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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나라 음악쌀롱] 스포츠, 그 열풍의 시작

by 앰코인스토리 - 2016. 2. 29.


[음악나라 음악쌀롱] 스포츠, 그 열풍의 시작


불꽃슛을 받아라! 내 손을 떠나가던 배구공이 마치 총알처럼 날아가 상대편을 맞추던 짜릿함. 체육 시간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피구라는 공놀이를 잊지 않으셨지요?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농구열풍을 일으켰다면 이 만화영화 한 편이 피구의 열풍을 불러옵니다. 네, 《피구왕 통키》입니다. 원래 원작은 《매직 슈퍼볼》이란 이름으로 앞서 방영되었는데 그때는 지지부진했던 인기가 ‘피구왕 통키’로 이름을 바꾸고 방영되었을 때 빅히트를 기록합니다.


1992년 12월 9일부터 1993년 3월 4일까지 SBS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 6시 10분에 방영되었고 이 시간만 되면 동네 전체가 조용해질 정도로 시청 열풍이 대단했지요. 불꽃마크가 그려진 피구공을 사지 못해 배구공에 불꽃마크를 그려서 놀던 기억이 납니다. 통키가 불꽃슛을 쏘면 바닥에 불꽃마크가 그려지던 조금은 과한 설정임에도 제 눈엔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 ‘나도 연습을 하면 저런 슛을 날릴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빼쭉 솟은 빨간 머리에 키 작은 아이였던 주인공 통키. 자신보다 강한 라이벌들과 맞서 끝내 승리하는 흔한 스토리 속 주인공 포맷을 따르고 있긴 하지만, 나도 노력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던 만화였습니다. 주제가 역시 여느 대중가요 못지않게 빅히트를 기록했는데요, 25년이 지난 지금도 제가 여전히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중독성이 강했습니다.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맑은 공기 마시며 자아 신나게 달려보자 너와 내 가슴속에 가득 품은 큰 꿈은 세계 제일의 피구왕 뒤돌아보지 마 패배가 있을 뿐 반짝이는 눈동자로 승리를 향해 가자 점프 높이 올라 멀리 던져보자 뜨겁게 타오르는 정열의 벅찬 가슴 고된 훈련과 도전으로 시련을 이겨내리 너는 할 수 있어 세계의 피구왕 통키 파이팅 피구 왕왕왕왕왕!”


이 노래를 부른 보컬이 <한여름 밤의 꿈>이란 자작곡으로 1990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차지했던 권성연이란 가수입니다. 이 분이 《영심이》 만화영화 주제가도 불렀습니다. 한번 감상해 보실까요.


영상출처 : https://youtu.be/s7dTPv1VKUk


우리나라에 농구 열풍이 몰아친 건 90년대 초반 프로리그가 출범하기 전 농구대잔치를 통한 인기도 대단했지만, 1994년에 방영된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가 우리나라를 농구 신드롬에 빠져들게 합니다. 장동건, 손지창, 심은하 주연의 이 드라마는 시청률에서도 메가급 히트를 기록하게 되는데요. 최고 시청률이 무려 48.6%나 되었다고 하니 우리나라 시청자의 절반이 본 셈이네요. 《마지막 승부》의 주제가였던 김민교가 부른 <마지막 승부>란 곡도 음악프로그램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고요. 후일담이지만, <마지막 승부>라는 곡은 표절시비에 휘말려서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한번 듣고 판단해보세요.


