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miconductor/스마트 Tip

[역사 속 엔지니어] 로렌스 루엘렌과 휴그 무어, 종이컵 자판기는 매형과 처남의 히트 합작품

by 앰코인스토리 - 2016. 4. 12.


[역사 속 엔지니어] 로렌스 루엘렌과 휴그 무어, 종이컵 자판기의 탄생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에 가보면 자동차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전면 유리로 된 5층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주차 타워인가? 아니면 자동차 전시장인가?’ 얼핏 보면 별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이 건물이 바로 세계 최초로 동전으로 작동, 판매되는 ‘자동차 자판기’입니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판기인 셈이지요.


미국 온라인 중고차 매매 회사인 카바나가 서비스비용과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 고안해낸 것인데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차를 먼저 선택한 뒤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특별한 동전을 받아서 자판기에 넣으면 로봇 팔이 움직여 원하는 차를 찾아주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사진출처 : http://www.carvana.com/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기능에서 벗어나 이색 자판기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이용되며 자판기의 발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인 ‘밀카(Milka)'는 자판기와 조금 떨어진 곳에 회사 심볼인 보라색 젖소상을 세워 놓고 여러 사람이 손에 손을 맞잡아서 자판기와 젖소를 동시에 터치하면 사람 수만큼 초콜릿이 나오는 재미있는 자동판매기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동판매기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추면 콜라가 튀어나오는 댄스 자판기를 설치한 코카콜라는 2주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 수 110만을 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자판기는 처음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사진출처 : (좌)http://goo.gl/2kz3Om/(우)https://goo.gl/lEHZJQ


세계 최초의 자동판매기는 B.C 215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던 성수(聖水)를 판매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동전을 올려놓으면 구멍이 열리면서 성수가 흘러나온 뒤 무게를 감지해 동전이 통에 떨어지는 지렛대 원리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발명사에 의하면 공식적인 특허 자판기의 최초 발명은 1957년 3월에 영국 요크셔의 시메온 덴함(Simeon Denham)의 우표 자판기였다고 합니다.


동전 무게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뒤, 1페니를 넣으면 슈트에 전해지고 동전이 떨어진 뒤 용수철이 벗겨지면서 우표가 나오게 되는 우표 자판기를 특허 출원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투입된 동전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어렵고, 자동판매기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던 때라 상용화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로 자판기는 발전을 거듭해 20세기 초 음료 자판기 문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렌스 루엘렌이 발명한 생수 자판기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자판기에서는 종이컵 대신 유리나 도자기로 된 컵이 나왔다고 해요. 유리컵은 무겁고 깨지기도 쉬워 안전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니 자판기에 대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점차 사그라들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와 함께 고민하며 걱정해주었던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유리컵을 종이컵으로 바꾼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 그의 처남인 휴그 무어(Hugh Moore)라는 하버드대생이었습니다. ‘깨지지 않는 것이 없을까? 종이? 종이는 물에 젖을 텐데…. 젖지 않는 종이? 가능할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마침내 물에 쉽게 젖지 않는 종이, 태블릿(Tablet)을 찾아낸 것이지요.


사진출처 : (좌)http://goo.gl/5CcAMJ/(우)https://goo.gl/R0JVQE


이 신기한 종이컵은 단연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훗날 휴그무어는 종이컵만을 생산하는 회사를 만들었고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사업으로 점점 급부상하였습니다. 물론 종이컵과 더불어 음료 자판기 문화도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wMwlqj


요즘은 자판기 종류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습니다. 특이한 자판기가 많이 있는 일본에서는 스시 자판기는 물론, 살아 있는 싱싱한 털게도 자판기에서 살 수 있고 끓인 라면이나 우동 자판기, 아이스크림, 각종 생활용품 등 상상을 초월한 물건을 파는 자판기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벨기에의 한 시골 농부가 개발한 자판기에서는 24시간 싱싱한 딸기를, 네덜란드에서는 달걀을 자판기에서 살 수 있고,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즉석 피자 자판기가 발명되어 도우 반죽부터 소스, 토핑, 360도 회전 적외선 오븐 굽기까지 이루어져 맛있는 피자가 3분 안에 완성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과연 자판기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요?


▲ 피자 자판기

사진출처 : http://www.letspizza.it/


▲ 다양한 자판기들

사진출처 : http://goo.gl/qDJLES


여러분은 자판기에서 어떤 물건을 사고 싶은가요? 알프스산맥의 신선한 공기? 아니면 버튼만 누르면 울엄마표 구수한 된장찌개를 살 수 있는 자판기는 어떤가요. 앞으로 30년 후 혹은 50년 후 어떤 기능의 자판기가 생길지, 기대됩니다.


초콜릿 회사인 밀카(Milka)의 이색 자판기

영상출처 : https://youtu.be/f_6b-nmUfdo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