔(스페이스빔)은 이전에는 양조장으로 쓰였지만 현재는 배다리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진 곳입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입구 대문을 지키고 서 있는 오래된 깡통 로봇의 존재인데요, 어린 시절 즐겨보던 만화 속 캐릭터를 닮은 모습에 많은 사람이 그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인기 포토존입니다.






내부를 들어서자 우선 어두침침한 공간 속 적막함이 가득합니다. 문화공간이라고 알고 왔는데 예상치 못한 풍경에 당황함도 잠시, 이전에 양조장으로 쓰인 건물은 내부 구조가 상당히 특이한데요, 금세 공간이 주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스페이스빔’은 ‘시각’이라는 간행물을 꾸준히 발행해온 단체입니다. 각종 전시는 물론 인천, 특히 ‘배다리’라는 지역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활동들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역과 동네, 그곳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공간의 존재만으로도 이곳 주민들은 충분히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드디어 헌책방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1960~70년대 집중적으로 조성된 헌책방 골목은 한때 서울 청계천과 부산 보수동과 함께 전국 3대 헌책방 거리로 불리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나 현재는 아벨서점, 한미서점, 삼성서림 등 다섯 개의 책방만이 남아 거리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주변 학생들과 지성인들로 북적였을 거리의 화려했을 과거를 상상하니 현재의 한적함이 더한 적막함으로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드라마 <도깨비>에 나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한미서점’입니다. 레몬 빛 가득한 외관이 특유의 화사함을 풍기는 곳! 드라마 속 배경을 눈앞에 두니 당장이라도 도깨비 김신이 문을 열고 낡은 책 한 권을 건넬 것만 같습니다.





한미서점 바로 옆에는 아벨서점이 있습니다. 책으로 빼곡한 외관, 내부 역시 발 디딜 틈은 비좁기만 합니다. 이곳에는 각종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배다리 시 낭송’은 아벨서점 곽현숙 씨가 서점 2층에 다락방을 직접 꾸미고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마련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어져 온 행사는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한다고 합니다.


일상에 치여 하루하루가 숨 가쁜 현실, 잠시의 여유가 그리운 당신에게 전하는 도심 속 힐링! ‘배다리 헌책방거리’ 탐방 어떠셨나요? 아날로그 감성 가득! 특별한 휴식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_^) (다음 호에서 계속~)


배다리 헌책방거리

주소 :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18-10 (금곡동 20-11)


스페이스빔

주소 : 인천광역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 (창영동 7)

전화 : 032-422-8630

한미서점

주소 :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9 (금곡동 14-4)

전화 : 032-773-8448

아벨서점

주소 :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5-1 (금곡동 13-1)

전화 : 032-766-9523




글쓴이 엄용선

잼이보는 하루를 사는 자유기고가 & 여행작가. 1인 프로젝트그룹 ‘잼이보소닷컴’ 을 운영하며 주변의 소소한 잼이거리에 촉을 세운다. 밥 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지며 여행,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마음이 동하는 일을 벗삼는 프로젝터로의 삶을 꿈꾸며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메일 wastestory@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wastestory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