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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

[책을 읽으며] 일의 미래를 읽고

by 앰코인스토리 - 2017. 4. 12.


1999년 12월 31일, 그때가 문득 떠오른다. 유명한 예언가의 예언처럼 1999년 멸망으로 2000년을 정말 볼 수 없을까 궁금하면서도 많이 두려웠다. 일찍 잠을 청해서 2000이라는 숫자를 찍는 그 순간을 애써 모면하려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떠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창문을 열고 사방을 둘러 보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전날과 하나도 다른 게 없는 평온한 풍경들, 그리고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있음에 눈물 나도록 기뻐하면서 환호를 했다. 그리고 어느덧 2017년 2000년을 보내고도 17년이나 흘러 봄 향기 가득한 아침 공기를 마시고 있다. 2000이라는 숫자가 주었던 묵직한 중압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1999년은 까마득한 옛날이 되어 버렸다.


그런 와중에 「일의 미래」란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막연한 공포감에 휩싸였던 1999년 12월만큼이나 알 수 없는 미래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찾았던 책을 보게 되었다. 요즈음 TV나 인터넷에서는 ‘4차 산업’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보고 듣게 된다. 과연 4차 산업은 무엇이며 4차 산업의 영향과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를 알고 싶어, 소위 미래학자란 사람들이 쓴 책까지 읽어 보았지만 시원한 대답을 얻지는 못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란 사람들은 4차 산업이 가져올 긍정적인 면에만 장황하게 써 내려 가려 하지, 4차산업이 실현되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 제시는 없었다. 4차 산업으로 보다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며 뜬구름 잡는 장밋빛 미래만을 제시하는 데 열을 올리곤 했다. 자율주행차의 보급으로 장거리 운전 시에도 차 안에서 운전 대신 IOT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예를 주로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읽으면서 늘 가슴 한편이 답답했던 것은, 모든 이에게 그런 꿈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 때문이었다.


그런데 선대인 님이 쓴 「일의 미래」에서는 그런 뜬구름같은 거품을 모두 빼고 4차 산업이 가져올 우리 일자리와 미래,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듯 담아냈다.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보급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언급이었다. 9시 뉴스를 보면 하루도 빠지지 않는 단신 뉴스가 교통사고다. 누가 어디서 어느 구간을 지나다 사고 났고 몇 명이 다쳤다는 뉴스인데, 가끔 대형사고로 인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식의 뉴스는 많은 이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만약 똑똑한 자율주행차나 전기차가 대중화된다면 먼 미래에는 교통사고라는 말도 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책은 4차 산업의 성장으로 앞으로 사라져야 할 일자리나 업종을 논리적인 근거와 상황을 들어 조목조목 쉽게 설명하였고, 아울러 그런 미래를 미리 내다보면서 지금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방법을 제시했다. 청년실업 문제로 많은 젊은이가 공무원시험으로 내몰리고 있고, 불안한 미래에 결혼을 포기하고 자녀 갖기를 망설이는 부부들이라면, 한 번쯤 각자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지금부터 무엇보다 시작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들어 줄 것이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2000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아무 일 못하고 하루하루를 허비했던 1999년의 시간이 지금 와 생각해 보면 너무나 아깝게 느껴진다. 미래가 어찌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미래에 대한 예측과 예상을 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우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4차 산업의 혜택을 우리가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을 거라 믿어본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