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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와인 구매 노하우 10가지

by 앰코인스토리 - 2016. 8. 31.


와인의 매력은 수많은 다양성에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는 수십만 개의 와이너리(프랑스 보르도에만 9,00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있다)가 있고, 포도 종류와 빈티지까지 고려하면 하늘에 떠 있는 별 만큼이나 무수히 많은 와인이 존재한다. 그 수많은 와인 중에서 괜찮은 와인을 어떻게 알고 선택할 수 있을까. 마트의 와인코너만 하더라도 지역별이나 종류별로 많은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고 가격도 다양해서 어떤 와인이 가격대비 괜찮을지, 필자도 고민이 될 때가 많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사람이라면 비싼 와인을 덥석 사겠지만 저렴한 와인 한 병도 계속 들었다 놨다 해야 하는 서민이라면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와인을 고르는 기준이나 노하우가 있으면 훨씬 마음 편하게 와인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의 맛은 가격에 정비례하지 않는다. 즉, 10만 원짜리 와인과 100만 원짜리 와인을 비교했을 때 그 맛이 10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필자가 보았을 때 세일가 기준으로 3만 원 이상이면 좋은 와인이니 평상시 만나고 싶은 와인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세일할 때를 공략하는 것도 현명하다. 여러분들의 와인 선택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고자, 필자의 와인 선택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의 방법대로 하면 반드시 괜찮은 와인을 항상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니, 이런 선택법도 있구나 하고 참고하시면 좋겠다.


필자의 와인 구매 방법 10가지 Tip


✔ Tip1. 백화점이나 마트 세일 때를 노린다

한국의 와인 값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보통 네이버 등 포털을 통해 와인 정보를 검색하면 와인 가격이 나오는데, 그 가격을 다 주고 와인을 사는 것은 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평상시 와인에 관심을 두고 만나고 싶은 와인 리스트를 작성한 다음, 틈틈이 와인 코너를 돌며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가 세일 때 그 와인을 사는 것이 좋다. 보통 30% 세일에 추가로 특가 와인, 불량 라벨의 경우에는 세일 폭이 더 커지니.


✔ Tip2. 라벨 손상 와인을 잘 고른다

주기적으로 하는 와인 행사를 자세히 보면, ‘라벨 손상 와인’이라는 것이 있다. 와인의 얼굴인 라벨에 얼룩이 생겼거나 일부가 손상을 받아서 어디 선물하기도 모호한 와인이다. 하지만 라벨이 손상되었다고 맛까지 변한 것은 아니기에, 세일을 이용해 라벨 손상 와인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평상시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고급 와인이 라벨 손상이 있으면 50% 이상 세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득템 와인은 워낙 노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세일 첫날, 그것도 백화점이나 마트 문 열기 전에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달려가서 잡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 Tip3. 코르크 포일 상태와 와인 양을 확인하고 산다

라벨 손상 와인 같이 리스크가 있는 와인을 구매할 때는 코르크 포일 상태와 와인의 양을 확인하고 산다. 와인은 보관 상태가 무척 중요하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고유의 맛과 향을 잘 보존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여름을 잘못 지내다 보면 끓어 넘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끓어 넘친 와인은 백발노인처럼 기력을 잃어버려서 향과 맛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럼, 오픈해 맛보지 않고 어떻게 이런 손상된 와인을 구별할 수 있을까?

와인병 입구를 싸고 있는 포일을 자세히 보면 어느 정도 리스크는 피할 수 있다. 손으로 잡고 돌려보면 된다. 만약 이 포일이 딱 붙어있는 경우에는 와인이 끓어 넘쳐서 진득하게 포일에 붙어있을 확률이 있다. 그리고 코르크가 병 목 위로 볼록 솟아올라온 경우도 피해야 한다. 이는 와인이 끓어서 그 압력으로 코르크가 튀어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또 와인의 양이 기준선(호일 끝) 1cm 정도 보다 많이 아래에 있다면 이 역시 와인이 문제가 있을 확률이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 Tip4. 오랫동안 세워져 있던 와인은 피한다

와인을 잘 보관하려면 코르크가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 세워져 보관된 와인은 코르크가 말라 있어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공기가 비집고 들어와 산화되었을 확률이 높다. 이런 와인들은 코르크를 빼낼 때 중간에서 부서져 버리기도 한다. 특히 햇볕이 드는 창가에 오랫동안 세워져 있었던 와인은 피해야 한다.



