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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등산으로 힐링하기] 함백산, 겨울 산의 보석 빙화를 만나다

by 앰코인스토리 - 2017. 3. 24.


함백산 등산 코스 (4시간 소요, 약 5km)


해발 1,573m로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인 함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의 대표적인 고봉 중 하나입니다. ‘함백’이라는 뜻은 ‘크게 밝다’는 뜻으로 함백산의 정상은 일몰, 일출과 주목의 군락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높은 지대에 있는 산인데도 산세가 험하지 않고, 차로 1.300m 만항재까지(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산이라고 하네요) 오를 수 있어서 어렵지 않게 훌륭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은 산이지요. 보통은 만항재에서 출발하지만, 우리는 반대코스인 적조암에서 출발하여 사람들에 밀리지 않고 여유 있는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 꽁꽁 언 얼음길. 나무에는 눈이 없지만 눈밭을 밟고 올라간다


기온 변화로 녹았던 눈이 다시 꽁꽁 얼어붙어 출발점은 빙판길이었습니다. 겨울 산행의 필수 아이템은 역시 아이젠과 스틱이겠지요! 아이젠과 스틱으로 얼음 바닥을 쾅쾅 찍어가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높은 지대부터 오르다 보니 험난한 등산은 아니었네요.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저 멀리 산 능선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비교적 짧은 거리만 올라도 경치가 펼쳐집니다.


▲ 흔하게 볼 수 있는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


등산하다 보면 알록달록 오색 빛의 리본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등산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것인데,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이 리본이 이정표가 됩니다. 이번에는 조금 특이하게 하나의 나무에 오색 빛의 리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어 뭔가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무당나무라고 이름 지어 주었답니다.


▲ 오솔길처럼 산을 둘러서 올라가는 둘레길 일렬로 척척 올라간다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이 시작되고, 나무 위의 눈들은 없지만 바닥은 온통 눈밭이어서 밟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오솔길처럼 좁은 길을 일렬로 서서 능선을 타야 하는데, 걷는 길목들과 어우러지는 산 풍경이 참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며 걷는다는 것에 심장이 두근두근하며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바람이 조금씩 매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함백산 정상에서는 칼바람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워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어요. 이번 함백산 등산에서 처음 마주한 빙화!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고개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는데요, 나뭇가지 사이로 해가 비추며 반짝반짝 보석같이 빛나는 빙화를 보았을 때, 처음 보는 아름다움에 너무나 신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눈꽃이 녹았다가 다시 얼면서 투명한 얼음꽃을 만들어 내고 맑은 하늘의 해가 이를 비춰줘야만 만들어지는 얼음꽃! 언제 어디서 어떠한 신비로운 자연을 만날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등산의 매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


도시의 모습은 손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오로지 산으로만 빼곡하게 둘러싸인 경치 사이로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 온전한 자연의 경치가 숨통을 트이게 하고 나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산행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완벽하게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과 머리와 영혼을 힐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상과 KBS 중계소


태백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이기에 사방이 확 트여있고 태백산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으며, 아름다운 경치는, 아, 말로 다 못할 것 같네요. 재미있게도 이곳엔 KBS 중계소가 있어서 뭔가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이국적인 느낌도 났습니다. 조금 더 머물고 싶었지만 매서운 칼바람에 재정비를 하고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 하산길


올겨울, 마지막 눈꽃 산행을 함백산으로 마무리하며, 이제는 꽃이 만개한 봄 산을 맞이할 준비를 해봅니다. 꼭 눈산이 아니더라도 함백산은 사계절 모두 각각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매력적인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산행거리로도 멋진 경치를 느낄 수 있는 함백산으로 올봄 일출 산행 한번 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Tip. 함백산

Trans. 버스 혹은 자차

  • 대중교통 이용 시 제약이 있는 편입니다. 만항재를 산행기점으로 이용하면 고한/사북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만항마을까지 운행하는 버스(1일 4회)를 이용하면 등산로까지 20~3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필자는 자차를 추천해요. 만항재에 주차하고 정상까지만 왕복으로 등산하면 짧은 산행으로도 멋진 경치 구경하실 수 있거든요.

Food. 만항할매닭집 닭백숙

  • 만항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식사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중 닭백숙으로 유명하다는 만항할매닭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약초전문음식점이라던데 반찬 종류도 다양하고 몸보신 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토종닭 황기백숙 50,000원, 전화 033-591-3136)





WRITTEN BY 최사라

먹방과 여행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힐링등산을 연재할 K3기자. 등산하면서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힐링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사람들이 등산의 매력에 푸욱 빠지는 것이 목표이며 더불어 건강한 밥집도 함께 소개하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