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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파원] 정감 있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가마쿠라 鎌倉

by 앰코인스토리 - 2018. 3. 20.

▲ 고덕원


25년 전 처음, 「세계를 간다」 일본 편 책 한 권을 가지고 2주 정도 동경 근교를 15일간 유학원에 머물면서 여행할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하코네와 가마쿠라. 꽃봉오리가 수줍게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3월에 소개해드릴 곳은 자연의 푸근함과 함께 긴 역사를 아무 말 없이 분위기로 전해주는 고도(古都)의 가마쿠라입니다.


2년 전, 김희애와 지진희 배우가 주연한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원작인 <最後から2番目の恋>의 드라마 배경으로도 유명해진 가마쿠라시.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언제나 활기가 가득한 도시이면서도, 풍성한 자연의 녹음이 주는 여유로움과 확 트인 바다가 주는 개방감이, 왠지 모르게 도시에서 받은 피곤함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 마음의 쉼터 같은 곳입니다.


▲ 가마쿠라


가마쿠라시는 동경에서 남쪽으로 가나가와현에 있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면적이 39.6㎢인인 도시입니다. 동경 신주쿠에서 쇼난신주쿠선을 타고 30분 정도 요코하마역으로가서, 요코즈카선으로 갈아타고 1시간 정도로 주말 나들이로도 갈 수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중세 가마쿠라 시대에는 정치의 중심지로서 번성한 장소였고, 현재도 많은 선사와 신사가 즐비한 유명한 관광지이지요.



▲ 켄죠지


가마쿠라는 불교 선종의 보호와 통제가 가장 엄격한 선종의 중심지로 가마쿠라 오산이 있답니다. 가마쿠라 오산에 선정된 다섯 개의 사원은 켄죠지(建長寺けんちょうじ), 엔가구지(円覚寺えんがくじ), 쥬후쿠지(寿福寺じゅふくじ), 죠치지(浄智寺じょうちじ) 죠묘지(浄妙寺じょうみょうじ)이며, 그중에서 최고의 격식으로 유명한 사원은 켄죠지입니다. 정식 이름은 建長興国禅寺(겐죠 흥국 선사)로 임제종의 사찰로 ‘고도 가마쿠라의 벚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벚꽃의 사원이기도 합니다. 겐죠 창건 시대에는 왕벚나무는 없었는데도 마치 창건 당시부터 자리 잡고 피었던 것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과 고사찰의 조화는 절경 중 절경입니다. 일본의 벚꽃관광을 계획하시면 꼭 들려야 할 곳이랍니다.


▲ 토우케이지


토우케이지(東慶寺)는 1285년, 카마쿠라 막부의 제8대 집권이었던 호죠우 토키무네의 부인 카쿠산닌에 의해 만들어진 이래, 600년간 메이지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인 여승의 절이었습니다. 여성이 먼저 이혼을 꺼내지 못하던 시절에, 이 절에 들어가면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 엔기리(縁切り) 절로서, 절연을 요구하는 여성은 협의 이혼을 하거나, 어려운 경우라도 3년간 절에 봉공하는 것으로 인연이 끊어졌다고 한다. 경내의 차분한 분위기는 그때의 아픔을 전하는 듯하지만, 오히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있는 곳입니다. 현재는 선종 사원으로 되어있습니다. 본존은 석가여래 좌상으로, 1935년 건립의 본당에 모셔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 수월당에는 13세기의 작품으로 전해진 카마쿠라현 지정 문화재, 수월 관음보살 반가상이 있습니다.



▲ 대불상


마지막으로 가마쿠라에서 소개하고 싶은 곳은 가마쿠라하면 생각나는 유명한 역사적 건물인 청동대불상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하는, 고토쿠인(高徳院)입니다. 대불상인 본존 아미타여래상은 ‘가마쿠라 대불’이나 ‘하세의 대불’이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합니다. 높이 약 11.39m(대좌를 포함하면 약 13.35m), 무게는 약 121t, 그 크기는 바로 ’대불’이라고 부르기에 걸맞게, 보는 사람을 압도합니다. 또한, 크기뿐만 아니라 중국 송나라의 양식과 慶派(일본 불사의 일파)의 영향이 융합된 가마쿠라 불상의 독특한 아름다움도 매력적이고, 대불보다 거의 건축하상 원래의 모습을 남기고 있는 점도 귀중하여 가마쿠라의 불상에서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명소에 걸맞게 거대하고 아름다운 가마쿠라 대불은 고토쿠뿐만 아니라 가마쿠라 도시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고토쿠에 자리 잡고 있는 가마쿠라 대불은 한때는 거대한 대불전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대불전은 1334년 대풍과 1498년의 지진에 의한 해일로 붕괴하고 현재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네요. 그래도 아직은 그 풍파를 기억하는 불상 주위에 대불전의 초석이 지금도 남아있어, 그 당시의 비참함을 몸으로 표현합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하는 가마쿠라 대불은 물론이고, 그 외에도 볼거리가 가득한 고토쿠는 바로 가마쿠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므로, 가마쿠라를 방문했다면 꼭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앰코인 가족 여러분, 힘들고 지칠 때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때, 고사찰에 가셔서 한번은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멘트처럼요. 




WRITTEN BY 유행순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문화를 생생한 체험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