✔ Tip5. 저가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높은 알코올 도수를 선택한다

잘 익은 포도로 만든 와인일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아진다. 저렴한 와인은 대부분 여러 포도밭에서 트럭으로 실어온 포도를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높아질 수는 없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처럼 서너 종류의 포도를 섞는 경우나, 포도 자체가 높은 알코올을 만들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신대륙(호주, 칠레, 미국 등) 저가 와인에 대해서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레드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대부분 13~15도인데 13도짜리 와인은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 Tip6. 화이트와인은 빈티지가 빠른 와인이 좋다

화이트와인은 와인을 오래 보관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타닌이 적고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장기 숙성이 힘들다. 일부 고급 와인은 오랜 숙성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화이트와인은 오래 보관할수록 꺾일 확률이 높아, 가급적 2~3년 내의 와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생선회와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러 가면 대부분 샤르도네 품종을 추천받는데, 흰 살 횟감과 먹을 때는 오크 숙성을 거치지 않은 깔끔한 와인이 좋으니 점원에게 오크 숙성 여부를 물어보고 사는 것이 좋다.



✔ Tip7. 유명한 지역의 와인을 선택한다

우리나라 농산물을 보아도 지역 특산품일 때는 그 지역이나 마을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를 하는데, 와인도 마찬가지다. 라벨을 보면 와인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다. 나라별 주요 와인 산지의 이름을 기억해두었다가 와인을 고를 때 참고하면 좋다. 미국을 예로 들자면, 와인에 캘리포니아라고만 쓰여 있다면 특정 지역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 아닌, 캘리포니아 여기저기서 사들인 포도로 만들었을 것이고, 나파밸리라고 쓰여 있으면 캘리포니아 중에서도 와인 명산지인 나파밸리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었다는 것이니 당연히 나파밸리 와인이 더 좋을 것이다. 호주는 바로사 밸리, 스페인은 리호아 지역임을 잊지 말자.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너무 복잡하여 다음번에 따로 설명을 덧붙여 드리려 한다.


✔ Tip8.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고른다

와인은 포도로만 만들기 때문에 잘 익고 상태가 좋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 맛과 향을 좌우한다. 작황이 좋았던 해의 포도로 만든 와인의 품질이 우수한데, 유럽은 특히 연도별 품질이 차이가 크게 나서 포도가 풍작이었던 해의 와인이 비싸고, 흉작인 해의 와인은 상대적으로 값이 낮다. 포도 수확 철에 비가 많이 와서 당도가 떨어진 포도로 만든 와인과,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잘 익은 포도로 만든 와인의 맛과 향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유럽 쪽 와인은 빈티지가 특히 중요하지만 신대륙 와인의 경우는 날씨 변화가 크지 않아 유럽만큼 빈티지가 중요하지는 않다. 빈티지 차트는 와인 스펙테이터 같은 와인 잡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잠깐 보자면 아래 표와 같다.


사진출처 : http://goo.gl/V8UKcj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빈티지 차트인데 같은 샤토(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이라 할지라도 2010년과 2013년의 점수는 크게 차이가 난다. 2010년 빈티지처럼 만점(100점)에 가까운 빈티지를 그레이트 빈티지라고 하는데, 이런 빈티지 와인들은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맛과 향이 좋아져서 가격 또한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2013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의 점수는 84점으로 그 해 포도가 흉작과 질병이 들어서 작황이 좋지 못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와인 세일 때 이런 좋지 않은 빈티지의 와인들이 큰 폭의 세일가로 나오기도 한다. 샵에서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유럽 와인을 고를 때는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고르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 Tip9. 명성 있는 와이너리의 와인을 선택한다

유명한 와이너리는 다양한 레인지의 와인을 생산한다. 최고급 와인부터 대중적인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데, 저렴한 와인이더라도 품질관리가 뛰어나 가격대비 괜찮은 와인을 만들어 내기에 같은 가격대의 와인 여러 병을 놓고 고민한다면 그중에서 이름있는 와이너리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중적인 와인도 잘 만드는 명성 있는 와이너리를 나라별로 하나씩만 고르라면, 필자가 선호하는 와이너리는 다음과 같다.

  • 미국 : 로버트 몬다비 (Robert Mondavi)
  • 이탈리아 : 안티노리 (Antinori)
  • 칠레 : 콘차이토로 (Concha y Toro)
  • 아르헨티나 : 트라피체 (Trapiche) 
  • 호주 : 투핸즈 (Two hands)
  • 스페인 : 마르케스 드 무리에타 (Marques de Murrieta)


✔ Tip10. 점원 추천 와인을 고른다

와인을 사러 갔는데 어떤 와인을 사야 할지 고민되면, 와인코너 담당 직원에게 구매하고자 하는 가격대와 어떤 자리에서 마실 와인인지를 설명한 후 추천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와인코너 직원 중에는 전문가 뺨치는 대단한 내공을 지닌 직원들도 있어서 그들의 추천 와인은 믿고 살 만하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수입사 직원이라면(명찰 확인) 그가 소속한 수입사 와인만을 추천할 것이니 구매할 때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