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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인생을 바꾸는 독서

by 앰코인스토리 - 2017. 3. 9.


“1년 365권 책 읽기에 도전해 볼까?”

책을 제대로 읽으면 인생이 바뀝니다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제가 처음 ‘자유기고가’로 일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일이거든요. 쑥스러운 자기 고백이지만 이렇게 시작해볼까 합니다. 누군가는 제 이야기를 듣고 독서를 시작할 마음을 먹을 수 있고, 누군가는 도서관으로 향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어느 화창한 봄날, 글을 쓴답시고 카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누군가가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으면 꽤 멋져 보이던 시절이어서, 나도 한 번 따라 해보겠다며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글감을 찾아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습니다. 클릭을 일삼던 와중에 재미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누군가가 1년에 365권 독서에 도전했고, 1년 만에 성공했다는 글이었습니다!


“와,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지 꼼꼼하게 생각하거나, 내가 과연 그럴 시간이 있을까 분석하거나,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해냈으면 나도 할 수 있겠지 뭐! 이런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꼭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아니고, 그저 책을 많이 읽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저는 어려운 책을 힘들게 읽어본 경험이 별로 없었거든요. 가끔 만화책이나, 로맨스 소설을 읽는, 그냥 책 읽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줌마였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겨 제일 가까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생각하는 속도로 실천했지요! 네,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변화는 그날, 도서관에서 생겼습니다. 300번대 서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자기계발서를 서너 권 읽고 돌아오는 길, 저는 제가 그동안 참 게으르게 살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내친김에 다음날부터 도서관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책을 매일 한 권씩 사볼 수는 없었으니까요. 한 번에 다섯 권씩 빌릴 수 있었는데, 온 가족의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서 한 번에 열 권 이상 빌리곤 했습니다. 책도 빌려 보고, 도서관 노트북실에서 일도 할 수 있어서 좋았지요.


유행하는 소설책이나 읽는 것이 독서의 전부였던 저는 자기계발서를 읽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다 보니 편식하지 않게 되었어요. 여행을 가고 싶을 땐 여행에세이를 읽고, 살림이 빠듯할 땐 경제서적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 앉아서 세계여행을 하고, 도서관에 앉아서 저축을 늘렸지요.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는 일들은 육아서를 읽으며 공부하고, 하는 일이 힘들 땐 본받고 싶은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곧 독서가 저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키우면서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할지 고민하면서 시간관리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고, 어떻게 하면 같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글을 쓸지 고민하면서 글쓰기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읽는다는 건 내가 모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배움을 적용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경력이 단절된 지 오래였던, 아이를 키우는 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몰랐던, (종일 육아와 가사에 시달리다가 <1박 2일>이나 <시크릿 가든>을 보며 마음을 달래던) 아주 평범한 아줌마였던 저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형 인간」을 읽고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두 시간씩 책을 읽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아이를 재우면서 같이 잠들면 새벽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늦잠을 자는 날도 있었지만 어느 날은 3시에도 일어나고 2시에도 일어났습니다. 마감이 바빠 1권도 못 읽은 날도 있었고, 밀린 책을 몰아서 읽느라 하루에 3-4권씩 읽은 날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어느 날은 다 귀찮기도 했지만, 그동안 읽은 책이 아까워서 계속 읽었습니다.


해이해질 땐 「꿈꾸는 다락방」이나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같은 책을 읽으며 끄적거렸습니다. 하버드에 입학했다는 고등학생들이 쓴 공부법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저들처럼만 열심히 살아보자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프리랜서였던 저는 「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을 읽으면서 열심히 블로그 관리도 하고, 명함도 다시 디자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제게 글을 의뢰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입사원서 취미란에 적을 게 없으면 써넣는 단어인 줄만 알았던 ‘독서‘가 심지어 제 수입까지 좌우하는 것이라는 소중한 깨달음도 얻었지요.



