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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최초의 자동차 발명가 칼 벤츠, 그 뒤엔 당당한 그녀인 베르타가 있었다

by 앰코인스토리 - 2016. 2. 16.


[역사 속 엔지니어] 칼 벤츠, 최초의 자동차 발명가가 되다


동대문 DD플라자에 가보면 우리의 눈길을 끌어당기는 전시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최초의 자동차, 칼 벤츠(Karl Friedrich Benz)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그것인데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한독수교 130주년을 기념으로 서울시에 복제품을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55mBmI


이 자동차를 만든 칼 벤츠는 13세 때 증기기관차를 보며 ‘움직이는 차’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15세부터는 말이 끄는 마차가 아닌 내연기관에 의해 움직이는 자동차 발명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하다가, 1885년 드디어 세계 최초 가솔린 엔진의 삼륜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1886년에는 독일에서 특허까지 받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 당시 이 차는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환영은커녕 ‘괴물’ 같은 기구라며 이웃들에게 손가락질받고 배척당했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 (좌) https://goo.gl/sFOSGK (우) http://goo.gl/eob0TR


완벽주의와 다소 소심한 성격 탓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하고도 세상에 내놓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칼 벤츠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 것은 바로 그의 아내 베르타 벤츠(Bertha Benz)였습니다. 자칫했으면 역사 속으로 묻혀버렸을지도 모를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도 바로, 아내의 당당했던 도전정신 때문이었습니다.


1888년 8월의 어느 날 이른 새벽, 베르타는 그녀의 남편 벤츠가 깊은 잠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슬며시 잠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짧은 메모 한 장을 남깁니다.


‘두 아들과 함께 친정에 다녀올게요.’


남편이 창고에 소중히 보관해 둔 ‘말 없이 움직이는 차’를 두 아들과 함께 살금살금 끌어냈습니다. 집에서 어느 정도 멀어졌을 때 세 모자는 자동차의 요란한 엔진을 켜고 순탄하지만은 않을 여행의 신호탄을 울렸습니다. 자신의 자동차를 실용화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보관만 하고 있던 남편을 대신해 베르타는 이번 장거리 여행을 통해 남편이 발명한 자동차의 우수성을 증명해내고 싶었던 것이지요.


사진출처 : http://goo.gl/bhjrbu


예상했던 대로 여행 여정은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딱딱한 나무에 고무를 덧입혀 만든 바퀴는 울퉁불퉁한 길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불편하기 짝이 없었고, 자동차의 핸들은 지금처럼 둥근 형태가 아닌 막대형인 데다가 브레이크도 레버식이어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행 도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료가 바닥나버려 근처 약국에서 솔벤트로 연료를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약국이 최초의 주유소였던 셈이지요.


사진출처 : http://goo.gl/0osxr9


고난은 계속되었습니다. 자동차 냉각수가 말라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바람에 한 시간 간격으로 시냇물을 퍼다 부으며 여행을 계속하기도 했고, 어느 날은 연료 파이프에 이물질이 잔뜩 끼어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머리핀을 뽑아서 이물질을 긁어내고 다시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goo.gl/a1bdNd


우여곡절 끝에 친정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에는 브레이크까지 고장이 났습니다. 베르타는 근처 구둣가게에 들러 새 구두를 구매했습니다. 신으려고 산 것이 아니라 닳아 고장 난 브레이크의 가죽으로 대신 사용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남편의 자동차를 타고 땀범벅이 된 채, 드디어 친정에 도착한 두 아들과 베르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들이 타고 온 신기하고도 기괴한 모습의 자동차가 마을사람들의 큰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달리는 차가 106㎞나 되는 거리를 달려왔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친정에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도 감격스러워한 것은 물론 남편 칼 벤츠였습니다.


‘연약한 여자와 아이들도 장거리여행에 성공한 자동차라면 분명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그의 아내가 직접 경험하여 얻은 생생한 모험담은 훗날 그가 자동차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더욱 편리하고 내구성 강한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데 큰 밑거름이 되어주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P7rm2l


사진출처 : http://goo.gl/wAa7hw


매해 8월에서 9월이 되면 독일 남부에서는 이색적인 축하행사가 열립니다. 이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 자동차인데요, 이는 칼 벤츠를 기념하고자 하는 행사라기보다 오히려 그의 아내 베르타 벤츠를 기리기 위한 축하 퍼레이드 성격이 더 크다고 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딴 기념 거리가 생기고, 고향인 포츠하임에서는 한 학교의 이름을 ‘베르타 벤츠 스쿨’로 바꾸기도 했다고 하니, 그녀의 업적이 남편 칼 벤츠만큼이나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Ix5nQl


칼 벤츠는 훗날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와 같은 고백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어둠의 고통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마다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지지해 주었던 사람은 바로 아내였습니다. 나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것은 바로 아내의 용기였습니다.’ 


지금 여러분 곁의 소중한 사람들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가족으로서, 동반자로서 그들에게 나는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고 있는지 함께 돌아보면서 말이지요. 칼 벤츠와 그의 부인 베르타 벤츠의 모습처럼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주길 다짐해봅니다. 지금 휴대전화를 꺼내 소중한 그분에게 따뜻한 한마디 전해보세요.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