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혁명, 2017년을 마무리하며 읽어보면 좋을 책

by 앰코인스토리 - 2017. 12. 21.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2017년을 마무리하며 읽어보면 좋을 책


“오늘날은 모든 해가 혁명적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서 지금까지 번영할 수 있었던 세 가지 혁명으로 7만 년 전의 인지 혁명, 1만2천 년 전의 농업혁명, 500년 전의 과학혁명을 꼽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모든 해가 혁명적이라니, 즉 인류의 긴 역사 전체와 맞먹는 혁명적 변화가 매년 일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폭발적으로 변화하는 세상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른들이 TV가 처음 나왔을 때라던가,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바뀌었을 때를 회상하며 세상 좋아졌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TV 리모컨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하는 세대이자, VHS비디오 플레이어를 소장했던 세대입니다. 요즘 아기들은 리모컨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본능적으로 TV앞에서 화면을 손으로 터치한다고 하지요. 이제는 스마트 TV, 3D TV는 기본이요, VR이 일상인 시대가 되었어요. 하긴, 이런 예시 자체가 구닥다리로 들릴 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나,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에 따르면 기술적 진보는 지수함수적으로, 폭발적으로 변화합니다. 나중에는 모든 해가 혁명적인 시대에서 매일 혁명적인 시대로 돌입하겠지요. 마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나라처럼 말입니다.



적어도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게임을 제안합니다.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주위의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왕은 앨리스에게 더 빨리 달리라고 독촉합니다. 앨리스는 귀에서 윙윙 바람 소리가 날만큼, 머리카락이 뽑혀나갈 만큼 빨리 달리지만 여전히 주위의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앨리스가 여왕에게 말합니다. "말도 안 돼! 모든 게 아까와 똑같아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오랫동안 달리고 나면 보통 다른 곳에 도착해요!" 그러자 여왕이 이렇게 말하지요. "정말 느린 나라구나! 여기서는 만약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적어도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라고요.

앨리스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앞서나갈 수 없었습니다. 주위의 풍경도 자신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변화하는 상황에 발맞추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제자리에 있게 됩니다. 남보다 앞서나가고 싶다면 그저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합니다. 소설 속 이야기는 미국의 진화학자인 밴 베일런으로부터 '붉은 여왕 효과'로 명명되었고, 진화론과 경영학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매년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어떤 마음으로 내년을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하면 좋을까요?


과거를 반추해 현재 상황을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책들을 골라보았습니다. 2017년을 뿌듯하게 마무리하고, 2018년을 가뿐하게 맞이하는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용하다는 점집이나 타로 상담소를 찾아갔다가 마음 심란하게 돌아오지 마시고(^_^;) 단정한 마음으로 한 해를 정리하며 나 스스로 나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한국 트렌드 분석서의 현대적 고전 

「트렌드 코리아 2018」

김난도 외 7명 지음, 미래의창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다들 알고 계시겠지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책을 냈습니다. 키워드 발표 12년, 「트렌드 코리아」 발간 10년을 기념하는 특별편이어서 지난 12년의 키워드가 정리되어 있고, 그로부터 최근 10년간의 메가트렌드를 분석하는 특집 원고가 실려 있습니다. 과시에서 가치로, 소유에서 경험으로, 능동적이고 개념 있는 소비로 변화한 지난 10년의 메가 트렌드 분석을 읽다 보면 현재의 내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 스스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2018년의 트렌드 분석을 통해 나의 경쟁력, 우리의 경쟁력을 찾아보길 권합니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면 더욱, 10주년 기념판인 이 책으로 연말연시를 시작해 보세요. 이 책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의 경쟁력도 달라질지 모르니까요.



빅데이터로 분석한 변화하는 시대감성

「2018 트렌드 노트」 

김정구 외 4명 지음, 도서출판북스톤


지난 2년 반 동안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글 중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은 행동서술어는 무엇일까요? ‘뽑다’입니다. 관련어로는 인형, 투표, 이벤트가 있었지요. 빅데이터는 행동서술어가 지닌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오고, 가고, 먹고, 노는 행위어는 증가했지만, 생각하고 일하고 배우는 서술어는 줄어들었어요. 연관어를 살펴보니 언제, 누구와, 무엇을 한 것보다 ‘어디서’ 했다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지요. 즉, 장소가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올린 글이 매년 1.2배씩 증가한다고 해요. 핫플레이스 자체는 바뀌지만 핫플레이스를 찾는 행위는 계속 늘어나요. 이 책에서는 이런 들썩거림, 움직임 자체를 분석합니다. 원래 이 책의 부제는 ‘발로 뛰는 마케터를 위한 손에 잡히는 트렌드’였다고 해요. 있는 그대로의 트렌드를 실감 나게 읽을 준비가 된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가장 뜨겁고 강렬한 화두,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 지음, 송경진 역, 새로운현재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흔하디흔한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누군가는 벌써 4차 산업혁명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해외에서는 벌써 시작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는 말도 있고요. 새롭게 닥친 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깊이를 아무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면, 어쨌거나 이 혁명은 과거 그 어떤 혁명과도 다른 것이 분명합니다. 수십억 인구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된 상황에서 유례없는 저장 및 처리능력과 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나노기술, 생명공학, 3D프린팅 같은 기술 분야가 융합되고 있어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혁명이라고 말할 수밖에요. 수많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책이 ‘원조’입니다. 쉽게 읽히진 않지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어보세요. 흐름을 읽어내는 일을 나중으로 미루면 너무 늦을지도 모르니까요.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선대인 지음, 인플루엔셜


2016년에 발표된 서울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이 성인보다 미래에 대해 더 비관적이면서도, 자율주행차와 같은 각종 기술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훨씬 더 높게 내다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수능만 잘 보라고, 대학만 잘 가면 된다고 이야기해도 괜찮을까요? 솔직해져 보자고요. 어른들 스스로 이미 세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세상의 변화는 자녀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곧 닥칠 문제입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어요. 그렇다면 선택해야겠지요. 사라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를 말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 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고, 개인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고민하고, 사회가 준비해야 할 것을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의 미래를 전망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배나영

남다른 취재력과 감각있는 필력을 여러 매체에 인정받아 자유기고가와 여행작가로 일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기획자에서 뮤지컬 배우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글을 쓴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며 여행과 삶을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블로그 baenadj.blog.me/ 




 추천 책읽기 이벤트 이번 호에 소개된 책 중에 읽고 싶은 책과 이메일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신 독자님 중 선발해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