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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반도체 이야기

반도체 제조 공정, 세 번째 반도체 이야기

by 앰코인스토리 - 2015. 12. 16.


MOSFET 트랜지스터의 소스, 게이트, 그리고 드레인 영역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각각의 트랜지스터 배선과 인터커넥션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반도체 공정 flow

사진출처 : http://goo.gl/34yAgQ


초기에 알루미늄으로 배선과 인터커넥션을 하다가 칩의 집적도와 기능이 향상되면서 구리로 배선과 인터커넥션을 바꾸었습니다. 또한, 근접한 배선들 사이의 상호간섭을 줄이기 위해 유전상수가 낮은 유전재료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배선 및 유전층은 박막(薄膜, thin film) 형태로 제조되며, 성막(成幕, deposition) 공정과 평탄화(平坦化, CMP) 공정이 주요 공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박막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조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반도체 공정에 많이 쓰이는 PVD(Pysical Vapor Deposition),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ECD(ElectroChemical Deposition) 등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PVD (Pysical Vapor Deposition)



PVD는 물리기상증착(物理氣狀蒸着)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증기형태의 물질을 웨이퍼 위에 응결시켜서 원하는 박막을 형성하는 것을 말하며 진공증착(眞空蒸着)이라는 말도 쓰입니다. 진공이라는 말이 사용된 이유는, 박막이 형성되는 챔버의 분위기가 일반 대기압(大氣壓) 상태가 아닌 진공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적인 표현을 쓰면 아무래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요? 웨이퍼 위에 어떤 물질을 얇게 입히고 싶은데, 그 물질을 기체상태로 만들어 웨이퍼 위에 뿌려 얇은 막을 입히는 것을 말합니다.

그 물질을 기체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높은 온도로 끓여 기체상태를 만드는 evaporative deposition 방법과 플라스마를 이용해서 기체 상태를 만드는 sputter depsotion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vaporative deposition은 소스재료를 끓이기 위해 저항가열(抵抗加熱)을 이용하기도 하고 전자(電子)빔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녹는 온도가 너무 높아 저항가열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전자빔을 이용하는데, 어느 것을 이용하든 기본 원리는 도가니 속에서 소스재료를 가열시켜 끓인 후에 그 증기가 웨이퍼 위에 달라붙게 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 보면 target이라고 되어 있는 소스재료를 e-beam(전자빔)이 가열하고 있지요? 전자빔은 전류가 흐르는 뜨거운 필라멘트에서 튀어나온 열전자(熱電子)로써 자기장에 의해 로렌츠의 힘을 받아 휘어져 들어와 (지난 호에 이온 임플란테이션에서 이온의 방향이 휘는 것을 설명했지요? 전자는 질량이 작아서 질량이 큰 이온에 비해서 훨씬 많이 휩니다) 도가니 속에 들어있는 소스재료를 때리게 되어있습니다.

증착되는 박막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물질이 되게 하려고 일반적으로 챔버는 진공상태를 유지합니다. 도가니 속에서 끓고 있는 소스재료는 표면으로 증기를 내뿜는데, 진공상태에서는 소스재료의 증기가 공기와 거의 부딪히지 않고 (얼마나 높은 진공 분위기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직선으로 날아와 웨이퍼 표면에 부딪힙니다. 운석이 날아와 지구와 부딪혀 공룡을 멸종시켰다고 하는 운석충돌설이 있습니다. 운석이 어떻게 지구의 생물을 멸종시킬 만큼 큰 파괴력을 가진 것일까요?

비밀은 진공에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지구 속에서의 세상은 공기가 가득 차 있으므로 공기 저항 때문에 물체 속도가 제한받지요. 하지만 진공 속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공기 저항이 없기 때문에 행성 간 충돌 등에 의해 부서진 바위 조각들이 수없이 먼 거리를 달려오는 동안 속도는 거의 하나도 줄지 않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우주 속을 날고 있는 것입니다. 때로 어느 천체의 중력에 의해 휘면서 속도가 더 붙기도 했을 테고요. 이런 속도가 주는 파괴력은 어마어마합니다.


