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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애니영어 13호] 슈렉4 :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by 앰코인스토리 - 2017. 1. 12.

재미있는 애니메이션도 보고 명장면을 복습하며 살아 있는 문법을 써볼 수 있는 시간! 매력적인 캐릭터, 오묘한 연출, 틈 없는 작법에 감탄했다면 《슈렉 (Shrek, 2010)》에 제시된 영어 문장으로 그 마음을 표현해 볼까요?


드라마에는 대부분 ‘해피엔딩’이 있습니다. 장르가 로맨스라면 결혼에 성공하는 것이 해피엔딩이겠지만, 결혼 후의 이야기는 거의 없지요. 결혼 후에 뒤따라오는 책임이나 익숙함에 지리멸렬한 삶의 연속이라고 불평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곤 하지만요. 초록 괴물인 슈렉(목소리 역 : 마이크 마이어스)에게도 사랑스러운 아내 피오나와 귀여운 아이 세 명이 항상 그와 함께합니다. 게다가 절친인 당나귀(목소리 역 : 에디 머피)와 그의 가족들, 장화 신은 고양이도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집에 찾아옵니다. 늪에서 혼자 조용히 목욕을 즐기고 싶을 뿐인 슈렉은 아이 생일날 인내심이 극에 달합니다. 슈렉은 조용히 살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진 거지요. 결국, 슈렉은 하루라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슈렉의 이러한 갈망을 읽어낸 악당 럼펠은 계략을 꾸며 슈렉은 그의 과거 시절 중 하루와 맞바꾸게 됩니다. 다음은 럼펠과 계약을 성사시키는 장면입니다.










[‘~같은’의 like~]


딱 하루만, 참아왔던 욕도 실컷 해보고 늪에서 방해받지 않고 목욕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계약 이후 그의 삶은 완전 딴판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피오나는 수배범이 되어 있고 절친인 당나귀는 슈렉을 무서워하고 장화 신은 고양이는 날렵하던 몸매는 온데간데없고 배만 불룩 나온 애완동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피오나는 슈렉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마녀에게 뺏긴 자유를 되찾기 위해 지하에서 혁명가로 활동하고 있었지요. 귀여운 아기들은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가 그토록 지루하게 여겼던 삶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럼펠이 선택한 그 하루가 어땠길래 이렇듯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걸까요? 슈렉이 잃어버린 하루는 다음과 같습니다. 럼펠은 그가 태어난 날을 선택했어요.


What about a day you wouldn't even remember? Like a day when you were a baby.


Like은 흔히 ‘~좋아하다’라는 동사로 많이 알고 있지만 ‘~같은’ 라는 전치사로도 씁니다. 위 문장에서는 럼펠이 슈렉을 함정으로 빠뜨리려고 자신이 원하는 날을 선택하기를 유도하기 위해 전치사 like를 써서 은근슬쩍 날을 지정해주고 있지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일 줄 알았는데 가장 위험한 하루를 보낸 슈렉은 예상과는 영 딴판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해봅니다. 내가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그녀를 구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내가 당나귀와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장화 신은 고양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리멸렬하던 하루하루가 소중한 삶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슈렉은 다시 한번 기회가 돌아왔을 때 기회를 꽉 잡았습니다. 그를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여기는 이웃 사람들의 장난을 받아주고 아이들의 울음소리, 웃음소리가 지겨웠던 그는 아이들의 웃음 한 번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그 가족들이 놀러 올 때마다 나만의 자유가 없어 괴롭다고 투정하던 그가 그 소소함에 감사할 줄 알만큼 성장했습니다.




글쓴이 김지현

미드를 보다가 애니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