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와인 라벨 이야기, 프랑스 보르도 편

by 앰코인스토리 - 2016. 11. 28.

와인의 첫인상은 라벨에서 좌우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와인들이야 라벨 디자인이 와인 구매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은 라벨 디자인도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초보자들은 와인라벨에 적혀있는 깨알 같은 정보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나라별 와인 라벨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호에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라벨을 먼저 살펴보려 한다.



라벨을 이해하기에 앞서, 보르도 지역의 특징과 지역명을 익혀두어야 모르는 와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랑스 남서 쪽에 위치한 보르도는 대서양과 인접하여 사계절 온화한 기후를 지닌다. 이에 냉해로 인한 피해가 작고 포도가 잘 자라는 토양 조건을 가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가 되었다. 보르도 중에서도 특히 지롱드 강 왼쪽 지역(좌안)에 위치한 메독(Médoc) 지역은 레드와인으로 유명하다. 메독 지역의 와인은 한 가지 포도품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맛과 향이 좋은 장기 숙성용 고급 와인을 만든다. 그래서 이 지역 와인의 라벨에는 포도 품종이 기재되지 않으며 대신 와이너리의 이름(샤토)이 기재된다.


프랑스에서는 와인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 메독 지역의 등급 분류가 가장 유명하다. 메독 지역은 상위 60개 샤토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순서를 매겨 서열화를 했다. 그중 1등급은 총 5개가 있는데 그중 3개의 샤토가 메독 지역 중에서도 뽀이약(2번, Pauillac) 마을에 자리 잡고 있으니 그 마을이 얼마나 유명한 와인 산지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고를 때는 넓은 지역의 명칭보다는 작은 마을 단위 이름이 들어가 있는 와인이 좋은 와인인데, 보르도(BORDEAUX) < 메독(MEDOC) < 마을단위 (뽀이약(PAUILLAC), 생 쥴리앙(St-Julien), 마고(Margaux) 등의 마을 이름)가 표시된 와인이 더 고급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세하게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참고로, 보르도 지역에서는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 상위 35% 정도의 와인)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가운데 d’Origine 부분만 바뀌어 지역 이름이 라벨에 표시된다)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가장 일반적인 품질의 와인

Appellation Medoc Controlee : 보르도 지방의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보르도 와인보다 품질이 우수한 와인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 보르도 지방의 메독 지역 내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메독 지역 와인보다 품질이 우수한 와인


아래 첨부된 지도는 보르도 지역의 와인 산지를 나타내고 있는데, 숫자로 표시된 지역이 레드와인으로 유명한 마을 이름들이니 익혀두면 좋다.


사진출처 : https://goo.gl/reRWXm


이제, 와인 라벨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샤토 라피트 로췰드 (Château Lafite-Rothschild)


사진출처 : https://goo.gl/2NMLvF

  • 1855보르도 그랑크뤼 와인들이 정해졌을 때, 1등 중의 1등(Premier des Premiers)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던 와인으로, 보르도 최고급 와인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 2003년 빈티지 기준 가격 : 4,800,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미 장 부떼이으 오 샤토) : 샤토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② CHATEAU LAFITE ROTHSCHILD (샤토 라피트 로칠드) : 와인 이름이다.

③ PRODUCE OF FRANCE : 프랑스 와인임을 나타낸다.

④ 1977 : 1997년 빈티지, 1997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⑤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⑥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아펠라시옹 뽀이약 콩트롤레)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임을 나타낸다.


2. 샤토 퐁테카네 (Château Pontet-Canet)


사진출처 : https://goo.gl/0jZoBl

  • 보르도 메독 뽀이약에 위치한 샤토로 5등급 와인으로 분류된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눈에 띄는 와인 중 하나인데, 필자가 처음 와인에 입문했을 때 만났던 와인으로, 그때 와인에서 맡았던 연필심 냄새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아쉽기만 하다.
  • 가격 : 258.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GRAND CRU CLASSE EN 1855 : 1855년에 그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가 되었다는 표시다.

② CHÂTEAU PONTET-CANET (샤토 퐁테 카네) : 와인 이름이다.

③ 2000 : 2000년 빈티지, 2000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④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아펠라시옹 뽀이약 콩트롤레)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임을 나타낸다.

⑤ 13% vol : 알코올 도수.

⑥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미 장 부떼이으 오 샤토) : 샤토에서 직접 병입하였음을 나타낸다.

⑦ 750mL : 와인 용량.


3. 샤토 끌레르 밀롱 (Château Clerc Milon)


사진출처 : https://goo.gl/9NbbDc

  • 1855년에 5등급을 받은 와이너리다. 1970년에 Mouton의 소유주였던 Philippe 남작이 매입하여 꾸준히 품질을 개선하여 현재 인기 있는 와인이 되었다고 한다. 가격 정보는 없다.

① CHATEAU CLERC MILON (샤토 클레르 밀롱) : 와인 이름이다.

② 2004 : 2004년 빈티지, 2004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③ APPELLATION PAUILLAC CONTROLLE : Pauillac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④ GRAND CRU CLASSE : 크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임을 나타낸다.

⑤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⑥ 13% vol : 알코올 도수.

⑦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 샤토에서 병입되었다는 의미다.


4. 샤토 다가삭 (Château d'Agassac)


사진출처 : https://goo.gl/I9cTiM

  • 보르도 오 메독(Haut-Medoc)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으로, 비교적 저렴하면서 보르도 블렌딩을 느끼게 해주는 와인이다. 2008년 빈티지는 50%의 메를로, 47%의 카베르네 소비뇽, 3%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블렌딩되었다. 참고로 오 메독이라고 표시된 와인이 그냥 메독이라고 써진 와인보다는 더 고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가격 : 69,000원 (가격 출처 : 와인21)

① GRAND VIN DE BORDEAUX (그랑 뱅 드 보르도) : 보르도의 좋은 와인이라는 뜻으로, 그냥 특별하게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와이너리에서 흔히 쓰는 문구다.

② MIS EN BOUTEILLES AU CHÁTEAU : 샤토에서 병입되었다는 의미다.

③ 2005 : 2005년 빈티지, 2005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④ Chateau d'Agassac (샤토 다가삭) : 와인 이름이다.

⑤ CRU BOURGEOIS SUPERIEUR (크뤼 부르주아 수페리외르) : 크랑 크뤼 클라세보다 낮은 등급의 와인이다.

⑥ APPELLATION HAUT-MEDOC CONTROLLE : HAUT-MEDOC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⑦ 75cl : 75centilitre = 750mL 와인 용량.

⑧ 13% vol : 알코올 도수.


5. 샤토 페리에르 마고 (Chateau Ferriere Margaux)


사진출처 : https://goo.gl/lsw16Z

  • 보르도 마고 지역에서 1855년에 3등급을 받은 와이너리로, 개성이 강한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빈티지는 58%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38% 메를로, 4%의 카베르네 프랑으로 블렌딩된 와인이다. 가격 정보는 없는데 시중에서 5만 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① CHATEAU FERRIERE (샤토 페리에르) : 와인 이름이다.

② 2008 : 2008년 빈티지, 2008년에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③ GRAND CRU CLASSE : 크랑 크뤼 클라세(최고등급)임을 나타낸다.

④ MARGAUX : 마고 지역 와인임을 나타낸다.


이번 호를 통해서 복잡하게만 보이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라벨들이 우리 독자님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