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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추석 와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by 앰코인스토리.. 2014. 8. 27.
명절이 다가오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데 어떤 선물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선물을 받는 분이 술을 좋아한다면, 이번 추석 선물로 와인은 어떨까?

 

사실, 막상 선물로 와인을 고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와인 종류가 너무 많고 복잡하여 어떤 것을 선택할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다. 작년 추석 무렵, 이마트 와인 코너에 들렀는데 어떤 부부가 선물용 와인을 고르려고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었다. 결정하기 어려웠는지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직원은 2병 묶음에 5만 원대 정도 되는 가격도 적당하고 포장도 그럴듯한 프랑스 와인을 추천했다.

 

라벨에는 ‘샤토(Chateau)’, ‘메독(Medoc)’이라고 쓰여 있는데 필자는 처음 보는 프랑스 와인이었다. 경험상 프랑스 와인은 세일 가격으로 5만 원 이상, 칠레나 미국, 호주 와인 등 신대륙 와인은 2만 원 이상은 되어야 맛이 괜찮았기 때문에, 그 와인 대신 다른 와인을 추천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침묵을 지켰다. 무려 5세트나 산 부부는 카트에 담아 흡족한 듯 자리를 떴으나, 그 선물을 받은 분들의 평가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샤토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있는 와이너리를 고급스럽게 부르기 위해서 붙은 이름이고, 메독은 보르도 지방의 유명한 와인지구 이름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좋은 와인은 자기네 마을 이름을 붙이기도 하니. 보르도 메독지구에서도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유명한 마을들이 몇 개 있는데, ‘생 테스테프(Saint-Estèphe)’, ‘생 쥴리앙(Saint Julien)’, ‘포이약(Pauillac)’, 그리고 ‘마고(Margaux)’라는 이름이 라벨에 보이면 좋은 와인이라는 의미로 보아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도 명품 사과를 칭할 때 경북사과라고 하지 않고 거창사과처럼 마을 이름을 내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부부가 필자의 지인이었더라면 잘 모르는 프랑스 와인 대신 신대륙 와인을 추천했을 것이다. 묵직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칠레 와인이 가격대비 좋기는 하지만 몬테스 알파나 1865와 같은 와인은 이미 국민와인이 된 지 오래되어 물린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추천하고자 하는 와인이 아르헨티나의 ‘말벡(Malbec)’ 와인이다.

 

말벡(Malbec)은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강한 탄닌(tannin)으로 유명한 적포도 품종이다. 오래전부터 프랑스에서 주로 재배되었는데 1956년 보르도에서 발생한 서리 피해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적이 있다. 이후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교체되어 와인 무대에서 잊히는 듯했으나, 일부가 남미지역 아르헨티나로 옮겨가 잘 적응해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특히, 멘도자(Mendoza) 지역에서 나는 말벡(Malbec) 와인은 3,000m 고지대에서 자라는 관계로 다른 나라의 와인보다 폴리페놀(Polyphenol) 함량이 더 많아 심장병의 주범인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더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건강을 생각하고 묵직한 와인을 선호하는 분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알타 비스타, 프리미엄 말벡 (Alta Vista, Premium Malbec) 작년에 라벨 불량 공동구매를 한 적 있는 와인으로 요즘 마트에서 흔히 보인다. 아르헨티나 대표 와이너리 중에 하나며, 프리미엄 말벡은 파워풀한 말벡의 느낌을 잘 전달한다. 조금 빨리 꺾이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세일 가격으로 2만 원대 후반.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한하셨다. 그분이 아르헨티나 출신이고 즐겨 드셨던 와인이 바로 화이트 와인인 ‘알타 비스타 클래식 토론테스(Alta Vista, Classic Torrontes)’라고 하니 이 와인도 한 번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난겨울에 방어회와 함께 먹었었는데 나름 잘 어울렸다. 다. 참고로, 잘 만든 말벡 와인은 양, 대창 숯불구이나 소고기 등심구이 등에도 너무 잘 어울린다. 필자가 예전에 양, 대창구이 전문집에서 와인 모임을 주최한 적이 있었는데, 준비해 간 와인들 중 사람들에게 가장 평이 좋았던 것이 바로 말벡 와인이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와인 선물을 하려는데 어떤 와인으로 정해야 할지 망설이는 분들이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친지나 친구와 함께 나누기 좋은 와인을 사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 몇 종류를 추천해 본다.

 

 

 

중가 와인

 


ⓒ Trapiche

 

트라피체, 브로켈 말벡 (Trapiche, Broquel Malbec)

아르헨티나 대표 와이너리인 트라피체에서 만들었는데 가격 대비 상당히 좋은 품질을 보여준다. 작년 회사 워크숍에 가지고 가서 회식 후반부에 살짝 나눠 먹었는데 모두 좋다고 하며 무슨 와인이냐고 관심을 보였던 와인이다. 세일 가격으로 2만 5천 원 정도.



ⓒ Kaiken


카이켄, 울트라 말벡 (Kaiken, Ultra Malbec)

칠레 몬테스 알파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몬테스 와이너리가 아르헨티나로 영역을 넓혀 만든 와인이다. 몬테스 와인이 그렇듯, 목 넘김이 부드럽고 향도 우아하다. 백화점 세일 때 3만 원에 나오며, 롯데에서 운영하는 빅마트에서는 22,000원에 판다고 들었는데, 아직 그 가격에 사보지는 못했다. 어느 자리에 내놓아도 사랑받을, 그럴 와인이다.

 


ⓒ Alta Vista

 

알타 비스타, 프리미엄 말벡 (Alta Vista, Premium Malbec)

작년에 라벨 불량 공동구매를 한 적 있는 와인으로 요즘 마트에서 흔히 보인다. 아르헨티나 대표 와이너리 중에 하나며, 프리미엄 말벡은 파워풀한 말벡의 느낌을 잘 전달한다. 조금 빨리 꺾이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세일 가격으로 2만 원대 후반.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한하셨다. 그분이 아르헨티나 출신이고 즐겨 드셨던 와인이 바로 화이트 와인인 ‘알타 비스타 클래식 토론테스(Alta Vista, Classic Torrontes)’라고 하니 이 와인도 한 번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난겨울에 방어회와 함께 먹었었는데 나름 잘 어울렸다.

 

 

 

고가 와인


ⓒ Trapiche


트라피체, 싱글 빈야드 말벡 (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필자를 말벡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한 바로 그 와인이다. 오래전, 킴스클럽 와인 코너에 먼지가 쌓여있던 것을 집어와 기대 없이 마셨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윤기 나는 붉은 자주색에서 피어나는 검은 과실 향과 균형 잡힌 맛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풀바디 와인이다. 양, 대창 숯불구이와 어울리는 와인을 주제로 한 모임에 출전 선수로 모시고 나갔었는데, 함께 나왔던 칠레 프리미엄급 와인들을 제치고 당당히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세일 가격으로 5만 원대.

 

 


ⓒ Catena Zapata

 

카테나 자파타, 니콜라스 카떼나 자파타 (Catena Zapata, Nicolas Catena Zapata)

꼭 만나보고 싶은 와인이지만 아쉽게도 아직 인연이 닿지 못했다. 필자가 가입한 와인 관련 카페 고수들에게 지금까지 먹어본 말벡 와인 중에 최고를 꼽으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와인이 바로 이 와인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와인이다. 해외 가격으로 13만 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