영상출처 : https://youtu.be/WI8vZ95PEso


특히나 여성들에게 농구라는 스포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그 주역은 바로 대학농구였습니다. 당시 최강자였던 연세대는 이상민과 우지원, 문경은 등의 걸출한 스타급 선수들을 통해 팬클럽군단을 몰고 다닐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요즘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 서장훈 씨도 이때 당시 국보급 센터였지요. 후에 프로리그가 생기면서 더 많은 스포츠팬이 생겨났습니다. 스타급 선수를 보유한 팀들의 경기는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고요, 필자 어린 시절엔 농구를 하면 키가 잘 자란다고 하여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가장 즐기던 운동이기도 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기억하시나요? 붉은악마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던 전 국민의 응원 열기. 히딩크 신화를 만들어 낸 우리나라 축구의 중흥기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역대 최고의 성적인 4위를 기록했고 형제의 나라라 불리는 터키가 3위 독일이 준우승 브라질이 우승한 2002년 월드컵. 21세기 최초의 월드컵이자 아시아에서 처음 열렸고 최초로 한일 2개의 나라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회였습니다.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 한일 월드컵은 ‘새 천년 새 만남 새 출발’을 슬로건으로 하였고,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각각 10곳 총 20개 도시에서 31일간 64경기를 치렀습니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월드컵의 열기는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로 단일종목으로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입니다.


4강 신화를 이룩한 우리의 태극전사들(안정환, 박지성, 차두리, 이운재, 최진철, 김태영, 홍명보, 김남일, 설기현, 유상철, 이영표, 최용수, 김병지, 이을용, 이천수, 황선홍 등) 중에 지금은 현역 선수 또는 감독이 된 분들도 있지만 태극전사들의 뛰어난 실력과 노력, 그리고 전 국민적인 응원 열기가 만들어 낸 기적과도 같은 2002년이었습니다. 공식 주제가가 따로 있긴 했지만 우리 기억에는 윤도현 밴드가 불렀던 <오 필승 코리아>가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그때의 열기를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VG0aQQKthYg


영화에서 보면 아빠와 아들이 항상 캐치볼을 주고받던 장면 많이 보셨지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면서 성인이 되면 가장 즐겨보는 스포츠는 야구겠지요. 프로야구는 1982년에 출범해서 이미 꽤 오랜 프로역사가 있습니다. 국내 야구 열기도 대단하지만 특히나 전 세계인의 이목을 받는 메이저리그의 열풍을 불러온 것이 바로 박찬호 선수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그는, 1994년 LA다저스에 데뷔하여 2005년에 메이저리그 100승을 달성했고 2010년에 124승을 거두어 일본 메이저리그 투수였던 노모 히데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동양 최다승 투수에 등극했습니다. 90년대 중후반 이후 메이저리그에 관한 관심이 극에 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박찬호 선수 때문이었습니다. 박찬호가 승리하는 날이면 다음날 스포츠 신문 1면에 역동적인 투구 동작과 함께 대문짝만하게 도배가 됐고 많은 남성이 그의 승리와 패배에 당일 컨디션이 좌우될 정도로 박찬호 열풍이 나의 일처럼 가깝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2016년 현재 10개 구단이 운영되고 있고 작년 준우승팀인 삼성과 우승팀인 두산의 대결을 시작으로 넥센 vs 롯데 NC vs 기아 LG vs 한화 SK vs KT 이렇게 팀별로 개막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구단별로 응원가 경쟁도 정말 치열한데요, 그 역할이 커진 만큼 팀별로 치어리더와 응원단의 인기도 굉장합니다. 유명세가 큰 치어리더들은 팬들에게 선물을 받기도 하고 스타처럼 대우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치어리더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분들도 있다고 할 만큼 그 팬심도 두텁습니다.


응원가로 쓰이는 곡들은 대중의 귀에 익숙한 80~90년대 노래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 최고의 응원가로 꼽히는 것이 윤수일 씨의 <아파트>란 노래입니다. 가수 윤수일 씨는 1977년에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데뷔해서 1977년 10대 가수상, 최고 인기가요상을 휩쓰는 듯 전성기를 누리던 가수입니다. 1955년생으로 올해 62살이 되셨는데 아직도 멋스러움이 그대로 남아있으시네요. 리메이크 앨범으로도 굉장히 많이 불린 명곡 중의 하나입니다. 그의 라이브로 한번 감상해 보실까요?


영상출처 : https://youtu.be/-MMKvTmGvss


이번 회는 스포츠에 관련된 열풍의 시초, 그리고 관련 음악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다음 회는 제 업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글쓴이 연하남 양동옥

현재 음악나라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