독서 같은 건 인생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책 읽는다고 쌀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라는 말도 있지요. 물론 제가 읽었던 365권이 모두 훌륭한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는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책의 가치와 나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독서를 하면 밥도 나오고, 돈도 나온다고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치열하게, 제대로, 실천적인 독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1년 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저는 1년 365권 독서에 성공했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누군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어디서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저 혼자만의 목표였습니다만 성취감은 대단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겠지요. 1년 만에 저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 철이 들었고, 독서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머리 감을 시간도 없다며 꾀죄죄한 모습으로 육아와 가사에 허덕이던 평범한 아줌마도 1년 365권 독서를 해냈습니다. 그리고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러니 당신이라면 더 잘해낼 수 있을 겁니다. 갑자기 장기적인 독서 목표가 부담스럽다면 3달에 30권 독서, 1년에 100권 독서로 시작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자신이 달라지고 있음을, 이미 충분히 달라졌음을 알게 되거든요.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민될 때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모티머 애들러 지음, 독고 앤 번역, 멘토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갖게 되는 두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많은 책 중에서 과연 어떤 책을 골라 읽을 것인가’,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책을 읽을 것인가’입니다. 이 책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정교한 대답입니다. 이 책은 1940년도에 처음 쓰인 책입니다. 굉장히 오래된 책이지요. 독서법의 클래식이라고 할 만합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각 나라에서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았으니 믿음직스럽지요. 저자는 책의 종류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읽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분야별 책을 읽는 방법, 빠르게 읽는 법, 분석하며 읽는 법, 능동적으로 읽는 법을 알려줍니다. 그야말로 실용적인 독서,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를 위한 바이블입니다. 첫 번째 질문인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의 대답은 이 책에 실린 추천도서목록 137권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고민될 때

「청춘의 독서」 

유시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은 유명한 고전을 소개합니다. 한 번쯤 제목을 들어본 유명한 고전이지만 실제로 읽은 적은 없는 책들이 더 많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푸시킨의 「대위의 딸」이라던가, 사마천의 「사기」, 맹자의 「맹자」는 제 책장에 꽂혀 있긴 합니다만 펼쳐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나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은 수없이 얘기만 들었지, 책표지를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고전의 힘이 센 이유는 여전히 현재와 연결지을 수 있는 보석 같은 내용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한 시대를 흔들고, 한 사회를 무너뜨리기도 했던 고전을 이야기합니다. 「죄와 벌」을 읽으면서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고,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읽으면서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라고 묻습니다. 저자가 조곤조곤 일러주는 고전의 엑기스를 내 것으로 만들며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길러 봅니다.



남들과 다르게 읽고 싶을 때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북하우스


박웅현은 광고인입니다. 창의력의 전장인 광고계에서 인문학적 깊이가 느껴지면서도 감성적인 광고를 만들어 온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아마 그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만든 광고의 카피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라던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같은 카피입니다. 이런 사람은 책을 어떻게 읽을까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저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저자는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으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보는 눈’을 갖게 되고, 사고의 확장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깊이 있게 글을 읽고, 책을 읽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똑같은 글을 남들과 다르게 읽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사고와 태도가 변화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의 말대로 책은 우리의 무딘 생각을 일깨우는 도끼입니다.


이 외에도 독서에 대한 수많은 책이 있습니다. 인문 고전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알려주는 「리딩으로 리드하라」 같은 책도 있고, 소설 형식으로 쓰여 독서를 도와주는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같은 책도 있어요. 최근에 나온 「1만권 독서법」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독서하는 방법을 알려주지요. 어떤 책이든 괜찮습니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독서법 책을 한 권쯤 옆에 두시면 어떨까요. 책 읽기가 싫어질 때 들춰보면 다시금 열정을 되살려 주거든요.




글쓴이 배나영

남다른 취재력과 감각있는 필력을 여러 매체에 인정받아 자유기고가와 여행작가로 일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기획자에서 뮤지컬 배우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글을 쓴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며 여행과 삶을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블로그 baenadj.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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