▲ Evaporative deposition

사진출처 : (좌)http://goo.gl/bUWGnY / (우)http://goo.gl/T4hI6K


진공 속을 달려가는 금속증기도 웨이퍼에 닿기까지 거의 공기와 부딪히지 않으므로 소스 표면에서 튀어나온 방향대로 직선운동을 합니다. 이로 인해 웨이퍼 표면에 계단 모양의 단차가 있는 경우 (포토 레지스트를 패터닝하게 되면 포토레지스트의 두께 때문에 계단 모양의 단차가 생깁니다) 벽면에는 박막이 거의 형성되지 않습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step coverage가 좋지 않다’라고 표현합니다. 웨이퍼가 소스에 대해 회전하는 경우 금속증기의 입사빔은 직선 형태로 날아오지만 웨이퍼가 회전하므로 웨이퍼 입장에서 보면 비스듬하게 빔이 입사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증기가 비스듬하게 입사되면 step coverage가 좋아집니다. 웨이퍼 표면의 온도를 높여주면 표면에서의 원자 이동이 활발해져서 step coverage를 더 좋아지게 합니다.


▲ 웨이퍼와 step coverage


하지만 고의로 step coverage가 좋지 않도록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Lift-off라는 공정이 있는데 식각 공정 없이 금속을 패터닝 하는 공정입니다만, 깊이 들어가지는 않겠습니다.


요즘에는 sputter deposition이 evaporative deposition을 대체하는 추세입니다. evaporative deposition에서는 소스재료를 증기화 하는데 열을 사용했다면 sputter deposition에서는 소스재료를 증기화하는데 이온을 사용합니다. 이온은 중성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것으로, 질량은 중성원자와 거의 같으며 전하를 갖고 있어서 전기장에 의해 가속이 되어 운동량을 갖습니다. 운동량을 갖는 이온으로 소스재료를 때리면 그 운동량이 소스재료에 전달되어 소스재료의 원자가 튀어 나가게 되는데, 이렇게 튀어 나간 원자가 웨이퍼 표면에 도달하여 증착되는 원리입니다. 물리 용어는 언제 들어도 머리가 아프지요?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필자는 어렸을 때 친구들과 구슬치기를 하고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모여있는 구슬에 제 구슬을 던져서 튀어 나간 구슬들을 따는 것이지요. 어떤 원리로 구슬들이 튀어 나가는 것일까요? 내가 던진 구슬은 질량과 속도를 갖고 있는데, 질량과 속도를 곱한 값을 ‘운동량’이라고 합니다. 즉, 질량이나 속도가 크면 운동량이 커지는 셈입니다.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면 왜 파괴력이 큰가요? 바로 속도 때문입니다. 속도가 느려도 질량이 크면 역시 파괴력이 큽니다. 질량과 속도가 모두 크면? 아,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구슬치기에서 커다란 구슬(필자는 왕구슬이라고 불렀습니다)을 던지면 무척 많은 구슬들이 튀어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질량이 크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았던 것입니다. 내가 던진 구슬이 다른 구슬에 맞으면 운동량을 다른 구슬에 전달하여 그 구슬이 운동량을 갖게 되는데 운동량을 갖는다는 말은 속도가 ‘0’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 구슬이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지요. Sputter deposition에서 이온은 내가 던진 구슬과 같습니다. 소스재료는 모여 있는 구슬과 같겠지요. 그럼 이온을 어떻게 던질까요? 바로 전기장을 이용한답니다. 이온은 전기장에 의해 가속이 되므로 내가 구슬을 던진 것처럼 이온은 전기장에 의해 던져집니다. 내가 던진 구슬이 운동량을 가진 것처럼 가속되어 움직이는 이온도 운동량을 갖겠지요.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의 곱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운동량을 갖는 이온은 소스재료에 부딪혀 소스재료에 운동량을 전달하여 소스재료가 운동량을 갖게 됩니다. 즉, 소스재료가 속도를 갖는다는 것이고, 이는 소스재료가 튀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튀어 나간 소스재료는 웨이퍼 표면에 도달하여 달라붙게 됩니다.


▲ 구슬치기와 Sputter deposition

사진출처 : (좌)http://goo.gl/6HoxAp 


Sputter deposition에서 이온을 만드는 원리는 이온 임플란테이션에서 이온을 만드는 원리와 비슷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