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나라 음악쌀롱] 가을에 어울리는 80~90년대 베스트 음악

by 앰코인스토리 - 2017. 10. 31.


[음악나라 음악쌀롱] 가을에 어울리는 80~90년대 베스트 음악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가 있을까 싶었던 때도 있었는데요, 요즘은 여름이 지나면 금세 추운 겨울이 오는 것 같아요. 지구 온난화 영향도 있겠지만 더위나 추위를 막는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들, 그리고 그만큼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계절이 덜 느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음악나라 음악쌀롱>을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매번 비슷한 주제를 정해서 글을 쓰려다 보니 제 머리가 한계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저의 10대 때 베스트 음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무작정 가수 이름을 읊어보라고 하면 김지애, 김흥국, 박남정, 신승훈, 김건모, 변진섭, 이상우, 서태지와 아이들, 김수희…. 이런 순서대로 이름이 생각나는데요, 이분들의 공통점은 전부 <가요톱텐>이란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던 가수라는 점입니다. 흑백TV를 보던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손범수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가요톱텐>이란 프로그램만큼 재미있었던 것도 드물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니까 10살쯤 되었던 시절인데, 만화영화보다 드라마보다 이 음악프로그램이 재미있더라고요. 현재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유는 어쩌면 이때부터 형성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흥국이 부릅니다, 호랑나비


어린 시절의 가수는 잘생기고 예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콧수염을 붙이고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보여주던 김흥국 씨 덕분에 그런 편견은 깨졌습니다. 술에 취한 것처럼 넘어질 듯 말 듯 동작을 선보이던 김흥국의 <호랑나비>란 곡은 반년 정도 저의 애창곡이 되어 있었지요. 노래방을 다닐 나이는 아니어서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 보면 저도 모르게 호랑나비 춤을 추며 노래를 곧잘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왜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기가 있어서 마냥 좋았던 것 같아요. <가요톱텐>에서 1위 곡이란 위상이 굉장했던 시절이었거든요. 1989년에 크게 히트했던 곡이지만 원래 이 곡은 다른 가수의 노래였다고 합니다. 1987년에 김홍경이란 가수가 발표한 노래인데요, 김흥국이 리메이크를 하여 크게 히트를 시키지요. 오늘의 첫 번째 소개 곡입니다. 한번 들어보실까요?



김지애가 부릅니다, 몰래한 사랑


제가 두 번째로 소개할 가수는 바로 <얄미운 사랑>, <몰래한 사랑>, <물레야> 등의 히트곡을 가진 김지애 씨입니다. 당시 <얄미운 사랑>이란 곡과 <몰래한 사랑>이 크게 히트를 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되는데요,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걸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민망한데요, 가사 내용이 초등학생이 부르기에는 좀 수위가 높았어요. “너랑 나랑 둘이서 무화과 그늘에 숨어 앉아 지난날을 생각하며 이야기하고 싶구나.” 가사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데(원래 김동원 시인의 시에 음을 붙인 거라 합니다), 당시에는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싶구나’ 정도로 이해했던 같아요. 무화과는 더운 지방에서 나는 과일이라 잎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왠지 은밀한 장소로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왜 수위가 높은지는 독자 여러분이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김흥국 씨도 인기스타라서 굉장히 미남으로 보였고 실제로 젊은 시절엔 꽤 훈남이었는데, 김지애 씨도 참 곱고 예쁘던 시절이었습니다. 최근에 다시 방송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시절에 느꼈던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꾸준한 활동을 기대해 보고요. 당시 공연하였던 영상을 여러분께 보여드릴까 합니다.



박남정이 부릅니다, 널 그리며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가수는 우리나라의 마이클 잭슨이라고 불리는 박남정 씨입니다. 이분은 외모가 정말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주인공처럼 꽃미남의 대명사였던 분이지요. 지금도 무척 동안이지만 잘 생긴 외모보다 더 뛰어났던 게 바로 춤 실력인데요, 어린 시절의 제 눈에는 마치 묘기를 보는 것처럼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가수입니다. 노래 실력까지 갖추고 있는 가수로서의 삼박자를 다 지닌 그런 대단한 뮤지션이지요. 제 마음속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가수 이전의 유일하게 동경하던 가수이기도 했어요. 1988년 <아 바람이여>라는 곡으로 데뷔해서 <널 그리며>라는 곡과 <사랑의 불시착>이란 곡까지 연이어 대히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요즘은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딸 박시은과 함께 방송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 많은 활동을 기대해 보며 추억의 그때 그 시절로 한번 돌아가 보실까요?



변진섭이 부릅니다, 새들처럼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가수는 바로 ‘둘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가수 변진섭입니다. 희망사항이란 곡으로 스타반열에 오르게 되는데요, 2011년 4월에 SBS 러브FM에선 <희망사항 변진섭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정도로 변진섭을 대표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1988년 1집 <홀로 된다는 것>을 발표했고 <새들처럼>, <숙녀에게> 등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희망사항>이란 곡은 2집 타이틀곡이었는데요, 이때 당시 수록된 곡이 <너에게로 또다시>, <로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등이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8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가 됩니다. 그 후에 신승훈이 등장하면서 발라드 가수로서의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1, 2집 때의 워낙 강렬했던 인기 때문인지, 사실 그 후로도 꾸준한 앨범 발표를 하였는데 오랫동안 가수 활동을 쉬지 않았냐는 팬들의 반응을 방송에서 고백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의 별명처럼 만화영화 <둘리>에서 실제로 변섭진이라는 가수 캐릭터가 나오기도 했었고요. 마지막으로 전해드리는 곡은 변진섭 노래 중에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요, <새들처럼>이란 곡 전해드리면서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다음 호에 만나요!





글쓴이 연하남 양동옥

현재 음악나라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