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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나라 음악쌀롱] “나 심심하다 진짜!” 이럴 때 무슨 음악을 들을까?

by 앰코인스토리 - 2016. 6. 30.


[음악나라 음악쌀롱] “나 심심하다 진짜!” 이럴 때 무슨 음악을 들을까?


요즘 tvN 드라마 <또 오해영> 열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저도 애청자입니다만, 그래서 오늘은 뭔가 마음이 가라앉아 있을 때 들으면 좋은 음악들을 only 필자의 기준에 맞춰서 추천 드려볼까 합니다.


필자가 매주 월요일마다 성남FM 라디오 <안녕 두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노래 선곡을 할 때 항상 오프닝 첫 곡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 첫 곡이 그 날의 프로그램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애절한 발라드곡이나 가라앉는 느낌의 곡들은 지양하는 편인데요. 3년 정도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틀었던 곡이 무언가 살펴보니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이란 곡이었습니다. 마로니에는 1989년에 <동숭로에서>란 곡으로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인데요, 2집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94년에 발매한 칵테일 사랑이란 곡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과거형을 쓴 이유는 가요톱텐에서 5주 연속 1위를 할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음에도 후속 앨범들은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결국, 98년에 잠시 해체되었다가 2005년에 ‘마로니에 프렌즈’로 재결성됩니다. <칵테일 사랑>이란 곡은 처음에 아카펠라 형식으로 만들어졌다가 레게풍 스타일로 편곡되어 지금의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스타일의 음악이 되었지요. 후에 기분이 우울할 때 들어도 좋고 기분이 좋을 때 들으면 더 좋아지는, 필자에게는 참 마법 같은 곡입니다. 특히나 가사가 참 예쁜 그런 곡이지요. 기분 상큼해지는 마법에 한 번 빠져보실까요? (오랜만에)


영상출처 : https://youtu.be/fNftsVbUtwc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어울리는 곡은 어떤 곡이 있을까 라고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필자는 고민하지 않고 딱 한 곡을 추천할 수 있는데요, <남행열차>나 <여행을 떠나요>를 선택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참 단호하게도 클론의 <도시 탈출>이란 곡을 추천해 드립니다. 클론은 소문난 춤꾼으로 알려진 구준엽과 강원래로 구성된 댄스 그룹인데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만든 프로듀서 김창완 사단의 신인이었습니다.



데뷔 전부터 이미 전문가들이 히트를 예상했고, 1996년에 <꿍따리 샤바라>로 정말 어마어마한 대히트를 칩니다. 여름을 거의 ‘씹어 먹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열풍이 대단했지요. 추천곡인 <도시 탈출>은 이듬해인 97년에 발매된 클론의 2집 타이틀곡인데요, 1집 후광이 너무 큰 탓인지 생각보다 2집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클론이 2집으로 활동하던 시기가 발라드 강세였던 때였고, <그때 또다시>란 곡으로 임창정 열풍이 불던 때라, 1위 후보에만 잠깐 오르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거든요.


1위 후보도 대단한 거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데뷔곡인 <꿍따리 샤바라>는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로 골든컵 차지는 물론, 서울가요대상에서 1위에 해당하는 대상까지 차지했으니 그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였다는 게 당시 대중들의 평가였습니다. 중국 가수 서희옥이 이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지요. 2000년에 발매된 4집 <초련>으로 다시 한 번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지만, 안타깝게도 클론 멤버 강원래 씨에게 2000년 11월 오토바이 사고가 발생합니다. 생명이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잘 극복해내고 재활을 통해 2001년 8월에 그룹 콜라 출신의 가수였던 김송 씨와 혼인하여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방송활동을 하고 계시고요.


영상출처 : https://youtu.be/b9Qv87fUt9s


이번 추천곡은 사심이 가득한, 그런 곡입니다. 글을 읽는 분 중에 중년의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아직 대중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연하남쓰’라는 트로트 듀오의 <갈치 한 마리>란 곡입니다. 놀러 나간 아내(마누라)를 원망하는 남편의 애환을 재미난 가사로 풀어낸 곡입니다. 기혼인 분들이 특히나 공감할만한 상상력을 자극할 만하지요. 


▲ 연하남쓰 갈치 한 마리 자켓


갈치 한 마리 구워 놓고 어디 갔니 이 마누라야 

냄비 위에 넘치는 곰국 설거질랑 해 놓고 가지 

깨톡에 깨알같이 업데이트된 미소 십 년은 더 젊어진 스타일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이 사람아 나를 두고 놀러 간 사람


결국은 아내가 밖으로 눈 돌리지 않게 평소에 잘하라는 남편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인데요, 듣다 보면 갑자기 잘 구워지고 짭조름한 갈치가 먹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rQjL3YGP_QA


마지막 곡 추천입니다. 이 곡은 공식적으로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라고 표명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목도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입니다. 심심할 때 듣기엔 정말 재미난 그런 가사의 힙합곡이랍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개그맨 정형돈과 가수 데프콘이 듀엣으로 부른 곡인데요, 뮤비에 나오는 두 사람의 콩트 같은 퍼포먼스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 형돈이와 대준이 껭스타랩 볼륨 1 자켓


영상출처 : https://youtu.be/KJSXolyj4DM


이번 회는 정말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들어간 곡들이 많지만, 심심한 분들이 듣기에는 부족하진 않은 곡들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달은 7월인 만큼 여름 노래를 모셔와 볼 텐데요, 여름 노래 중에 여러분들이 잘 몰랐던 숨겨진 명곡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좋아하시는 노래 있으면 댓글로 추천해주시고요) 이른 장마로 비 소식이 많습니다. 올해는 농가에 도움 되는 비만 오고, 피해 소식은 적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저는 다음 달에 찾아뵙겠습니다. 




글쓴이 연하남 양동옥

현재 음악나라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